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밤 Aviary에서 무리하신 대장님, Hangover 제대로 하시는지 날씨도 꿀꿀한데 이런 날은 그냥 호텔 방에서 룸 서비스나 시켜 먹으면서 방콕하자는 걸 그래도 시카고까지 와서 호텔 방에만 쳐박혀 있다 갈 순 없다며 무리해서 끌고 나옵니다. 오늘도 역시 우버는 총알 같이 오네요^^ 오늘은 일단 제가 가고 싶어 했던 레스토랑에서점심을 먹기로 했기에 더 게으름을 피울 수가 없습니다. 시카고를 가면 꼭 가봐야지 했던 레스토랑. Purple Pig으로 향합니다.
Purple Pig
500 N Michigan Ave
Chicago, IL 60611
312-464-1744
https://thepurplepigchicago.com/
워낙 유명한 곳이라 굳이 많은 설명을 않으려고 합니다. 시카고 지부에 계시는 마모 회원분들이라면 한 번 쯤은 다 가보셨을 것 같은 레스토랑 Purple Pig은 음식 맛은 좋은데 가격적으로 좀 Pricey하고, 예약을 받지 않기에 항상 찾아 갈때마다 테이블을 기다려야 하는 시간이 말도 안되게 길다는 불만들도 많은데요 그래도 저희는 들어가자 마자 운좋게 4명 자리가 바에 나서(테이블은 1시간 넘게 기다려야 한다고 그러더군요^^;) 바로 앉을 수 있었습니다.
First Come, First Serve인데도 처음 저희가 들어가서 식사를 끝마치고 나올때까지 빈 자리가 하나도 안보이게 음식을 즐기는 많은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어요. 식사 중에도 계속계속 사람들이 밀려들어 옵니다. 물론 1시간 넘게 기다려야 한다는 얘기를 호스티스한테 듣고서는 실망하는 표정으로 돌아나가는 사람들이 적지 않네요. 과연 이 정도 인기가 있을때는 이유가 있겠죠?
와인 메뉴를 훏어보다가 깜짝 놀랬습니다. 개인적으로 스페인의 Priorat 지역에서 나온 와인을 굉장히 좋아하는데요... 그 중에서도 적당한 가격에 즐길 수 있는 Priorat지역 와인이지만 레스토랑에서 쉽게 접하기 힘든 'La Cartuja' 가 있더군요. 이 와인은 BBQ요리나 특히 Pork요리 드실때 강력하게 추천드리는 와인입니다. 주저 없이 한 병 시켜놓고 본격적으로 요리를 주문합니다.
Milk Braised Pork Shoulder w/t Mashed Potatoes
LA CARTUJA 와인과 이보더 더 궁합이 맞는 음식이 있을까 싶을 만큼 그 맛이 환상적입니다. 이게 과연 pork이 맞는가 싶을 정도로 전혀 질기거나 거칠게 느껴지지 않고 입 안에 들어가자 마자 부드럽게 씹혀서 넘어가는 braised pork의 식감이 일품입니다. 어느 정도의 온도에서 얼마나 오랫동안 Simmering을 해야 이렇게 부드러운 고기의 육질 상태를 살려 낼 수 있을까 궁금해집니다....깐깐한 대장님을 비롯한 일행 모두 만장일치로 만족했던 음식 중 하나였어요.
Octopus with Green Beans, Fingerling Potatoes & Salsa Verde
타파 전문점에 가면 꼭 Octopus가 들어가는 요리를 꼭 하나씩은 주문해 보는데 앞서 주문했던 Braised pork의 상태를 보고 이 요리도 실망하지 않을 줄 알았습니다. 물론 Charcoal이나 Wood Grill에서 요리 했을때의 Smoky한 맛은 좀 덜 하지만 Gas Grill로도 겉은 이렇게 고소하고 속은 부드러운 완벽에 가까운 Octopus요리를 내어온 다는 것에 어서 다른 요리들을 먹고 싶어서 재촉하게 됩니다.
Pig's Ear with Crispy Kale, Pickled Cherry Peppers & Fried Egg
오늘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이 녀석입니다! 모두가 Thumps up을 준 요리. 주위에 앉은 손님들고 꼭 하나씩 주문했던 요리였네요. 가늘고 얇게 잘라서 Fried된 Pig's Ear가 Crispy한 Kale과 만나서 그 고소함과 맛이 배가 되었습니다. Purple Pig을 가신가면 꼭 이 요리를 시켜보세요. 후회 않을실 거예요.....
Pork Neckbone Gravy Smear with Ricotta
조금 부담스러운 이름과는 달리 매콤 새콤한 Marinara 소스가 바삭하게 구워진 Ricotta bread에 계속해서 발라 먹게 됩니다. 와인 한잔에 잘 어울리는 dish 중 하나여서 Corck pot이 식어버리고 난 이후에도 그 맛이 좋네요
Broccoli w/t Roasted Garlic, Toasted Breadcrumbs & Anchovy Vinaigrette
다른 음식들이 맛있기때문일까요? 아마도 여러 다른 요리들을 먹고 이미 배가 좀 부른 상태라서 그런지 Broccoli 자체가 특별히 맛있다는 느낌은 덜하구요, 그래도 좀 허기질때 먹으면 괜찮은 요리일 것 같습니다.
Seafood Saganaki
씨푸드 킬러인 대장님이 접시의 소스 마지막 한 방울까지 빵조각으로 닦아 먹으시네요. 제 입맛에는 조금 짜게 느껴졌는데 맛있긴 맛있습니다. 이쯤되니 완전 사육당하는 기분입니다. ㅋㅋ
적당한 양의 타파 요리를 시켜 놓고 괜찮은 와인 한 잔을 하면서 친구들과 연인들과 들르면 좋을 것 같은 곳이 Purple Pig이네요. 다음 번에 이곳에 오게 되면 배가 너무 불러 먹어 보지 못했지만 유명하다는 Bone Marrrow도 꼭 주문해 먹어봐야겠네요.^^
Purple Pig에서 식사를 하고 나와보니 온 세상이 하얗게 눈으로 덮여있네요...아놔....죤 행콕 센터 전망대를 가기로 한 것은 확실히 포기해야합니다ㅠㅠ
그래서 이런 날씨 속에서도 총알같이 도착한 우버를 타고 향한 다음 행선지는 바로밀레니엄 팤!!
눈이 꽤 오는데도 의외로 사람들이 많이 나와있어요. 뭐 거의가 다 추운 날씨에 얼굴이며 손이 시뻘겋게 되어도 아랑곳 않는 팔팔한 청춘(?)들이지만...ㅋㅋ 시카고까지 왔는데 'The Bean'도 보지 않고 갈 순 없지 않냐는 저의 끈질긴 설득에도 시카고의 날씨에 치를 떨던 대장님 '빈 같은 소리하고 있네...그런거 개나 줘버려!'....하며 결국 밀레니엄 팤 앞에까지 함께 와서 눈을 피하겠다면 공원 맞은 편에 있는 Chicago Cultural Center 안으로 혼자 들어가 버립니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대장님을 떼어 놓고 혼자서라도 구경하고 온다는 의지로 눈발을 헤치고 공원 안으로 들어갑니다.
얼마 안가서 만나는 거대한 'The Bean' 실제로 마주하니 생각 했던 것 보다는 싸이즈가 훨씬 크네요.
사진을 더 찍고 싶었는데...정말 손이 얼어서 끊어져 버릴 것 같습니다..@.@ 시카고 날씨 정말 인정합니다. 뉴욕 날씨는 양반이였어요....ㅋㅋ (이날 날씨가 -15였던가요?...) 얼른 왔던 길을 돌아나와 대장님이 있는 곳으로 향합니다.
대장님을 찾아 들어간 곳, Chicago Cultural Center. 생각보다 큰 규모에 멋진 내부 장식에 잠시 멈칫 했습니다. 이층에서 구경 중이라는 대장님과 교신 후에 계단을 오릅니다.
이층에 올라서니 미국 내에서 가장 큰 Tiffany Dome이라는 Preston Bradley Hall이 인상적이네요. 한동안 천장의 멋드러진 Glass dome에서 눈을 떼질 못합니다. 여기서 결혼식 하면 엄청 멋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처남댁 말로는 많은 커플들이 이곳에서 결혼식을 올린다고 하네요
너무 추워서 바깥으로 나갈 생각은 않은 채 천장 구경을 하면서 눈발이 사그라들기를 기다립니다. ㅋㅋ
Restaurant Veneno De Nayarit
1024 N Ashland Ave
Chicago, IL 60622
Tel. 773-252-7200
어쩌다 보니 날씨 덕분(?)에 시카고에서 짧은 2박 3일의 일정이 완전 먹방으로 시작해서 먹방으로 끝나는 일정이 되어 버리네요....^^; 이곳은 저녁을 먹으로 간 멕시칸 레스토랑입니다. 처남댁 말로는 시카고에도 훌륭한 멕시칸 요리를 먹어 볼 수 있는 멕시칸 레스토랑이 많은데 이 곳도 다운타운에선 좀 떨어져 있음에도 꽤 알려진 곳 중의 하나라고 하네요. 우버를 타고 저녁 식사를 위해서 눈 속을 뚫고 찾아왔습니다. 예...저희는 날씨 탓에 유명한 관광지는 안 가도 맛집들은 어떻게든 찾아 갑니다.
들어오자 마자 좁은 공간을 가득 메운 식당 손님들의 왁자지껄함, 소박하지만 맛있는 요리 냄새가 가득한 이 공간이 마음에 듭니다.
일단 이 식당이 잘 한다는 Crab Leg을 한 접시 시켜서 먹어봅니다. 'Get your hands dirty'라는게 딱 어울리는 요리....접시 위의 다리들이 하나씩 둘씩 사라져 갈때 쯔음엔 모두가 손가락에 묻어있는 소스까지 쪽쪽 빨아가며 게살을 음미해 봅니다. ㅋㅋ
지저분한 접시 사진을 올려서 죄송합니다~(워낙 신나게 먹다보니 이런 사진 밖에 없네요....^^) 'Chapuzon de Mar' (Mussels, Shrimp, and Octopus)라는 요리 였는데 이 식당만의 특별한 레시피로 만들어진 소스가 가미되어 아주 맛있습니다. 저 남은 소스에 밥까지 말아먹고 싶을 정도로 적당히 매콤하면서 신선한 해산물을 제대로 맛 볼 수 있었네요.
밤이 깊어가지만 먹방은 멈추지 않습니다. Veneno de Nayarit을 나오면 타코와 브리또를 잘 하는 괜찮은 레스토랑이 걸어서 2분 정도의 거리에 하나 있는데 시카고에서의 마지막 밤은 이곳에서 타코를 먹고 마무리 짓기로 합니다. ㅋㅋ
그렇게 대단할 것 없는 타코인데....엄청 배가 부른데도 맛이 있으니 계속계속 미련스럽게 입안으로 밀어넣을 수 밖에 없네요. ㅋㅋ대충대충 잘라서 아무렇게나 말아 넣은 듯 한 소박하고 볼 품 없는 비쥬얼이지만 이런 타코 좋아합니다. 한 자리에서 시원한 맥주에 타고 3개를 뚝딱 헤치우고서 자리에서 일어 납니다. 이건 뭐 식신 로드도 아니고....ㅋㅋ호텔로 돌아가는 우버 안에서 다음번에는 꼭 여름에 시카고를 와 봐야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살인적인 추위의 시카고 날씨때문에 많은 곳을 갈 순 없었지만 보고싶은 사람들 그리운 사람들과 맛있는 음식을 함께 먹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시카고 여행이였습니다.
와 카메라 뭐 쓰시나요? 사진들이 다들 살아 숨쉬네요. 배고파요 ;;
스페인 여행때부터 저랑 함께 한 캐논 EOS 100D예요...음식 사진의 최강자이죠 ㅋㅋ
와~ 사진과 함께~ 주소/홈페이지까지.. 자세하고 세심한 정보 감사합니다! 시카고 가면 꼭! 방문해봐야 겠어요.. 진짜~ 배불리 저녁 먹고 나서도~ 군침이^^;ㅎㅎ
다른데는 몰라도 purple pig응 강추입니다. 뉴욕의 유명 맛집들과 비교해도 분위기나 음식들이 참 좋았어요
@@식당이 완전 제 스타일입니다.^^ 한번 꼭 가보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예 보라돌이님 저도 저런 스타일 음식점 너무 사랑합니다 ㅋㅋ 와인 한잔에 타파 한 종류만 시커놓고도 함께 한 일행들과 즐거울 수 있는 편한 분위기예요
쩝... 제 눈앞에 음식이 있는 착각이 @.@
군침 자동 반사네요.
다음 번에는 음식 사진을 식사 시간을 피해서 올리도록 할게요 기돌님 ㅋㅋ
방문의 욕구를 부르는 리뷰네요. 재료, 맛, 식감, 요리상태, 와인페어링까지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시고, 시선강탈 식욕자극 사진까지...
덕분에 같이 즐겁네요. 감사합니다.
레스토랑들은 모르고 가는 것보다 미리 좀 메뉴나 와인을 알고 가면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아요~ purple pig은 정말 가볼만 한데 항상 기다려야 하는 시간이 길다는 것이...덜 붐비는 시간에 가면 좋은데 문제는 항상 붐빈다는 거죠...ㅋㅋ
예 RD님 여름의 시카고를 다시 한번 가보려고 합니다 그때는 유명한 Archtecture boat tour도 해보려구요^^
추워도 시카고에 다시 가고 싶게 만드는 사진이네요! 예전에 시카고 들렸을때 저도 Purple Pig 에서 bone marrow 먹어봤는데 정말 맛있어요!
냥이맘님 Purple pig의 signature dish인 bone marrow를 드셨군요...완전 맛있다고 들었는데 저희는 다른 음식들 먹다보니 배가 불러서 패쑤 했네요ㅋㅋ 다음에 가게 되면 꼭 먹어볼 생각입니다^^
.
이제 또 가시면 되죠 프로셀님:) 시카고의 날씨 탓에 거의 맛집 정보 뿐이지만 도움 되셨길 바래요
댓글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