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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모아 게시판   [여행기]
*데이터 주의* 하루 반짜리 케이프 타운 여행기 (2): 보캅, 테이블 마운틴, 랑가 타운쉽, SAA 비즈

이슬꿈 | 2016.10.05 22:11:05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1)에서 이어집니당.


https://www.milemoa.com/bbs/board/3536677



3) 보캅 (Bo Kaap)


케이프 말레이(Cape Malay) 사람들이 살고 있는 마을이에요. 네덜란드인들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인들을 노예로 끌고와서 살게 했다고 해요.

나중에는 아파르트헤이트도 겪고요. 그러다 결국 해방이 되자 기념으로 건물을 이렇게 화려하게 칠했다고 하네요.

여기가 별로 안전한 곳이 아니었다는데, 지금은 워낙 관광객이 많아서 치안 걱정은 안 하셔도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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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이 정말 예뻐요.



한 시간 정도 천천히 산책하다가, 테이블 마운틴에 오르기로 했어요. 희망봉에 갈 땐 날씨가 흐리고 살짝 비도 왔는데, 이제는 날이 꽤 갰네요. 그래도 구름은 많았지만요.



4) 테이블 마운틴 (Table Mount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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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카에 오르기 전, 케이블카 정거장 앞에서 바라본 케이프타운 시가지예요.


테이블 마운틴은 걸어서 등반할 수도 있고, 케이블카를 탈 수도 있는데, 저한테 걸어서 갈 시간이 어딨나요. 당연히 케이블카 탔지요. 왕복 $20정도 해요.

사실 1100m정도나 되어서 가볍게 오를만한 곳은 아니에요.


올라서 본 테이블 마운틴은... 정말이지 별천지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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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 소재 게임에서 나올 법한 CG인가 했는데 진짜더라고요. 처음엔 흐리고 구름 많아서 실망했는데, 오히려 구름이 많으니 훨씬 더 신비로운 풍경이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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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질 때가 되니, 석양의 풍경은 환상 그 자체였네요.


야경까지 볼 수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아쉽게도 테이블 마운틴 케이블카 막차가 오후 7시인 바람에 내려가야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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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와서 본 Lion's H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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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블 마운틴 정거장 앞에서 바라본 케이프타운의 야경과 Devil's Peak


여기 야경 정말 너무 멋있어요. 사진 제가 찍고 제가 감탄했네요.



5) 워터프론트


여긴 사실 딱히 관광할 만한 곳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꽤 크고 예쁘게 잘 꾸며 놓은 쇼핑몰들이 많아요. One&Only같은 무지막지하게 비싼 호텔들도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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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다니다가 케이프타운에 왔으면 해산물을 먹어야지! 해서 들어간 레스토랑이에요.

씨푸드 플래터 1인분을 시켰는데.... 미국과 마찬가지로 이 나라도 1인분이 뭔지 잘 모르는 것 같네요. 배 터지는 줄 알았어요.


우버 타고 돌아와서 다음날을 위해 일찍 자려고 했는데.... 잠자리가 영...T_T



6) 랑가 타운쉽 (Langa Township) 투어


랑가는 코사(Xhosa)족이 사는 마을인데요, 사실 원래 살던 건 아니고, 역시 아파르트헤이트때 케이프타운같은 도시에 흑인들을 못 살게 하고,

대신 노동력은 필요하니 성인 남자만 밖에 호스텔을 지어서 한 방에 몇 명씩 살게 하면서 시작된 마을이라고 해요.

그러다가 가족들도 들어오고, 그런데 집은 없으니 "불법"으로 밤에 순식간에 집 지어버리고, 다음날 부수고, 또 짓고, 또 부수면 또 짓고... 그렇게 확장되어 왔다고 해요.

지금은 점점 그런 집들을 허물고 현대식의 깔끔한 아파트를 짓고 있고요. 그런데 그 프로세스도 너무 느려서 주민들이 시위도 하고 파업도 하고 한다나봐요.


Vamos Tours에서 일요일 Half-day 가스펠 투어를 신청했어요. http://www.vamos.co.za/tours/gospel/

Gladstone이라는 가이드였는데, 정말 강력 추천해요. 코사족이고, 랑가 로컬 출신이어서 동네도 역사도 주민들도 잘 알고요.

투어도 잘 짜여 있어서, 아침에 랑가 이곳저곳을 차 타고 둘러본 다음 마을 사이사이로 걸어다니고,

특히 일요일엔 랑가(대부분이 개신교인이에요)의 교회에서 가스펠 예배에도 참여해요. 설교를 듣는 건 아니고, 찬양만요.

개신교나 가톨릭이시라면 정말 꼭 가 보셔야 하고(엄청난 감동을 받으실 수 있을 거예요!), 다른 종교인이시거나 종교가 없더라도 좋은 경험일 것 같아요.

또 마을 이곳저곳을 둘러보다가, 투어 가이드들이 랑가 마을의 어린이 청소년들을 위해서 진행하는 Happy Feet 프로젝트 공연도 보고,

마지막은 랑가 주민의 집에 초대되어서 현지 식사를 하고 끝마쳐요. 이렇게 완벽한 투어는 처음 경험해보네요.

투어 가격은 R600, 약 43달러쯤이에요. 팁까지 총 R800을 지불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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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텔을 떠날 때 찍은 사진이에요. 테이블 마운틴에 구름이 없는 건 이 날 처음 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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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르트헤이트 당시에 흑인들은 돌아다니려면 반드시 허가증을 들고 다녀야 했는데, 그 허가증을 발급받는 곳이에요.

경찰이 흑인을 보면 바로 허가증을 검사했고, 없으면 곧바로 유치장에 넣어버렸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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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그 허가증인데, 이런 끔찍한 인종차별이 불과 수십년 전에도 일어나고 있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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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집들이 밤에 "불법"으로 지은 집(shack)이라고 해요. 아직도 굉장히 많이 남아있어요. 화장실도 밖에서 공용으로 쓰고, 수도도 공용으로 쓰고,

전기는 전기가 들어오는 집에서 떼와서 prepaid로 쓴다고 하네요. 프리페이드 전기는 처음 들어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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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이렇게 번듯한 집도 있어요. 주로 랑가에서 경제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이 이런 집에 사는데, 이 곳 주인은 베이커리를 운영한다고 하네요.

안에 들어가니까 50인치 넘는 삼성 TV도 있고 아무튼 가전이 전부 다 삼성이더라고요.

경제적으로 성공해도, 랑가라는 고향을 계속 지키고 싶어서 계속 여기 사는 사람들이 많다고 하더라고요.

지나가다가 BMW가 두 대 있는 집도 봤어요. 전기공학자라고 하더라고요. 역시 엔지니어를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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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투어 가이드 Gladstone이에요. 자기가 옛날에 산 집이래요. 사실 '집'도 아니고, 아까 말한 호스텔이에요.

성인 남자를 한 방에 예닐곱명 몰아놓던 곳이었는데, 나중에는 한 방에 두세 가족이 살았다고 하네요. 프라이버시가 아예 없는 거지요.

지금은 좋은 집으로 이사간 모양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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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Langa Baptist Church예요.




한 번 들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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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은 이런 집에 초대되어서 먹었어요. 집이 아주 넓진 않지만 이렇게 따로 식사할 수 있는 별채도 있고, 앤틱하고 예쁘게 잘 꾸며두셨더라고요.

소고기가 너무 맛있어서 저것만 몇 번이나 먹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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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는 길에 shack을 몇 개 더 봤어요.



원래는 랑가에서 우버를 타고 가야 하나 싶었지만, 다행히도 Gladstone이 공항까지 태워다 줬네요.

사실 케이프타운 공항과 랑가는 10분도 안 걸리는 가까운 거리에 있어요.


공항에 넉넉하게 2시간쯤 전에 갔는데, 3시 10분 비행기가 오버부킹이라도 됐는지 1시간 전 비행기 탈 수 있냐고 하더라고요.

저야 요하네스버그 공항의 지옥을 기억하니 당연히 좋다고 했죠. 그리고 보딩패스를 받았는데 위에 대문짝만하게 찍혀 있는 글자 BUSINESS CLASS


OP-UP을 받았네요. 스얼 골드 좋아요. 엎드려 절이라도 할 뻔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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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A의 A330 풀플랫 비즈예요. 비록 2시간짜리 짧은 비행이었지만, 어쨌든 아주 편하게 잘 갔어요. 그리고 이어지는 16시간의 고통...




짧은 게 이렇게 아쉬울 정도로 너무 좋은 여행이었어요. 케이프타운에만 2주는 있고 싶을 정도로요.

특히 테이블 마운틴은 구름 한 점 없는 날에도 한 번 더 가 보고 싶고, Lion's Head와 Signal Hill에도 올라보고 싶고,

Kirstenbosch 식물원과 Stellenbosch 와이너리에도 가 보고 싶고, 다른 타운쉽도 가 보고 싶고요... 못 간 곳이 너무 많아 안타깝네요.

가기 정말 어려운 곳이긴 하지만, 그래도 살면서 한 번쯤은 꼭 가 봐야 할 곳에 꼽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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