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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모아 게시판   [여행기]
캐나다 록키 (Banff/Jasper/Yoho)

armian98 | 2012.06.21 14:19:01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저도 지난주에 캐나다 록키 지역을 다녀왔습니다.
유민아빠님이 이미 멋진 여행기를 올려주신 후라 더할 내용이 있을까 싶긴 한데, 정보야 다다익선이겠다 싶어 저도 한번 보태봅니다.
저는 6박 7일 일정으로 Lake Louise에서 2박, Jasper에서 2박, Banff 1박, Calgary 1박 했구요, Lake Louise에 묵는 동안 Yoho National Park에도 잠시 다녀왔습니다.

우선 비행기는 AA 마일을 이용해서 AS 비행기를 타고 갔구요 (SJC->SEA->YYC Round Trip Economy : AA 25,000 mi * 3 = 75,000 mi)

숙소는 여러 마일리지와 포인트를 이용해서 예약했습니다. 재스퍼만 돈주고 묵었네요.
Lake Louise Inn : URP 10,350 * 2 = URP 20,700 ( http://www.lakelouiseinn.com/ )
Bear Hill Lodge : $176.65 * 2 = $353.30 ( http://www.bearhilllodge.com/ )
Brewster's Mountain Lodge : BA 21,150 Avios ( http://www.brewstermountainlodge.com/ )
Four Points by Sheraton Calgary Airport : SPG 7,000 ( http://www.starwoodhotels.com/fourpoints/property/overview/index.html?propertyID=1740 )

자동차 렌트는 프라이스라인에서 비딩했구요, 나름 비싸지 않게 얻은 듯 합니다.
Car Rental (Priceline, Compact Car) : $131.85

각종 투어랑 입장료 정보입니다. (어른 둘 + 4살 조금 안된 아이 하나)
National Park Fee : 19.60 CAD * 5 (http://www.pc.gc.ca/pn-np/ab/banff/visit/tarifs-fees_e.asp?park=1 )
Maligne Lake Scenic Cruise : 55.0 CAD * 2 + tax (* 4세 이하 공짜) (http://www.malignelake.com/act_cruise.html )
Jasper Tramway : 30.95 CAD * 2 + tax (* 5세 이하 공짜) (http://www.jaspertramway.com/ )
Columbia Icefield Tour : 55.0 CAD * 2 + tax (* 5세 이하 공짜) (http://www.explorerockies.com/sightseeing-tours/Icefield-Glacier-Adventure-Ticket-Only--15-hours-10951-N.aspx )
Lake O'Hara Bus : 14.70 CAD * 2 + 11.70 CAD (reservation fee) = 41.10 CAD (* 5세 이하 공짜) (http://www.pc.gc.ca/pn-np/bc/yoho/activ/ohara/a.aspx )

다음부터는 일정입니다. :) 말주변이 없지만 열심히 썼으니 재밌게 읽어주세요.
다른 곳에 올렸던 내용이라 말이 짧습니다. 죄송합니다. (_ _)

1일차

캘거리 공항에 점심 즈음 도착해서 차 렌트하고 바로 캘거리 다운타운에 있는 한인 마트(아리랑 식품 1324 10 Ave. SW. Calgary, AB)에 가서 장을 봤다. 쌀도 사고 즉석 요리들이랑 컵라면 등등. 그런데, 아내 왈 산호세보다 훨씬 비싸고 다양하지 못하다고.. 짐 무게도 여유 있었는데, 다 사올걸 그랬다. 같은 몰 안에 한국 빵집도 있고 떡집도 있었는데, 떡집은 카드를 받지 않아 빵만 사서 밴프로 출발!
날씨는 예상했던 대로 비가 주룩 주룩.. 중간에는 아주 천둥 번개까지;;; 그래도 밴프에 가까워올수록 살짝 비가 잦아드는 듯 했고 어느 순간 떡! 나타난 캐나다 록키의 장엄함에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요세미티나 티턴에서는 몇 개의 이름 있는 멋진 산을 이 방향 저 방향에서 보며 감상했다면, 캐나다 록키는 끝이 보이지 않는데서부터 반대쪽 끝까지 그런 산이 그냥 어깨동무하고 주루룩 줄 서 있는 모습이었다. 그냥 order of magnitude가 아예 다른 느낌!
그렇게 점점 가까워지는 캐나다 록키를 바라보며 밴프 입구에 도착해서 입장권을 계산(Daily Pass는 1박, 따라서 5박 6일이면 Daily Pass * 5를 계산)하고 Lake Minnewanka Road 부터 슬슬 관광모드로 들어갔다. 아.. 그런데 비가... ㅠ_ㅜ Lake Minnewanka Road는 Loop 모양으로 한바퀴 가볍게 휘~ 돌며 Johnson Lake, Two Jack Lake, Lake Minnewanka를 볼 수 있게 되어있다. 우중충한 Johnson Lake과 날이 살짝 갠 Two Jack Lake를 보고 나니 다시 비가 쏟아져 Lake Minnewanka는 눈도장만 찍고 빠져나왔다. 나오는 길에 만난 Big Horn Sheep 떼거리! 동물을 좋아하는 아들은 신나라하고.. 첫 날부터 이렇게 야생 동물을 만나다니 왠지 느낌이 좋았다. ㅎㅎ Lake Minnewanka Road에서 Trans-Canada 1을 건너 Banff Ave를 따라 밴프 시내에 도착. 본격적인 밴프 주변 관광은 마지막 날로 계획했으므로 대충 선물 가게를 몇 군데 둘러보다가 첫 날 숙소인 Lake Louise Inn이 있는 Lake Louise로 갔다. 구름이 잔뜩 낀 Lake Louise를 잠시 보고 숙소에 돌아와 하루 마감. 비가 너무 많이 온다... ㅠ_ㅜ

2일차

여름이라 이 동네 일출이 새벽 5시 반이다. 4시 반에 혼자 부스스 일어나 준비를 하고 Moraine Lake로 일출 사진을 찍으러 나서는데, 우왓! 구름 한 점 없는 날씨가! 잠도 번쩍 깨고 즐거운 마음으로 Moraine Lake까지 운전을 했다. Moraine Lake까지는 대략 14km 정도. 마지막 4~5km 정도를 남겨둔 시점부터 눈 앞에 그 유명한 Ten Peaks가 펼쳐지는데, 정말 이 때부터 얼릉 도착 하고싶어 안달이 난다. 그러나 길은 구불 구불.. 아무도 없는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삼각대랑 카메라 둘러메고 마구 뛰었다. 바쁠 것도 없는데, 그냥 빨리 보고싶어서... 아는 분이 알려주신대로 호수 입구에 있는 돌산을 급히 기어올라가니 숨이 가쁘다. 대략 평평한 바위에 앉아 삼각대를 펼쳐놓고 정면을 바라보니 아직 햇빛이 닿지 않은 산과 바람 한 점 없어 거울 같은 호수가 그냥 그림같다. 아무도 없는 돌산 꼭대기에서 숨을 좀 고르고 나서 해가 떠오르며 시시 각각 변하는 산빛 물빛을 열심히 사진에 담았다.



날씨는 좋고, 아직 아내와 아이는 자고있을 것 같아 Lake Louise에 들렀다. 6시가 넘어가니 다른 사람도 하나 둘 나타났지만, 여전히 고요한 호수가 너무 아름다웠다. 일부러 사진 찍으라고 띄워놓은 듯한 빨간 카약 한대가 조용한 풍경과 너무 잘 어울렸다. 숙소로 돌아와 나갈 준비를 하고 아내와 아이와 함께 다시 Lake Louise에 갔다. 빙하에서 나온 어떤 미네랄이 햇빛의 파란색과 초록색만 반사해서 이런 보석같은 호수색을 만든다던데.. 그래선지 해가 완전히 오른 아침의 호수색은 새벽녘의 색과는 또 다른 모습이었다. 호수 주위를 하릴없이 걷고 Fairmont Chateau Lake Louise도 슬쩍 구경하고 나니 어느새 시간이 두시간이나 지나있었다!





날씨가 다시 살짝 안좋아지려는 기미에 Moraine Lake의 멋진 모습을 놓칠까 싶어 얼른 서둘렀는데, 역시나 도착할 무렵에는 이미 온 하늘이 구름이라 예쁜 호수색을 볼 수 없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오후 일정을 위해 Bow Valley Parkway를 향했다. Bow Valley Parkway는 Lake Louise와 Banff 사이를 이으며 Trans-Canada 1과 평행하게 연결되는 길인데 경치도 더 좋고 야생 동물이 자주 출몰하기로 유명하다. 구름이 잔뜩 끼고 비가 살짝 오는 날씨에 Johnston Canyon으로 들어섰다. 계곡과 폭포를 보기에는 이런 구름낀 날씨가 더 좋지! Lower Falls까지 대략 왕복 2km 정도의 하이킹을 했다.



저녁에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차들이 길에 잔뜩 서 있어서, 뭐요? 하니 그리즐리! 어미 그리즐리 한 마리와 새끼 두 마리가 기찻길을 따라 걸어가고 있는 뒷모습이 보였다. 얼른 차를 타고 앞지른 뒤 기찻길 가까이 주차를 하고 차 문을 다 열어두어 다시 뛰어들어갈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마친 뒤 숨죽이고 다가오는 그리즐리 가족을 구경했다. 이렇게 가까이서 그리즐리를 보다니! 무섭기도 하고 왠지 감동적이기도 해서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들은 마치 사람들이 귀찮다는 듯이 대략 20m 앞에서 방향을 돌려 숲속으로 들어갔다. 난생 처음 야생 그리즐리를 봤다는 사실에 흥분하며 즐겁게 숙소로 돌아왔다. 저녁에는 숙소 수영장에서 아들과 한시간정도 놀고 저녁 먹고 하루를 마무리 했다.



3일차

오늘도 일출을 보려고 5시 즈음 일어났다. 숙소에서 가까운 Herbert Lake라는 작은 호수에 갔다. 날씨가 좋지 않아 생각했던 사진은 얻지 못했지만, 대신 깨끗한 물속으로 쓰러진 나무들이 있는 색다른 풍경을 보고 왔다. 피곤했지만, 점점 새벽에 아무도 없는 곳에서 혼자 캐나다 록키를 바라보고 있는 이 시간이 좋아졌다.





오전에는 Yoho National Park에 가기로 했다. Banff와 Jasper는 Alberta 주에 있는 반면 Yoho는 British Columbia 주에 있는 National Park이지만 거리상으로는 Lake Louise에서 그닥 멀지 않다. 인터넷에서 "캐나다 록키 중 가장 좋아하는 곳은?"이라는 주제의 thread를 우연히 발견했는데, 반정도의 사람들이 Lake O'Hara라는 곳을 꼽았다. 음? 처음 듣는 곳인데? 하고 찾아보니 Yoho National Park에 있으며 개인 차량은 입장이 제한되고 호수까지가는 버스는 2달 전부터 예약을 해야하는 곳이었다. 우리가 도착했던 날이 Lake O'Hara로 가는 길이 열린 첫 날이었다. 아침 8시 반에 떠난 사람들 이후로 올 해 두번째로 Lake O'Hara에 가는 사람들에 포함된 셈. Lake O'Hara로 가기 전 Emerald Lake와 Natural Bridge에 잠깐 들러 쿵 쿵 눈도장도 찍고..



원래는 Lake O'Hara 주위의 아름다운 하이킹이 유명한 곳이지만 (특히 Lake Oesa 트레일은 정말 하고 싶었는데..) 아직 눈도 녹지 않았고 돌아나오는 버스 시간을 맞춰야 했기에 Lake O'Hara 주위를 가볍게 산책하고 돌아왔다. 아직 얼음이 완전히 녹지 않은 Lake O'Hara는... 왜 많은 사람들이 캐나다 록키 최고의 장소로 꼽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다른 호수들에 비해 호수를 둘러싸고 있는 산들이 크기도 압도적이고 좀 더 밀집된 느낌이라 꼭 숨어있는 보석같은 곳을 발견한 느낌을 받았다.



오후에는 드디어 재스퍼를 향해 출발! 밴프와 재스퍼 사이를 잇는 Icefields Parkway(93)라는 길을 지나게 되는데, 거리상으로는 서두르지 않아도 3~4시간이면 충분하지만 끊임 없이 나타나는 뷰포인트들이 계속 발길을 잡는다. 마침 이 날이 일주일 여행 중 날씨가 가장 좋았다. 가는 길에 Bow Lake 근처의 뷰포인트도 들르고 아내와 아이가 차에서 낮잠을 자는 틈에 혼자서 Peyto Lake도 다녀왔다. 아직 얼음이 둥둥 떠다니는 Bow Lake도 말로 표현이 안되는 물색의 Peyto Lake도 사진에서 백번씩 보고 갔지만 그 백만배만큼은 아름다웠다. 나도 딱 백만분의 일만큼이라도 표현이 되었길 바라며 사진을 몇 장 후다닥 찍고 차로 돌아와 계속 재스퍼로 달렸다.



다들 깰 무렵 마침 Athabasca Falls 근처에 와 있어서 가 보았다. 나이아가라 같은 폭포에는 비교가 안되겠지만 여전히 압도되기에는 충분했다. 수 십만, 수 백만년이 걸렸을지 모르는 물과 돌의 싸움이 만들어낸 진기한 slot canyon 사이로 길이 잘 만들어져 있어 가볍게 한바퀴 돌아보기 좋은 곳이었다. 저녁에 숙소에 도착한 후 바람도 쐴 겸 가까운 Pyramid Lake에 산책을 다녀왔다. Pyramid Lake Island라는 이름의 작은 섬이 있는데 섬을 한바퀴 돌며 360도 펼쳐진 록키 산맥을 감상하기에 좋았다. 그냥 저녁 산책이라고 하기엔 주변 풍경이 너무 과분한 느낌이었지만.. ㅋ



4일차

여행 전부터 이곳은 꼭 가고 싶다! 했던 곳이 한군데 있는데, 바로 재스퍼 근방의 Angel Glacier였다. 이 곳에서 꼭 일출 사진을 찍겠다 별렀는데, 여행 출발 직전까지 계속 체크해봐도 6월 중순에는 열린다던 Edith Cavell Road가 계속 닫혀있었다. 지난 겨울에 기록적인 눈이 내렸다더니 아마도 올 해는 늦게 열리나보다 체념하고 있었는데 기적적으로 재스퍼에 도착하는 날 길이 열렸다! 재스퍼에서부터의 운전 시간과 하이킹 시간을 고려하여 새벽 4시(!)에 일어났다. 그런데 날씨는 비가 주룩주룩 ㅠ_ㅜ 주차장에 도착해서도 비가 계속 내리고 트래일도 하루 전에 겨우 열린터라 중간 중간 눈이 덮여있어 하이킹을 할까 말까 고민하다 일찍 일어난 게 아까워서 그냥 출발했다. 한 800m 정도 걸어가니 Edith Cavell Mountain 꼭대기에 아슬아슬한 모습으로 걸쳐져 있는 Angel Glacier가 눈에 들어왔다. 원래는 Glacier에서 녹아내린 물로 이루어진 작은 연못까지 갈 수 있는데, 트레일 마지막 부분이 모두 눈에 덮여있어 갈 수가 없었다. 아쉬운대로 최대한 가까이 가서 삼각대를 펼치고 자리를 잡고 앉아 멍하니 빙하를 쳐다봤다. 결국 날씨는 좋아지지 않았고 우중충한 모습만 보고 왔지만 그 나름대로 매력이 있는 것 같아 역시 나오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오전에는 Jasper Tramway를 타고 Whistlers Mountain에 올라갔다. 아래에서 올려다 볼 때는 잔뜩 낀 구름이 하늘을 가리더니 올라가서 내려다 볼 때는 아래 풍경을 다 가려버렸다! 아.. 이래서는 올라올 이유가 없었는데... 왜 이 생각을 못했지? 자책을 하던 찰나 구름이 빠르게 움직이며 살짝 살짝 멀리 재스퍼 타운과 근처의 호수들 그리고 가끔씩 둘레의 산들을 보여주었다. 그렇게 구름과 숨바꼭질 하듯 사진을 찍고 장갑도 없이 얼 것 같은 손을 호호 불며 아들과 눈사람도 하나 만들고는 다시 내려왔다.





오후에는 Maligne Lake Cruise를 위해 Maligne Lake Road를 따라 출발했다. 밴프에 Bow Valley Parkway가 있다면 재스퍼에는 Maligne Lake Road가 있다! 그만큼 야생 동물이 자주 출몰하기로 유명한 곳이라고 하길래 많이 기대했는데, 역시나 기대를 져버리지 않고 가는 길에 찻길 옆에서 구경꾼은 아랑곳 않고 열심히 민들레 꽃을 따먹는 귀여운 블랙베어를 한 마리 발견했다. 한자리에 서서 10분도 넘게 곰을 구경하고 있으니 저 멀리 그리즐리도 한 마리 나타났다. ㅎㅎ 진짜 곰 천지.. Medicine Lake에 다 가서는 사진을 찍으러 계단을 내려가려고 하니 Ranger가 나타나서 말렸다. 최근에 그 아래에서 곰이 발견되어서 위험하다고... 안그래도 멀리 보니 블랙베어 한마리가 꿈틀거리고 있었다. 아 이제 곰이 귀찮기까지 하네.. ㅋ Maligne Lake까지 가는 길에 이젠 신기하지도 않은 수컷 Big Horn Sheep과 암컷, 새끼 Big Horn Sheep 들도 실컷 봤다.





아이는 잠들었고 나와 아내는 크루즈 시간까지 주차장에서 시간을 보냈다. 유한킴벌리 광고를 찍어서 한국 사람들에게도 익숙한 Maligne Lake의 Spirit Island까지 가는 유일한 방법(직접 카약을 타고 가는 것을 제외하면..ㅋ)인 Cruise는 여행 출발 전 미리 예약을 해두었는데 도착하니 비가 계속 내려 너무 안타까웠다. 혹시 어떻게 취소가 안될까 알아보려다 아이한테 배를 탄다고 미리 얘기해둔 게 있어 그냥 배나 타보자는 심정으로 기다렸다. 그런데 정말 거짓말처럼 딱 투어 시간부터 날씨가 개기 시작하더니 Spirit Island에 도착할 때 즈음에는 햇빛이 쨍쨍 내리쬐는 화창한 날씨가 되었다! 와~ 이렇게 운이 좋을수가! Spirit Island 주위의 물 빛은 여행 중 본 가장 아름다운 물 빛이었다. Spirit Island에서는 대략 10분 정도의 시간밖에 주어지지 않는다. 사실 그 이상 있을 일도 없지만.. 마음이 급하다보니 후다닥 트레일을 뛰어올라 모두가 사진을 찍는 그 장소에서 모두가 바라보는 그 방향으로 사진을 찍었다. 눈으로 보이는 멋진 모습이 사진에는 나타나지 않아 속상해 하며 계속 노출을 바꿔 찍어대다가 결국은 얼른 돌아오라는 뱃고동 소리에 발을 돌렸다. 배가 돌아오는 길에 날씨가 다시 안좋아지고 결국은 다시 비가 왔다. 아내와 우리 진짜 날씨 운이 좋았다 즐거워하며 숙소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에 엘크도 한 마리 만나고..





5일차

다음 날은 너무 피곤해서 결국 일출 사진을 포기했다. 사실은 날씨도 안좋았고.. 다른 날보다 천천히 준비하고 바로 Icefields Parkway를 따라 남쪽으로 달렸다. 마침 가는 길에 날씨가 좋아져서 중간 중간 끝내주는 뷰포인트 몇군데 들러주고..





엄청난 크기의 Athabasca Glacier를 구경하러 Columbia Icefield Visitor's Centre에 우선 들렀다. 사실 원래 빙하 투어를 할 생각은 없었는데, 막상 와보니 언제 여기 또 오려나 싶어 투어 예약을 했다. 한 20분 정도 기다려 엄청난 크기의 바퀴를 자랑하는 Terra Bus에 올라타고 Athabasca Glacier위를 달렸다. Athabasca Glacier는 Columbia Icefields에서 내려오는 Glacier 중 가장 큰 놈이고 그 옆으로 Dome Glacier 같이 작은 놈들도 몇 개 있다. Terra Bus를 똑같이 만든 모형 장난감이 $27이나 했지만 너무 좋아하는 아들놈을 보니 잘 사줬다 싶었...으나 며칠만에 문이 부서져버리는 허접한 완성도에 곧 후회를 했다. ㅠ_ㅜ 바람이 많이 불긴 했지만 날씨도 대체로 협조적이었고 거대한 빙하를 직접 밟고 눈앞에서 볼 수 있어서 그런대로 만족스러운 투어였다. 우리 버스가 고장이 나는 바람에 다른 버스가 올 때까지 기다려야해서 운전자는 미안해했으나 사실 나는 좀 더 오래 빙하 위에 있을 수 있어서 좋았다. ㅋ





투어를 마칠 즈음에 하늘이 다시 어두워지고 멀리서는 빙하가 보이지 않을 정도의 날씨가 되었다. 어후.. 또 한 번 운좋게 좋은 날씨를 겪고 나니 다음 투어로 올라가는 사람들에게 미안할 지경이었다. Icefields Parkway를 따라 더 내려오다가 날씨가 좋아진 김에 제대로 못 본 Moraine Lake를 다시 보기로 했는데, 도착해서 차에서 내리니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0 -;; 그런데 또! 거짓말같이 주차장을 걸어 호수까지 가는 그 짧은 시간동안 하늘이 개었고 우린 멋진 Moraine Lake를 볼 수 있었고, 차로 오는 길에 비가 다시 내리기 시작했다. 아마도 한동안 캐나다 록키를 다시 보러 오지 못할 우리 처지를 알고 좋은 날씨를 점지해주셨나보다 하며 감사의 마음이 진심으로 우러났다. ㅎㅎ



밴프 타운에 도착했을 때에도 날씨가 화창해 즐겁게 시내 구경도 하고 Cascade Gardens에 들러 멋진 밴프 타운 사진도 찍었다.



해가 10시는 되어야 지는터라 피곤해하는 아내와 아이를 숙소에 두고 혼자 일몰 사진을 찍으러 나섰다. 밴프에서 가까운 Vermilion Lake가 일몰 포인트로 유명해서 사람이 많을거라더니 아직 관광 시즌이 아니어서인가 Third Vermilion Lake에 자리를 잡고 앉아 해가 다 질 때까지 나 혼자였다. 날씨도 좋고 구름도 적당히 있었는데, 어쩐일인지 기대만큼 드라마틱한 일몰은 아니었다. 대신 해가 다 진 후에 고요한 Vermilion Lake를 몇 장 찍고 돌아오는 길에 Surprise Corner Viewpoint에서 Bow River와 Banff Springs Hotel도 구경하고 왔다.





6일차

일정을 좀 여유있게 잡았던 탓인지 마지막 날에는 그렇게 바쁘게 나설 일이 없었다. 천천히 준비하고 호텔을 나서 아기자기하고 예쁜 밴프 타운 구경도 하고 지난 밤에 갔던 Surprise Corner에도 같이 가보고, Bow Falls, Hoodoos Viewpoint에도 들르며 시간을 보냈다.



점심을 먹고 나니 날이 흐려지고 비가 오기 시작해 예정보다 일찍 캘거리를 향해 출발했다. 사이드 미러로 보이는 캐나다 록키를 아쉬운 마음에 계속 돌아보며 언젠가 아이들이 크고 나면 아내와 둘이 꼭 다시 와야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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