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되새김하면 안 될 걸 되새김질을 해서 여러분 불편하게 하신 것에 대한 사과로
타임머신의 비밀을 공유해 드립니다.
(혹 궁금하신 분은 https://www.milemoa.com/bbs/6288347#comment_6288454 )
일단 미래는 기다리면 갈 수 있습니다.
이미 이 글을 클릭하시던 시간에서 이미 10초라는 시간이 흘러서
지금은 아까의 10초 뒤 미래를 누리고 계십니다.
'내 잃어버린 10초 돌리도’ 그렇게들 생각하실 것 같네요.
과거는 다시 갈 수 없습니다. (다들 여기가 인내심의 한계로 그만 읽으실 것 같네요)
그런데 과거를 바꾸실 수는 있습니다.
과거라는 게 현재라는 뷰포트를 통해서 조명되고 보여지고 담아지게 됩니다.
옛날의 이루어지지 않았던 사랑이라는 객관적 사실이
어설프고 아팠지만, 지금의 나를 만들어 준 아름다운 기억으로 보여지는지
너무 후회되고 답답한 아쉬움이 이불킥을 유발하는 기억으로 보이는지는
현재의 나의 상황에 달렸다는 말입니다.
청년 시절 먹을 게 없어, 라면 한 개를 두 사람이 나눠 먹고
샌드위치 한 개를 삼 등분 해서 하루 세끼를 해결했던 객관적 사실이
힘들었지만, 다시 돌아가고 싶은 그립고 낭만적인 기억인지
구수한 욕 한 사발 없이는 떠올릴 수 없는 잊고 싶은 삐리리인지도
그 시절을 바라보는 현재의 내 모습에 달렸다는 말입니다.
객관적 과거의 사실을 바라볼 수 있는 수많은 뷰잉앵글 중
어느 앵글을 취하느냐는 현재가 정한다는 얘기죠.
이쯤 되면 이 글은 순 사기라는 걸 깨닫는 분 계실 줄 압니다.
현재는 이미 정해져 있는데.
과거를 바꿀 수 없다고.
과연 그럴까요?
일단 현재에 대해 자족함을 배우면 어느 정도 살짝 과거를 바꾸실 수 있습니다.
그보다 더 큰 건, 혹시 이런 얘기 들어보셨나요?
어느 교수가 금요일 아침 수업에서 오늘이 금요일이면 좋겠는지
일요일이면 좋겠는지 물어봤답니다.
대부분 학생이 금요일이라고 답했다네요.
사람들은 본인이 인식하고 있느냐와는 상관없이
이미 미래의 렌즈로 현재를 바라본답니다.
현재는 수업이 있지만, 곧 주말이 기다리는 금요일이
당장은 휴일이지만, 곧 월요일이 다가오는 일요일보다 좋다는 겁니다.
미래를 꿈꾸는 사람은 현재의 어려움을
꿈꾸는 미래의 렌즈로 보기 때문에 어려움으로 보지 않는다는.
미래에 꿈꾸는 본인의 모습이 있으신가요?
미래의 꿈이 현재를 비춰주고 그 현재가 다시 과거를 비춘다는 얘기입니다.
타임머신 하나 들여놓으시면 어떠실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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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안 되는 뻘글을 장황하게 쓴 건 그 되새김하면 불편한 마일모아님 발언이
혹시 마일모아의 미래의 비전이 불투명해서 그러신 건 아닌가
주제넘게 걱정되어 드리는 말씀입니다.
이미 현재의 마일모아의 게시판은 마일을 모으고 사용하는 것보다
face-to-face 대화에서와 같은 예절이 가능한 거의 유일한 온라인 커뮤니티로
오프라인 커뮤니티의 지역적 한계를 넘고 세대적 한계를 넘어
여러 관점의 사람들 얘기를 들을 수 있고
8천 명의 규모에서만 가능한 전문지식을 얻을 수 있고
또 그 규모의 아재력을 느낄 수 있는
커뮤니티로의 유용함이 크다고 저는 느끼고 있습니다.
미래의 비전으로도 사람은 더 많아지지만,
현재의 그 모습을 지킬 수 있으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마모의 규모라면 혹 좀 더 좋은 비전을 제시해 주실 분도 또 계실 것 같습니다.
혼자서 관리하시면서 과부하로 인해 힘드신 부분이 미래의 비전을
불투명하게 하는지도 다시 고려해 보셔야 하지 않을까 걱정해 봅니다.
TLDR 마모 유지하느라 마모님 수고 많으십니다. 계속 쭉 해 주삼~겹살.
마모님 우리 동네 혹시 오시면 언제라도 삼겹살 구워드릴 수 있습니다.
빨탄에 구운 삼겹살;; 츄릅. =ㅠ=
마모님, 저희동네 오시면 삽겹살에 소주 혹은 복분자 추가 드립니다.
"문명하세요" 일거라고 생각하고 클릭했는데...
저는 문명 전 시대 인류인가 봐요. 이것도 아닌데.
멋진글입니다.
전 회 좋아합니다 :)
그냥 흔히 있는 사이트 장애라고 생각하고 심각해질 가능성이 있다는건 꿈에도 생각 못했네요.
제가 1프로의 근거를 억지로 엮어서 추측성 소설을 쓴 겁니다. 기자 시험을 봐야 할 지. 죄송합니다.
근데 하나 추가하자면 제가 좋아하는 책에 보니
"인내가 성품을 만들고 성품이 소망(비전)을 만든다"고 되어 있더군요. 소망이 있어야 인내할 수 있는거라 생각했었는데 순서가 말이 안된다고 생각했죠.
아직 많이 안 살았지만 어려운 시기가 오더군요. 의미도 모르고 참았는데 나중에 보니 그때를 지나며 모난 성격이 다듬어지고 그 상황에 대한 비전을 가질 수 있게 되더라구요.
실제 어려움 가운데 계신 분은 격하게 동감하지 않으실 수 있지만 그냥 제 경험은 그랬다는 얘기입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제목만 보고 진짜 이과적인, 창의적인, 재미있는? 기계 얘기일 줄 알았어요 ;;;;;
읽어보니 정말 좋은 글이네요.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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