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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모아 게시판   [잡담]
한국 갔을 때 시댁/처가 어떻게 일정 잡으시나요?

엣셋트라 | 2018.08.23 14:01:36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저는 맞벌이하며 30개월짜리 아기를 키우는데요,

일년에 한번씩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아기를 보여주려고 한국에 들어갑니다.

들어가면 보통 3주 정도 있다가 와요. 

 

한국가면 시댁(본가)와 처가(친정)을 오가며 묵는데,

저희 일정은 다른 사람이 보기엔 굉장히 급진/과격/진보적일 수도 있지만

저희 생각에는 꽤 합리적이라고 생각하여 한번 소개해봅니다.

 

- 3주동안 한국에 가있습니다.

- 아기는 열흘씩 친가와 외가에서 묵습니다.

- 아기아빠는 친가에서만, 엄마는 외가에서만 묵습니다. 즉, 각자 자기가 편한데서만 자는거죠.

- 물론 장부모/시부모님과 식사 자리는 한두번 정도씩 잡습니다.

 

이렇게 세번을 한국에 가본 경험에서 장단점이 있어요.

 

단점1) 시부모님은 합리적이라고 이해를 잘 해주시는데, 그 주변 분들이 "며느리는 어디갔니? 왜 안오니?"라는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시부모님이 주변 사람들의 눈을 많이 의식하시고 시댁의 권위를 원하시면 갈등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장부모님도 "너 이러다가 시댁에서 미움받는거 아니냐"라고 역으로 걱정하시기도 합니다.

 

단점2) 아기를 혼자보는 열흘이 힘듭니다. 특히, 첫 열흘은 시차적응 때문에 짜증도 많이내고 더 힘듭니다.

단점이라고 쓰긴 하지만, 미국에서 맞벌이 육아로 단련되어 솔직히 크게 힘들진 않습니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밥도 차려주고, 잠깐씩 아기도 봐줘서 오히려 편합니다.

 

단점3) 아기를 볼 때, 육아 전문가 2명이 필요한 작업은 다 힘들어집니다.

아무리 할머니 할아버지가 도와주셔도 프로와 아마츄어의 차이도 나고, 아이도 익숙지 않아요.

예를 들어, 목욕을 하면 한명은 아기가 넘어지지 않게 잡고있고, 나머지 한명은 비누질을 해야하고, 그 다음에 자연스럽게 한명은 물로 헹궈주면 다른 사람이 수건을 챙겨야하는데 이런 전문적인 분업은 아무와 할 수 없죠.

 

 

장점1) 아이가 없는 열흘은 완전 대박 좋습니다.

일년동안 집안일과 아이로부터 장기적으로 해방되는 유일한 시간입니다.

정말 잠자는 시간이 아깝다는 느낌이 팍팍듭니다.

우리 아기가 이렇게 매일매일 행복해서 밤에 잠을 안자려하는구나 생각됩니다.

 

장점2) 할머니 할아버지는 불편한 손님을 받으실 필요가 없습니다.

일년에 자식 얼굴보는 유일한 20일인데, 며느리/사위 눈치 볼 필요없이 편하게 지낼 수 있죠.

물론 개인의 성향에 따라서 이게 장점이 아닐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장점3) 육아에 대해 할머니할아버지와 며느리/사위 갈등이 없습니다.

예를 들어, 시부모/장부모가 TV를 많이 틀어주고 과자를 많이 먹이면 며느리/사위가 봤을 때 싫을 수도 있잖아요.

근데 친정/본가에 사위/며느리가 없으면 주는 할머니 할아버지도 편하고, 받아 먹는 아이도 좋고, 그걸 보는 저도 효도하는 것 같아 좋습니다.

 

 

이렇게 글을 쓰고 나니 다음 한국행 휴가가 기다려지네요.

이제 9개월만 더 열심히 일하면됩니다...!! ㅠㅠ

 

 

p.s. 일부러 제가 여자인지 남자인지 모르게 썼는데, 티 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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