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시간지부 투자 스터디 모임 (일명 주식모아)에서 항공사 분석을 하면서 싸웨를 맡아서 공부하던 중 창업자 Herb Kelleher에 대해서 알게 되었는데요. 여러가지 인상 깊었던 부분이 많아서 여기 몇가지 나누어 보려 해요.
- 그는 항공업계에 대해 아는것이 별로 없던 텍사스 출신 변호사였는데요. 캘리포니아에서 intra-state 항공 비즈니스가 되는 것을 보고 텍사스에서도 비슷한 모델의 비즈니스가 될거라는 (다소 막연한) 확신을 갖고 항공업계에 뛰어듭니다. 이때가 1967년이었습니다. 그의 나이 30대 중반. 그가 창업 당시 공동창업자와 냅킨 뒤에 그렸다는 달라스-샌안토니오-휴스턴을 잇는 삼각형 그림은 상당히 유명하죠.
- 그 당시 비행기를 타는 사람들은 부자들이거나 회사돈으로 비행기를 타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는데요. 그는 자동차를 타고 여행하는 사람들을 저렴한 가격으로 비행기를 타게 할수 있다면 승산이 있다고 믿었습니다. 그래서 경쟁사보다 엄청나게 저렴한 가격을 밀고 나갑니다.
- 이런 싸웨를 못마땅하게 여긴 경쟁사들이 소송을 겁니다. (싸웨같이 신생 소형 항공사는 많은 고객을 비행시킬 자격이 안된다 운운하며) 이 소송에 엄청난 비용이 들어가고 결국 보드 멤버들이 1969년 회사 문을 닫으려고 합니다. 그때 Kelleher는 자비를 털어서 내가 소송을 진행할테니 회사를 살릴것을 요구하고 결국 소송이 계속 진행됩니다. 4년간의 치열한 법정투쟁끝에 싸웨는 소송에서 이기고 사업을 계속할수 있게 됩니다.
- 싸웨가 낮은 가격을 책정할수 있었던 큰 요인중의 하나는 Operational efficiency 입니다. 싸웨는 gate turnaround time이 단지 10분에 불과해서 세 대의 비행기를 가지고 네 대 비행기 운항 스케줄을 운영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싸웨는 다른 항공사와 달리 737 단일 기종을 운영해서 정비 시간/비용을 많이 절감했고요.
- 70년대에는 싸웨는 텍사스에서만 운항하던 동네(?) 항공사였는데 1978년에 항공 규제가 풀리면서 전국적으로 확장할수 있게 됩니다. 그때 대형 항공사와 본격적으로 경쟁하게 되는데요. 새로 들어가는 마켓마다 시장 점유율을 꾸준히 상승시킵니다. 이때에도 경쟁 무기는 "낮은 가격" 입니다. 서비스는 최소한으로 단순화하고 대신 그만큼 가격을 낮춰서 (비행기를 자주 타지 않던) 신규 고객을 유입시키는 거죠. 이때부터 싸웨는 본격적으로 성장하게 됩니다.
- 싸웨는 재무적으로 회사를 상당히 보수적으로 운영합니다. 싸웨가 항공사 중에서 리스 비행기의 비율이 가장 적습니다. (대부분 소유) 그리고 유가 헤징 계약에 아주 능해서 유가의 상승에도 큰 타격이 없는 편이고요. 싸웨가 35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데 이것은 항공업계에서는 대단한 기록이라고 합니다.
- 직원들에 대한 대우는 꽤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조종사) 업계 최초로 profit sharing제도를 도입하기도 했고요. 그리고 마케팅 캠페인에 모델이 아니라 실제 직원들을 출연시킵니다.
- 그가 CEO로 재직하던 동안 싸웨는 엄청나게 성장했는데요. 그는 pay increase를 거부하고 보수의 거의 대부분을 stock option으로 받았습니다. 물론 주가가 엄청 올라서 그는 거부가 되었지요.
- 그가 최근에 NPR 쇼 "How I Built This" 에서 한 인터뷰가 있는데요. 아주 흥미있어서 여기 소개합니다. 이 인터뷰 당시 80대 중반이었는데 그 나이가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아주 정열적인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https://one.npr.org/?sharedMediaId=502344848:502624633 그럼 즐감하세요!
체리드림
오호~ 흥미로운 이야기네요! @미시간지부 아주 멋진데요?
미시간 지부 클래스의 단면을 사알짝 보여드렸습니당 히히
주식모아라니... 미시간 지부 부럽습니다
오호라!!! 이런 재미난 대화들을 나누시는군요!!!
영어로도 발표하셨더라니 이렇게 마모에도 발표하시는 체리님!!! 옆에서 목소리가 들리는거같아요!!!! 지난주에는 목소리로 듣고 이번주는 글자로 컨펌을 뿜뿜!!
복습의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당 히히
열씨미 발표준비한게 아까와서 여기도 써봤어요 뿅뿅 ^^
아주 재밌내요. 싸웨 창업이 많은 사람들을 자동차에서 비행기로 옮겨오는 중대한 역할을 했군요. 그리고 미시간 지부 부럽습니다.
여러분 부러우면 지는겁니다 히힛^^
드립모아는 언제나 볼 수 있나요 미시간지부정님....???
저도 요즘 귀찮아서 드립 자주 못하고 있어서............ 부정탈지도 모르니 조심히 사려봅니당
부러우니 저도 제가 주식에 대해 생각할때마다 이런거 사지 말라고 올려야하나요? ㄷㄷㄷ
실은 저도 잘 모르는 문외한이기에 ㅋㅋㅋㅋㅋ 체리님에게 여쭤보세요 삐용 @체리 님 짱
졌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쏘리
완전 졌는데요...
이런 얘기 너무 재밌어요...
남의 회사에 대해 자격요건을 이유로 소송할수 있다는게 신기하네요... 비행 라이센스를 준 정부면 또 몰라도요.
얼마전에 MMS엔가 싸웨 CEO 인터뷰 내용이 올라온게 인상깊더군요
조만간 하와이 노선이 열리는데 마일로 가는 사람이 초반에 많을텐데 어떻게 생각하느냐... 뭐 대충 이런 질문에 마일로 다니는 사람은 그만큼 우수 고객이기 때문에 마일로 여행하는 사람도 돈으로 가는 사람도 다 좋다... 이런 식으로 대답했다고 하더라고요
요즘 블로그들에서 AA 서비스가 엉망이라고 이야기 하거나 우수고객 응대가 별로라고 이야기하고는 하는데, 싸웨는 특히 최근 몇년간 다양한 좋은 이야기가 많이 들리더라고요.
어짜피 sw는 마일도 아니고 포인트면서 ㅠㅠ
전 요 ppt 를 라이브로 봤더랬죠 항상 많이 배웁니다 체리형님!!
죵님의 기업분석 후기도 기대해 보겠습니당 ^^
좋은글 감사합니다. 짧은글이지만 긴글을 읽은듯한 느낌이 들정도로 요약이 잘되어있네요. 다시한번 미시간지부의 저력과 체리님의 분석능력에 감탄하고 갑니다.
아니 이런 과찬을...^^ 업님 캄사합니당
이런 스토리 좋아하신다면, NPR 라디오의 HOW I BUILT THIS 팟캐스트 들어보세요 매우 다양한 사람들이 나와서 창업 스토리 풀어줍니다~
저의 최애 팟캐스트 중의 하나지요. 이 이야기도 거기서 들은것 바탕으로 쓴거예요 ^^
그런데 왜 주가는 안올라요?ㅋㅋ 다 오른건가요 ㅎㅎ
오 글도 쏙쏙 귀에 들어오게 잘 쓰시네요!
그 당시 비행기를 타는 사람들은 부자들이거나 회사돈으로 비행기를 타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는데요. 그는 자동차를 타고 여행하는 사람들을 저렴한 가격으로 비행기를 타게 할수 있다면 승산이 있다고 믿었습니다. 그래서 경쟁사보다 엄청나게 저렴한 가격을 밀고 나갑니다.
다 결과론적인 소리
저렇게 믿은 사람 중에 성공한 유일한 사람
나머지는 다 망해
망한 사람은 어차피 책으로 안 나와
가출한 사람 중에 성공한 사람 정주영이 유일하고
나무를 도끼로 찍고 나서 아부지 제가 했어요 하고도
다리 몽둥이 안 부러진 사람 와싱턴이 유일
그리고 저 얘기도 못 믿겠는게
어쩌다 보니 성공했고 전기 작가가 어떻게 성공하셨어요 하고 묻다 보니
아마도 내가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아 하던게
논리적으로 말이 되니 지가 하지도 않은 생각에 확신이 드는 거지
어어어 하다가 전쟁이 난 건데 나중에 역사 교과서를 보면
신체제와 구체제의 갈등이 점점 커져서 어차피 전쟁이 안 날수가 없었다
필연이었다 하는 거
저사람도 정주영도 와싱턴도
다 거짓말
팀 쿡이 하는 소리가 참말
어떻게 애플 사장이 되셨어요
휴렛 팩커드에서 간부하고 있었는데
재미도 없고 업사이드도 없고 하던 중에
스트브 잡스가
너 심심하지 나랑 같이 놀자
여기는 딴건 몰라도 재미는 있어
모 아니면 도! 해서 조인했다고
히고님 좀 까칠하시네요 ㅋ
어쨌든 항공업계 후발주자로서 이정도로 기업을 키운 거는 전 인정해 주고 싶네요. 미국 항공사 중에서는 재무적으로 가장 탄탄하니까요
말씀하신대로 책을 쓰거나 성공담을 이야기 하면서 다소 과장이 있었겠죠. 한두번 이야기 하다보면 언제부턴가 그걸 본인 스스로 사실로 믿게 되고요..근데 이게 거짓말까지는 아닌거 같습니다. 뒤집어보면 정주영이 가출안하고 집에서 부모님도와서 열심히 살았으면 우리는 정주영이라는 이름을 아예 들어보지도 못했겠죠. 저사람도 그런기회가 있다는걸 아예 못랐다면 지금의 싸웨도 없었을거구요. 그래서 이런 사례들이 성공의 충분조건은 아니고 수많은 필요조건중에 하나인데 그 한가지 때문에 성공했다고 부풀려진게 문제인거 같습니다.
ㅋㅋ 필요조건 맞구요
그냥 공부 열심히 해서 좋은 회사 취직해서 열심히 살면
저런 스토리가 안 나오죠
뭔가 일탈을 해야 스토리가 나온다
리스크 테이킹
리스크 테이킹의 결과는 모 또는 도
저희 남편한테 뭘 리스크를 테이크해야 크게 성공을 바라기라도하지 하니 자기가 아는 사람들 리스닝 테이크해서 망한 사례들 쫙 을더라구요....그래 우리는 밥만 먹고 살자꾸나...했어요. ㅠㅠ
저는 히든고수님과 생각이 사알짝쿵 다른데요...
가출해서 성공한건 정주영뿐이 아니라, 가출할정도로 강단있는 성격으로 매사에 밀고 나갔기에 성공한 것이고,
싸웨 사장님은 무모한 생각으로 경쟁업체들과 항공업으로 경쟁할 생각을 하고 그 각오로 매사에 성공을 위한 발판을 밟았던 것 아닐까요?
주변친구들중에 저는 해결한 문제를 해결 못한 친구들이 있는데.. 대부분 나도 해볼만큼 해봤다고 그런데 안되더라고 하는데, 제가 보기엔 해볼만큼 충분히 안해본것 같은데 그런말 하는 경우를 보게 되더라구요. 저는 일화 위주로 보기보단 그런 결정을 내릴 수있는 그사람의 기본 됨됨이를 보면 어떨까 싶네요..
주식모아 못간게 아쉬울 정도로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아울러 그날 대박났다고 알려진 @미스죵 님의 스피릿 항공 분석 편도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ㅎㅎㅎ
아주 흥미있군요.
오님의 댓글도 흥미롭습니다 ㅋㅋㅋ
요즙 LCC들이 거의 대부분 좇는 원가절약 개념을 창시한 회사니까 할 말은 많죠. 기종 단일화하고 퀵턴하고 이런 거 안 하는 LCC 거의 없을걸요...
싸웨는 gate turnaround time이 단지 10분에 불과해서 =>
헐.. 이게 진짜 가능한가요?? (제가 싸웨는 한 번도 안타 봐서요)
이게 싸웨 비행기 몇 대 없던 초반에는 됐는데..지금은 좀 더 걸리는거 같아요
이 항공사로 인해 미국 국내선 서비스는........ 더 나아가 전세계적으로(LCC 모델들이 퍼졌으니) 서비스는...........
버스가격까지 내려와서 버스수준이 됬어요. 근데 버스가격까지 안내려온 다른 항공사도 서비스는 버스수준까지 내려옴...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다음번에도 잘 부탁드립니다.
오 미시간 모임은 정말 다이나믹 하군요! 저 이런거 정말 좋아하는데...
사우스웨스트는 저도 항상 관심있어하는 회사인데... 사실 성공비결은 아주 간단하죠. 여행 agency 에 수수료 주지 않는거 + 사용료 싼 공항 적극 활용이지요. 잡스시절의 애플이 AT&T 에게 독점공금하는대신 공급가 프리미엄 및 직접 판매를 허용받은 것과 비슷합니다.
문제는 이러한 것을 도달하기 위해선 매니아층을 만들어야 하는데 737 단일기종 운영, 필요없는 서비스 과감한 생략으로 승무원 복지후생 확보(ㅋㅋ), 좌석넘버 미부여로 대신 예약 캔슬을 자유롭게 하고 고객들을 자발적으로 줄 서게 해서 탑승 턴어라운드 타임을 획기적으로 줄임 등 시장에서 성공할만한 아이디어를 많이 냈지요.
회사 설립시에 이렇게 어려웠는지는 이 글 보고 처음 알았네요. 어쨋든 현 CEO 없었으면 회사 설립도 어려웠을 테니 회사에 큰 공헌을 한 건 맞겠지요. 그리고 이러한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다른 사람 머리에 나왔어도 결국 승인한건 CEO 니까 저도 이빨깐다는 느낌을 받긴 했지만 이정도면 괜찮을 것도 같습니다.
이제 입장이 반대가 되어서 사웨는 텍사스 고속철 건설 계획에 태클 걸고 있습니다. 우리가 싸고 저렴한 항공라인 잘 만들어놨는데 왜 국고들여 괜히 기차라인 까냐고요 ㅋㅋ 재밋죠?
RIP. 이분 오늘 돌아가셨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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