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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모아 게시판   [잡담]
사담(寫談), 쓰레기

오하이오 | 2020.02.13 09:23:49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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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렇게 어질러 놓고 청소는 어떻게 하려고 하나 싶어 들여다 보니 

어휴, 반은 주어 모은 쓰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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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에 끊어진 열쇠고리, 그저 반짝이는 플라스틱 조각.

장난감 많은데 굳이 쓰레기를 모아오나 싶어 한숨 쉬다 피식 새 나온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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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쓰레기가 쓰레기로만 보지 않기는 나와 비슷했기 때문에. 

길에 버려진 쓰레기를 자주 들여다 보고 수시로 담아 둔 내 사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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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은 2년 여 차로만 다녔던 120Km 길을 걸어가면서

바닥에 버려진 쓰레기를 사진에 담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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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긴 세월 다녀도 차 안에서 볼 수 없어 궁금했던

그 곳 사람을, 생활을 엿볼 수 있었다는 뿌듯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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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여지고 버려진 종이에는 여전히 체취와 온기가 느껴지는듯 했기에 

유난히 정이 가던 쓰레기 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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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버리고 버려진 쓰레기지만 

글 쓴이가 본다면 반갑지 않을까 하는 상상에 더 정성들이기도 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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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이국 땅에서 한글로 쓰여진 쓰레기를 보면,

기대도 못했던 덕에 반갑고 소중하게 느껴지기 조차 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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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나흘간 걸어 모은 800 여 쓰레기를 224장 추려 

순서대로 늘어 놓고, 길었던 길 만큼 길게 만들었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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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가 버려진 이곳 사람들의 삶은

많은 음료들을 마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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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자 보기는 귀했지만

피는 사람들은 여러 담배들의 피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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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혹은 차에서 마시는 걸 상상하기 힘들었기엔 낯선 맥주 캔 쓰레기.

그래도 어찌나 예쁘던지, 사진 찍고 지나칠 수 만은 없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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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을 하나 주어 모아 집에 와서,

정성을 보태 다시 찍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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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이는 알루미늄과 흙먼지는

일부러 뿌려 질감을 만든 듯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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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럽게 접힌 곡선과 파열한 날카로운 선은

애써 만들기는 힘든 대비를 이루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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짓이겨져 깍인 표면에 험난했을 그 세월을 버틴 애절함도 느껴졌으니

세상에 이런 보물이 또 어딨나 싶었던 순간. 

 

돌아 보니 아이들이 모은 쓰레기도

그 눈으로 본 보물이었겠거니...

(그래서 내다 버리진 않겠지만 그래도 정돈은 좀 해줬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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