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바둑 좋아하시는 분 있으신지요?
저는 어렸을 때 부터 토요일 밤 새벽 2시에 하는 바둑해설을 보면서 잠드는게 한주 일과였는데 그것도 못한지 오래됐네요 ㅎㅎㅎ
다름 아니라 올해 내내 이세돌9단과 구리9단이 승자독식 상금 8억을 두고 운명의 10번기를 치르고 있습니다.
이 10번기라는게 그냥 한마디로 둘이서 열판 둔다는 겁니다. 한달에 한 판 씩 거의 1년간 장소를 바꿔가며 두지요.
10번기는 바둑기사 인생에 가장큰 고비라고 하는데요,
보통 인생에 한 번 있는 일이기 때문이기도 하고 패할 경우 워낙 타격이 커서 은퇴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한국이 낳은 세기의 바둑천재 이세돌9단이랑 동갑 라이벌 구리9단이 지금 10번기를 하고 있어요.
10번기를 하게 된 계기는 삼성화재배에서 두 선수가 예선에서 만나서 '4패빅' 이라는 진기한 장면을 연출하며 비기면서 시작됐습니다.
두 선수가 비기고 다시 둔 속기바둑 (빨리빨리 둬야 함) 에서 구리9단이 이기고 구리가 승자조로, 이세돌이 패자조로 갔어요.
하지만 양 선수는 이후에 승리를 거듭하여 결국 결승에서 만나게 됩니다.
패자조에서 올라온 이세돌9단이 1판 진걸로 시작했지만 내리 두 판을 이겨서 결국 2:1 로 이세돌9단이 우승했어요 ㅎㅎㅎ
그런데 이 두 번의 승리에서 모두 다 반집승 (가장 적은 차이로 이김... 느낌은 농구에서 104:103 이런 느낌입니다 ㅎㅎ) 이었거든요.
화가 난 구리9단의 팬이 8억을 쾌척하여 둘은 10번기를 잡게 됩니다.
10번기 시작 전까지는 둘의 전적은 구리9단이 몇판 앞서고 있었거든요.
10번기 진행 상황은 현재까지 이세돌9단이 5승 2패로 앞서고 있기에 한번이라도 더 이기면 그냥 경기가 끝나는 벼랑 끝 승부입니다.
그 8국이 바로 내일이예요 ㅎㅎㅎ 관심 있으신 분들 있으신지요? 저는 아마도 넷마블 바둑tv에 돈 내고 생방송으로 지켜볼 것 같습니다.
http://ko.wikipedia.org/wiki/Mlily_%EB%AA%BD%EB%B0%B1%ED%95%A9_%EC%9D%B4%EC%84%B8%EB%8F%8C_vs_%EA%B5%AC%EB%A6%AC_10%EB%B2%88%EA%B8%B0
물론 두 기사 모두 이제는 정상에서 내려와서 후배들에게 자리를 물려준 상황이지만,
그래도 임요환 vs 홍진호 (실제로 이 둘은 승/무/패 전적이 비슷합니다 ㅎㅎㅎ) 의 경기처럼 흥미진진하게 기다려집니다.
바둑의 문외환이라 그냥 그런가보다 하다가 임요한 vs 홍진호에서 눈이 똭.
개인적으론 마재윤 vs 김택용도 참 좋아했습니다. 마재윤 안습 ㅜㅠ
박서가 한참 날리던때 금요일날하던 스타리그는 정말 꼭 챙겨봤었어요.
한국에서 금요일저녁에 한걸 인터넷으로 여기 금요일날 저녁에 봤죠. 그래서 금요일은 회사에서 아예 인터넷을 안햇어요. 스포보기 싫어서 말이죠.
금요일저녁 컴앞에서 맥주 마시면서 각잡고 보면 정말 재밌었는데요.
박서 한풀꺽이고 그이후론 전부 물량전 하면서 좀 재미가 없어져서 시들해졌죠.
기욤 페트리 등장했을때 충격적이였는데요.
결국 이세돌이 이겼군요. 진짜 이세돌은 그야말로 천재형 기사. 조훈현의 시대에서 이창호의 시대, 그리고 이세돌의 시대에 들어 온 뒤로 10년이 넘어가네요. 그의 시대도 이제 저물어가고 있다니 새삼 나이가 느껴집니다.
구리 10번기라고 컴퓨터 이름인줄 알고 '이제 컴퓨터가 바둑도 사람을 앞서는 시대가 되었나보다' 라고 생각하며 클릭한 1인..... 여깄습니다.
전 강민 오빠(?) 팬이었;;;; 쿨럭;;;
언제 마모대항 스타 한판 할까요? ㅋ
댓글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