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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모아 게시판   [여행기]
평소에 보기힘든 미국 공항 풍경, 하지만 아시아행은 풀 플라잇 (부제: 코로나로 인한 풍경 2탄)

fjord | 2020.03.28 20:39:52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요즘 미국 코로나 사태를 보며, 많은 분들이 한번 쯤 고민을 해보셨을 것 같습니다. 미국에 계속 있으면서, 안전에 유의하는게 나은건지.. 아니면, 사태를 비교적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는 일부 아시아 국가(일본 제외)에 있는게 나은건지..

 

시국이 시국이니 만큼, 저도 같은 사항으로 고민을 좀 해보게 됬습니다. 아무래도, 가장 큰 걱정은 현재 미국 의료기기/의료인력의 부족과 (마모에서도 많이 언급되는 의사/간호사 분들의 경험담들도 있었고요), 검사비/치료비 체계의 불확실성, 그리고 무엇보다 아시안에 대한 인종혐오/폭력 증가 및 경제악화로 인한 폭동 가능성까지(그럴리는 없겠지만, 아무래도 LA 폭동과 같은 사태가 있었으니까, 그런 생각도 들더라구요)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가족하고도 예기를 나누고, 여러가지 상황들도 생각해보고, 결국, 많은 고민끝에 저희 가족은 아시아 (홍콩) 쪽에 있기로 최종적으로 결정을 했고요.

 

이게 가능할 수 있는 이유는, 일단 저희는 dual residence가 있고, 일이 위치에 크게 제약을 받지 않기 때문이 큽니다. 아무래도 대부분의 경우, 레지던스가 하나인 경우에는, 한 물리적 location에 거의 모든 자본과 투자가 되어있기에, 아시아 쪽에 잠깐 있고 싶으셔도 (언제까지 있어야 할지 모를 경우) 현실적인 제약으로 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저의 경우는 어렸을때부터 global citizen 이라는 컨셉에 심취해 있었는데요. 즉, 단순히 dual citizenship을 갖는게 아니라, 여러 나라에 거주를 하며 자유롭게 일을 하며, 여러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을 최종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나중에 한번 또 썰을 풀어보고 싶네요.

 

아무튼 미국발 아시아행은 쉽지많은 않았네요. 비행기가 계속 캔슬되는 바람에, 총 3번 비행기 스케쥴이 바뀌었고, 결국에는 날짜까지 바뀌면서, 생각보다 더 일찍 출국을 하게 되었네요. 그것도 홍콩으로 가는 마지막 비행기 스케쥴이라고 하네요. 이게 한번 더 취소되거나, 혹시 비행기를 놓치면, 그냥 포기하고 미국에서 안전에 유의하며 있을 생각이었습니다. 요즘 아시아 쪽에서 경유 전면 금지, 비거주자 전면 입국금지를 하는 나라들이 계속 생기면서, 비행기 취소 및 운행 중단이 가속화 되고 있습니다. 혹시나, 미국발 아시아행을 고려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빨리 결정하시는 게 여러모로 좋을 것 같습니다.

 

(또한, 혹시나해서, 아시아행을 계획하셨다면, 시국이 시국이니 만큼,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모두 도착하는 쪽 정부의 가이드라인을 확실히 따릅시다. 증상을 숨기지 말고, 자가격리를 철저히 수행하고, 공항에서 이동시 정부의 지침을 따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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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가장 붐비는 공항 중 하나인데도 불구하고, 체크인 카운터와 이미그레이션 라인에 통틀어 대여섯명 밖에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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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터미널의 다른 이미그레이션 체크 포인트는 모두 닫혀있네요. 승객이 없어서, 한 터미널 내에 딱 하나의 체크 포인트만 열어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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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그레이션과 시큐리티 모두 5분 이내로 마치고, 게이트를 찾아 갑니다. 보시다시피 공항 내에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항상 시장바닥 같은 분위기였는데, 코로나 여파로 이렇게 텅 비어버린 공항을 보니 씁쓸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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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이상의 비행기가 캔슬이 되었네요.. 현재 AA의 경우, 국제선은 운행을 중단한 상태이고, 그나마 있던 국내선도 수요 부족으로, 계속 캔슬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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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내 코로나 여파, 손님부족, 수요부족 사태로, 라운진 모두 닫은 상태이고, 음식점도 거의 닫혀있네요. 중간중강 한두군데 영업을 하는 곳이 있어, 아직 간단한 샌드위치/물 정도는 구할 수 있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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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공항 내 스타벅스 매장이 여러군데 있는데, 모두 닫혀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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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이나 캔슬과 리북킹을 반복해서 겨우 구한 여정.. 첫 구간 AA 퍼스트 클래스를 타고나서, 경유지에서 1시간 30분 여유가 있습니다. 근데, 하필이면 기체 결함으로 비행기가 50분 딜레이 되고 겨우 탑승합니다. 국내선 기내는 텅 비어있습니다. 퍼스트 클래스는 저 포함 5명 정도, 이콘 역시 10~15명 정도 타고있던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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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A 국내선 퍼스트 클래스는 딱히 특별할게 없습니다. 창문 2개보다 조금 더 큰 공간으로 편하고 여유있는 좌석.. 기내식은 코로나 여파로 확실히 간소화된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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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의 경유지.. 시애틀 공항에서 환승 시간 30분 채 안남기고, 열심히 뛰어서 다행히 비행기 뜨기전에 도착했네요. 시애틀 공항도 마찬가지로 텅 비어있어서, 달리기하기 좋은 환경입니다.

 

다만, 제가 탄 이 미국발 아시아행 비행기는 놀랍게도 풀 플라잇, 풀북입니다! 한마디로 비즈니스석과, 이콘석 모두 만석으로 비행기 내에 남은 자리가 단 하나도 없네요. 이번 미국의 코로나 확진 급증으로 많은 사람들이 미국탈출, 아시아행 비행에 발을 올리고 있는 모습입니다. 

 

제 앞에 미국 영사관에서 일한다는 한 승객이 있었는데, 케세이에서 비행기를 탈 수 없다고 해서, 실랑이가 좀 생깁니다. 최근 많은 국가에서 경유금지 혹은 비거주자 입국금지를 하는 곳이 많으니 잘 알아보고, 서류를 잘 챙겨야 되겟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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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승객들이 비행기 탑승하자마자 클로락스 와잎과 알콜 스프레이를 꺼내 열심히 자기자리를 세정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기내에는 클로락스와 알코올 냄새가 뒤섞여 오묘하네요. 앞으로도 이렇게 모두가 개인 위생에 힘쓴다면, 바이러스가 살아나기 힘들거라는 생각은 듭니다. 기내에서는 아시안, 백인, 흑인 모두 마스크를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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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륙 후, 간단한 석식 fried cod와 디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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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다가 일어나서 요청한 스낵. 해물 laksa 커리와 당면인데, 전 이게 은근 맛잇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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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하기 전 먹는 조식, 홍콩식 죽인 콘지와 딤섬.

 

아무래도 풀 플라잇인지라 좀 걱정이 된건 사실입니다. 최근 아시아 쪽 역유입 확진이 종종 발생하는 상황이기도 하고, 일부에서는 해외에서 들어와서 몰지각한 행동을 (증상을 숨긴다던가, 자가격리를 하지 않는다던가) 하는 사람들도 보고가 되고 있고요. 다행히 제 주변에서는 기침을 하거나, 아파보이는 사람은 없었고 모두 세정제/마스크 사용하며, 초긴장 상태인게 느껴져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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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해히 잘 도착했네요. 다른 아시아 국가도 마찬가지겠지만, 홍콩 공항은 일단 정말 철저하긴 합니다. 적어도 승객 입장으로는 그렇게 느껴지네요. 이미그레이션 하는 동안 여러과정을 거칩니다. 우선 설문과 온도체크로 증상자/비증상자 분류. 증상자는 2주동안 정부 시설 격리.

 

비증상자는 코로나 자가 검사 키트를 수령하고, 자가 격리 장소를 보고하고, 자가격리 용 전자팔찌를 차고, 자가격리 관리 앱을 다운받고, 이미그레이션을 마치게 됩니다. 도착해서 짐찾고 공항 빠져나가는데 까지 약 2시간이 걸렸습니다. 시간은 많이 걸리지만 철저하게 하니 마음은 좀 놓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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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이제 2주 자가격리에 들어갑니다.

 

모든 입국자 전수 검사를 하고 있어서, 저도 제 키트를 보냈으니, 제 코로나 테스트 결과도 다음 주에 알게 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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