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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부다페스트와 프라하 여행 (03: 프라하)

sophia | 2018.12.08 16:51:56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후기] 부다페스트와 프라하 여행 (01)

[후기] 부다페스트와 프라하 여행 (02: 부다페스트)

 

 

Free Walking Tour: 무료 워킹 투어를 한 번 해보고 나면, 돈 (일인당 $30+) 주고 투어 하는 옵션이 머릿 속에서 아예 사라집니다. 그리고, 아무리 구글맵이 도와준다고 한들, 새로운 도시에 가서 길을 헤매고 다니고 싶은 생각도 사라지고요. 일단 도착 후에 로컬 가이드와 같이 워킹 투어를 하면서 그 동네와 익숙해지는 지름길을 선택하는 것이 한정된 시간 안에 많은 것을 즐기고 싶은 여행자에겐 좋은 옵션인 것 같아요.

 

프라하에서 한 무료 워킹투어는, 앞서 부다페스트에서 한 워킹투어회사 (Free Tours by Foot)와는 다른 영리 목적의 회사 (Sandemans)가 운영하는 투어더군요. 무료 워킹투어를 맛뵈기로 해주면서, 이 투어가 마음에 들면 다른 유료 투어도 해봐라 정도의 PR인 거죠. 그렇다고, 한국 여행사들의 옵션 관광처럼 부담을 느끼게 하는 것도 절대 아닙니다. 그야말로, 워킹투어만 하고 walk away해도 전혀 부담이 없고, 워킹투어가 마음에 들어서 같은 가이드가 하는, 혹은 같은 회사 다른 직원이 하는 투어를 선택한다면, 그건 그야말로 개인의 선택이구요. 

 

전 처음에 무료 워킹투어만 하려는 생각이었는데, 여행 후반부가 되니까 몸이 슬슬 쳐지는게 (일주일 내내 해를 못 본 날씨 탓도 해봅니다만) 혼자 다니면 보고 싶은 거 다 못 볼 것 같은 건 물론이고, 수박 겉핥기 밖에 안 될 것 같아서, 호텔 돌아와서 침대 눕기 직전에 다음 날 프라하 성 투어를 신청했어요. 이 회사의 투어는 영리 목적의 회사가 하는 투어라, 무료 워킹 투어 중에 자기네 여행사가 운영하는 (?) 카페에 잠시 데리고 가더라구요. 날씨가 쌀쌀해서 다들 반기는 휴식이었지만, 부다페스트나 뉴욕, 뉴올리언즈에서 했던 무료 워킹 투어와는 다른 점이라서 일단 적어 놓을께요.

 

 

Opera Magic Flute: 부다페스트 편에서도 잠시 이야기했지만, 체코나 헝가리가 최근에 공산주의의 지배하에 있었지만, 그 이전 시대의 문화예술 컬렉션이 참 잘 남아있는 편에 속합니다. 공연단체들의 수준도 높은 편이구요. 전체적인 물가가 싸다보니, 공연예술 관람도 미국이나 한국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지요. 

 

다양한 공연장의 옵션들을 찾아보던 중, Stavovské divadlo (= Estate Theatre)에서 모짜르트의 오페라 마술피리가 눈에 확 띄더군요. Stavovské divadlo는 모짜르트가 자신의 오페라 돈 지오반니의 초연을 직접 지휘한 유서깊은 극장입니다. 영화 아마데우스에서 모짜르트가 프라하에서 공연을 하는 장면이 잠시 나오는데, 그 장면의 촬영지도 바로 이 극장이구요. 지휘를 마치고 돌아서서 잔뜩 흥분된 표정으로 인사를 하던 모짜르트, 기억하시나요? 바로 그 극장이라니까요! 음악팬으로써는 그냥 지나가기 힘든 곳이죠. 

 

"이런 역사적인 오페라 극장에서 모짜르트의 마술피리를 보다니!"라고 생각하면서, 제일 좋은 좌석 (7번째줄 정중앙)을 골랐는데 1190 CZK (= $52.37)랍니다. 요즘 어디 가서 $50 주고 마술피리처럼 인기있는 오페라를 제일 좋은 좌석에 앉아서 보겠어요.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의 student rush 티켓쯤 되면 얘기가 달라지지만, 그건 좌석을 지정해서 예약할 수 있는 게 아니니까요. 그리고, 워낙 오래된 극장이다보니 극장의 규모 자체가 작고, 훨씬 intimate한 공연관람이 가능했다는게 또 다른 점이네요. 밤의 여왕이 조수미가 아니었기에 완벽한 아리아를 들려주진 못했지만, 참신한 무대 배경이라든지 파파게노의 끊임없는 익살에 즐거운 공연 관람이 되었어요.

 

공연을 보고 걸어나오면서, 미국에 돌아오면 예전에 EBS에서 해줬던 Ingmar Bergman의 영화버전 마술피리를 구해서 다시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아마존에 DVD 주문을 해서 배달은 받았는데, 이번 주말에 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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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sta Fresca: 마술 피리 끝나고, 밤 10시 넘어서 carb가 엄청 땡기길래 간 파스타집인데요. 이탈리아 밖에서 먹은 파스타 중 제일 맛있었어요! 역시 Chianti 한 잔 (165 CZK = $7.27)과 cheesy한 파스타 하나 (218 CZK = $9.60)면 세상 부러울 게 하나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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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zart Dinner: 이미 여행 한 달 전부터, 프라하에 도착한 첫날 저녁은 마술피리를, 둘쨋날 저녁은 근처 Grand Hotel Bohemia에서 하는 Mozart Dinner를 예약해 놓고 설레어하고 있었는데, 뒤돌아 생각해보면 참 잘한 선택이었던 것 같아요. 이건 나름 가격이 비쌌지요, 2160 CZK (= $96.61)을 줬거든요. 그래도, 미국에서 이런 이벤트를 가려면 훨씬 비싸겠지요?

 

수프, 스테이크, 디저트용 케잌와 에스프레소, 세 코스 메뉴에 술이 무제한 제공되는 옵션을 선택하고, 현악 사중주의 반주로 하는 오페라 아리아 공연이 세번에 걸쳐 있었어요. 음식도 맛있었고. 그렇다고, 동네 음악학교 학생들이 하는 연주가 아니라, 현재도 오페라단 멤버로 일하거나 마르티누 컴피티션 우승을 한 중견급의 성악가들과 연주자들의 연주라, 오히려 그 전날 봤던 마술피리의 공연보다 노련미는 이쪽이 한 수 위였어요. 

 

이 디너 갈라 쇼가 있었던 장소도 나름 역사가 있는 곳이더라고요. 1927년에 호텔이 세워진 이래로 이 공간은 프라하의 high society가 애프터눈 티나 evening soiree를 위해 모이는 장소였대요. 낮에는 엄마들이 데뷰탕트 딸들을 데리고 와서 사윗감을 찾는 곳이었고, 밤에는 남자손님만 출입이 가능한 나이트클럽으로 변신을 했다고 해요. 공산주의가 체코를 휩쓸면서 40여년간 버려져있다가, 1993년에 예전의 모습대로 복원을 해서 재개장을 했다고 합니다.

 

프라하 가시는 분들께 꼭 추천하고 싶은 코스 중의 하나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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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fe Louvre, google translate app: 이번에 다니면서 맛집은 대부분 구글이나 트립 어드바이저의 리뷰를 많이 참조했는데요, 이 곳도 그렇게 찾아서 간 곳 중의 하나예요. 1902년에 처음 문을 열었다니, Cafe Louvre도 생긴지 100년이 훌쩍 넘은 카페네요. 카프카와 아인슈타인이 즐겨 찾았던 카페라는데, 밖에서 외관을 봤을 땐 별로 대단해 보이는 게 없는 곳이예요. 

 

예전의 커피하우스 문화를 이어간다는 차원에서 아침에 가면 무료 신문이 제공되고, billiard hall에선 당구를 치거나 체스 세트를 빌려서 놀 수 있다고 해요. 여름엔 테라스에 나가서 즐길 수도 있고. 전 점심만 간단히 먹으러 간 관계로 다 패쓰~ 카페 자체도 제법 넓고, 여러 구역으로 나뉘어 있어서, 가족모임을 하기에도 좋아보이고, 따로 룸을 예약해서 이벤트를 하기에도 좋아보였습니다.

 

이 곳의 일반메뉴는 체코어와 영어가 병기 되어 있는데, 왠지 이 날따라 체코어로만 쓰인 "오늘의 스페셜 메뉴"에 있는 걸 먹고 싶더라고요. 구글 번역 앱이 있으니, 이런 건 정말 편하더군요. 정말 5년, 10년 전에 비하면 여행 다니기가 얼마나 편해졌는지! 현지 심카드를 사서 다니니, 길 찾는 것, 현지 대중교통 이용하는 것도 너무 편하죠, 말이 안 통해도 구글 번역 앱이 있으니 전혀 걱정도 안 되고. 덕분에 따끈한 버섯 수프와 wild rice를 곁들인 비프 스테이크를 먹었는데, 너무 맛있었어요. 왜 Kofola를 안 시키고, 미국 남부 조지아에서 만든 Royal Crown Cola를 시켰는지는, 저도 잘 모르겠어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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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nsky Palace & Convent of St. Agnes 미술관: 두 군데 모두 National Gallery of Prague에 속하는 미술관들입니다. 교회미술에 관심이 많으신 분들이라면, Convent of St. Agnes에 가보시길 꼭 추천해요. 올드타운에서 약간 북쪽으로 블타바 강가에 있는, 13세기 초반에 지어진 수녀원을 National Gallery에서 사들여서 중세미술과 교회미술을 중심으로 전시를 하고 있는 곳인데요, 오디오 가이드가 많이 도움이 됐구요. 나오면서, 영어로 된 전시도록을 하나 구매하고 싶었는데, 영어로 된 것은 다 팔리고 없다고 하더라고요. 그렇다고 또 금방 재고를 들여놓을 것 같지도 않았고, 많이 아쉬웠어요. Kinsky Palace는 올드 타운 광장에 있는 미술관인데, 역시 18세기에 궁전으로 지어져 사용되던 곳을 미술관으로 개조해서 사용하고 있어요. 마침, 고갱과 관련된 전시를 하고 있어서 재미있게 봤습니다. 

 

 

대중교통: 프라하도 대중교통이 발달한 도시더군요. 버스와 트램을 타면 어디든지 쉽게 이동이 가능하구요. 관광객들이 주로 움직이는 동선 자체가 시내 중심부에 집중되어 있다보니,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아도 충분히 걸어다닐 수 있지만, DC처럼 대중교통의 불모지에 살다가 2~3분에 한 대씩 끊임없이 나타나는 여러 노선의 트램들이 눈 앞에 있으니 그것 자체로도 감동이었어요. 

 

동일한 교통권으로 버스, 메트로, 트램을 다 탈 수 있는데, 이 교통권을 아무데서나 팔지는 않더군요. 메트로역에 가서 기계에서 살 수 있었는데, 일반 메트로역에 있는 이 기계가 크레딧 카드는 고사하고, 지폐도 받지를 않구요. 꼭 동전을 사용해야만 된대요. 그러니, 크레딧 카드로 교통권을 구입할 수 있는 프라하 공항이나 프라하 기차역에서 한 10장쯤 넉넉히 사서, 여행 기간 내내 하나씩 편하게 사용하시는 것도 괜찮을 듯 해요. 

 

30분짜리 교통권 (24 CZK = $1.06)을 첫 교통편을 타면서 validate을 하면 그 후 30분동안은 몇 번을 어느 종류로 갈아타든 다 커버가 되구요. 혹여 validate 안 하고 무임승차를 했다가 걸리면 800 CZK인가 벌금을 내야된다고 하니, 대중교통 이용하시면 꼭 표 validate 하세요. 전 마지막에 한 장 남아서, 호텔 데스크에 아무나 다음 여행자 하나 주라고 맡겨놓고 (?) 왔어요. 1일권은 하루에 5번 이상 대중교통을 이용하셔야지만 가격대비 나은 선택이 되는데, 하루에 다섯 번씩 탈 일은 잘 없을 거예요.

 

 

- 물가: 역시 동유럽이라 물가가 싸긴 한데, 프라하보다 부다페스트가 체감물가가 훨씬 싼 것 같아요.  

 

- 부다페스트와 프라하에 이틀 반씩 있었는데, 정말 맛뵈기만 하고 왔어요. 다음 번엔 두 군데 다 각각 한 일주일씩 있으면서 볼 수 있도록, 열심히 마일 모아야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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