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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모아 게시판   [잡담]
후라이팬 종류와 사용법

헐퀴 | 2018.06.20 14:58:32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후라이팬 얘기가 나온 김에 오랫 동안 요리를 취미로 해왔던 입장에서 정보성 잡담 올려봅니다.

 

밑에 글의 댓글에서 어느 정도는 얘기가 됐지만, 후라이팬 별 용도를 잘 알고 사용하셔야 합니다. 요리 잘 하면 다들 100% 스뎅팬이나 무쇠팬 쓰는 게 아니라, 때로는 코팅팬도 사용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거든요.

 

가장 중요한 기준은 열, 온도입니다. 고온 조리를 하는 음식은 스뎅이나 무쇠팬, 저온~중온은 코팅팬으로 생각하시면 편합니다. (스뎅이나 무쇠팬에서 저온 조리를 못 하는 게 아니라 딱히 큰 메릿이 없습니다.) 코팅팬의 코팅은 고온에 무척 약해요. 코팅팬이 빨리 망가지는 가장 흔한 이유 두가지가 고온 조리와 스뎅 뒤지개로 긁어서라고 봅니다요. 저온에서 하는 조리 위주로, 나무나 플라스틱 뒤지개랑 같이 쓰시면 훨씬 오래 쓰실 겁니다.

 

참고로 '고온'의 기준은 생각보다 높아요. 테플론 기준으로 화씨 500도까지 견딘다고 하는데요. 개인적으로 기름 자체만으로도 타서 연기가 날 정도 혹은 재료 겉면을 태우는 효과를 빠르게 낼 정도부터는 하지 않는 걸 100% 안전하게 판단하는 기준으로 봅니다. 예를 들어 애들 치킨 너겟을 바삭바삭하게 튀긴 효과 나게 구워주는 정도는 화력 조절만 적절히 하시면 코팅 후라이팬으로 충분히 안전하게 할 수 있습니다.

 

스뎅이나 무쇠팬으로도 중저온 음식들은 할 수 있긴 합니다만, 예열도 필요하고 아무래도 non-stick 능력이 코팅보단 조금 딸리니 굳이 고집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전 뭐 웬만하면 그래도 무쇠팬으로 다 합니다만... (예열 진짜 잘 된 날은 계란 후라이도 지 혼자 또르르 흘러 다녀요 ㅎㅎ)

 

고온 조리 음식으로 넘어가보면, 대표적인 게 스테이크 같은 육류겠죠? 이런 용도에 맞는 팬은 흔히들 많이 쓰신느 무쇠팬(Cast iron), 스뎅팬(Stainless steel) 외에 카본 스틸(Carbon steel)팬이 있는데요. 이 중의 선택은 취향 차이라고 봅니다. 손에만 익으면 어느 팬이든 간에 거의 논스틱처럼 만들어서 쓸  수 있고, 각자 자잘한 장단점이 있거든요. 전 한동안 스뎅팬을 쓰다가 요새는 무쇠팬으로 정착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스뎅팬도 고온에 완전 면역은 아니라서... 요리 재료랑 팬 크기가 잘 안 맞으면 생기는 얼룩 때문에 세척이 무척 귀찮아지기 때문인데, 그래서 정말로 막 굴리기에는 무쇠팬이 더 편하게 느껴져서입니다. 하지만 장단점이 있으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한번 알아보시고 선택하시면 되겠습니다. 예를 들어 무쇠팬은 더럽게 무겁고... 산성 음식에 약해서, 토마토 소스 같은 걸 졸이면 시즈닝된 게 조금씩 날라갑니다. (근데 토마토 소스 같은 건 그냥 코팅팬으로 ㅎㅎ)

 

추가적으로 일반적으로는 잘 모르시는 (위에서 언급한) 카본 스틸팬이 있는데, 이건 저도 아직 안 써봤는데 기본적으로는 무쇠팬과 거의 같은 성질을 지니고 있다고 합니다. 더 가벼운 대신 열 유지능력은 상대적으로 약하구요. 한국에선 모르겠고 미국 레스토랑들 주방에서는 이걸 주력으로 쓰는 것 같습니다. 아 중국 무쇠웍도 카본 스틸이라고 하더군요. 하나 사볼까 싶은데 좋아 보이는 건 비싸서 아직 엄두를 ㅎㅎ

 

마지막으로 서양 요리에 관심 많은 분들께 추천하고 싶은 책이 하나 있습니다. Serious Eats의 Kenji Lopez-Alt가 쓴 책인데 레시피들은 Serious Eats에서 유튜브에 올린 것들과 꽤 중복이 되지만 그 외에도 필수적인 조리도구 사용법들이나 요리 뒤에 숨어있는 과학에 대해서 제가 본 어떤 책들보다 더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http://a.co/dcWggzt

 

마모에 현직 요식업계에 계신 분들도 많으실텐데 부족한 내용이나 틀린 내용 지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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