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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모아 게시판   [잡담]
사진 단 두장 뿐, 스압주의 18년지기 친구들의 보스턴 여행

복숭아 | 2019.05.14 20:50:53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제목에 욕 아니예요... 

 

18년지기 베프가 일을 쉬는 중인데 3주전쯤 갑자기 자기 오면 재워주냐고 물어봅니다.

저야 당연 오면 웰컴인데

백수가 과로사한다는 말이 딱 들어맞는 이 친구는 바빠서 9일밖에 못옵니다.

나름 비수기라 그런지 아시아나 인천-뉴욕 왕복이 90만원이긴 한데 정말 이 돈 주고 9일 오고싶냐고 몇번을 말렸으나.... 밤새 저한테 상의 없이 발권해버리는 저 닮아 추진력 쩌는 제 친구... 그래 우리가 그래서 이렇게 오래 친구지.

3일은 시티에서 보내고, 5일 저랑 있고, 오늘내일은 내일 비행기 타러 다시 시티로 갔습니다.

주말간 보스턴도 찍고 오자 해서 다녀왔어요. 

보스턴 지부 분들이 좋은 조언 많이 주셨는데 다 가지 못했어요... 감사하고 죄송합니다. 

사진이 없는 이유는, 저는 사진을 정말 안찍고 다 이친구 작품이라... 

이 친구가 참 사진도 잘 찍고 많이 찍는데, 보면서 정말 남는건 사진뿐이다 싶더라구요. 더 열심히 찍어야겠어요. 

 

나름 알차게 다녔습니다.

금요일:

느즈막히 저녁 6시쯤 도착

하버드 동상 발 만지고 앞에 상점들 돌아다니고,

저녁은 하버드 근처 타이 음식점에서 먹었는데 그린커리랑 똠얌꿍이 맛있었어요. 근데 저희동네가 더 맛있어서 오늘 가기전 또 먹었...

 

저번 BRG로 받은 호텔은 가족용은 절대 아니고 젊은 사람들용 시끄럽고 화려한 그런곳이었어요. 

요청하지도 않았는데 업그레이드 해줬는데, 해준게 3층...;;

그래서 술먹은 사람들 밖에서 소리가 많이 들렸고, 바로 맞은편이 다른 호텔이라 어떤분 옷갈아입는게 다 보이던... 자체심의해서 커튼 내렸습니다

그래도 우버로 시내 들어가기엔 괜찮았어요. 

 

토요일: 날씨가 너무 좋아요.

12시쯤 나갈 채비 완료하고

차 갖고 서울설렁탕 가서 냉면+돼지갈비와 갈비탕

을 여자 둘이 먹은거 맞고요. 저희 둘다 진짜 위대해요.. 

돼지갈비가 진짜 맛있었어요. 

여기 냉면도 맛있구요. 

북경이랑 제가 보스턴에서 제일 좋아하는 두 집. 

진짜 오랜만에 H마트 갔는데 (시골살이의 비애) 와...

너무 먹을거 많고 좋아서... 보스턴 이사오고 싶었습니다ㅠㅠ

여기서 있다 밤에 먹을 컵라면 사고

야무지게 블루보틀 커피까지 갔는데 얼마 안걸릴거라 생각해 미터기 안넣었더니 티켓 받고 커피는 친구에게 너무 시고.... ㅋㅋㅋ (저는 커피를 안마십니다)

 

다시 호텔로 와서 차 놓고

우버타고 Boston Commons로 가서 프리덤 트레일 걷기를 시작합니다.

몰랐는데 제 친구가 술을 엄청 좋아하더라고요.. 

그래서 5시 20분에 brewery tour을 예약해놨는데 걷기 시작한게 3시.....

파워워킹으로 열심히 걷고, 결국 4시쯤 다리 건너기 전 Charles River까지 옵니다. (문화재 하나도 안들어가보고...)

Brewery tour 픽업 장소가 Boston Commons라 다시 걸어가는데 간당간당해서, 1.8마일 앞두고 우버를 탑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트래픽과 함께 출발 8분전 기적적으로 도착.

 

Brewery tour은 총 네 곳을 갔고 세번째에서 저녁을 줬고 14종류를 마셨어요.

총 5시간 정도 걸렸고, 맥주 만드는 기계(?)들 있는곳도 들어가고 설명도 해줬는데 너무 시끄러워서 안들렸...

그냥 마시기만 계속 마셨고요. 

Apple cider이 진짜 사과주스 맛이라 맛있어서 이거 32oz 샀고요. 어제 끝냈.. 

마지막쯤 되니 애들 다 취해서 남자애들이 작업(?) 걸고..

그와중에 다들 한국음식 좋아한다며, 한명은 8월에 한국으로 여행가고, 가이드 해주는 남자는 젊었을때 블리자드에서 스타크래프트 커버 하느라 한국에 살았었대서 신기했어요.

 

우버타고 돌아와 그 배부른 와중에 갖고온 포트로 라면 끓여먹고 잤습니다.

친구가 고른 참깨라면 맛있더라구요... 

저는 고등학교때 야자 시절을 추억하며 왕뚜껑을 골랐는데 추억으로 변질된게 아니라 맛이 진짜 변했어요... 힝

 

일요일:

비가 오고 엄청 추워요. 

레잇 체크아웃도 안되고 집에도 가야해서 11시 반쯤 나옵니다.

전날 맥주를 열심히 마셨으니 해장하자며 차이나타운에 있는 쌀국수집에 갔는데... 저희동네가 더 맛있.... 너무 국물이 가벼웠어요.... 

그래도 해장을 위해 싹싹 비우고

가는길에 버블티 한잔씩 사고

 

Isabella Gardener Museum을 갑니다.

운좋게 바로 코앞에 자리가 나 주차하고 줄이 엄청 길길래 우린 똑똑하게 온라인으로 표를 사자! 하는데....

전날 티켓을 사야하네요.... 

하핳...... 

 

그래서 차선책으로 바로 옆인 Museum of Fine Arts를 갑니다.

여기서도 운좋게 가라지 파킹 딱 저희차에서 끊깁니다;;;

 

주차하고 비와 추위를 뚫고 걸어가니 2시반쯤.

프리다 칼로 특별전과 유럽 아프리카 미국 모네 이정도만 봅니다. 

날씨가 안좋아 실내에 있던게 신의 한수였어요. 

 

그러고 바로 집으로 돌아오는데 길에 눈이 쌓여있어요. 

진짜 놀랐어요.... 여기 날씨 왜이래요... 

 

그렇게 집으로 잘 돌아와 어제 또 출근하고

저녁엔 TJ Maxx가서 쇼핑시켜주고

오늘 점심시간에 나와서 타이음식 또 먹고 친구 보냈는데..

 

집에 와보니 화장대에 편지랑 돈을 많이 놓고 갔네요. 달라한적도 없고 받을 생각도 없었는데. 

그 돈 가져가서 환전하면 다시 이득일텐데

그 돈이 있었음 시티에서 숙소도 좀 좋은걸로 잡고, 쇼핑도 마음껏 하고, 스테이크도 먹고 그러지 싶어서

제가 대도시에 안사는게 너무 미안하고

시간도 좀 더 보냈었으면 싶고

엄마랑도 그렇고 나름 제가 좀 오래된 편한 사람들에게는 무뚝뚝해서 가고나면 후회하네요.

 

18년간 많이 변했어요.

사실 그 18년간 붙어 다녔던것도 아니고

서로의 가치관도, 추구하는 바도, 상황도 많이 달라졌지만

초등학교 시절 얘기 하며 깔깔거리며 웃고

자기전 맥주 한잔 하며 이런저런 얘기

제가 몰랐던 친구의 사연들 듣고

말없이 있어도 편한걸 보며

역시 오래된 친구가 좋다고 다시 느꼈습니다.

친구랑 여행 가본적이 없어서 더 좋았어요. 

 

이 긴 스압의 끝에 사진 두장 투척합니다. 

누가 저인지는 비밀... 

_20190514_163357.JPG

 

_20190514_163308.JPG

 

다음엔 제가 꼭 대도시에 살았음 좋겠어요. 

 

그나저나 사진 후기 쓰시는분들 대단하세요... ;;;; 존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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