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문글

MileMoa

검색
×

마일모아 게시판   [잡담]
(한국언더힙합의 역사) 4편 : 돕보이즈, 레알 동두천 갱스터의 랩

얼마에 | 2019.05.04 20:21:20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아, 제가 돕보이즈랑 악연이 있어서 건너뛰고 넘어갈라 했는데, 의외로 역사 속 이 그룹을 기억해주시는 분들이 있으시네요. 

 

진짜 실력적으로 한국어 힙합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 최상급 그룹이었는데, 기획사 잘못만나 오나전 폭망한 정말 안타까운 그룹입니다.

 

처음 마스터 플랜에서 봤을때 진짜 머리를 망치로 한대 맞은듯한 충격이었습니다. 한국말로 이런 랩이 가능하다니… (요때가 버벌진트가 나와서 다음절 라임의 가능성을 제시하기 한참 전 입니다. 그얘기는 나중에 따로. )

 

본떡스할머니의 멜로디랩을 한국말로 구현한 전무후무한 그룹이죠. 아래 곡을 보시면 느낌이 오실겁니다.

 

랩실력도 실력이지만, 이 형님들 스토리텔링이 역대급입니다. 교포래퍼들이 뭐 사자성어 써가며 갱스터 코스프레하는 와중에, 이 형님들은 무려 TDC 동두천 BSD 보산동 기지촌 디제이 출신입니다 ㄷ ㄷ ㄷ. 아래 노래 가사들으시면 느끼시겠지만, 기지촌에서 나고 자라면서 직접 보고 겪은 이야기에 빗댄 한국사회의 치부를 랩으로 풀어내고 있는 진정성있는 스토리 텔러 입니다.

 

그리고 한국 힙합 그룹 최초로 크루 개념을 도입하여 메인 랩그룹 돕보이즈에 더해 돕보이 패거리 라고, 이를테면 우탱클랜과 킬라비 같은 구조로 요즘 대세 짬에서 나오는 바이브 원썬이나 엠씨 성천 등 쟁쟁한 래퍼들을 패거리에서 배출했습니다.

 

그런데 정말 아쉬운건 이런 실력이 출중한 그룹이 능력이 부족한 프로듀서랑 기획사를 만나 수년간 앨범 발매를 못했어요 ㅠㅠ

 

결국 우여곡절 끝에 수년 후에 뒤늦게 앨범 발매를 하기는 했는데, 무슨 말도안되는 폭망 기획으로 랩코어 밴드 정키랑 공동 앨범 발매를 했는데, 서로 시너지도 없고, 음악 프로듀싱도 후지고, 심지어 랩실력이 오히려 줄어드는 (!) 결과물이 나와서 폭망했습니다. ㅠㅠ 개인적으로 가장 안타까운 랩 역사의 실패작입니다.

 

앨범 폭망하고 뿔뿔이 흩어져서 음악 그만두고 각자 일반인으로 살았는데, 그동안 예전 자라온 환경의 영향인지 실제로 조폭에 들어가 갱스터 생활을 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잡혀서 감옥에 갔다는 이야기를 건너건너 들었습니다. 지금은 형기를 마치고 출소해서 새로 앨범 출시했다고 하는데, 제가 미국 돌아온 이후라 들어보지는 못했습니다.

 

최고의 실력을 가졌으나 불운한 비지니스 때문에 안타깝게 폭망한 돕보이즈의 대표적인 멜로디랩: 동두천과 나 의 이야기 같이 들어보시죠.





우리들이 보기엔 단순히 좋았던 농촌 수영하던 신천
아름답던 산천 하지만 여기는 빌어먹을 기지촌
그같은 사실 아는 데 오래 걸리지 않았지 난
분단의 상처 고이 간직한 거대한 미군부대
옆엔 우리 동네 거기서 내가 사네
한번의 아픔을 겪으면서 잃어 버린 반쪽 날개
빈 반쪽을 채우려 간곳은 BSD(보산동)
하지만 그곳은 내게는 냉담 오로지 거기엔 양키
그래도 거기 밖엔 발붙일 곳이 하나도 없었어
그래서 그제서부터 시작하게 어 DJ

 

 한국언더힙합의 역사) 1편 : 가리온의 옛이야기

https://www.milemoa.com/bbs/board/6214196

 

한국언더힙합의 역사) 2편 : 씨비매스는 내친구

https://www.milemoa.com/bbs/board/6244105

 

한국언더힙합의 역사) 3편 : 주석, 그는 천하무적

https://www.milemoa.com/bbs/board/6293367

 

댓글 [24]

목록 스크랩

마일모아 게시판 [114,649] 분류

쓰기
1 / 5733
마일모아 사이트 맞춤 구글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