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빵 하나씩 사들고 전철을 타러 갔다.
전차에서 한다리를 들고 선 2호, 편하단다.
인천국제공항역에 도착했다. 출국장으로 연결된 긴 무빙워크(웨이), 아이들이 잽싸게 올라섰다.
천천히 올라가는 길에 서서 둘러 보니 정말 크고 화려한 공이다 싶다.
덕분에 아이들에겐 놀이기구 탄 듯한 재미를 안겨줬다.
처와 둘이 커피 한잔 마실때 먹으라고 할 빵이었건만 참지 못하고 먹기 시작하는 1, 2, 3호.
처가 중국으로 간다. 아이들은 그도 익숙한 듯 큰 차분하게 먹으며 기다린다.
체크인을 마친 처가 여분의 시간, 커피 한잔 마시는 대신 아이들과 유투브를 같이 본다.
출국장으로 들어가기 직전 아이들과 그룹허그, 물론 나와는 1:1 빅 허그.
헤어져 엄마를 따라 발길을 옮기는 1, 2, 3호.
엄마가 벽 안으로 사라지자 틈으로 들여다 보는 1, 2호, 멀리 열린 공간으로 달려가는 3호.
3호가 빨랐다. 다시 저 멀리 보이는 엄마를 향해 '빠이빠이'
이제서야 뭔가 아쉬운듯한 표정을 짓는 2호. 열흘 있다 온다.
출국 수속을 밟는 엄마 모습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쳐다 본다.
"이제 가야지?"
다시 기차역에 오자 소란했다. 영화인지 드라마인지를 촬영 중.
전차를 탔다. 올때와 달리 신기한 장면, 앞에 세운 큰 짐이 차칸을 이어 줄지어 있다.
섭섭함도 금세 잊은 듯, 2, 3호 장난치며 히히덕 거린다.
점심은 피자 쏜다. 1. 2호 앞 접시는 포장지로 대신, 그게 엄마 있을 때와 없을 때 차이.
잘 먹고 앞으로 잘 지내 보자. 그래도 할머니 덕에 세 아이와 '서바이벌' 게임은 면했다.
*
한국에서 전철을 탄 노약자가 자리를 양보받는 일이 거의 없습니다.
중국에서 양보 받던 아이들이 적응하는데는 사흘도 안걸리더군요.
저때는 노약자가 문에 들어설때 일어나서 양보도 하고
무거운 가방이 있으면 선듯 무릎도 내어줘 받아주곤 했는데...
물론 심성이 나빠진게 아니라 바빠져서 그러려니 합니다.
전부 스마트폰 안에 빠져 있는데 다른 사람이 보일리 없고,
양보라는게 해 버릇 해야 할 수 있는데,
안하다 보니 노약자를 봐도 하기가 쑥스러워진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이해는 하지만, 아이셋 데리고 전철을 많이 타는 저로선 아쉬운 변화예요.
엄마가 아이 셋을 두고 편안한 표정으로 출국하시는 걸 보니, 역시 오하이오님께서 받는 신뢰가 보통이 아니신가 봅니다... 단순히 아이셋 아빠라서가 아니라 육아에 남다른 재질을 가지고 계신 것 같아요!
하하, 믿어서가 아니라 믿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 그렇게 만든것 같은데요.
고맙습니다!
예, 전철 타서 ''헉!' 했습니다. 빈손 승객은 우리밖에 없는 것 같더라고요.
저도 무빙워크 피하는 편인데, 영락없는 촌놈티 내는 아이들은 신나하더라고요.
여행에 출장을 껴서 다니는 건지, 출장을 여행삼아 다니는 건지... 흔한일이되서 헛갈리네요. ㅎㅎ
애기들이 정말 예뻐서 사진만 봐도 힐링이 되네요^ ^ 좋으시겠어요~~
저도 유리벽 틈으로 엄마 가는 모습 보는 사진 정말 짠하네요 ㅜㅜ
예, 좀 키워 놨더니 요즘 들어 좋을 때가 많습니다만, (현실적으로 늘 좋지는 못하고요) 타국에서 사람도 못쓰고 책보면서 처 산후조리하던 생각하면 지금도 울컥할 때가 있네요.
고맙습니다. 아이들이 제법 큰 것 같아요. 그래도 하루 지나서 부터 며칠 지나 엄마 오나하고 세고 있네요. 특히 둘째가요.
매번 사진을 볼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사모님하고 애들하고 정말 많이 닮았어요. 특히 막내랑.
사모님의 편안해보이는 표정이 너무 좋습니다. 열흘동안 오하이오님 고생하시겠네요 ^^
그런소리를 자주 듣네요. 큰 애는 저랑 많이 닮았다고 하고요. (불쌍한 큰놈)
집에 어머니가 계셔서 거저(?) 돌보는 기분입니다만 염려 말씀 고맙습니다^^.
유난히 애처롭지요? 아이들이 태어나기 전에 저도 바로 저자리에서 문틈으로 떠나는 처를 여러번 구경했는데 그때 생각이 팍 나더라고요.
저희집 같았으면 울고불고 난리를 쳤을텐데, 1,2,3호가 대견스럽네요^^;
어느정도 익숙해져서 그런거 같아요. 그래도 저녁마다 몇밤 자면 오냐고 물어대더라고요.
엄마랑 헤어지는 장면, 엄마 조금이라도 더 보겠다고 틈 사이로 보는 장면, 슬퍼요. 눈물 날뻔 했네요 ㅎㅎ 저도 출장 가는 날에 아이가 못간다고 문 앞에 발이랑 팔 벌리고 막아 서고, 밤에 호텔에서 영상 통화하고, 출장에서 돌아오면 애가 차 안에서부터 흥분해서 조잘조잘 얘기하고 밤에도 붙어서 껴안고 자려고 하고... 아이들이 부모한테 주는 조건 없는 사랑도 참 대단한것 같아요.
하하 맞아요. 어제 처가 돌아왔는데 딱 붙어 떨어지질 않네요. 날도 더운데 세명 끼고 다니느라 처가 고생을 하네요. 공항의 이별이 뭔가 더 짠한 연출이 되는 것 같아요. 저도 저 틈으로 가던 처를 쳐다 보던 기억이 나더라고요. 요즘에야. 뭐....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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