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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모아 게시판   [잡담]
업데이트/무슨 이런 바이러스가 있나 싶네요.

참울타리 | 2020.03.31 17:01:21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댓글 감사드립니다. 저 많은 분들이 마스크 보내주셔서 재나눔도 했을 정도로 마스크는 충분해요. 저보다는 뉴욕이 훨씬 급한 듯 하니 혹 마스크 나눔해 주실 분들은 뉴욕으로 보내주세요. 이 정도 노출되는 것은 비일비재 할 거 같아요.

 

 다만 이번 케이스에서 제가 놀란 것은 제가 이 환자를 애초에 위험도에서 로우 리스크로 분류했고 환자분이 9일 동안 코로나 의심스런 증상을 보이지 않다가 갑자기 증상이 발현이 되는 것에 놀란 것이예요. 정말 안심하고 있다가 보이지 않는 적에 기습을 당한 느낌이예요. 앞으로는 로우 리스크 환자를 보더라도 있는 마스크라도 제대로 활용해야겠어요. 코비드 상황이 길어질 것 같아서 최대한 마스크를 아끼려고 했는데 이렇게 의외의 위험한 노출이 생기네요. 마모 식구분들도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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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엊그제부터 보기 시작한 70세 초반 아저씨예여. 다리 한 쪽에 봉와직염이 심하게 왔어요. 혈액감염/패혈증에서 고생하시는 걸 겨우 항생제로 안정시켜서 퇴원시키려는데...

 

 어제까지만 해도 아무런 증상 없다가 오늘 갑자기 무기력감에 몸이 안 좋다는 겁니다. 혈색소가 좀 떨어져서 그런가 싶어서 혈액 종양내과와 함께 수혈을 하기로 합니다. 그 와중에 아저씨가 수혈 전부터 갑자기 호흡이 곤란하다고 하셔서 동맥혈가스 검사와 가슴 사진을 찍어봅니다. 가슴엔 전에 없던 불투명한 음영이 생겨났습니다. 몇 시간여만에 BiPAP까지 달고 중환자실 갑니다.

 

 임상적으로 코비드 같습니다. 엑스레이 사진으로는 폐에 물이 찬 소견과 구분하기 어려워서 이뇨제까지 썼는데 듣질 않습니다. 입원 9일째 퇴원을 앞에 두고 코비드라니... 아저씨는 곧 기관삽관 하시고 벤틸레이터에 호흡을 의존하시게 될 거 같습니다.

 

 아저씨의 지병으로 보았을 때 이번 코비드 감염에서 살아나오기 힘들어 보입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이 바이러스가 사형선고와 같이 되어 버렸어요. N95 아끼느라 서지컬 마스크 한 장 끼고 환자 본 저는 물론이고 간호사 선생님도 그렇고 다 노출되었네요. 제 감염 가능성도 걱정이지만... 그것보다 환자분한테 해 드릴 수 있는게 없다는 것이 이번 바이러스 감염에서 의료진으로서 자괴감이네요. 어떤 약을 써도 원래 약해져 있는 아저씨가 견뎌내기는 무척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어제까지는 정말 멀쩡히 저와 퇴원 계획에 대해 이야기 하던 아저씨가 이런 상태로까지 나빠지니 제가 참 견디기 힘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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