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잡담을 조금 적습니다.
유럽의 겨울은 사람을 참 우울하게 만드는데요. 최근 햇빛을 본 날이 참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일주일간 일기예보를 보면 월-금까지 모두 흐림. 아놔. 이런 기상예보를 보면 더 우울해지지요. 유럽으로 이사 온 첫해 겨울은 이것저것 정신 없기도 했지만, 또 새로운 환경과 새로운 일들에 겨울이 어떤지 생각할 겨를도 없이 지나갔고.
작년 겨울에 처음으로 아 기분이 너무 안좋다싶어서 일조량을 보니, 제가 있던 미국 지역 (문제는 그곳도 무슨 캘리포니아나 플로리다의 따뜻한 지역도 아니었음에도)의 일조량의 1/3 밖에 안되더군요.
종종 한달만 유럽에서 살아봤으면 하는 글들이 올라오는 걸 본 것 같아요. 사실 제가 있는 지역은 여행을 맘 먹으면 교통은 참 좋은 곳에 있습니다. 유럽의 가장 대표적인 국제공항이 기차로 이십여분만 타면 도착하구요. 유럽의 기차 시스템 좋잖아요. 집앞에서 기차만 타면 파리 시내에 세시간도 안되 도착한답니다. 스트라스부르그는 한시간 거리. 하이델베르그는 그냥 동네 기차타고 십여분 거리. 제 일도 워낙 자유롭고 시간도 많구요.
오늘 잡담글의 주제는 사람의 속성에 관한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 또 막상 유럽에 살면, 그냥 이것이 삶의 일부가 되다보니, 과거에 미국 혹은 한국에서 비행기를 타고 유럽의 한도시에 내려서, 건물 하나하나에 그 역사와 문화를 느끼며 행복해하던 시절이 있었던 것 조차 기억날 때도 많지 않네요. 그것참... 행복함이라는 게 무얼지. 당연한 것, 항상 접하는 것을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는 게 또 인간의 본성인가 봅니다.
뭐 굳이 마일모아 주제와 관련을 짓자면,
막상 유럽에 있어도, 교통과 환경이 편해도, 이곳에서는 또 이런저런 여행 경비를 생각하면 또 별로 움직이지 않게 되네요. 미국에서는 참 마일리지를 잘 활용해서 국내선도 잘 탔던 것 같은데, 여기 루프트한자는 그것도 참 어려운 것 같고, 싼 지역 항공이 있는데 그것도 결국 시간날짜 맞추다보면 가격이 꽤 올라가고, 기차도 멀리가면 꽤 비싸지요 (누군가 여행이 즐거운 것은 특별히 어디에 있고 한 것도 있지만 거기서 그 때 그 만큼 돈을 써서라는 말도 생각나네요).
한편으로는 제가 마일모아를 통해 접한 마일/호텔 포인트 모으고 사용하기 등이 미국 컨텍스트의 정보 (특히 가장 돈이 많이 나가는 항공권 관련)라 이곳에서 효과적으로 사용을 하고 있지 못한 것 같기도 해서, 이리저리 웹사이트를 꼼지락대며 찾아보다 몇자를 적습니다.
종종 마일모아에 올라오는 유럽여행관련 글, 또는 유럽에서 살아볼 기대에 대한 글을 보면서 종종 제가 너무 별 생각없이 지내고 있나 반성도 들고, 또 정보도 많이 얻는답니다.
여행하기 참 편한 유럽의 한가운데에 한달 혹은 일년을 살게 되신다면 어딜 꼭 한번 가셔서 무얼하시겠어요? 궁금합니다.
물론 여행경비, 포인트/마일리지 포인트를 어떻게 사용해보시겠어요? 함께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습니다.
p.s. 아 참 유럽의 겨울 좋지 않은 점 또 한가지. 지중해는 겨울에 충분히 따뜻하지 않아서, 겨울에 해수욕이라도 할 수 있는 곳으로 날아가려면, 참 많이도 날아가야 한답니다 (젤 가까운 곳은 두바이 뭐 이런 곳이나 그다지 매력없고... 다음은 10시간이 넘게 걸리는 동남아). 과거에 추울 때 서너시간만 날아가면 캐러비안에서 재밌게 지내던 시절이 그립네요.
p.s. 슬릭딜과 마일모아에서 접하던 핫딜들이 그립네요!
저도 유럽에서 살아봐서 읽으면서 아 맞아 그랬지 공감했네요.
독일 그쪽에 계시나봐요.
떠나온 유럽을 생각하면 아~~그때가 그립다하는 때가 종종 있어서 기회만되면 다시 가보려고요.
우중충한 날에 따뜻한 Gluewein 한잔~~~
정체를 노출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어서 위치명은 블라인드 처리해주세요;; ㅎㅎㅎㅎ 이 동네 정말 교통 편리해서 참 좋네요. 어디에서 얼마나 사셨어요? 여행 조언이라도 있으시다면 알려주세요.
어 제가 아는 분이셨네요.ㅎㅎ 이런 우연이ㅎㅎ
아놔. 캄다운님의 정체도 당장 밝히시죠. 포인트잠멜님 아 정말...
ㅋㅋ 부탁하신대로 그럼!!!
저도 잠시 그쪽에 있었어요. 그래서 딱 알았죠.
근처 Frankfurt hahn 에서 비행기타고 열심히 여행했죠.ㅎ
거기 Hauptbahn hof 근처 스파게티 집에서 해물 스파게티도 자주 먹고요. 그립네요
아 그러셔요? 반갑네요. Frankfurt Hahn 은 그런데 너무 접근성이 나쁘지 않나요? 저는 그냥 기차타고 20분이면 가는 FRA만 이용하게 되더라구요. 더 많이 좋아졌어요. 제가 온 이후로 럭셔리한 쇼핑몰도 하나 더 생기고요.
저도 영국/아일랜드 겨울 꽤 살아봐서 공감해요. 특히 저처럼 유럽 밖 근처에 있어도 유럽에 별 관심 없어서 절대 안 가는 뇨자는 ㅋㅋㅋ;; 유럽 안에 갖다놔도(?) 별 관심 없어서 무슬림 영향이 좀 있는 따땃한 유럽쪽 지중해 (Naple 남부, 시칠리 섬, 프랑스 남부 섬, 스페인 남부 해안가, 터키 지중해쪽 등)면 모를까 유럽 내는 거의 안 돌아다니고, 대신 지중해낀 중동 쪽으로 열씨미 날아다녔지요. 하튼 거기가 그러니까 왠만한 유럽 소도시에서 북아프리카 (특히 모로코, 튀니지아), 이집트 시나이, 터키 지중해 쪽으로 저가 항공이나 직항이 엄청 많이 다니긴 하죠. 모로코의 경우, 프랑스인들은 원래 좀 휴가를 왔지만, 진짜 2006년인가 2007년 모로코가 유럽 시장과 open sky agreement 한 후부터 영국/독일인들이 어마어마하게 쏟아져 들어와 왔지요. 마라케쉬의 경우 일년 365일 중에 300 일 이상의 햇볓을 자랑합니다 ~ 중동/아랍에 모 이런 거에 대한 거부감 없으시면, 겨울의 마라케쉬 및 이남 이런 곳 추천해요. 겨울 낮 햇볓 따땃한 테라스에서 아침 먹고, 풀장에 누워서 꼭대기가 눈에 살짝 덮인 장엄한 아틀라스를 바라보던 그 기분은 ~
아이샤님, 댓글 참 반갑습니다. 그래서 제가 2017년에 쪽지를 보냈건만 대답도 안해주시더니! 어서 과거 쪽지함을 한번 봐주세요. 그런데 마라케쉬도 겨울에 야외풀장에 들어가기엔 춥지 않나요? 겨울 낮 최고 온도가 20도 미만이지 않나요? 사실 중동지역에 대해선 안전 (아내와 딸아이)과 교통 편리함 등에 대한 궁금증이 많죠. 특별한 거부감보다는 몰라서 그에 대한 불안감이 크죠. 그래서 아이샤님의 정보가 참 소중할 거랍니다.
저도 미국 살다가 얼마 전에 이사 와서 유럽 겨울에 진저리를 치고 있는 중입니다. 윤식당 나왔던 카나리아 제도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데, 정말 막상 안 움직이게 되네요. 어딜 가도 엄청 새로운 느낌이 아니라 그런가, 여행 생각하면 설레고 힘이 나고 하던게 사라져 버렸어요. 대륙을 건너 이사하느라 좀 지친 것 같기도 하고요..
저도 예전부터 노렸는데 말이죠. 애매한게 여름에는 제가 있는 지역은 참 쾌적합니다. 사실 에어컨은 아주 부자집에도 없고, 심지어 선풍기도 없는 집도 많다고 해요. 그러다보니 좀 따뜻한 곳은 겨울에 아주 많이 생각이 나는데, 문제는 아마 그 카나리아 제도도 겨울에는 바닷물에 들어갈 정도로 따뜻하지는 않을껄요? 요즘 거기 낮 최고온도 10-15도 정도 아닌가요?
운 좋으면 20도는 나오는 것 같더라고요ㅎㅎ물론 물에는 영 들어가기 힘들겠죠? 희망이 없네요..비타민D나 열심히 챙겨 먹어야죠ㅎㅎ
저도 독일 동쪽에 있는데 겨울 너무 싫어요 ㅋㅋ 우울증 올것같아요. 아침에 어두울 때 출근하고 어두울 때 퇴근하고 해 볼 시간이 없네요 ㅠㅠ 뭐 어차피 우중충한 하늘이라 낮에도 해는 거의 없지만..
일조량 관리는 좀 하셔야 하는 것 같습니다. 한번 계신 곳 일조량을 서울이나 한국도시처럼 과거 계셨던 곳과 비교해보시면 깜짝 놀라실 거에요. 큰 차이이고 신체/정신건강에 미치는 바가 크지 않을리 없죠. 독일 동쪽은 살기 어떠신가요? 어디로 여행 다니세요?
비타민 D는 꾸준히 챙겨먹고 있어요. 일조량 관리는 쉽지 않네요 ㅋㅋ 뉴욕에서 왔는데 해가 이정도로 짧을 줄은 몰랐어요. 저도 일하다 보니 여행 다니기가 쉽지는 않은데 큼지막한곳은 대충 찍었어요. 저는 프라하/뮌헨이 2시간정도 거리라서 거기를 자주 가는 편이고 최근에 부다페스트 크로아티아 등 다녀왔습니다. 그래도 서유럽을 더 좋아하는 편이라 부럽네요!
미국서 어떻게 하면 유럽으로 이사가서 있나요? 저도 이사가고 싶어요. ㅎ
저희 남편 젊었을때 유럽에서 2년 살았는데 그땐 혼자고 해서 그런지 여러곳 많이 돌아다녔더라구요. 너무 좋았다고 해서 저희들도 리타이어하면 유럽에 좀 왔다갔다 할 의향이 있습니다.
독일 같은 나라는 그래도 infrastructure 이 좋아서 필요한 병원 시스템 공공기관등은 잘 되겠지 않나요? 제가 머물고 싶은 스페인이나 포루투갈 혹은 프랑스는 어떨지 모르겠지만요.
유럽 산사람을 특히 프랑스나 이태리 책들 읽어보면 공공기관 일처리 때문에 속터져 죽는다는데..ㅠㅠ 그게 가장 겁나요.
북유럽 사람들은 우중증층 날이 많고 해가 짧아서 집안에 지내는 시간이 많아져서 집 안 인테리어가 발달했다 하네요.
개인적으로 유럽의 식문화가 가장 부럽고 아름다운 곳들이 많아서 부러운데 인종차별 또한 미국보다 더 심하다고 하니 그것도 걱정이죠.
얘기를 듣자 하니 독일 (특히 서부지역)은 말씀하신 문제 (병원, 공공기관 이용, 인종차별) 들에서 아마 다른 유럽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원만할 것입니다. 미국의 민권 운동의 경험이 미국에서 오늘날 인종차별을 (상대적으로) 크게 줄이고 있듯이, 독일에서는 전쟁의 경험이 사람들로 하여금 조심하게 만들고 있는 듯 합니다.
저 개인적으로 사실 사는데, 만족감은 매우 높습니다. 삶과 일의 균형이나 여행 기회 등도 좋은 편이죠. 어린 아이 키우기에도 참 좋은 것 같구요. 워낙 사람이란 동물이 있는 것에 감사 못하고, 없는 것에 예민하잖아요. 그렇다보니 겨울 날씨와 미국에서 같은 다양성을 즐기지 못하는 건 아쉽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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