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두산순교성지, 먼 발치에서 자주 봤지만 와보긴 수십년만이다.
정문을 들어서자 3호가 냅다 달리기 시작한다.
이어 1, 2 호도 달린다.
부산에서 근무하는 수녀님께서 서울 출장 줌 짬을 내 만날 수 있었다.
미국 우리 동네 대학에서 몇년 유학하며 박사학위를 받고 지난해 가을 한국에 오셨다.
한국서 처음 봐선가 9개월의 길지 않은 세월인데도 반갑기가 그지없었다.
법륜스님과도. 가족이 함께 믿는 종교는 없지만 종교인의 풀어내는 세상의 이야기는 늘 생각을 넓혀준다.
인사를 마친 뒤 자리 잡고 앉은 두 사람. 이야기가 쉬 끝날 것 같진 않다.
자리를 비겨 아이들과 성지를 둘러 보기로 했다.
김대건 신부 동상 앞에서 펄쩍펄쩍 뛰는 아이들.
사진을 돌려 본 아이들이 재밌다며 또 뛴다. 염치 없이 성지에서 신난 아이들을 다독여 산책에 나섰다.
문의 살 하나하나가 다른 모양의 십자가를 쥔 사람.조각이다.
낯익고 친근한 모양의 순교자 상.
짐작대로 내 대학 지도교수님 작품이다. 카돌릭 신자로 길상사의 부처상을 만들기도 했다.
처형할 때 쓰였다는 도구라는데 짐작이 가지 않는다. 다만 그 크기와 무게만으로도 잔인하게 느껴진다.
닳아 반들거리는 김대건 신부상의 손을 잡고 기도하는 3호. 소원을 빌었단다. 혹시 한반도 평화?
정성 담긴 초와 꽃. 유리벽에 부딪혀 반짝이는 불로 더욱 풍성해 보였다.
절두산 순교자 기념탑. 탑에 새겨진 순교자 한분한분을 둘러 보던 1, 2, 3호.
다른 손 동작을 한 조각의 모습을 하나하나 따라하는 3호.
볼 것 다 본(?) 3호는 나뭇잎을 모았다.
2시간 여 만남끝 기념 촬영. (올 한국 방문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사진이 될 듯)
속세(?)와 절두산 성지를 이어주던 계단길
타요를 알아 본 3화에게 사진 찍자니, "나 애기 아닌데...."
강변에서 절두산을 올려봤다. '목을 잘랐다'는 그 이름, 수풀 탓에 피빗 붉음이 두드러졌다.
맞은편엔 반듯하고 반짝이는 금빛 '63빌딩'이 보였다. 묘한 대비가 일었다.
1등!
멋지네요.
고맙습니다.
깊이 있는 삶을 살고 계신 듯 느껴지는 사진들입니다. ^^
수녀님과 대화하시는 모습 참 따뜻하네요.
제 삶의 깊이가 있을리 만무하지만^^ 이날은 보신대로 마음이 따뜻해지는 하루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아~ 절두산. 이번 한국에 가서 제일 많이 갔던곳이었죠. 부모님이 계실곳으로 정해두었는데 올해 한분을 모셨어요,큰 고통없이 떠나셔서 감사드리고 부활의집에 잘 모시고 왔죠. 도심 한가운데에 이런곳이 하면서 갈수있는 서울이라도 생각되지않는 완전 다른 곳이죠. 주임 신부님도 주일미사 강론도 너무 좋죠. 좋은시간을 보내시고 좋은 추억도 많이 만들고 오세요.
아고, 올해 큰 일을 치루셨네요. 돌아가신 분을 이곳에 모실 수 있는 줄은 몰랐는데 정말 좋은 곳에 모셨다는 생각이 듭니다. 늦었지만 평안히 안식하시길 기원합니다. 저희도 좋은 추억 많이 만들고 가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와 저런 곳이 있는지도 모르고 있었네요. 마음이 숙연해 집니다.
그리고 정말 폭 넓은 인간 관계를 맺고 계시는 모습이 부럽고 존경스럽습니다.
아이들도 많이 배울 것 같아요.
저도 수십년 만에 두번째 가보는 건데 어릴때 보던 느낌과 또 달랐어요.
원래 산 이름이 있었는데 병인박해때 처형지로 쓰이면서 사람들이 부르는 이름이 바뀌었다고하니 새삼 그 아픔도 크게 와 닿더라고요.
전 할머니부터 부모님 모두 천주교인데요 그해서 그런지 더 정이가는 포스팅이네요.
어쨌든 아이들은 아이들이네요...뛰고 뛰어도 더 뛸수있는 에너지가 부러워요.
그러시군요. 저도 잠시나마 성당을 다닌 적이 있어서그런지 이곳이 금세 친숙해지더라고요.
성지에서 저렇게 펄쩍펄쩍 뛰는 애들을 보니 다음엔 한 삼일 굶겨서 가야할 듯 싶어요. ㅎㅎ
최종태 교수님의 제자셨군요! 궁금해서 찾아봤더니 이런 멋진 기사가 있네요.
http://news.donga.com/more0/3/all/20110831/39941126/1
그런 일이 있었군요. 말씀은 어눌하지만 종교와 무관하게 삶과 자연을 생각하는 무게가 묵직했다고 느꼈는데요 역시 그런 흔적을 보여주시네요.
오늘에서야 문재인 대통령께서 교황께 선물하셨다는 성모상을 봤습니다.
https://www.facebook.com/TheBlueHouseKR/photos/a.1898953987059499/2213913152230246/?type=3&theater
전 설명을 보기도 전에 최종태 조각가 께서 만든 걸 알겠더라고요.
마침 올해 여름 절두산에서 그 분 작품을 보고 온 터라 더 반가웠습니다.
관련 소식을 보니 역시나 독실한 천주교 신자인 최 조각가께서 만드신 길상사 불상이 화제에 오르기도 하네요.
교황께서는 문 대통령께 평화의 염원을 담은 올리브가지 청동상을 선물하셨다고 하네요.
모쪼록 선물이 뜻하는 모든 것들이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지금 한국에 나와있는 참에 절두산 성지 한 번 가봐야 겠네요. 집안 대대로 카톨릭임에도 불구하고, 바로 지척인 절두산 성지를 아직 못가봤네요.
오하이오님 께서 올려주신 최종태 조각가님의 작품도 한 번 보고 와야겠네요. 감사합니다.
그러셨군요. 그리 멀지 않으면 이번 기회에 꼭 한번 찾아가 보세요. 비 신자인 저도 두루 평온해지는 느낌을 받고 왔어요. 아마 이번 선물 덕에 최종태 작가님 작품이 적어도 가톨릭계에선 더 가치있게 보여지지 않을까 싶긴 하네요. 모쪼록 즐거운 고국 방문 되시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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