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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모아 게시판   [잡담]
은퇴 이야기 1. 말년에 삽들고 나가게 생겼습니다.

잭울보스키 | 2019.05.11 00:12:18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장가도 들었고  호숫가에 그림같은 집도 새로 장만했으니 이제 그만 일을 내려놓고 마누라와 함께 알콩달콩 깨가 쏟아지게 한번 살아 볼랍니다.”  가을이 시작되던 지난 10,  A 사무실에 불쑥 들어서며 던진 입니다.

10년간은 동료로 , 나머지 15년은 A 상사로서 지난 25년간 함께 했던 수많았던 일과 시간이 떠오르며 것이 왔구나하는 생각에 마음이 착잡해졌습니다

 

A 모토는 보스를 사람들 앞에서 바보로 보이게 하지 말자 . “  입니다.  

 

A 매니저로 있는 부서는 정치적으로 예민한 문제나  의원실을 통한  크고 작은 각종 민원, 불만사항들이 종종 들어오곤 합니다.  A 전공을 떠나 근처 대학에서 양자 물리학이나 거시 경제학등을 취미로 수강하는 왕성한 지적 호기심, 넓고 깊은 지식, 타고난 유머 감각, 넓은 인맥, 그리고  상대방의 신뢰를 얻는 부드러운 대화 기술과  같은 뛰어난 소프트 스킬을 가지고 있습니다

정치적으로 껄끄러운 문제들을  매끄럽게 해결하는 A 때문에 그동안의 직장생활이 힘들었을뿐만 아니라 부족한 저의 능력을  감출 있는 든든한 방패막이가 되어주었고 사람들 앞에서 보스의 권위를 세워주는 좋은 부하 직원이었습니다. 

 

"언제 은퇴할 생각인데?”

 

겨울에 은퇴하면 하겠습니까 ? 날씨도 그렇고 내년 3월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A 오래전에 이혼을 하고 싱글로 지내고 있다가   지금의 아내 J 만난 것은 2년여전 입니다. 관계가 깊어가는 해서 호기심에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 J 어떻게 만났는가 ?

 

온라인 데이트를 통해 만났습니다

뜻밖의 대답이었습니다. 직장에서도 남자 직원들보다 여자 직원들에게 인기도 많고 여자친구가 많아서 였습니다.

 

의외네.. 자네같이 여자들에게 인기가 많은데 굳이 온라인 데이트 사이트라니…”

 

그게 그냥 친하게 지내는 여자들은 많지만, 사실  제가 여자하고 진지하게 만남을  이어가는 못합니다.”  조금은 수줍게 고백하더군요.

 

그렇다고 자네 나이에 온라인 데이트 ? 

 

그게요 . 50 60대를 상대로 하는 사이트인데  가성비도 뛰어납니다

 

어떤면에서 ?”

 

온라인 사이트에 각자의 프로필과 원하는 상대를 올려놓으니까 굳이 시간 , 돈을 들여가며 탐색전을 벌일 필요가 없고 두번 만나서 아니다 싶으면 그냥 쿨하게 헤어집니다.  Ourtime.com 인데 보스도 퇴근하면 한번 들어가보세요.”

 

유부남인데….  나는  됐고 그럼 J 몇번째 만난 여자인가 ? “

 

“ 23번째 여자 만난 여자입니다 “ 그러면서 술고래, 돈많은 과부, 등등 그동안 만났던 여자이야기를 흥미있게 들려주었습니다.

23번째라니 대목에서 가성비가  높다는게 살짝 의심스러웠습니다.

 

그럼 J 자네가 몇번째 남자인데 ?”

 

제가 첫번째 남자입니다 .”

J 입장에서 보면 가성비가 높다는게 수긍이 가기도 합니다.

 

그리고 결혼하고 나중에 본인이 사망시 J 연금을 계속 받을수 있게 서류에 싸인을 놓았고 주식을 팔아 돈을 보태 둘이서 예쁜 새집도 사들여서 학교 사무보조원으로 적은 월급으로 근근히  살던 여자 J 남자A 만나 신데렐라가 되었습니다.

 

결혼해서 둘이 집을 아내에게 보여 주었더니 자기는 이렇게 좋은 집이 처음이라고 눈물을 흘리더군요.”  라는 A 말에 저도 마음이 뭉클해지며 재혼한 커플의 앞날을 축복해 주었습니다.

 

.

 

.

 

.

 

그리고 가을이 지나고 , 겨울, 그리고 봄이 오고 예고한대로 올해 3 28,  39년간 길었던 밥벌이의 무대를 떠나  다소 늙은 신데렐라 J 손을 잡은채   봄바람에 흩날리는 벚꽃속으로 사라졌습니다.

 

A 은퇴를 미리 예견하고 있던 저는 그동안 계획하고 보스의 암묵적인 동의를 받았던 저의 Succession Plan 가동하였습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계획은 불과 2주만에 무산이 되고 내년 여름 은퇴를 앞두고 말년을 편히 보내려는 꿈이 물거품이 위기에 봉착하게 되었습니다. 

 

밤이 깊어가네요. 글을 한번에 올리려 했는데 시간이 늦어져 위기를 극복하는 나머지 이야기는 내일 시간이 되면 마저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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