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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 230305] 책 읽는 아이

오하이오 | 2016.10.18 20:06:00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업데이트 230305  

이 글을 올리고 7년이 지난 지금 월반한(?) 큰아이의 생활을 여쭈어 주신 분이 계셔서 처음엔 잠시 당황했습니다. 월반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결과를 말씀드렸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 그걸 깜빡했습니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업데이트' 합니다. 월반하지 않았습니다. 성심껏 조언해주시고 관심 가져주신 여러분께 진작 알려드리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그리고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당시 월반하지 않은 이유가 있었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우리 아이의 경우는 월반하지 않길 잘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전히 학교 친구가 많거나 학교생활이 활발하지 않지만, 학교 가는 걸 즐거워하는데, 그 좋은 시절, 그 즐거움이 1년 줄어들 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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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행사에 참가하려고 양복을 입은 큰 아이입니다.

여전히 책 읽는 걸 좋아합니다. 그렇지만 예전에 고민했던 독서 습관을 바르게 잡지 못했습니다. 지금은 안경까지 끼게 되었고, 여전히 눈 더 나빠지기 전에 바른 자세로 밝은 데서 읽어라 등등 잔소리를 하지만 고치는 건 그때뿐입니다. 게다가 소설에 편향된 독서를 하는 것 같아 걱정이 더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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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다행인 것은 고등학교에 가면서 '아카덱(AcaDec, The Academic Decathlon)'이란 학술동아리에 가입하면서 조금은 다양하게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주어진 독서량이 많아서 중도에 그만두는 학생도 많다는데, 책 읽는 건 어렵지 않다며 첫해를 잘 보내고 있습니다. 지역대회에서 우승해서 다음주 주대회 참가합니다. 

 

고등학교 갈 때만 해도 제대로 하는 운동 하나 없어 단체 생활해 볼 기회는 있을까, 또 친구는 좀 사귀어 볼까 걱정했는데 적성에 맞는 동아리 가입해서 잘 적응하는 걸 보고 걱정은 많이 덜었습니다.

 

 

  아래는 원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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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호, 불꺼진 침실을 빠져 나와 내 옆 책상에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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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꺼웠는데 기어이 다 읽어내곤  뿌듯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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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호는 책읽는 게 노는 것 보다 즐겁기도 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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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자고 나와 동생들 제쳐두고 책에 몰두하는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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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보니 1학년 2학기가 시작되면서 책을 좋아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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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작 중 한권을 읽더니 찾아 읽길래 아예 전질을 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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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도 소중하게 여기라고 1, 2, 3호 그림을 넣어 장식도 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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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쌀한 봄 아침, 온기를 찾아 의자 밑으로 가서 읽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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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를 바꾸기 싫어 그대로 등을 구부리고 물을 마시는 묘기를 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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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처음으로 관심가는 테마가 생겼다, 그리스 로마 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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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가면서도 책을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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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쿤(Cancun, Mexico), 책을 챙겨 가지 못한 여행이었지만 주변에서 읽을 거리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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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엔 아이들 책이 없어 골라 잡은 것으려니 했던 책에 여행 사흘낮밤을 몰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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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뜨면 책 부터 잡아들 때가 점점 많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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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밥상 머리에 책을 끼는 일마저 잦아지면서 말썽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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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싫은 소리 못하는 미국 선생님 마저 부적절하게 책을 읽는다고 주의를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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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빠져 할일 안할 때 화가 치 솟지만 몰두한 눈 보고 차마 내밷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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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하게도(?) 1호는 전자책도 잘 읽는다. 아니 더 좋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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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킨들로 읽어라 했더니 독서 시간이 더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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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 않아도 작은 1호, 키 안큰다고 나무라는 엄마 잔소리를 피해 이불 속에서 숨어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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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덕인지 읽기 능력은 제 또래에 비해 뛰어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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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어린 시절 책읽는 모든 순간은 칭찬을 받았기에 혼나며 읽는 1호가 불쌍하기도 하다.

 

 

*

'자랑'합니다. 

고민을 나누고 싶어 쓴 '잡담'인데 '카스'에 비슷한 글을 올렸는데 

조언은 듣지 못하고 '자랑이네' 하는 소리만 들어 '자랑'으로 시작했습니다.

 

그 고민입니다. 

 

1. 

책 보는 걸 '절대 선'으로 생각했던 터라 독서를 무조건 존중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그 부작용이 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할 일을 못(안)하고 책에 몰두할 때가 많습니다.

혼내야겠다 싶다가도 섣불리 혼냈다가는 책과 멀어질까 걱정도 들고,

한편으론 어려서 그러니까 더 크면 스스로 알아서 하겠지 싶기도 하고.

야튼 바른 독서 습관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될만한 조언을 듣고 싶습니다.

 

책을 좋아하게된 데는 조금은 가슴 아픈(?) 사연도 있습니다

아기때 부터 한 동네 살면서 커온 친구들이 여럿있는데

1학년이 되면서 부터는 이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더라고요.

운동에 관심이 없는 게 큰 이유 같고, 

부모에게 영향 받는 문화, 환경 차이가 드러나기 시작한 것도 있으리라 짐작합니다. 

(그렇다고 왕따나 기타 학교 폭력은 없습니다)

그래서 혼자 놀 때가 많다는 아이에게 책을 친구 삼으라고 했습니다. 

그 뒤로 독서량이 부쩍 늘었고, 스스로도 책을 읽는 이유 중 하나로 꼽더군요.

 

2.

두번째 월반을 해야할지 말지에 대한 고민입니다.  

오늘 담인 선생님과이 면담이 있었는데 현재 3학년인 이 아이가 

내년 2학기를 맞아서 4학년으로 월반을 하는게 낫겠다고 합니다.

수업이 쉽게 느껴지면서 학습 의욕과 관심이 떨어지는 것 같다고 합니다.

 

아이를 위해서라니 월반을 긍정적으로 검토해 보겠다고 했습니다만 

현재 학교 친구도 없다시피하고 활발하게 지내지도 않는데

바뀐 환경이 더 나쁜 영향을 미칠까봐 걱정도 됩니다.  

 

혹시 월반에 대한 경험을 직간접적으로 하신 분들께 사례와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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