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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모아 게시판   [질문-기타]
[업데이트: 진짜 맹장이 아니었어요] 맹장 같은데 맹장이 아니래요 ㅠㅠ 배는 아프고...

소서노 | 2019.05.30 19:16:09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건강 질환 관련 글들이 다 그렇듯이 tmi 만발입니다 ㅠㅠ 감안하고 봐주셔요...

 

배가 아파서 회사를 하루 빠지고 병원에 다녀왔습니다. 어제 저녁에 배꼽 위가 살살 아프기 시작하더니 그 통증이 배꼽 주변으로 내려와서 한참 있다가 배 우측 하단으로 빠지더라구요. 처음엔 하루 쉬면 낫겠거니 했는데 우하단으로 통증이 옮겨가면서부터 이거 안되겠다 싶어서 바로 주치의 doctor’s office에 연락해서 제일 빨리 되는 의사선생님으로 잡아달라고 해서 (의사가 여럿 있는 오피스) 보고 왔어요. 그래서 평소 보던 선생님이 아니라 다른 분께 보고 왔네요. (hmo는 아닌데 주치의한테 먼저 봐야 하는 보험이라서요)

 

배 위를 눌러보시더니 위치는 맹장 쪽이긴 한데, 손끝 찔러 피검사와 요검사를 해보시더니 백혈구 수치는 정상이래요. 다만 요에 피가 섞인 듯 하니 신장 결석이 아닌지 검사를 해보자고 하시면서 응급으로 CT 오더를 내려주셨는데 without contrast로 하셨더라구요. 저한테도 말씀하시길 보통 충수염은 with contrast (조영제?) 이고 신장 결석은 without contrast 라서 둘 중에 어느걸로 오더할지 이미징 센터랑 상의중이다라고 하셨긴 하거든요. CT 찍는 분께 여쭤보니까 맹장이 숨어있는게 아니면 이걸로도 보일거야 하긴 했는데...

 

그런데 두시간 뒤에 전화로 결과를 받아보니 결석은 없는데 맹장은 그걸로 못 봤다고 with contrast로 재촬영을 해야할 것 같은데 당장 다시 오더 내리는건 힘들고 월요일까지 봐서 계속 아프면 그때 다시 보자고... 아니 그러다가 터져버리면 어떡하라구요? ㅠㅠㅠㅠ

 

하나 마음에 걸리는건 제가 석주 전에 허리 디스크 통증이 너무 심해서 열흘간 스테로이드를 먹었거든요. 그게 백혈구 수치에 영향을 줬을 수 있을까 모르겠네요. (전화 다 끊고 나서야 아차 하고 떠오른... ㅠㅠ)

 

통증이 심하면 혹시 숙변 때문일 수도 있으니 Milk of Magnesia를 먹어보라고 해서 일단 아픈 배를 붙들고 나가 사오긴 했는데, 이게 과연 효과가 있을지... 저 1년 반 넘게 만성 설사인데...

 

여튼 심증은 충수염인데 물증이 없네요. ㅠㅠㅠㅠ 미국 의료시스템 치고는 빠른 진료를 보고 오기는 했는데 그래도 기다리라고 하니 한국이 너무 그리워요 ㅠㅠㅠㅠ (게다가 오늘 제 손에서 나간 코페이만 250여불... 크흑) 혹시 맹장염 겪어본 분 계신가요?? ㅠㅠ

 

ps. 통증이 약간 dull한 통증은 계속 있는데 심한 cramping이 wave로 와요. 배 안에 가스 찬 것같은 팽만감 있구요. 일단 한시간 반 전에 Milk of Magnesia 먹었으니 경과를 지켜보고 내일 아침에 다시 전화해서 CT 재촬영 졸라봐야겠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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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1/19 5:25pm CDT update:

 

의사에게 전화했더니 오늘 안에 CT 결과를 보고 큰 병원으로 가야 할 것 같으면 emergency room을 가는게 빠를거라고 해서 결국 오후에 emergency room에 다녀왔어요. CT with contrast 찍었는데, 결과는 맹장이 아니랍니다! 대장 diverticulitis 래요. 항생제 7일치 처방해줘서 받아가지고 왔네요.

 

그런데 저는 만성 설사로 고생하고 있었는데 이건 변비인 사람들이 잘 걸리는 병이라고 하는데요. 도대체 왜 걸렸을까요...

 

나이 먹을수록 지병만 하나 둘씩 모아가고 있는 것 같아서 참 슬프네요... ㅠㅠ

 

같이 걱정해주시고 쾌유 기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엊저녁에는 통증 때문에 일찍 잠들고 오늘은 일단 오전에는 출근을 해서 일하느라 일일히 답글을 못 드렸는데 그래도 마음으로는 한분한분 다 감사드리고 있어요.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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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완전 오래된 글인데 그래도 혹시나 나중에 비슷한 증상 가지신 분들이라도 있으실까 싶어서 (설마하지만) 그 이후 업데이트를 합니다.

 

응급실에서 위와 같은 진단을 받은 뒤, 주치의를 통해서 GI 스페셜리스트 리퍼럴을 받았습니다. 이 스페셜리스트 분은 오더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종류의 테스트를 다 오더하시더군요. -_-; 심지어 변을 페인트 깡통에 일주일간 모아서 들고 가는 검사도 했는데 텍사스 7-8월 한여름이었어서인지 (drop-off site가 고속도로 타고 45분 거리였음) 쿨러백에 들고 갔는데도 온도가 높았다고 측정 불가로 떴습니다. 저는 안그래도 설사하는 편이라 이거 다 모으는데 엄청 고생했는데... 어흑... 또 다른 어떤 검사는 보험 회사에서 커버를 안해줘서 몇백불 생돈이 나가기도 했구요.

 

그리고 여튼 측정 가능한 검사는 모두 다 정상 범위 진단이 나왔습니다. 대장 내시경도 했는데 완전 깨끗했대요. diverticulitis도 없었대요. (!!!)

 

그럼 저는 대체 왜 아팠던 것일까요... 대체 응급실 방사선과의는 제 CT에서 뭘 보고 diverticulitis 진단을 내렸던 것일까요... 그 뒤로 재발은 없었어서 아직까지 미스테리로 남아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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