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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모아 게시판   [잡담]
Jury Duty-Jury Selection 경험담

Passion | 2019.06.25 22:17:14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오늘 미국 시민의 "Privilege"라는 Jury Duty를 하고 왔습니다.

(지역마다 시스템이 상이할수 있으니 그냥 개인적인 경험담으로 참고만해주시기 바랍니다)

 

8:15까지 법원에 출두해서 3시30까지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하염없이 기다렸습니다.

 

8:30-40정도에 오리엔테이션 비디오 틀어주고 10분 정도 후에

인상 좋아보이는 판사 한 분이 들어 와서 왜 Jury Duty가 중요한 것인가

설명을 해주시더군요.

 

요지는 왕이든 중앙정권이 임명한 한 명의 재판관보다는 동료 시민들에게

받는 판결이 더 공정하다. 그래서 미국 헌법에 배심원 제도가 들어가 있는 것이다.

배심원이 되는데 학력도 중요하지 않고 IQ도 중요하지 않다. 여기 봐라

이렇게 다양한 군상등이 모여서 서로를 공정하게 판결할 수 있는 제도는 이 세계에서

가장 공정한 제도라고 생각한다 등등요. (To kill a mockingbird???)

 

100-150명정도가 모였는데 바로 이름을 무작위로 불러서 몇십명씩 데리고 가기 시작합니다.

 

대기룸에는 조용히 책 읽을수 있는 공간, 랩탑을 쓸수 있는 데스크 4-5 곳이 있고 잡담을 나눌 수 있는 다른 방이 있습니다.

Wifi는 별로입니다. 사진 하나 뜨는데 5-10초 걸립니다. 핸드폰 시그널도 안 좋더군요. 그냥 @얼마에 님의 The Economist 와

Kindle만 열심히 읽었습니다..

 

전 세 번째 그룹에 속해있었습니다. 의료과실에 관한 Civil Case였습니다.

Courtroom에 들어가 보니 어제 이미 선별된 배심원 3명은 오늘 또 와서 자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지못미)

결국 배심원에 배정이 되면 매일 계속 나와야 한다는 겁니다. 그냥 하염없이 기다리는 Jury Selection과정에서도요.

 

한 명씩 불러서 이름, 사는 도시, 직업, 기혼여부, 보는 티비쇼, 신문, 취미를 공개적으로 질의한 후 이 케이스에 관해서

Bias될만한 요소가 있는지 물어보고 있으면 가까이 불러서 조용히 물어보고 Excuse할지 안 할지 정합니다.

이 비공개적인 과정이 시간이 꽤 오래 걸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각 변호사가 질의를 하기도 하고 판사가 여러가지 질문을 하기도 하고요.

결국 30-50명이 이 과정을 그냥 보면서 무작정 기다려야 합니다.

 

다행히 원칙적으로는 Courtroom내에서는 Reading Material이나 핸드폰 사용 금진데

다들 책을 읽거나 핸드폰 사용하더군요. 그리고 그것을 제지 안하고요. 다행이죠.

안 그러면 그냥 몇 시간동안 허공만 바라보고 있어야해요.

 

8명의 배심원이 필요했는데 8명이 차면 양측의 변호사들이 자기 맘에 안 드는 배심원을 Excuse해달라고 합니다.

무제한 적으로 쓸수 있는 권한은 아닙니다.

이렇게 어제 배정된 배심원들중 2 명 조차도 Excuse되서 가더군요. 그래도 다행인 것은 배심원으로 뽑힌 후 이렇게 Excuse되면

완전히 Excuse되는 것이라서 바로 집으로 돌아 갈수 있고 3년간 Jury Duty의 책임에서 벗어납니다.

뽑히지 않고 Excuse되면 다시 대기방으로 돌아가서 다른 Case에 불려질 때까지 기다려야 하고요.

즉 뽑히지 않으면 무조건 Official End Time인 4시 반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그리고 그 때까지 한 뽑히면 그제야 3년간의 자유를 주고요.

 

저도 Bias될 만한 요소가 확실히 있어서 얘기를 했더니 별 말 듣지도 않고 바로 Excuse해주더군요.

 

그리고 이 과정을 Plaintiff와 Defender가 와서 그냥 앉아서 기다리며 보고 있습니다.

왜 고소가 서로 진을 빠지게 하는 절찬지 보여주는 예같습니다.

 

대기룸으로 돌아오니 점심시간입니다. 한 시간 줍니다. 전 IF를 하기에 그냥 굶었습니다.

그 후 1시반에 다시 시작합니다.

 

여기서 재밌는 점을 발견했습니다. 배심원에 안 뽑히고 대기룸으로 돌아오면 다시 이름을 스캔해서 대기자리스트에 넣어야지

다음 Case에 무작위로 뽑힙니다. 하지만 이게 자동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이걸 스캔해주는 직원이 엄격하게 하지도 않고 그냥

스캔하셨어요 정도만 물어보는 시스템입니다. 그렇기에 정말 하기 싫은 사람은 그냥 스캔 안 하면 한 번 불리고 4시반까지 기다리면

배심원에 안 뽑히고 끝납니다. 코트룸에서 대기룸으로 안 가고 복도에만 있어도 되고요.

이걸 악용할 만한 사람들이 있을 수도 있어 보이는게

워낙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하러온 다양한 많은 사람들을 상대하는 일이다 보니 직원도 엄격하게 사람들을 대하지 않습니다.

점심 후 30분이나 늦게 와서 Case에 불렸는데도 안 들어간 사람에게 뭐라고 하지도 않고 별 다른 페널티도 없고 그냥 대기 시키더군요.

하지만 제가 입구에 있어서 대충 봤는데 거의 모든 사람들이 스캔을 하더군요. 법원 내라서 그런지 꼼수를 부리려는 사람들은 없었습니다. 

 

여하튼 점심 후 2 그룹을 불렀는데 전 안 불렸습니다. 그리고 그냥 대기입니다. 이제 Case가 있냐 없냐에 따라서 일찍 집에 갈수도 있고

아니면 4시반까지 무조건 기다려야 할 수도 있습니다. 판사 한 명이 일찍 3시에 들어가봐야 해서 마지막 Case가 없어지면서 3시반에 모든 것이 끝났습니다.

 

대기룸에 있었던 대다수의 사람들에게는 좋은 소식이었으나 그 조퇴한 판사 때문에 애꿎은 여러 명에게 일상생활에 큰 차질이 생겨버렸습니다.

이미 Courtroom에 들어간 사람들에게 판사가 나 3시에 조퇴하니 너네들 내일 9시까지 다시 출두하세요 하고 그냥 나가버린 겁니다.

문젠 내일 직장을 새로 시작하는 사람들도 있고 애돌보는 문제도 있고 병원 예약 있는 사람들도 있기에 정당한 사유가 있는 사람들은

사유를 듣고 Excuse를 해줘야 하는데 그러지도 않고 그냥 나 바쁨 내일 출두해 하고 나가버린거죠.

결국 한 시간 반 남기고 판사의 사정 때문에 내일 다시 출두하게 된 사람들이 대기룸에 와서 직원에게 성토를 하지만

직원은 아무런 권한이 없습니다. 이것은 상당히 부조리한 시스템인것 같고 개선해야 할 점이라고 봅니다.

 

점심시간을 제외하고 7시간동안 결국 한 번만 케이스에 불려갔습니다. 제가 보니 대다수 한 번 많으면 두번

정말 운 안 좋으면 3번 정도 불려 가는 것 같습니다. 과연 7 시간동안 성인들을 불러서 1-3번 소집하는 것이 과연

21세기에 많는 효율성인지 많이 의심이 갑니다. 갠적으로 귀찮긴 하더라도 빨리 배심원에 배정되서 케이스를 다루기 시작하면

상당히 흥미롭고 배울것이 많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봅니다.

처음에 연설한 판사도 배심원 경험을 한 대다수의 배심원들의 평가는 아주 호의적이다라고 합니다. 그럴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호의적인 경험을 하기까지 Jury Selection에서 시간낭비가 심합니다.

 

예를 들어서 특히나 1세대 이민자 분들은 영어회화가 서투른게 아주 확연해서

판사와 얘기를 나누자마자 바로 Excuse 되었지만 그럼에도 4시반까지 그냥 대기하고 계셔야 해요.

다른 케이스에 불려가면 또 똑같은 과정을 겪어야 하시고요.

다른 주 같은 경우 영어 회화 능력 물어보고 처음부터 걸러내던데 여긴 그렇지 않네요.

 

게다가 정말 노골적으로 확연한 Bias문제 요소등이 있거든요. 그런 사람들은 처음부터 어떻게 걸러내야 된다고 봐요.

그런 사람들은 처음 부터 걸러내서 다른 케이스에 넣는게 났죠. 솔직히 저도 뽑히는게 귀찮아서 이 비효율적인 시스템 때문에

안 뽑혔기에 오늘은 큰 불만이 없지만 크게 사회를 위해서 개선을 해야할 문제 같습니다.

 

 

몇 가지 팁과 단상

1) 공공기관으로써 악명 높은 DMV와 다르게 전반적으로 모든 직원들이 친절하고 일처리가 괜찮았습니다.

 

2) 에어컨, 난방 문제가 큽니다. 한 여름인데도 혹시나 몰라서 가지고 간 가죽자켓을 입고 있는제가 추울 정도 였으니까요.

옷은 Layer로 가지고 가세요. 벗고 입기 쉽게요.

 

3) 분명히 Dress Code가 있는데 아무도 신경 안 쓰더군요. 분명히 반바지, Flip Flop, T-shirt 입지 말라고 했는데

아주 깔끔히 정장 입고 오신분들도 있지만 딱 저 금지되어 있는 옷들 입고 온 사람들도 봤습니다. 그런데 아무도 제재를 안 합니다.

그런데 제재 하는 코트도 있다고 하니 깔끔하게 입고 가시는것을 추천드려요.

 

4) 아주 다양한 인종, 직종, 연령의 사람들이 모여서 증거를 가지고 토론하며 동료 시민의 판결을 내린다는 것은 개인적으로 참 의미가 깊었습니다.

게다가 요즘은 예전과 다르게 다양한 직군과 소득계층이 한 곳에 모일 기회가 드문데

이렇게라도 한 곳에 모일 수 있는 기회가 있는 것은 서로에게 눈을 띄게 해주는 경험일 것 같습니다.

나중에 또 이런 기회가 있어서 배심원에 뽑힌다면 꽤 뜻깊은 경험이 될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때 되어도 몇 주 케이스에 묶이는게 싫어서 피할 것 같긴 합니다)

 

5) Jury Duty관련 편지를 받았다고 무조건 그 날 가는것 아닙니다. 그 전날 ARS든 인터넷으로 확인을 꼭 하세요. 무작위로

어떤 사람들은 안 가도 된다고 통보 받습니다. 이거 확인 안 하고 그냥 아침에 나타나는 사람들이 꽤 있다고 합니다. 오늘도 그랬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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