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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모아 게시판   [여행기]
유리, 양곤 스타일 (3) - 내가 한국에 간 이유

offtheglass | 2012.10.09 10:59:45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유리, 양곤 스타일 (1)  - 달라스 재부팅 대란

유리, 양곤 스타일 (2)  - JAL 787에서 네끼나 무리수

유리, 양곤 스타일 (3)  - 내가 한국에 간 이유

유리, 양곤 스타일 (4)  - [마지막회 특집] 싸이가 파자마 바람으로 내 앞에?


사실 중부는 날이 쌀쌀해져서, 바로 동면으로 들어가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았습니다. 하지만 곧 유자님의 여행기가 올라온다는 소식이 입수됐는데, 그게 올라오는순간 다른 여행기는 물론이거니와, 10방치기 후기, 제3국이용한 꼼수신공등은 다 조회수 0으로 가는것은 삼척 동자도 다 아는사실. 그렇기때문에 그전에 치고 빠져야할것 같아, 금요일에 올리려던것을 변경해 급히 한편 올라갑니다. 


제가 머물렀던 친구집의 컴퓨터 방입니다. 저 의자에 둘이 앉아서 오랜만에 오락도하고, 정치, 스포츠, 연예, 사건사고까지 다양한 토픽을 섬렵했습니다. 예전엔 농구도 같이 많이하며 스트레스를 풀었는데, 나이가 있으니 이런식으로 약간 변하는것 같습니다. 미국까지 살아서 돌아가야지, 농구하다 상체, 하체가 분리되면 그 책임은 누가 집니까. 게다가 무료짐을 두개까지 붙여준다는 보장도 없고. 


오늘은 동해 양양으로 피서 가는날입니다. 복도식 아파트는, 참 오랜만이라 신기해서 찍어봤습니다. 





이쪽 주변으로 산들이 참 멋지게 둘러싸고있는데, 날씨가 안좋아 잘 보이질 않습니다. 하필 피서가는날 비가 줄줄... 그냥 비도아니고 태풍 덴빈. 영어론 이렇게 쓰더라구요. 태풍 Jaegilson. 피서 다 망했다! 친구집 옆에 초등학교가 있는데, 밤에 지나갈땐 좀 으쓱한 기분이 든다고 합니다. 뒤늦은 감이 없지않아 있지만, 유리치기판 남량특집한번 가보겠습니다.

예전에 제가 미국에 오기전에 살던곳에서의 경험입니다. 위사진에서 보는것처럼, 제가 살던곳 옆에 고등학교가 하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고등학교가 건설된부지가 예전에 저수지가 있었고, 고등학교는 그 저수지를 메꿔서 건설했었습니다. 전 저수지있었을때부터 살고, 학교 올라가는것도 대학교때 다 봤었구요. 그러던 어느날 이었습니다(두둥). 제가 밤에 친구들이랑 창의적인 생각과 논쟁을 벌이고 오다보면 밤12시가 넘어서 집에오기 일쑤였습니다 (술퍼마시고 늦게왔다고 해도, 굳이 반박은 하지 않겠습니다. 사실이었거든요. ^^). 버스 정류장에 내려서 집에 오려면 두가지 선택이 있었습니다. 첫째는 저수지따라 오는 빠른 지름길. 게다가 옆엔 산이있어서, 전조등이나, 사람들은 안 다니구요. 두번째 방법은 큰 대로를 따라 걷는 느린길. 두 길의 차이는 대략 10분정도입니다. 

전 과학적 근거와 결론에 의존하는 엔지니어기때문에, 또 용기가 있는 청년이니 당연히 지름길을 택합니다 (독자분들 '그럴줄 알았어'하고 계십니까? 마치 공포영화에서 죽는 캐릭터들이 주구장창해데는 'I'll be right back.'과 흡사하죠?). 그날은 최신형 MD플레이어에, 한창 빠져있었던 홍콩아가씨가 보내준 음악을 들으면서, 저수지 길을 따라 걷고 있었습니다. 음악을 한참 듣는데 좀 이상한 소리가 들리더라구요. 발자국 비슷하게 쿵쿵. 어 뭐지 하고 음악을끄면, 그냥 한여름 귀뚜라미소리 정도밖에, 아무소리도 안들리구요. 또 음악을 켜면 또 그 소리가 들리구요. 음악이 뭐 발라드 사랑노래라, 비트같은것도 없는데 말이에요. 그런데 갑자기 온몸에 소름이 쫙 돋더라구요. 누군가 뒤에서 나를 보는듯한 느낌? 


그길로 진짜 전속력으로 집으로 뛰어왔습니다. (애석하게도 아침에 정신이 들어보니, 제가 나무를 붙잡고 씨름을 하고 있었다거나 하진 않았습니다.)

그 이후로 다시는 밤에 혼자 거길 걷지 않는데, 나중에 들어보니 그 저수지에 누가 빠져 죽었었다고 하더라구요. 그리고 자꾸 이상한 이야기가 나오니까, 아예 그 위에 덮어버리는데, 마침 고등학교 이야기가 나왔고, 정부 입장에서도, 새로 땅구하는것보다, 저수지 메꾸는게 싸니까 그냥 그 위에 고등학교를 지엇다고 하구요. 그런데 문제는, 그 고등학교에서도 좀 이상한 이야기가 나온다고 합니다. 

분위기 좋은데 하나 더 갈까요? 분위기가 좋지않아도 계속 읽으셔야 합니다. ^^

아버지께서 가족들이 살 새 보금자리를 지으시는동안, 1년정도 잠시 살곳으로 이사를 갔어요. 뒤에 산도있고, 공원도 있고, 교통편도 참 좋은곳이었죠. 제 방도 드디어 생겼구요. 그런데 뭐 새집이라서 익숙하지 않아서 그렇긴한데, 이상하게 밤에 잠만자려고 누우면 머리가 너무아프고 새벽 4-5시까지 깨있기 일수였어요. 가위눌린다는것도 처음으로 경험해봤구요. 제가 그땐 정말 어디든 눈만감으면 잘자던 시절이었거든요. 그렇게 한달여를 보내다, 어느날 티비에 수맥에 관한게 나오더라구요. 집에서도 쉽게 테스트가 가능하다고해서, 집에 있는 철 옷걸이를 잘라서 기역자 모양으로 만들어서 양손에 들고 제 방을 돌아다니기 시작했죠. 그런데 신기하게도 제 침대가 있는자리에 가니 그게 스르륵 자동으로 움직이면서 교차가 되는거에요. 설마해서 다른 방도 가봤는데, 오직 제방에서만 11자 모양이 --로 바뀌구요. 이런거 안믿지만 정말 혹시나해서 침대를 옴겼죠.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날 밤이후부턴 정말 눕기만하면 혼현일체가 되던 옛시절로 돌아갔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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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맥학교가 실제로 존재한다고 합니다. 수맥의 핵심은 표정!

납량특집 마무리는 저희누나가 해준 명언으로 하겠습니다: 저희 누나왈, '귀신은 국산이 제일 무섭다.' 

3류괴담 쓸동안에 여행기 다썼겠다.


친구가 쉬는날이면 빵으로 아침을 한다고해서 같이 가봤습니다. 아, 오랜만이다 파리 바게뜨! 내가 좋아하는 고로케를 먹어주겠어.


하.지.만. 이런 너무 일찍왔는지, 진열장이 텅텅 비어있습니다. 진짜 고로케 먹고싶었는데, 뭐 어쩔수 없죠.


아침으로 할 빵을 고릅니다. 미국에도 이런거 만들면 잘 팔릴것 같은데, 제 입맛이 초딩입맛이라서 그런가요?

-양양으로-


오늘 우리가 갈 곳입니다. 강원도 양양의 트윈비치. 친구가 심사숙고해 고른 펜션(?)입니다. 꽤 비싼데, 죽마고우가 돈도 다내고 참 재미있는 추억을 많이 만들었습니다. 고맙다 친구야.


렌트카로 H사의 아반떼를 빌렸습니다. 여기 렌트회사는 참 신기하더라구요. 렌트회사 회원가입을 하면, 카드키 같은것을 보내주는데, 그냥 온라인으로 빈 시간 예약하고, 확답을 받으면, 그냥 차 앞에 가서 카드키를 대면 차 문이 열리고, 반납하면, 연계된 신용카드에서 자동으로 돈이 빠져나가는 완전 무인식입니다. 하이패스, 네비게이션도 다 달려있고, 기름값도 차 안에 있는 카드로 내면 다 알아서 나가구요. 



이 네비가 after market인데도 대체로 좋았으나 치명적인 단점이 하나 잇었습니다. 바로, 화면 아래버튼이 플라스틱 케이스(?)에 가려저서 누르려면 손톱신공을 발휘해야만 했습니다. 그리고 GPS가 가끔 정신이 혼미해져서, 차를 세우고 신호가 잡힐때까지 기다려야하기도 합니다.


분당쪽에서 일하는 친구와이프를 픽업한후 서현동에 있는 롯데마트로 향합니다. 미국에서야 워낙 그릴에 바베큐도 많이 해먹는데, 한국 아파트에선 그게 힘드니까, 죽마고우 펜션에가서 바베큐한을 풀려고 작정하고 온듯합니다. 심지어 저보고 휴게소에서도 가능한 아무것도 먹지 말랩니다. 직화와 궁합이 좋은 목살로 결정을 하는데, 무슨 경쟁하는 업체들이 저리 많습니까? 약간 까칠하면서도 세일즈 피치를 하고 계신 아주머니에 빠져 우린 제주돌섬 포크로 선택합니다. 가격은 두배였는데, 그냥 맛있다, 맛있을꺼야, 맛있어야만해라고 생각하며 먹으면 괜찮지 않겠습니까?

김치도 고기랑 구워야 제맛이죠? 그러고보니 집에서 나올때 쌀도, 소금도, 김치도 아무것도 안가지고 나왔습니다. 역시 남자둘이 준비하고 나오면, 달랑 챙겨오는건 사진기랑 전화기. 헉.


이 사진이 왜 있는지는, 다 아실듯. +8이라고 쓰여있는거보니 8세이상...



동네 조그만 한국수퍼만 보다가 한국에서 이런거보면, 완전 별천지죠? 미국에 오래사신분은 이 기분 아실듯. 

이거 진짜 악마의 유혹. 그러고보니 저 아가씨 머리스타일 좋은데요? 머리하니 갑자기 비싸게주고 파마한 머리를 다음날 다시 쫙쫙 힘들게 피고 회사가는 와이프가 생각납니다. 제가 물었습니다. 

'아니, 파마 비싸게 했는데, 왜 다음날 다 피고가니?'
'마음에 안들어서.(휭 나감)'
(그래 너가 싫다면이야. 하지만 내 돈... --)


외국살다가 한국 휴게소가면 진짜 신나죠? 

친구야, 나 다꼬야끼랑 꼬치바 진짜 먹고 싶었거든? 너가 바베큐먹는다고 굶으라고 하지만 않았어도... 몰래 사먹으려했으나, 나를 옆에서 지키는, 죽마고우 아니 집찹고우? 

그런데 사실 진짜 큰문제가 있었습니다. 태풍덴빈이 방향을 틀어 당초 서울을 강타할거라는 예상은 빗나가고, 저희 셋이가고있는 영동고속도로를 같이 가고 계셨습니다. 처음엔 그냥 비가 좀 많이 오는군하는데, 완전 쏟아 내리니까 도로에 물이 많아서 추와왁 촤악 소리를 내며 서핑, 수상스키하는 기분이 들더라구요 (둘다 해본적이 없지만, 대략 이런 죽을것 같다는 기분이 맞는것 같습니다). 시간이 마침 미국에서 잘시간이라 꾸벅꾸벅 졸다가 그 촤악 소리에 또 깨고, 친구는 완전 땀을 흘리며 운전하고 있고, 친구 와이프도 사색이 되서 표정이 좋지 않더라구요. 지금 생각해도 정말 아찔한 순간이었던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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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을 뚫고 수상스키하는 친구의 운전실력 = 고양이의 점프력 또는 커피 점원의 신공.

힘들게 도착한후 숙소에서 본 바다입니다. '이야, 피서다!'하고 외쳐보지만, 파도는 완전 제대로 성난파도. 우리 해수욕은 망했다 친구야.


-바베큐-


보스동에서 우여곡절끝에 강원도까지 날아온, 로버트 몬다비씨 와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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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해서 검색을 해보니 몬다비씨 얼마전에(2008년)에 별세를 하셨군요. 이분이 스탠포드를 마치고, 자기 아버지한테 당시 세일 중이었던 Charles Krug Winery를 사라고 했었던 사람이구요. 제가 아는 그 Krug가 찰스 Krug맞습니까?

사실 친구에게 나파벨리 와인을 선물해줬던 이유는 이렇습니다. 이 친구가 대학교때 학교에서하는 어학당 같은게 있었는데, 학교경비로 미국으로 어학연수를 갔고, 주말에 우연히 와이너리 투어를 했는데, 그때 갔던곳이 나파벨리라고 합니다. 왜 그렇자나요, 보통 미국에 처음 온곳이 그 사람의 미국 고향이 된다구요. 전 그곳이 젖소들이 난무하는 위스콘신 이었습니다. 그리고 장모님이 하필이면 말농장을 부업으로... 

(추적60분등에 나오는 변조된 목소리로) '정말, 모든것이 다 신기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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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모님 말농장 진짜 저렇게 생겼음. 말들이 고개를 빼꼼 내밀고 나를 쳐다고 저한테, '한국에서 왔삼? 방가방가.'



목살 뿐아니라, 새우도 구워줘야죠. 한국에 있었을땐 마늘 양파가 그리 많지 않아보였는데, 미국에서 다시 사진을 보니, 양이 상당히 많습니다. 저거 먹고 회사 갔다간... 어후 스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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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날 바베큐할까 좀 망설였습니다. 서울은 덥긴했는데, 강원도는 비까지 오니 날씨도 엄청 춥고, 바람도 너무 쎈데다, 뭐 다행이 지붕이 있었지만, 하필 바베큐할수있는 곳에 전기까지 나가서 여건이 안좋았거든요 (비가 옆에서 내리더이다). 하지만 오늘 아니면 언제 바베큐할지 모르는 저의 죽마고우는 강행합니다. 당연하죠, 다코야끼도 못먹게했는데요... (뒷끝작렬 A형) 

결론적으론 나파 와인과 삼겹살 너무 잘 맞았고, 옆 테이블도 다 비어있어서, 눈치안보고 마음껏 이야기도하고 그래서 너무 좋았습니다. 냄새 걱정없이 원없이 마늘도 먹어주고요!




다음날 일어나보니 어후, 곳곳에 침수도 되고, 오히려 엊그제 지나간 태풍은 소문만 무성했지, 오히려 약할거라는 이번 태풍 덴빈때문에 피해가 많은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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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걸 뚫고 여기까지 오다니... 우리도 참 제정신이 아니었어. 

바닷가도 보이는 비교적 괜찮은 위치에 있는 펜션. 그런데 저 앞자리 공터에 뭐 들어서는순간... 이들의 운명은 어디로?


바다에 왔으니 바닷가 한번 가줘야죠? 태풍때문에 아직 흐리긴하지만, 지나간후라 비는 안옵니다.



태풍이 막 지나가긴했지만, 파도도 아직 높고, 무엇보다 상당히 추운 날씨인데도 불구하고, 저의 죽마고의 ez는 굳이 수영복을 입은채 바다로 걸어갑니다. 물론 저와 ez의 와이프도 서울에서 수영복을 챙겨왔지만, 이건 아무래도 아니다 싶어서 그냥 산책이나 하려고 나왔거든요.


정신병원에서 막 탈출한 듯한 저의 죽마고의 ez입니다. 목에 두른 수건까지. 이번 여행사진중 최고의 걸작이라고 할수있습니다. 


-만석 닭강정-

만석 닭강정이라고 들어보신분 있으실겁니다. 저도 미국에 있으면서, 한국 블로그들 보면 이곳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마침 ez의 와이프가 제안을해서 가게 됐습니다. 만석 닭강정은 속초 관광 수산시장 안에 있습니다. 속관수 시장중 작은 가게지만, 워낙 유명한곳이라 일단 시장까지만 가시면, 찾아가시는데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바닷가에 있는 시장이라 건어물등 바다산이 참 많이 있습니다. 예전엔 시장하면 참 더럽고, 냄새나고 그랬는데, 아주 깨끗합니다.


이렇게 닭강정 표지판이 잘 나와있으니, 그냥 따라가시면 됩니다. 또, 만석닭강정은 워낙 유명해서, 포장해서 가는 사람들을 꽤 많이 보실수 있습니다. 그러고보니, 아바이순대도 많이 들었봣었는데, 안간게 갑자기 후회됩니다.


정신줄 놓고가도, 찾을수 있습니다. 닭골목에 왔으니, 이제 거의 다 왔습니다.


이곳 주변엔 만석 닭강정말고 꽤 만은 닭강정집이 있는데, 돈을 더 주고라도 원조 한번 먹어보자하는 심리때문인지, 이곳만 사람이 꽤 붐빕니다. 오히려 옆에서 장사하시는 분들껜 좀 죄송할정도로요. 저희도 멀리서 왔기때문에, 또 처음이라 일단 만석 닭강정으로 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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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엔 닭튀기는곳이 정말 대규모입니다. 전 음식점가도 주방이 오픈된곳을 좋아하는데, 그 이유가 아무래도 사람들이 보니까, 청결에 굉장히 쓰시는것 같기 때문입니다.

아까 저희가 들어간곳은 뒤쪽이고, 이곳이 사실은 앞쪽입니다. 뭐 고르고 자시고 할것 없습니다. 그냥 몇인분이요 하면 알아서 줍니다. 전국적으로 배달도해주구요. 


만석닭강정의 특이한점은 식었을때가 더 맛있다고 합니다. 위에서 보듯이 박스를 꽉 닫아도 뜨거운 김이 나올수있게되서, 그 바삭함을 잃지 않게때문이라고 합니다. 


차에 가져와서 열었습니다! 3인분에 만오천원 정도였던것 같은데, 어후 양이 어마어마합니다. 맛은? 제가 사는곳이 중부 토네이도가 난무하는 허허벌판이라, 이런 비슷한것 못먹어본지가 참 오래되었는데, 한마디로 맛있는 양념 통닭맛이었습니다. 방급 튀겨져서 바삭바삭하고, 적당히 매콤한게 아주 그만이었습니다. 나중에 저녁때 차가워졌을땐 어떤 맛인지 다시한번 테스트를 해봐야겠습니다. 일단 합격이지만, 뜨거울때 맛이라면, 굳이 속초까지 가실 필요는 없는것 같습니다. 이제 서울로 고고!


친구집에 거의 다왔을때, SPG교 아지트인 워커힐이 보여서 한장 찍었습니다. 저도 나중에 부모님 저쪽으로 한번 모셔야죠. 아, 참 아까 차에타서 다시 시차때문에 꾸벅꾸벅 졸기시작하는데, 만석이 (닭강정)의 치명적인 단점을 발견했습니다. 기억나시죠? 박스에 김을 빼는 구멍이 뚫어져있는곳. 만석이 박스를 뒷좌석 제 옆에 놔두었는데, 그 사이로 치킨 스멜이 계속 모락 모락 올라와 잠을 설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혹시 만석이를 사오시면, 좀 드시고 그냥 트렁크에 과감히 쑤셔주시길 바랍니다. 그게 싫으시다면, 괜히 사장님포스로 뒷좌석에 앉지마시고, 반드시 앞자리를 사수하시기 바랍니다. 선심쓰는척 운전을 하시는것도 좋습니다.^^ 고기집다녀온후 보다 쇼킹한 냄새가 옷에...

 
고양이도 참을수 없는 만석이의 냄새...

한국 가기전에 친구가 가끔 차 빌려서 와이프랑 교외도 다녀오고 그래서, 무인시스템이 어떤가, 어디서 차를 빌리나 궁금했는데, 경험해보고나니까 아주 재미있었습니다. 친구왔다고 뭐 특별히 돈 많이 들여 뭐 하는것보단, 그냥 일상적으로 하는것, 가는곳, 먹는것들을 경험해보고 싶었거든요. 


차를 반납하고 오는길에, 친구 아파트 구멍가게에서 오랜만에 보석바 하나씩 사서 물고 옵니다. 스크류바, 월드콘등 많이 있긴했는데, 옆 초등생들이 보석바 고르길래 따라서... ^^


이 사진은 참 좋아하는 사진입니다. 딱 보면 그냥 편안하고, 내 나라, 내가 살던 곳이구나 그런 느낌이 든다고 해야하나요. 특히 저 할아버지 모습보면, 우리 아버지 모습같고, 또 조만간 저도 그렇겠지요.


-음식1--

친구집에서 딩굴딩굴하다가 친구와이프가 극찬하는, 또 동네 토박이가 알려준 떡볶이 집으로 향합니다. 소문난 맛집. 그런데 그위에 대박인력은 뭥미? 그당시에 저 싸인을 알아봤으면 영스넥이고 원조 떡볶이고, 그리로 가봤을겁니다. 

이곳이 친구집에서 도보로 한 15분정도 떨어져있는데, 저희집 주변에도 이런거 있으면 좋겠습니다. 진짜 소문 많이 내줄텐데...


초중고들이 많이 오는 곳이라, 정겨운 낙서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런데 꼭 친구들 전화번호 적어놓고, 애인구함 이런거 쓰는 애들 있지 않습니까? 그런애들이 뒷자리에서 앞자리 앉은 친구 등에, '난 바보'이런거 포스트잇으로 붙이구요. 아, 한번은 이런적도 있군요, 앞자리 친구가 선생님 질문에 답변하는 사이, 의자를 뒤로 쏙 빼서, 앉을때 꽈당. 흐흐흐. 또 야간 자율학습 시간에 꾸벅꾸벅 졸다가 책상과 통채로 바닥에 꼬꾸라 지는 친구. 농구 평소에 안하던 친구가 패스 해달라고해서 패스 해줬더니 그대로 얼굴강타, 안경 박살, 쌍코피... 중고등학교 시절, 그땐 공부하느라 참 싫었는데, 어떻게보면 노는시간이 너무 소중하고 재미있었던 시간이 아니었나 합니다. 


작지만 주방입니다. 레스토랑이라 2배적립을위해 사파이어를 쓰려고했으나, 냉장고앞에 큰 글씨 보입니까? 카드 불가. 


저희는 모듬 볶기, 라면사리, 만두사리, 계란사리를 시킵니다.  준비되셨습니까?


이 떡볶기 대박이었습니다. TT 이런맛 정말 오랜만이었거든요. 이렇게 다해도, 3명이 배부르게 먹었는데도 달랑 9500원! 만원짜리 드리면서, 잔돈은 괜찮습니다 했는데, 아주머니께서 정말 급구 500원을 거슬러 주시려해서 더 정겨웠던 곳이구요. 미국에서 왔다고 500원받으시라고 얼토당토한 핑계를대서 겨우 드리고 도망나왔네요. 아주머니 많이 파세요.

-음식2-

이곳은 친구가 단골인 돈까쓰, 모밀 전문점입니다. 


모밀두개랑 돈까쓰하나를 시킵니다.


돈까쓰를 시키면 깨소금과 방아(?)를 주십니다. 


잘 빻아서 돈까쓰 쏘쓰를 뿌려주면 쏘스 완성입니다.


얼음이랑, 김가루, 파, 아주 풍성하지 않습니까! 맛또한 그만이었습니다. 


돈까쓰도 역시 정말 오랜만에 먹는데, 바삭바삭하고, 역시 전문점인 이유가 있는듯 합니다. 내가 만든건 기름에 쩔어~ 쩌는 남자.

-롯대백화점-

돈까쓰를 먹고 롯대백화점 제일 윗층에 있는 영화관에 가는길에 예쁜 쿠쿠가 있네요. 집에 있는 제 쿠쿠는 무식한 사각형인데, 저 연두색 2인용짜리 너무 탐나더라구요. 증기배출이 시작됩니다. 쿠쿠하세요, 쿠.쿠. 쿠쿠오우너 인사이드 조크. ^^

한국 영화관도 요즘은 다 스테디움식으로 아주 편했습니다. 좌석도 넓고, 앞에 대두가 앉아도 신경쓸일 없으니까요. 저희가 본 영화는 만화가 강풀씨의 만화를 영화로 만든 이웃사람이었습니다. 사실 전 토탈리콜 보고싶었는데, 생각해보니, 한국에서 한국 영화보길 잘한것 같습니다. 


흔한 한국의 사거리입니다. 친구 말로는 이쪽 동네가 유동인구가 제일 많다고하는데, 일요일 낮시간인데도 사람이 많이 돌아가긴 하는것 같습니다. 


한국의 달러스토어 개념인 다이소. 온김에 김밥말이랑, 컵, 라면 셔틀용 플라스팅 쟁반을 두개 구입했습니다. 가격도 싸고, 없는게 없더라구요. 

-음식3-

한국에 왔는데 중국음식을 빼놓을 수가 없죠?


전 짜장면.

친구와이프는 간짜장


그리고 중자 탕수육에, 군만두까지. 우리 좀 너무 많이 시킨것 같다, 친구야. 그래도 이거 다해서 2만원조금 넘었으면, 꽤 괜찮은 가격 아니겠습니까! 원래 탕수육에 소스를 다 부어서 먹는데, 그렇게되면 남는것 보관도 애매하고, 재탕이 불가능해서, 친구의 조언에따라 찍어먹어줬습니다. 평생 탕수육 찍어먹어본적은 처음이지만, 맛있었습니다!

-음식4-

 
아침이 밝아오자 또 파리바게트로 고고해줬습니다. 오늘은 소보로 ^^ 고놈 참 달달했습니다.옆은 친구와이프가 먹은 소시송(?). ez와이프양, 은근히 초딩입맛이야, 자네.


 
날씨가 유난히 좋은날 사진찍었습니다. 비가지나가고나니 멋진 산이 보이네요. 구름이 약간 꼈지만, 아침 저녁이면 선선한 최고의 계절이 옵니다.

-음식5-

친구가 칭찬을 하던 국수, 수제비 집이 있다하여 향했습니다. 역시나 허름하지만, 자주 부담없이 간다는 이곳.


역시나 푸짐하죠?


친구와이프는 매콤한 비빔국수. 친구는 수제비를 시켰는데, 사진이 어디갔지???


역시 국수는 김치맛이죠? 역시 일품이었습니다.

한국에 왔으니 팥빙수를 한번 먹어줘야죠. 그것도 과일빙수, 아메리카노 빙수 이런거 말고, 진짜 옛날 방식으로요. 

 
가기전날 딸아이 주려고 헬로키티 젓가락, 그리고 와이프 주려고 남대문들어간 커피잔을 하나 샀습니다.

-음식6-
 
가기전날 마지막으로 먹은 음식입니다. 제가 참 좋아하는 닭갈비! 사리도 이것저것 넣고, 마지막에 밥도 볶고... 아휴 맛있었습니다! 예전에 이거 먹으면서 와이프랑 데이트를 많이 했었거든요. 


-안녕 한국-


한국에 수요일 저녁에 도착해서, 월요일 아침 출발이었는데, 시간이 정말 너무 빨리 가버렸습니다. 제가 비행기에서 나올때 들고 기다린다고, ez가 만들었다고 합니다. 다음번엔 이런거 말고 플래쉬나 연발로 계속 터뜨려 달라고해야겠습니다. 


한국에 왔다가, 미국으로가기위해 다시 이곳을 지날때 느낌 아시죠? 꿈꾸다 현실로 돌아가는듯한...


제가 친구한테 그냥 공항버스 타고 간다고했는데, 굳이 렌트를 또 해서 차로 저를 데려다 줍니다. 공항 지차 주차장은 처음인데, 빈공간은 초록색불로, 이미 주차된공간은 빨간색으로 표시가되서, 자리 찾는데 아주 편하게 되어있습니다.


타이항공 비지니스 체크인을 했습니다. 아, 그러고보니 오늘 갈곳을 말씀을 안드렸네요. 오늘 갈곳은 사실 양곤이아니라, 말레이지아 페낭입니다. (제목은 양곤인데, 정작 양곤은 마지막편에 ^^) 원래는 오늘 저녁에 그냥 바로 양곤행이었는데, 이런일이 사실 벌어졌습니다. 때는 한국-양곤행표를 예약하고 막 24시간이 지난후. ez로부터 문자가 도착합니다. 

ez: '나, 너 떠나는 월요일날 휴가 반납하고 오전 페낭으로 출장가야할것 같다.' 
나: '걱정마라, 나도 스케줄 조정해서 뭐 같이 오전에 떠나지뭐. 조정가능하니까, 나도 페낭에사는 친구보러갈께. 아쉽지만 인천공항에서 같이 면세점 쇼핑도하고, 사또 행차하면 인증사진도 찍자.'

여기까진 좋았습니다. 그런데 제가 한국으로 타기 며칠전, 또 ez로부터 문자가 또 도착합니다.

ez: '아마, 페낭 안갈듯하다..'
나: ... 

fake.gif
나의 멘붕상태...

사실 저는 뭐 대학 동창이랑 약속을 해 놓았고, 이기회 아니면 그 친구 언제 보나 싶어서 오히려 더 좋은 기회라 생각했는데, 저의 죽마고우 오히려 아주 미안해합니다. 너무 미안해 하길래, 이걸 빌미삼아서 미래에 뭔가 받아내면 좋겠다는 생각이 번뜩입니다. ^^ (왜 그런거 있죠? 정작 본인은 괜찮은데, 주위에서 미안해하는...) 저야 어차피 UA마일로 ICN-BKK-RGN이나, ICN-BKK-PEN (24내에 오버나잇), PEN-RGN이나 마일 들어가는 것도 같은 22,500(UA마일 비지니스)이고, 21일이전에 스케줄을 바꿔서 따로 들어가는 비용도 없었구요. 레비뉴 티켓이면, 니가 물어내니, 내가 물어내니 했을텐데, 마일로 가니 역시 융통성 최고입니다. ^^ 마구 스케줄을 조정하는 모습을 보여주니, 친구가 오히려 더 당황. 


한국을 나올때 저 우유빛깔 백지영... 아니 우윳빛깔 유리를 보면 마음이 심난해집니다. 예전엔 안그랬는데,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누구랑 헤어진다고 생각하면  좀 눈물도 더 많이 나는것 같구요... 다행이 친구민망하게 꺼이꺼이 하지는 않았지만, 한국와서 너무 편하고 재미있게 지내다가서, 친구 부부에게 너무 고마웠습니다. 

외항항공사를 타시려면 탑승동으로 가셔야죠? 출국심사하고 나오니, 바로 탑승동 열차타는 곳이 보입니다. 그러고보니, 사진 왼쪽에 있는 상점이, 인천공항에서 그렇게 돈을 잘번다는 면세점이군요. 


 
탑승동까진 머니까 미리미리 가라고하는데, 연결 열차도 자주있고, 사람이 많지만, 에스컬러이터등 시설이 잘 되어있어서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것 같습니다. 참 멋진 공항인것 같습니다, 인천공항.


타이항공 비지니스를 타시면, 탑승동에있는 아시아나 라운지를 이용하실수 있습니다. 라운지 표지판을 따라가시면 금방 찾으실수 있습니다.


라운지는 2층에 있는데, 대한항공 라운지랑 아시아나 라운지랑 아주 가까히 있습니다. 


대한항공 라운지 건너편 이웃인 아시아나 라운지. 아시아나 라운지에 들어서면 일단 직원이 자기 의자를 박차고 바로 일어나서 저를 맞아 주십니다. 전생에 제가 나라를 구한것도 아니고, 일어나서 저를 맞아주시니, 제가 다 좀 죄송합니다. 그렇지 않아도 높은 굽있는 신발 신으셔서 힘드실텐데... 직원분이 라운지패스를 가져가시길래, '라운지패스, 기념품으로 좀 간직해도 될까요?'하니 베시시 웃으면서 다시 돌려줍니다. 지난번 사쿠라 라운지 입구에서 완벽한 스마일로 저를 반겨주셨던분, 미안하지만, 3순위로 밀려나셔야겠습니다. 4순위는 안젤리나 졸리고, 아시아나 라운지 직원분, 2순위로 등극입니다. 

ponz.JPG 
1순위는 누구냐구요? 완전 대세, 가출한 누님유자. 통자. 예지원. 하수빈. 강수지. 구라 소문만 믿고 일단 1위로 올림.
어디로 가출하셨나했더니, 롯데마트에...

 
아시아나 라운지 참 분위기 좋습니다. 크기는 그리 크진 않은데, 전체적으로 간접조명이 은은한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음식, 음료수 종류도 다양합니다. 전 아침을 이미 먹었지만, 전복죽을 그럴듯하여, 한공기 담습니다. 


 
예전엔 이런게 눈에 안들어왔는데, 부모가 되보니, 이런 시설에도 눈이 많이 갑니다. 아이들이 놀곳도 있고, 넓직한 공간에, 음식점도 많고 역시 인천공항입니다.


어느덧 벌써 한국을 뜰 시간이 왔군요. 오늘 저녁엔 7년만에 대학 동창을 볼 생각하니 은근히 기대됩니다. 과연 이친구가 공항에 나올지도 솔직히 조금 걱정됩니다. 갑자기 제가 이 친구한테 뭐 잘못한거 없나 생각하게되고, 이 친구가 뒷끝있는 A형인지도 궁금해집니다. 친구 주려고 책갈피를 하나 샀긴한데, 안동 탈이라도 사왔어야하는게 아닌가 오만가지 생각이 듭니다. 

친구에게 떠나기전 문자를 보내니, 와이프와 햄버거 먹고 자기도 방금 인천 공항을 나선다고 합니다. 나때문에 너무 한식만 먹었나???

다음편예고: (마지막편) 페낭의 대학 동창은 30분이 지나도 나타나지 않고... ICN-HKG-BKK-PEN-BKK-RGN-BKK-ICN-LAX-DFW-이글이글의 여정이 시작되는데... 난데없이 싸이가 파자마 바람으로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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