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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모아 게시판   [잡담]
LP 사용기

ex610 | 2019.07.12 19:11:01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한국에서도 LP 인기가 다시 살아난지 몇년 된걸로 알고 있는데, 미국에서는 진짜 쉽고 편하게 Vinyl (미국에서는 LP라는 표현도 쓰고, Vinyl이라는 말은 더 많이 씁니다.) 음악을 즐길 수 있어요. 최근 이 취미에 푹 빠져 지내고 있는데, 정리도 할겸 여기 사용기로 남겨봅니다. 

 

최근에 다시 턴테이블을 구매하면서, 한두장씩 사모으기 시작한 앨범이 이제 100장이 좀 넘었네요. 지금은 한 1000장 됩니다. ㅠㅠ  2-3만장씩 보유하시는 애호가들에 비하면, 뭐 이제 시작입니다. 미국 시골 생활은 심심한 천국이라는 말에 (심심하다는 것에 초점을 맞춰서) 동의하는 편인데 , 다시 시작한 음악 감상 취미로 심심함에서 조금 탈피했네요. 

 

1. 왜 LP인가? 

 

LP는 일단 모으는 재미가 있습니다. 동네 음반 가게에서 한장한장 앨범을 넘기며 음반 구경하고 한장씩 구매해서 천천히 들어보는 재미가 있어요. 미국에서 LP를 하기 좋은 이유중의 하나가, 동네 음반가게가 꽤 남아있다는 거죠. 거의 어느 도시나 (심지어 소도시라도) 제법 많은 LP를 보유한, 최소 한두개의 음반 매장은 있는 정도이고, 대도시에는 정말 많구요.  음반 가게 방문을 테마로 잡아 뉴욕 여행을 해도 될 정도 입니다. 단순히 음반만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기타 관련 문화 상품도 판매하고, 정보 교환도 하고, 가게 마다 주력 제품도 달라서, 하나하나 다 방문해도 재미있을 겁니다. 

 

<링크. 뉴욕의 음반가게들>

 

https://www.timeout.com/newyork/music/best-record-stores-in-nyc

 

미국에서 LP를 하기 좋은 두번째 이유는, 이렇게 많은 음반 가게에서 취급하는 중고 음반들이 다 한국에서 소위 말하는 원판들이라는 점이죠. 한국의 라이센스 판들은 미국에서 스탬퍼를 사다가 찍은 것인데, 여러 이유로 음질이 좀 떨어집니다. 음질뿐만 아니라 자켓 인쇄의 질도 좀 차이가 있었어요. 한국에서는 구하기 어렵거나, 비싼 원판들을 비교적 저렴하게 쉽게 구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미국에서 LP (Vinyl) 앨범 구입기, 사용기 사진 

<뉴욕시티의 한 음반 가게> 

 

미국에서 LP (Vinyl) 앨범 구입기, 사용기 사진 

<미국 어느 시골 마을의 음반 가게>

 

그리고 듣는 재미가 있습니다. 어떤 턴테이블, 카트리지, 포노 앰프를 쓰는지에 따라 소리가 누구나 알 수 있을정도로 확 바뀌어요. 정성껏 세팅한 턴테이블에 상태좋은 앨범을 올려 들어보면 음질도 CD 빰때릴 정도로 좋구요. 20만원대 입문형 턴테이블을 쓰다가, VPI사의 중급형 턴테이블을 구매하곤, 음질 차이에 깜짝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음질적인 측면에서는, 여러 논의가 있으니 일단 LP의 음질 (Sound Quality)가 디지털 음원의 음질보다 낫다는 생각은 하지 않고 있어요.  CD 포맷의 한계를 넘은 고품질 디지털 음원 (24bit, DSD)도 있고, 수치상으로는 이 고품질 음원들이 LP보다 못할것이 없습니다. (하지만 LP도 제대로 세팅하고 들으면 음질 자체로도 그리 뒤떨어지지 않습니다.)

 

사실 LP는 고역 및 저역 기록이 물리적인 한계 때문에 힘듭니다. 그래서 고역은 음역대를 낮춰서, 저역은 좀 깎아내서 Vinyl판에 기록을 할 수 밖에 없죠. 나중에 포노 앰프에서 저렇게 기록된 음원을 다시 원래대로 보정을 해줍니다. (예전에는 음반회사마다 다른 보정기준을 적용했으나, 근대에 들어와서는 RIAA 커브가 보정의 표준이 되었습니다.) 저는 이 과정에서 LP 특유의 음색 (Sound Tone) 이 나온다고 생각하는데요. 그래서 마스터링 자체가 디지털인 경우에도, LP로 최종 기록이 되면, 어느정도 LP만의 소리를 가지게 되는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마스터링 자체가 디지털인데 LP가 왠 말이냐? 다 플라시보 효과다" 라는 말은 안맞는다고 생각합니다. 분명히 LP의 음색은 다르긴 하거든요. 

 

정리하자면, LP의 음질 (Sound Quality) 자체는 디지털 음원에 비해 떨어질 수도 있지만, 고유의 음색 (Sound Tone)이 있으며 그것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다수 존재한다로 말할 수 있겠네요. (미국 LP시장이 최근 몇년간 가파르게 상승했고, 아직은 그 기세가 꺾이진 않을 것 같아보입니다.)

 

 

2. 턴테이블의 선택

 

신품 구매:

 

굉장히 저렴한 ($50~$100) 턴테이블들이 다수 있지만, Audiotechnica의 LP60정도면 (약 $90) 입문기로서는 가성비 및 만듦새가 나쁘지 않고, LP120 (약 $250~$300)정도면 만듦새가 아주 좋아집니다. 특히 LP120은 한때 시대를 풍미했던 Technics의 SL1200 시리즈와 외관이 완전히 같고, 뛰어난 가성비 (포노앰프 내장으로, 액티브 스피커만 있다면 별도 지출 불필요)로 미국에서는 베스트셀러중의 하나입니다. 저는 이 LP120을 할인한 가격인 $250정도에 구매해서 1년가까이 만족하며 들었습니다. 이 제품들은 베스트바이, 아마존등에서 아주 쉽게 구매가 가능합니다.

 

다 취소에요. 프로젝트의 Debut Carbon DC 제품이 최고. $399인데, 이 가격대에선 경쟁자가 없습니다. LP120보다 훨씬 훨씬 좋아요. 턴테이블은 모터가 비교적 정밀하게 돌아야하고, 카트리지 및 Arm의 품질이 어느정도는 담보되어야 소리가 나오기때문에 최소 $400정도는 쓰셔야 그래도 음향기기로서의 역할을 해요. 반스 앤 노블에 파는 $100~$200짜리 제품들은 그냥 장난감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https://www.musicdirect.com/recommended-gifts-under-500/pro-ject-debut-carbon-dc-turntable

 

 

좀 더 LP에 관심이 있으면 Rega (영국의 합리), Clearaudio (독일의 깐깐), VPI (미국의 호방) 등의 제조사의 $1000~$2000정도의 제품들을 고려하게 되는데, 앞서 언급한 보급형 제품대비 확연한 음질의 향상을 체감할 수 있습니다. 왠만한 고가 하이엔드 제품들과 큰 차이가 없을 정도이죠. 개인적으로는 Rega의 Planar 3를 추천하는데, 톤암의 품질이 좋고, 합리적으로 제품이 잘 만들어졌기 때문이죠. 디자인도 깔끔합니다. 약간 부담되는 외모도 괜찮다면 VPI도 좋은 선택이라고 봅니다. 음질은 VPI가 미세하게 낫다는 생각입니다.

 

 

아래 온라인 쇼핑몰등에서 이런 턴테이블들을 아주 쉽게 구매할 수 있습니다. 

  

뮤직 다이렉트

https://www.musicdirect.com

 

크러치필드

https://www.crutchfield.com/shopsearch/turntable.html?&pg=2

 

 

중고구매: 

 

중고구매는 왕년의 유명한 턴테이블을 저렴한 가격에 구해서 들어볼 수 있는 방법이죠. $300~$400정도의 예산이면 신품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턴테이블을 구할 수도 있습니다. 저는 Thorens의 TD316을 Grado 카트리지 포함해서 $300에 구매했는데, 이 정도 수준의 턴은 신품이면 가볍게 $1000은 넘었을겁니다. 

 

도시마다 있는 오디오샵을 방문해도 되고, Audiogon.com이나 진리의 eBay, 그리고 Craiglist에서 구매할 수 있는데, 아무래도 입문자라면 신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여러모로 괜찮은 선택 같고, 최소 몇개월~1년이상 들어보고 중고를 구매하는게 좋다고 생각하네요. 저도 Audiotechnica LP120을 처분하고 VPI 및 Rega의 중저가 라인 (이라고 해도 최소 $1000이상) 턴을 신품으로 구매했다가, 최근에 중고로 TD316도 들였네요.

 

미국의 유명한 온라인 중고샵 (신품도 취급)으로는 오디오 클래식스가 있습니다. 매킨토시 전문점으로도 명성이 높지요.  (온라인으로 가격 및 매물 체크는 가능하나, 주문은 전화로 해야하는건 함정) 여긴 정말 유명해서, 가끔 한국에서도 방문객이 온다고 하네요. ㄷ ㄷ ㄷ 

 

미국에서 LP (Vinyl) 앨범 구입기, 사용기 사진 

http://www.audioclassics.com

 

 

3. 음반 구입

 

3-1. 반스 앤 노블 서점: 미국 어느 도시나 있는 오프라인 서점인 Barnes & Noble에는 음반 매장도 같이 있는데, 지난 몇년간 LP를 주력상품으로 판매중입니다. 서점에 들러서 음반고르는 재미가 쏠쏠해요. 다만 가격은 Amazon보다는 좀 비싼 편인데, $25에 연회원으로 가입하면 상시 10% 할인을 해주고, 1-2개월에 한번씩 나오는 15% 혹은 20% 할인 쿠폰을 이용하면, 아마존보다 좀 더 저렴하게 신품 LP 앨범을 구매할 수 있어서, 저는 거의 매달 쿠폰을 가지고 한두장씩 신품 LP를 구매합니다. 

 

3-2. 동네 음반 가게: 보통 중고 및 신품 LP를 다 취급하죠. 제가 사는 동네 음반 가게의 경우, 중고 LP를 일일히 육안으로 검사해서 상태가 안좋은 것들은 파기처분하더군요. 그래서 중고지만 LP판의 음질이 괜찮은 편이고, 육안으로 걸러지지 않는 불량 LP의 경우는 반품도 받아줘서 편리합니다. 단골 LP가게 하나정도 만들어 두는 것도 좋을 듯하네요. 

 

브루클린의 러프 트레이드는 정말 유명한 곳입니다. 여기서 공연도 해요.

https://www.roughtrade.com

 

roughtrade-williamsburg-brooklyn-nyc-brittanypetronella-x9a9418s_copy__x_large.jpg

<브루클린 러프 트레이드 매장>

 

Screenshot 2019-07-12 20.18.11.png

<러프 트레이드 공연 모습>

 

3-3. 아마존: 아마존 역시 방대한 Vinyl 라이브러리를 자랑합니다.

 

3-4. Music Direct: 오디오 기기도 판매하지만 음반도 꽤 많이 판매하구요. 

https://www.musicdirect.com

 

3-5. 진리의 eBay: 이베이에는 정말 방대한 Vinyl library가 구축되어 있는데, get import cd라는 판매자가 유명합니다.

 

http://www.ebay.com/usr/get_importcds?_trksid=p2057872.m2749.l2754

 

여기서 다수의 신품 LP를 사봤는데, 아주 저렴하진 않아도, 신속배달? 및 서비스가 괜찮았습니다. 

 

3-6. 진리의 craiglist 및 yard sale: 잘 뒤져보시면 LP 50장에 10불 막 이렇게 파는 경우도 있습니다. ㅎㅎ 

 

3-7. Goodwill store: 보통 장당 $1로 저렴하긴 한데, 상태 확인 필수. 

 

3-8. Elusive

http://www.elusivedisc.com

강추 음반 전문점입니다. 엄청난 음반 보유량, 신속한 배송, 최고의 고객서비스를 자랑합니다. 강추 쇼핑몰이죠. 

 

미국에서 LP (Vinyl) 앨범 구입기, 사용기 사진 

<사진> 동네 음반가게 및 craiglist 에서 산 에릭 클랩튼 중고 LP들 

 

미국에서 LP (Vinyl) 앨범 구입기, 사용기 사진 

<사진> 동네 음반가게에서 구매한 Doors 중고 LP들 

 

미국에서 LP (Vinyl) 앨범 구입기, 사용기 사진

<사진> 동네 중고 오디오 샵, 음반도 판매한다.

 

미국에서 LP (Vinyl) 앨범 구입기, 사용기 사진

<사진> Rega Planar 3 (2016), VPI Scout 1.1

 

 

 

 

미국에서 LP (Vinyl) 앨범 구입기, 사용기 사진

<사진> 2016년의 나의 음악 감상실. 현재는 좀 더 큰 방으로 이사했습니다. 

 

 

미국에서 LP (Vinyl) 앨범 구입기, 사용기 사진

<사진> Craiglist를 통해 구매한 중고 LP 판들. 상태가 대부분 너무 좋다.

 

 

 

미국에서 LP (Vinyl) 앨범 구입기, 사용기 사진 

<사진> 스피커가 외계인처럼 생겼다는, wife님의 코멘트에 부응하기 위해 Star Wars LP 재킷으로 코디..

 

 

결론: LP 감상하려면, 최대한 빠른 퇴근을 해야하니, 업무 효율이 좋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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