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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모아 게시판   [잡담]
순례길 잘 마쳤어요! 인사가 늦어 죄송합니다~

바다사랑 | 2014.06.14 04:57:18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그동안 다들 안녕하셨지요?  인사가 많이 늦었네요..  후기 압박땜에 피해있느라고  ㅋㅋ


그건 아니구요, 순례 잘 마치고 런던에 짐 가지러 갔다가 손가락을 심하게 베이는 바람에 몇 바늘 꿰매어서 아무래도 자판 두드리는게 여의치 않더라구요.


일단 순례길은 29일을 잘 걷고 6/25일에 산티아고 입성/감격스런 순례자 미사 참여로 잘 마쳤구요,  26일 산티아고 근교인 피니스테라와 묵시아를 패키지로 여행 한 후(걷지않고 버스로 휘휘 돌아다니니 너무 좋더라구요^^) 런던으로 돌아와서 짐 가지고 7월초에 한국으로 와서 지난 3주정도 발바닥, 발가락, 무릎, 어깨의 회복을 위해 많이 쉬고 물리치료도 받고, 다다음주에 있을 대만 연주를 위해 연습도 조금씩하고 그랬네요.  아직도 순례길 사진 정리가 안 되어서, 그리고 지금은 공항에서 아이패드로 글을 쓰는거라 사진을 올릴 수가 없어요 ㅜㅜ  근데 사실 후기라고 쓸 것도 별로 업는게 지난 글 이후 별로 새로운게 없었어요, ㅋㅋ  8월 5일 이후 다시 업데이트 할께요!  오늘은 다른일로 질문 올리려니 민망해서 짧은 인사 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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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자 생활 너무 적성에 잘 맞아서 즐겁고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날씨가 그동안 계속 22도 안팎으로 선선해서 걷기에 아주 쾌적했는데, 한 3일전부터 기온이 26도 이상으로 올라가면서 걷는게 조금 힘들어 졌었는데 내일부터 다시 24도 정도로 내려간다고 해서 다행으로 생각하고 있답니다. 지난 3일동안 반팔 티셔츠를 입고 걸었더니 왼쪽팔에 거의 화상수준의 자국이 생겼네요ㅜㅜ 그래서 좀 덥더라도 오늘부터 다시 긴팔을 입고 걷고 있습니다.

매일의 일정은, 새벽 6시~6:30쯤 기상, 아침식사 후 7-7:30 출발, 한시간 반~ 두시간 간격으로 휴식(물집 방지를 위해 신발, 양말 다 벗고 발 말리기, 커피, 간식, 등등), 오후 1-2시경 다음 숙소 도착, 짐 다 푸르기, 샤워, 빨래, 낮잠, 휴식, 저녁식사 (부엌이 있는 곳에서는 요리도 가끔^^), 저녁 식사후 일기쓰기, 9시경이면 침대로.. 보통은 숙소에 이층침대가 여러개 있어서 코 고는 소리때문에 꼭 귀마개를 끼어야 합니다 (전 댄공 협찬 귀마개를 쓰고 있구요^^). 숙소의 분위기나 시설이 너무나 달라서 좋은 숙소를 잘 고르는것도 순례길 여정중에 아주 중요한 부분입니다. 다행히 저와 걷는 속도가 비슷한 50대 중반의 여성분 세분과 일주일 이상 같이 동행을 하고 있구요, 매일 서로 숙소나 일정에 대해 계속 의견을 교환하면서 좋은 순례의 경험을 하고 있답니다. 미국분 한 분이 발 컨디션이 안 좋아지셔서 지난 3일동안 걷지 못하고 버스로 이동해서 쉬시다가 어제 다시 그룹에 합류하셨구요, 저는 내일까지 동행들과 걷다가 월요일부터 산티아고까지는 혼자 걸을 계획입니다. 아무래도 동행과 걷다보니 혼자의 시간이 적어지는것 같더라구요...

마을이 한두시간 간격으로 항상 있는게 아니라 어떤때는 3-4시간을 화장실 없이 계속 걸어야 할때가 있는데 한번은 자연화장실에서 일을 보다가 다른 순례자의 *을 밟는 아주 끔찍한 상황이 벌어졌답니다 (다행히 한쪽 발만). 물티슈로 닦아내고 계속 풀위에 닦아내고 했는데 계속 *파리들이 제 발 근처로 날라와서 걷는 내내 정말 미치는줄 알았어요. 숙소에 도착해서 보니 거의 다 깨끗해지긴 했지만 그래도 너무 찜찜해서 신발 밑창을 솔로 다 닦아내었답니다.

한 일주일전에는 길에서 만났던 한국인 자매분께서 이탈리아 신부님이 세족식을 해주시는 알베르게에 꼭 묵어야 한다고해서 1시전에 가서 줄 서서 기다려서 묵었는데 (침대가 8개 뿐이라 선착순), 정말 잊지 못할 추억이 되었답니다. 그 신부님은 다른곳으로 떠나셨는지 안 계시고 이태리어만 하시는 (마피아 두목 엄마같이 생기신) 자원봉사자 할머니께서 오시더니 온 순서와 상관없이 즐을 세우시고, 침대를 나이/성별로 지목해서 정해주시는거에요. 나이 많은 여자분들은 1층 침대를 주시고, 좀 젊은 여자는 2층침대, 남자들은 매트리스깔고 바닥에서. 전 처음에 2층 침대를 배정 받았는데 1층을 배정받은 어떤 분이 밤새 물이 안 나올거라는 얘길 듣더니 떠나는 바람에 다행히 1층 침대를 배정 받았어요. 근데 이 숙소는 전기도 안 들어오는 아주 오래된 건물이어서 촛불을 켜고 아침 식사를 하는 특별한 경험을 했더랍니다^^ 세분의 봉사자분들이 세족식도 해 주시고, 저녁식사도 만들어 주시고, 아침식사도 준비해서 주셨어요. 이태리 음식이라 역시 맛있더라구요^^

그저께는 순례자 특별 요금(더블룸 102 유로, 아침식사(20유로) 포함)을 제공하는 레온 파라도르 호텔에서 잠시 관광객 모드로 분위기를 바꾸어서 거품목욕까지 하며 아주 행복한 시간을 보내었드랬어요. 안달루시아 지방 여행중 파라도르에 묵고 싶었지만 혼자 묵기에는 비용이 부담스러웠는데, 같이 동행하는 미국 여자분이 순례자 여정중 한번은 파라도르에 묵고싶다고 하셔서, 또 비용이 너무 착해서 아주 기쁜 마음으로 파라도르에 묵었답니다.

앞으로의 일정은 6월25일에 산티아고 입성 예정이구요 (일정이 모자라 버스를 좀 탈 예정), 26일에 묵시아나 피네스테라 돌아보고 런던으로 와서 7월 1일에 한국으로 갈 예정입니다.

그동안 찍었던 '길'들의 사진들과 파라도르 호텔 사진 몇장 올립니다. 다들 좋은 여름 보내세요~

바다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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