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실험실처럼
제가 일하고 있는 실험실에도 매주 월요일마다 랩미팅이 있습니다.
한 번에 두 명 혹은 세 명씩 발표를 하기 때문에
5 주에 한번씩 제 발표 차례가 돌아옵니다.
랩미팅은 원래 그 동안의 연구 결과를 놓고 동료들과 토론을 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이지만
연구책임자가 수주한 연구비로부터 월급을 받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일종의 숙제 검사 기능도 있습니다.
"나, 지난 한 달 동안 이런 일 하면서 열심히 일했다" 정도.
오늘 제 발표 차례였는데
발표 직전에
지난 밤 만들어놓은 슬라이드 중에서
중요한 데이터가 들어있는 슬라이드 몇장을 긴급히 삭제했습니다.
12월 7일 ~ 12월 9일 투표 여행을 다녀올 생각인데
그 데이터들을 이번 여행 이후로 이월 시켜볼 얄팍한 심산이었습니다.
다음 랩미팅 때 발표할 데이터의 양에 대한 걱정없이
투표와 여행을 즐겨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써놓고 보니 좀 비참하다거나 스스로 추례해진 느낌이 없지 않습니다.
현재 투표장소 후보로는
1. 샌프란시스코: 혹시 시간이 되면 김미형님 등을 한번 뵐 수 있을까 하는 기대에서입니다.
2. LA: 순전히 음식 때문입니다. 훨씬 오랫동안 한국에 안들어가신 분들도 많겠지만 어쨌든 4년째 고국땅을 밟아보지 못한데다가 한국에 있을 때는 맛집관련 책을 엮을 정도로 차령 이남 쪽 식도락 여행을 해오던 터라 제대로된 한국음식이 너무 그립습니다.
3. 시애틀: 아내가 가보고 싶어하는 곳이고 세곳 중 비행기 티켓도 가장 저렴하군요.
투표를 모두, 무조건 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 중앙선관위와는 다른 제 생각입니다.
찍어줄만한 사람이 없을 수도 있고,
누구를 찍어야할지 모를 수도 있으니까요.
"침묵하는 바보는 죽은 시계이고 떠드는 바보는 잘못 가르키는 시계"라는 말도 있지않습니까.
다만,
"정치하는 놈들, 다 똑같다"는 음모에 속아서 투표 안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제 생각에 우리 실정에서의 투표란,
매우 좋은 사람을 뽑는 것이라기 보다는
그나마 덜 나쁜 사람을 뽑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다 똑같이 나쁜 놈"이라서 투표를 포기해버리면
정치하는 사람들은 더욱 더 사악해지겠지만
그나마 조금이라도 덜 나쁜 사람을 뽑으려고 노력한다면
그 사람들도 어쩔 수 없이 차차 나아질테니까요.
이야기를 쓰다보니 늘 그렇듯이 옆 길로 새버렸네요.
LA 코리아타운(맛집들)에서 가까운, 그러나 매우 좋은 하이얏 어떤 게 있을까요?
혹시 묵어보신 분 계시면 정보좀 부탁드립니다.
하이얏 무료투숙권을 써볼까 하는데
영, 아니라면 아껴두고 현금을 쓰도록 하겠습니다. 싼 곳도 제법 있더라구요.
맛집 정보는 직접 검색해보겠지만,
그래도 시간이 되시는 분의 추천은 감사히 받겠습니다.
아니...이 양반들이(마모님 흉내).....점심먹고 오는 사이에 백플놀이 하고 있으시네...ㅋ
이제 라스트 스퍼트를 보여줘야 할 마지막 직선주로에 접어들었습니다!
그만 잘랍니다.
두루님 미리 100 찍어 놓으시기 없기!
100!
---------
하하 ^__^ 성공!!!
헐.
성원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리고 당첨되신 분께는 자격이 되실 경우 약속대로 상품을 보내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이미님을 위해서 이 아래 아주 간략한 차령 이남 맛집을 하나 올려보겠습니다.
늦은 밤이니 되도록 간략히 올리겠습니다.
그럼 안녕히들 주무세요.
잉.... 자격 3번 미달이군요ㅠㅠ
angel island로 잠시 이사를 하심이 ㅎㅎ (아님 treasure island? <- 여기 bay bridge 건널 때 마다 가보고 싶었는데 못 가봐서 아쉬워요 ㅠ )
절교예찬님 후기 미리 고맙습니다!!
저도 아직 못 가봤어요 -_-;;
섬 앤 컨디션 이라니깐요.
아직 마적질을 제대로 배우신 게 아니군요.
이거 유자님 명성에 거품이 있는 거 아닌가 의심되는 상황입니다.
이쯤되면 SM으로 징징신공 정도 하셔야 하는 거 아닙니까?
진정한 마적단이라면.
거품 맞아요..^^;;
sm 징징신공 잘 못 합니다 ^^;;
(재미있었어요 ^^ )
전화기로 도전하시려구요? ㅎㅎ
아니 Dan 님 답글달고온사이에 이분들이 진짜 한판 벌이셨네.
차령 이남 맛집
1. 이름은 들어보셨나? 얼음 동동 새콤달콤 된장 물회...
몇 해 전 타계하신 이청준 선생의 소설 <인문주의자 무소작씨의 종생기>를 읽다보면
참나뭇골이라는 마을이 나옵니다.
늦은 밤 "이곳이 참나뭇골 가는 길이 맞느냐?"는 나그네의 질문에
'조금 전 앞서 간 사람이 있으니 부지런히 가보라'는 선의의 거짓말로 나그네를 안심시키는 대목에서 나오는 마을 이름 참나뭇골.
이 마을 이름을 한문으로 코딩해보면 '진목리(眞木里)가 되고
이곳은 실제로 선생의 고향인 장흥 회진면 진목리입니다.
그러니 선생은 자기 고향 이야기를 소설로 쓰셨고 아마 거기 등장하는 인물 중 한 사람은 선생일지도 모릅니다.
선생의 고향인 이 회진 포구에는 물론,
선생님의 초등학교 동창생들도 한 두 명쯤은 살고 계실테고
그 중 여자 동창 한분이 '청송횟집'이라는 식당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오늘 소개할 음식은 바로 '된장 물회'라는 것인데
보통의 물회들은 많이 드셔보셨겠지만 된장을 넣은 된장 물회는 생소하실 거라고 생각됩니다.
그 까닭은
식당을 하고 계신 선생의 동창생이라는 분도
이 비법을 고기잡는 아버지에게서 배우셨다니 말입니다.
여기에 들어가는 재료는 그렇습니다.
포구에서 매일 잡는 여러 가지 생선들.
광어, 농어, 우럭을 비롯해 주로 쫄깃 거리는 생선과
청양고추 송송
무엇보다 중요한 새콤한 열무김치
그리고 된장,
식초, 설탕..
마지막으로 얼음 동동.
한번 먹고나면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하는 맛이지요.
미국에서 할로윈 준비할 즈음이면
이곳 참나뭇골에서도 호박축제가 열립니다.
세상의 모든 호박들을 다 모아 키우고 있습니다.
그러니,
차령 이남을 여행하시는 분들,
때를 잘 맞추어
선생의 단편 소설 하나 정도 미리 읽고
참나뭇골 들러서 선생의 생가도 살펴보고
호박도 구경하고
돌아나와 포구 옆에 있는 청송횟집 들러서
뱃속이 기절할 정도로 짜릿한 '된장물회' 한그릇 어떠십니까.
야밤이라서 가급적 자극을 줄여 오려보았습니다.
시장들 하시죠 ㅋㅋ
아.....너무하십니다. 된장 물회....
아니 이런!! 절대 자가조달 할 수 없는 메뉴를 올리셨군요 ㅠㅠ
사실 노령 산맥 아래로 제 초등학교 친구가 이사를 했다고 해서 찾아가보려는 여행이었는데 ... (언제 갈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ㅠ)
친구랑 같이 가 볼께요!! 어릴 때 이야기하면서 된장 물회 먹으면 ㅠ
그럼 다음 랩미팅 끝나고서는 노령산맥 아래 맛집으로 하나.
그때는 iimii님 특별판으로 발행하겠습니다.
선호하는 메뉴 아래 적어주세요.
맞춤으로 해드릴께요.
굿나잇.
흐미, 오늘은 잠을 잘수가 없군요.
글을 읽기 시작할때는 분명 댓글이 71개 밖에 없었는데 철이 재우고 오니깐 갑자기 이게 웬 난리랍니까?
선댓글 후캣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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