대문글

MileMoa

검색
×

마일모아 게시판   [여행기]
크로아티아 여행기

rondine | 2014.05.15 12:59:18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안녕하세요. 게시판에 긴 글 올리는 건 처음인 rondine입니다. 지난해에 친구 따라 뉴욕 번개도 한 번 다녀오긴 했지만 온라인 상에 이렇게 긴 글을 쓰기는 처음이네요. 반갑습니다! :) 요 근래 몇달새 크로아티아에 대한 질문과 여행 계획 세우시는 분들이 어느정도 계시는 것 같은데 그 동네에 대한 여행기는 Esther님의 것 외에는 없는 것 같아 재작년(벌써!) 여름에 다녀온 크로아티아 여행기를 써 보려고 합니다.

저주받은 SD카드 때문에 남은 사진이 거의 없어 많이 못 올리는 것 양해바랍니다.

루트:
Zagreb(자그렙)-Split(스플릿)-(Mostar, Bostnia, 모스타, 보스니아)-Trpanj(트리파니)-Korcula(코르츌라)-Dubrovnik(두브로브닉)

map.jpg

교통:
Zagreb in, Dubrovnik out 이였구요. 크로아티아 가기 전 독일에 이미 있었기 때문에 이 구간은 저가항공인 Germanwings 에서 60유로로 구매했구요 (FRA-ZAG). 그 외 크로아티아/보스티아 내에선 버스 아님 페리로 다녔습니다. 두브로브닉에선 이탈리아 바리(Bari)를 거쳐 그리스로 넘어갔기 때문에 항공권을 사지 않았습니다. 물론 미국에서 유럽으로 가는 항공편은 마일을 이용해 끊었구요 (대략 CMH-FRA-(Croatia,Greece)-IST-FRA stopover-CMH). 

숙박:
마적단스럽지(?) 않게 저희는 체인호텔을 그닥 좋아하는 편이 아닙니다 (만 곧 바뀔지도 모르지요..). 카드도 보통 항공권 발권할 수 있는 것들만 모으는 편이구요. 크로아티아는 sobe (소베) 라고 우리나라 식으로 치면 민박이 굉장히 활발해서 현지 사람들도 만날겸 저희는 소베에서 잤습니다. 잘 곳은 미리 airbnb나 다른 사이트에서 예약하고 가셔도 되고, 성수기인 경우 (5-8월) 그냥 버스/페리 터미널에서 호객(?)하시는 아주머니들 따라가셔도 됩니다. 이 경우에는 방을 보고 흥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굉장히 괜찮은 곳이 걸릴 가능성이 드문게 흠입니다.

일정:

Zagreb(자그렙) - 1박
Split(스플릿) - 3박
Mostar, Bosnia, (모스타, 보스니아) - 1박: 궁금해서 가봤는데 가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여러모로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준 곳이었습니다.
Trpanj(트리파니) - 1박
Korčula(코르츌라) - 3박
Dubrovnik(두브로브닉) - 4박

정보:
꽃보다누나로 한국 분들에게 유명해진 크로아티아이지만 제가 갔을 당시에는 (2012년 여름) 정보가 거의 없었답니다. 한국분들도 두브로브닉에 있을 때 크루즈 여행으로 들리신 분들 말고는 본 기억이 없네요. 그래서 루트 짜는 것과 여러가지 등등 Rick Steves guidebook 에 의지했습니다. 볼거리, 음식점, 지도, 등등 정보도 충분하지만 무엇보다 역사나 정치 경제등에 대한 코멘트가 굉장히 잘 되어있어서 그 지역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Split]
선선한 베이 지역에서 살다보니 뜨끈뜨끈한 여름이 그리웠었나봐요. Zagreb 도착하자 마자 해변이 있는 스플릿으로 달려갔죠. 자그렙에서 버스타고 4-5시간? 정도 걸렸던 것 같네요. 이 곳에서 볼 거리란:
001_.jpg 

이제는 유명해진 스플릿 전경


- 구 시가지에 있는 여러 건물들:

이 도시는 옛 로마제국 황제 디오클레티아누스가 은퇴한 뒤에 옮겨 산 황궁(?)위에 지어졌습니다. 아직도 황궁 건물들 몇이 남아있고 어떤 곳은 박물관으로, 혹은 교회로, 혹은 밤에 사람들이 모여 앉아 춤추는 젋은이들을 지켜보는 마당 (agora)으로 바뀌었지요. 지상 못지않게 지하도 멋진 도시인데요. 몇 년 전 구 지하도가 발견되어서 이미 발굴이 된 곳에는 기념품을 파는 상점들과 패션쇼/콘서트를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바뀌었습니다.  실제로 이곳은 디오클레티아누스 시대 이후로 사람들이 쓰레기를 버리는 곳으로 사용했다고 학자들이 추측했고 그에따라 여러 유물이 발견되었다고 해요. 지하도를 걸어다니다가 막힌 곳에 다다랐을 때 벽을 파보고 싶은 충동이 들었는데;;, 혹시 모르잖아요, 새로운 유물이나 1000년도 더 된 성경의 한 쪽이나 그런게 나올지?
002_.jpg 

복원된 지하도에 있는 디오클레티아누스 흉상
007.jpg 

스플릿 구시가지에 있는 종탑

- Riva:
도시와 항구가 만나는 곳에 넓게 뻗어진 큰 길 (promenade)이 있습니다. 카페와 음식점, 스트리트 퍼포머들이 많이 있는 곳입니다. 2012년 유로컵때 음식점마다 큰 티비들을 대동해서 축구 경기를 어려움 없이 볼 수 있었죠. 워낙 유럽에서 온 관광객이 많아 꽤 즐거운 분위기에서 경기를 봤던게 기억납니다. 해가 질 쯔음에 벤치에 앉아서 사람구경 많이 했던 곳이에요.
004_.jpg 
출처: http://www.mimoa.eu/projects/Croatia/Split/Riva%20Split%20Waterfront

- Ivan Meštrović라는 크로아티아 출신의 유명한 조각가의 갤러리/채플하우스:
이곳은 예전에 그의 집이었고 이제는 갤러리도 일반인에게 개방되어 있습니다. 버스타고 가면 한 10분정도 걸렸던 것 같구요. 관광객이 많은 스플릿에 비해서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가 일품입니다. 저택 2층에서 바라보는 바다도 정말 아름다웠구요. 길 건너편 채플하우스는 작지만 벽면에 걸린 그의 작품을 볼 수 있는 곳입니다.

그리고 시의 서쪽으로 걸어 올라가면 나오는 언덕에서 바라보는 시가지와 시의 서쪽에 있는 여러 해변 등등 입니다. 저희가 갔을 때는 아직 6월 중순이라 물이 좀 차서 30분 정도 수영하고 나와서 2-3시간 동안 해변에서 놀았습니다. 

003_.jpg

시에서 서쪽으로 가면 스플릿 시가지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공원이 나옵니다.


그 밖에 시간에는 젤라또를 먹으면서 구시가지를 걸어다녔구요. 번화가에서 약간 떨어진 구시가지에서 서쪽으로 10분 거리의 소베에서 머물렀습니다. 요런 배경이 가득한 오래된 도시 느낌이 많이 나는 곳에서요:

005_.jpg006.jpg

Hajduk 은 스플릿을 연고지로 둔 축구팀입니다.



[Trpanj]
코르츌라를 가는 길에 시간이 늦어져서 하루 밤 들렸는데 굉장히 차분하고 조용한 곳이었습니다. 배에서 내리는 곳 바로 앞에 피자집이 있었는데 굉장히 맛있는 곳이었어요. 딱히 할 것, 구경할 것은 없지만 코르츌라 까지 하루에 가실 수 없다면 이 곳에서 쉬어가는 것도 나쁘진 않습니다. 해변에 사람이 많지 않아 수영하고 산책하기 딱 좋습니다. 알고보니 독일인들이 여름에 4-6주 휴가내고 오래 머무는 곳들 중 하나이더라구요.

[Pelješac 반도]
- Korčula:
마르코 폴로의 고향이라고도 알려져있는 코르츌라입니다. 시가지는 사실 하루면 다 보는 곳이긴 하지만 저희가 이 곳에 약간 오래 머무르는 이유는 바로 근방의 Pelješac 반도에 있는 와이너리들 때문입니다. 이 반도처럼 경사가 지고 강렬한 햇빛을 오래 받는 지형에서 좋은 와인이 나온다고 하더라구요. 하지만 워낙 작은 땅이라 자랄 수 있는 포도의 양도 적고 크로아티아 와인도 국외엔 별로 알려지지 않아 생산된 와인은 보통 국내 소비용이라고 들었습니다.

- 와이너리:
원래 계획은 코르츌라 건너편의 Orebić(오레비치)라는 도시에서 차를 렌트해서 다니는 것이었는데 차 렌트가 생각보다 싸지가 않았고 한 사람은 다른 사람이 와인 마시는 동안 계속 운전해야 한다는 점이 마음에 걸려서 결국 히치하이킹을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Orebić 시가에서 엄지손가락을 들고 기다리기 20여분, 큰 밴이 하나 멈추어섭니다. 싹싹하게 생긴 젊은 남자가 타라고 해서 타긴 했지만 히치하이킹을 처음 해본 저로서는 약간 겁 먹었었답니다. 마음을 가다듬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자기는 두브로브닉에 있는 호텔 직원이고 호텔에 머무르던 손님들을 이곳에 데려다주고 돌아오는 길이라고 하더군요. 결국 그분이 추천한 와이너리들을 몇 군데 들렀는데 제일 괜찮았던 곳은 Potomje(포톰예)에 있는 Matuško winery (마츄스코) 와이너리 였답니다. 투어와 테이스팅을 했는데 생각보다 괜찮은 와인에 많이 놀랐어요. 레드와인의 색깔이 진해서 crno vino(츠르노 비노, 검은 와인)이라고 부르더군요. 꽤 맛있어서 한 병 사들고 결국 그리스에 까지 가지고 가셔 마셨던 기억이 나네요. 포톰예에서 달달하게 술이 오른채로 동네에 있는 경사진 언덕을 통과하는 작은 터널을 지나 한 45분~1시간 걸어내려가면 조그만 해변가와 호텔이 나오는데 거기서 간단한 점심을 먹고 친절한 이탈리안 청년을 만나 포톰예까지 다시 돌아왔던 즐거운 추억이 있습니다. 지금 구글맵에 간단히 찾아보니 길이 안나오네요;; 아는 사람만 아는 곳이었나봐요.

008.jpg 

두브로브닉 가는 배에서 바라 본 페예사치 반도. 자세히 보면 포도밭이 보여요!

-  Ston:
두브로브닉에서 한시간 거리에 위치한 곳인데 시간/일정상 들리지는 못했습니다. Fort/Wall과 소금이 유명한 곳이라네요. 살짝 땡겼지만 두브로브닉이 더 가고싶었기에 건너뛰었습니다.

[Dubrovnik]
사진을 미리 보고 가 기대를 많이 했는데 역시 멋지더군요. 아드리아해의 진주라는 표현이 정말 딱 들어맞을 정도로요. 크루즈가 많이 들렀다 가는 곳이라 보통 11시-4시 사이에 제일 붐볐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아침 일찍 일어나서 구경다니고 사람이 많을 때엔 숨겨진(?) 해변에 가서 놀았습니다. 이 곳에서 볼거리란:

- 성벽 (Walls of Dubrovnik): 걷는데 시간이 꽤 걸렸습니다. 성벽에 기대어서 바라보는 바다는 굉장히 멋지더라구요. 사람이 많으면 이동하기 어렵고 햇빛을 피할곳이 그리 많지 않기에 아침 일찍 혹은 오후 늦게 가시는걸 추천해 드립니다.

- Stradun: 메인 스트리트지요. 저녁 먹고 인파가 덜할때 호젓하게 걸어다니기 좋습니다. 이곳이 너무 정신 없으시다면 이 곳에서 북쪽으로 나 있는 작은 길들을 따라 올라가면 운치있는 작은 레스토랑/바들을 보실 수 있습니다. 그 중에 많은 가이드북에 소개 되어 있는 D'Vino Wine Bar와 Nishta restaurant를 갔었는데 둘 다 꽤 괜찮았어요. D'Vino 사장님은 종종 와인 투어도 하신다고 하니 관심 있으신 분은 가시기 전에 미리 연락하셔도 됩니다. 스트라둔이 기억에 남는 또 하나의 이유는 바로 flyertalk에서 활동하는 것 같은 분을 만났기 때문이죠! 저녁을 먹고 옆 테이블이 돈을 내는 걸 보다가 서로 "사파이어 프리퍼드다!!"라고 소리쳤던 기억이;; 미국에서 오셨던 옆 테이블 분께서 "나 이 카드로 유럽온거야, 얼마나 좋은 카드인데" 라고 하자 "저희도 그 카드로 여기 왔어요"라고 슬쩍 보여드린뒤 서로 웃은 기억이 있네요.

009.jpg 

구불구불 나 있는 두브로브닉의 길들

010.jpg

더운 밤엔 맥주와 함께 유로2012 시청을...

011.jpg

크루즈 관광객이 돌아가고 비교적 한산한(?) 스트라둔 근처에서...


- Franciscan monastery: 사실 안에는 그냥 평범한 수도원입니다. 하지만 이곳을 추천해드리는 이유는 바로! 유럽에서 세번째로 오래된 1300년대에 연 약국이 있기 때문이죠! 문을 닫기 바로 직전에 들어가서 오래 시간을 보내지는 못했지만 꽤 재미있었어요.

012.jpg 

평범한 프란시스코 수도원

- Sveti Jakov Beach: 두브로브닉에서 간 해변중 제일 괜찮은 곳이었어요. 물도 맑고, 조용하고, 무엇보다 사람이 없어서 너무 좋았죠 (근데 어떤때는 엄청 붐빈다고 하더라구요). 두브로브닉 구 시가지를 배경으로 해변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곳입니다. 구시가지에서 한 20-30분 정도 걸어서 갔던 것 같네요. 처음에 가고 좋아서 매일 갔습니다 -_-;;

013.jpg 

014.jpg 

015.jpg

여행기가 쓰고보니 굉장히 길어졌네요;; 사진 보니 몸이 근질근질 한게 새로 여행을 떠나야 할 때가 온 것 같습니다. 혹시 질문 있으시면 알려주세요. 아는대로 열심히 답변 드릴게요!


첨부 [16]

댓글 [12]

목록 스크랩

마일모아 게시판 [3,254] 분류

쓰기
1 / 163
마일모아 사이트 맞춤 구글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