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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모아 게시판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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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울보스키 | 2019.02.18 09:59:27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여성 최초로 단독으로 걸어서 북극점을 밟은 Helen Thay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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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전에 직장에서 이분을 만나 탐험 이야기를 들을 기회가 있었습니다.  상당히 흥미가 있던차에  마침 감기가 걸려 집에서 쉬는김에 이분의 북극 (magnetic north pole) 원정기를 (Polar Dream by Helen Thayer) 읽게 되었는데  27일간의 기록이 생생하게 묘사되어 마치 제가 이분과 함께 엑스피디션을 한듯한 착각이 정도였습니다.

 

1937년에 뉴질랜드에서 출생. 최초로 에베레스트 산을 오른 같은 뉴질랜드 출신이며 패밀리 프렌드 이기도한 에드먼드 힐러리경의 영향으로 아홉살의 나이에 부모와 함께 뉴질랜드의 산을 오르기 시작합니다.

 

성장하면서 미국으로 이주 , 동계스포츠인 루지 종목의 챔피언이 되었으며 국가대표로 국제대회에도 출전하지만 다른사람과 경쟁을 하는 스포츠가 본인에게는 맞지않는다며 체육계를 떠나 자신과의 싸움을 하는 탐험가로 변신.  전세계의 고산등정은 물론 120도가 넘는 고비사막 1600마일을 종주하고, 사하라 사막은 물론, 카약을 타고 2200마일의 아마존강을 탐험하는등 수많은 기록을 남기게 됩니다.

 

 

 

헬렌이 50세가 되던해인 1988 3  , 헬기 조종사인 남편을 남겨두고 단독으로 걸어서  북극점을 돌아오는 탐험을 시작합니다.  여성 최초의 솔로 엑스피디션이었을뿐만 아니라   50세의 나이에 스키를 타거나 걸어서 탐험을 하는 대기록을 세우게 됩니다.

 

대장정을 위해 헬렌은 2년동안 자금을 모으고 (너무 무모한 일이라 아무도 스폰서를 서주지 않았다고 합니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스키, 수영, 하이킹등으로 체력단련에 열중합니다.

 

1987 현지 답사를 마치고 자신을 얻은 헬렌은 드디어 이듬해 3 캐나다의 끝에 있는 Resolute Bay 날아가 베이스 캠프를 차리고 이누잇 원주민들과 함께 2주간의 현지 적응훈련을 시작합니다.  헬렌의 계획을 들은 이누잇들은 한결같이 북극곰에게 물려 죽든가 얼어 죽든가 둘중의 하나라며 포기할것을 권유합니다.    가고 싶으면 썰매 원정대를 조직하던가 스노우 모빌을 타고  팀을 조직해서 가라고 충고도 해보지만 헬렌은 단독으로 걸어서 뜻을 굽히지 않습니다.

 

너무나 걱정스러웠던 마을 주민의 한명이 제발 한마리라도 데려가라고 사정을 하여 100불을 주고 찰리라는 이누잇 개를 한마리 사게 됩니다.  이누잇의 개들은 태어나며 이름도 없고 먹이라야 일주일에 물개 고기 두어번 정도 던져주면 그걸먹고  잠은 눈위에서 자며 , 물은 그냥 얼음을 씹어먹으며 자란다고 합니다. 나중에 개는 북극곰의 공격으로 부터 헬렌의 목숨을 구해주고 둘사이의 우정과 신뢰를 쌓아 죽을때 까지 평생의 친구로 지내게 됩니다. 

 

베이스캠프와는 매일저녁 8시에 무선으로 교신하기로 하고 모든 원정이 끝난후 미리 정해진 장소에서 경비행기로 픽업하기로 약속을 합니다.

 

탐험은 베이스캠프인 Resolute Bay 에서 비행기를 타고 50마일 떨어진 폴라리스라는 아연광산 마을에서 시작됩니다.  탐험에 필요한 모든 짐을 비행기에 싣고 폴라리스에 도착했는데 짐들이  비행기 화물칸안에서 떨어지며 뒤죽박죽이 되어 서로 섞이게 됩니다. 

 

미안한 직원들이 모두 나서서 헬렌의 장비들을  허리에 매고 끌고 썰매에 다시 실어주었는데 원래는 필요할때나 위급할 원하는 장비를 빨리 찾아 사용할수 있도록 헬렌 나름대로의 방식대로 적재하는게 맞지만 자기를 도와주는 현지 직원들을 무례하게 보일까봐 차마 거절할 수가 없어 마음에 들지 않았어도   사람들이 실어준대로 장비를 썰매에 싣고 출발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No 라고 해야 No  라고 하지 못한 대가를 혹독히 치르고 그때의 일을 평생의 교훈으로 삼게 됩니다.

 

음식은 여분으로10일간의 비상식량을 포함 40일간의 음식과 ,연료 5갤런, 구급약, 스키, 무전기, 라이플, 텐트, 등등 130파운드 정도, 찰리는 자기가 먹을 식량을 싣고  썰매를 따로 마련해 주었습니다.  

 

첫날부터 시련을 당하는데 갑자기 몰아닥친 눈보라에 기온이 떨어지며 가장 두꺼운 장갑을 찾았지만 (보통 3개의 장갑을 낀다고 합니다, 옷은 다섯겹.) 현지직원들이 짐을 새로 꾸려준 탓에 장갑을 찾지 못하고 그사이 그야말로 순식간에 새끼 손가락 하나를 제외한 모든 손가락들이 동상에 걸립니다.  겉피부가 동상에 걸려 벗겨지며 죽어서 피와 함께 생살이 추위에 드러나고 장갑을 낀손에 피가 얼어붙으며 손가락을 제대로 없었던 헬렌을 탐험기간내내 괴롭힙니다. 모든일이 순식간에 일어나며 헬렌은 북극곰의 공격에 대한 불안과 더불어 가공할 만한 상상을 초월하는 북극의 추위에 공포에 떱니다.

 

북극이 얼마나 추운가에 대한 몇가지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한번은 뜨거운 물을 끓여 오트밀을 섞어 먹는데 세숟갈째에 입으로 들어가는 음식이 딱딱해서 보니 얼어있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입김때문에 생긴 속눈썹에 매달려 있는 성에를 불편하다고 평소의 습관대로 부벼대면 눈썹이 그대로 부서져 내린답니다. 

 

한번은 북극곰의 공격을 받았는데 용맹스러운 찰리가 북극곰을 멀리 쫒아내었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돌아오지 않아 영영 잃어버린줄만 알았더랍니다.  유일하게 의지하던 찰리여서 크게 낙담해있던 차에 마침내 돌아온 찰리.  반가움에 눈물을 흘렸는데 눈물이 그대로 얼어붙어 눈을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이게 위험한게 이럴 곰의 공격을 받으면 앞이 보이지 않아 그대로 당할 밖에 없답니다. 가까스로 침으로 녹여가며 15분만에 다시 앞을 있었다고 하니 도저히 상상이 안되는 추위입니다.

 

헬렌은 때로는 걸으며, 때로는 스키를 타며 한발 한발 북극점을 향해 나아가는데  강추위와 언제 들이닥칠지 모르는 굶주린 곰의 습격, 스노우 스톰으로 며칠씩 텐트안에서 꼼짝도 못하기도 하고, 얼어붙은 북극해의 얼음위에서 텐트를 치고 잠을 자며 얼음이 갈라지는 소리에 공포에 떨기도 합니다.  실제로 얼음이 갈라지며 시커먼 북극해에 썰매와 함께 빠진적도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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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당시의 원시적인 GPS 그리고 전통적인 지도와 해시계의 도움으로 (북극점 근처에서 나침반은  아무 소용이 없다고 합니다.)  원정을 계속.  하지만 출발 20일째 , 북극점을 불과 2마일 남겨두고 지독한 스노우 스톰으로 전진을 못하고 캠프를 쳤지만 강풍에 모든 음식과 연료를 날려보내고 맙니다. 남은거라고는 호두 다섯줌, 물을 녹일 비상연료 조금 , 그리고 반쯤 날려버린 찰리의 먹이.

 

북극점을 거쳐 미리 약속한 비행기가 픽업하기로 장소까지 가려면 앞으로도 7일을 버텨야 하는데 헬렌은 난감하기만 합니다만 끝까지 내겠다는 의지로 매일저녁 8시에 보고하는 베이스캠프와의 교신에 사실을 털어놓지 않습니다. 구조대를 보내거나 도움을 받게 되면 불과 2마일을 남겨놓고 지난 20일간의 고난이 허사가 되는게 두려웠기 때문입니다.

 

남은 호두를 7등분하여 매일 몇알씩 소량의 물과 함께 먹으며 찰리도 먹이를 반으로 줄이는등 끝까지 원정을 해보려고 마음을 먹지만 급격히 떨어지는 체력, 모자라는 물을 대신해 차가운 얼음을 씹어먹으니 복통이 생기기도 하고 .. 너무 고통스러웠다고 합니다.  (북극의 눈은 너무 드라이해서 입에 넣어도 별로 물이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하지만 굳은 의지로 출발 21일째 300여마일을 걸어 드디어 북극점에 도착합니다. 감격스러운 기쁨도 잠시,  지독한 허기와 갈증에 시달리는 헬렌은 이상 지체할 수가 없어 남으로 계속 내려와 드디어 27일째 되는날 베이스캠프에서 보낸 비행기를 타고 찰리와 함께 무사히 귀환을 하게 되며 역사상 여성 최초로 그것도 50세의 나이에 걸어서 북극점에 도달한 기록을 세우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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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도 없이 한마리의 이누잇 개의 삶을 살았던 찰리는3살때에 헬렌을 만나 원정을 같이 하며 이름을 얻고 주인에 대한 무한한 신뢰와 복종, 충성으로 떨어질   없는 관계가 되어 헬렌이 사는 워싱턴주의 케스케이드 산기슭으로 보금자리를 옮겨 함께 살게 됩니다.    후로도 헬렌과 많은 원정에 참여하기도 하는 가족의 일부처럼 지내다가 개로서는 드물게 23살까지 행복하게 살다가  2007년에  헬렌과 이별을 하게 됩니다.

 

4년전 평생의 동반자였던 남편 빌과 사별하였지만 헬렌은 81세의 나이에 아직도 많은 사람들과 자신의 경험담을 공유하며 후세들을 위한 교육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5피트 3인치의 작은 키에 체중 130파운드에 불과하지만 이분이 보여준 도전정신과 불굴의 의지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고 있습니다.  영화로 만든다는 얘기있던데 나온다면 한번 봐야겠습니다.

 

지금도 가끔 워싱턴주의 산에 오르신다고 하시던데 이제 얼굴도 아니까 언젠가 산행길에서 만날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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