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눈문을 뚝뚝 흘리는 3호, 2호와 다퉜다.
2호도 금방 울듯한 억울하 표정. 잠시 후에 눈 감기고 잘못한 사람 손들라니 둘 다 든다.
다행히 금세 다툰것 잊고 노는 2, 3호를 데리고 맘편히 호텔을 나섰다.
항저우동역. 역시나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지은지 1년이 채 안된 4년 전 항저우동역은 비교적 한산했다.
언듯봐선 몰린 사람이 상하이 홍차오역 못지 않다. 이렇게 붐빌 때 한번 의심해 봤어야 했다.
태연하게 매표소로 향했다. 줄을 서 한참을 기다려 매표원과 대했을 때,
거의 매진이다. 한번에 4장표는 더더욱 구하기 힘들었다. 주말은 원래 그렇단다.
온김에 밥이나 먹고 가자고 나온 기차역.
그때 비행선 모양의 건물이 인상적이었다. 가지가 앙상했던 나무는 그새 풍성해졌다.
그때 기차에서 내내 자다 잠 깬 3호가 택시를 타서 벙글거리던 모습이 떠 올랐다.
아이들이 눈길 준 쓰레기통의 나비 뿐, 기차역 주변은 아직 황량했다.
할수 없이 역 안으로 들어가 식당을 골랐다.
처가 나름 최선을 다해 주문했지만 '역 주변 식당은 맛없다'는 내 편견을 깨진 못했다.
사람이 붐비는 기차역, 전철표 사는데도 한참이 걸렸다.
전철표 사기위해 줄을 서자 전철역 한 귀퉁이에 자리 잡고 않은 1, 2, 3호와 처.
낯선 사람 옆에 앉기 싫다는 3호. 몇번 서서고생하더니 얼른 자리 잡고 앉는다.
기차역 대신 시내 구경, 호텔 두 정거장 앞에서 내렸다. 간이 코인 노래방이 자주 보였다.
아이스크림 하나씩 물고 구경하던 1, 2 3호.
장난감 자동판매기 앞에서 섰다. 하나 뽑게 해줄까? 10위안 안팍, 생각보다 비싸다. 가자!
백화점에 올라가서 한참을 갖고 놀던 시계 안내 스크린.
밀고 당기로 누르고, 영락없는 큰 타블렛PC다.
다소 뜬금 없어 보이던 테이블 축구. 월드컵 기간 관련 홍보물이다.
잠시 쉬며 처가 백화점에서 얻어온 실로 '손풍기' 목줄을 엮어 줬다.
손풍기 목에 걸고 기념 촬영.
더위에 건물과 상가로만 가고 싶었지만 결국은 지상으로 올라와야 했다.
더위에 전철 2정거장 거리 걷는게 쉽지는 않았지만 무사히 숙소 입구에 도착.
호텔방에서 땀 좀 식히고나니 갑자기 비가 내린다.
직전 까지 맑은 하늘이었는데 굵고 많은 비가 내렸다.
그때도 그랬다. 갑자기 내렸다. 기저귀만 차고 우산 든 3호가 환호했다. 다음엔 여기 롱징(龍井)에 가볼까?
정이 더 들라고 하는듯요. 그렇게 안싸우면서 자라면 이상한거겠죠. 비오는 풍경 사진이 정말 멋지네요.
그렇게 싸우면서 정도 들고 하면 좋겠어요. 마침 더울때 비가 참 시원하고 멋지게 왔습니다. 고맙습니다.
뉴욕도 참 사람 많고 정신 없는데 중국은 이 한여름에 덥고 사람 더 많고 더 정신 없을거 같아요. 애들 데리고 고생하시네요. 장기간 돌아다니다 집에 오면 내집만큼 좋은곳이 또 있으려나요.
애들이 그래도 오하이호님 닮아 순한거(?) 같은데요...ㅎㅎ
아이들이야 아직 가면 가고 오면 오나 보다 하는데 갈 날이 가까와 지니 무덤덤한 아이들과 달리 아이들 할머니 얼굴에 그늘이 살짝 지네요.
아이 키우는 부모로... 2호 3호가 왜 싸웠나만 궁금했습니다. 아마 첫 사진에 아이의 눈물이 보여 머리에 오래 남나봅니다.
몇가지 싸움의 패턴이 있더라고요. 막내는 하지 않은 말을 했다고 하면 흥분하고, 둘째는 하지 말라고 하는 말이나 행동을 누군가 계속하면 흥분하고, 큰 애는 자기 물건 허락없이 건드리면 흥분하고.
다른건 몰라도 1호의 흥분거리에 마음이 안좋네요. 첫째라서 라고 하기엔 아이들이 너무 불쌍해요. (저희 첫째도 그래요... )
큰 애가 자기 물건 애착과 결벽 비스므리한게 있어요. 스스로도 손을 자주 씻고, 동생들이 뭔가 묻은 손으로 마구 만지는게 계기가 되었는지 가끔은 손을 씻고 만지기 요구하기도 해요. 나이가 들면서 또 여행을 다니면서 조금씩 나이지는 것 같지만 좀 더 두고 봐야겠어요.
맨날 부러워하던 1,2,3 호였는데...요글을 보다보니 1,2,3 호의 특징을 한방에 몰아갖고 있는 아들을 제가 키우고 있는 것 같네요. ㅎㅎ 이것도 일석삼조인가요....? T.T
아이들은 크면서 변하기는 하는데...몇가지 천성은 잘 안변하더라구요.
1호처럼 자기 물건 손대는거 싫어하고, 한 깔끔한 성격에, 2호처럼 한얘기 또하게 만드는 걸 못참고, 3호처럼 뭔가 기억에 없는 얘기 했다고 하면 헐크로 변하는 울 아들...
대학생되서 기숙사 가더니 고군분투중입니다. 근데 역시 제일 못참는 건...룸메이트나 스위트 메이트가 더러운거더라구요...ㅋㅋ
더운 여름이지만, 알콩달콩 즐거운 추억 많이 만들고 오세요. ^^
하하 그럴 수도 있군요. 그래도 이러나 저러나 대학까지 보내셨으니 손 탁탁 털고 지켜 보시기만 하면 되겠네요. 저는 이제 부터 부딪힐 일이 깜깜하네요. 앞으로 뭔가 아이들, 큭히 큰 애를 대하는 기준을 바꾸어야 할 것 같네요. ㅎㅎ
아, 옆에 있었다면 눈물을 쓱싹 닦아버리고 싶네요.
ㅎㅎ 감사합니다. 제가 대신 닦아 줬습니다^^
덕분에 중국 구경 잘 하고 있습니다.
잘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오하이오님 오랜만에 인사드려요.^^
역시 사진들 멋지고 재밌네요! 중간 중간 까메오(?) 출연하는 3호 애기 때 사진 넘 귀여워요ㅎㅎ
"잠시 후에 눈 감기고 잘못한 사람 손들라니 둘 다 든다."
이거 넘 훌륭한 훈육 방법이신데요? 저도 다음에 써먹어 봐야 겠어요!
정말 오랜만네요^^
국민학교때 없이 살던 시절이기도 해서 그런지 자잘한 도난 사건이 종종 있었는데
담임 선생님이 용서해 줄 테니 눈 감고 손들라고 하시더라고요.
그걸 좀 응용해서 써 먹는 건데 그 방법이 늘 먹히진 않지만
잠시 생각할 시간을 두고 손들라고 하면 둘중 하나, 혹은 둘다 드는 경우가 많긴 합니다.
둘 다 들면 왠지 흐믓합니다.
3호 2014년 사진 정말 귀엽네요.......
감사합니다. 그때가 그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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