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거의 10년 다니던 회사 그만두고 옮긴지 딱 1년 됐는데 어제부로 layoff 됐습니다. 얼마 전에 다른 회사 흡수합병 하더니 회사 restructure 한다고 제 포지션들 다 없애고, 몇몇 포지션들 demote 시키고.. 말로는 포지션이 없어져서 라고 하지만 제가 부족해서 그런 이유가 제일 크겠죠..
지난 1년간 이 회사 다니면서 힘들었던적이 많아서 때려 치고 싶은 마음을 십수번도 더 했는데 시원섭섭 합니다. 일이 너무 많아서 첫 몇달 assistant 구할때 까지 거의 매일 밤 10-12시 퇴근 했거든요.. 그리고 사람 상대 하는 일이라 거기서 오는 스트레스가 되게 컸어요.. 다시 구직 활동 해야 한다는게 부담 이지만 지난 10년간 쉬지 않고 달려 왔으니 잠깐 쉬어도 괜찮겠다 생각 하고 있습니다.. 서브프라임때 다니던 회사 닫아서 백수 된 이후로 처음 이네요.. 정식으로 해고 된적이 처음이라 어벙벙 합니다. 총각때 백수랑, 외벌이 가장의 백수 기분은 천지차이네요. 쉬어도 편하게 못 쉴것 같아요..
말로만 듣던 하루 아침에 해고.. 한달에 한번 정도 오던 regional manager가 갑자기 미팅이 있다며 본사랑 화상통화 연결 하는데 Dept VP 랑 HR VP 가 있더라구요.. 두 사람 보는 순간 뭔지 알았네요.. 회사가 지금 어쩌고 저쩌고.. 그동안 너무 고마웠네 어쩌고 저쩌고.. 차라리 you're fired 라고 한마디로 끝내는게 낫지 20분동안 이야기 하려니 그게 더 스트레스 였습니다. 내일이 마지막인데 불편하면 오늘까지만 해도 된다 그러길래 4시에 미팅 끝내고 대충 짐 정리해서 5시에 나왔습니다. 직원들의 위로를 뒤로 하고 티비에서 보던것 처럼 파일 박스 들고 나오는데 기분이 좋지 않았네요.. 조금 민망..
코로나만 아니면 여행 이라도 다니면서 재충전 할텐데 그럴수 없으니 이건 뭐 쉬는게 쉬는것도 아니네요.. 그냥 강제 자가격리.. 하필 "이 시국" 에 백수가 되어서 일 구하기도 쉽지 않은데.. 사족으로 금년에 아내 치과 가야 해서 FSA를 만땅으로 해놨는데 코로나 때문에 못 가서 어제 부랴부랴 FSA 쇼핑 했습니다. 아마존에서 몇년은 먹고도 남을 약 쇼핑을 했는데 이것 저것 신나게 주워 담다가 현타 와서 한참을 멍하니 모니터만 보고 있었네요..
아이가 네살인데 그동안 사진 정리를 못 했어요.. 맨날 벼르기만 했는데 이번 기회에 사진 정리 하고 현상 해서 앨범 만들어야 겠습니다... 전화위복....... 이 될런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그런걸로... :_
제가 요즘 시간이 많아서......... 맞아요. 전에 이직 후 너무 힘들다고 글 올렸었지요.. ㅜㅜ 그 때 다른데 옮길까 하다가 이왕 promote 되서 옮긴건데 1년 채우고 옮기자 그러며 버티고, 1년 거의 다 되서는 이왕 하는거 2년 채우고 나가자 그러며 버티고 있었거든요.. 그러다 이지경이.. ㅜ.ㅜ 아이도 있어서 코로나 때문에 일 하러 가는게 찜찜 했는데 그냥 잘 됐다 하면서 스스로 위로 하고 있습니다. 구직 사이트 조금씩 보고는 있는데 아예 다른걸 해볼까도 생각 중이고.. 머리가 많이 복잡한데 저도 뭐를 하던 10년 후 '그 때 잘 됐다!' 하고 생각 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응원 정말 감사 합니다~
저도 댓글로나마 응원의 마음을 전해요.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 (곧 와플 2판 구우시는 밥상님은 능력자!!)
2와플~! 와플을 두번 굽네요. 마모님들 너무 따뜻해요.. 힘들때 마다 항상 힘을 주십니다. 감사 합니다. ㅜㅜ
뒤늦게 질문글 올리려 들어왔다가 글을 읽게 되었습니다.
흔히 '전화위복' 이라는 말도 많이 하지만, 살다보니 '인간지사 세옹지마' 라는 생각이 많이 들더라구요.
그 당시에는 정말 힘들고 어렵고 왜 나에게 이런일이...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지만 또 지나 놓고 보면
그 때문에 더 좋은 기회를 만나게 되기도 하는 일이 다반사거든요.
가까운 이가 두어해 전에 갑자기 일터에서 해고를 당하게 되었더랬어요.
하던일은 서비스 업종이었고
당시에는 내 과실도 없는데 왜 나를 찍어서 이런일이 생겼나... 좌절했었지요.
당장 집세 걱정에 끼니 걱정에...주변에 도움을 받고 직종 변경을 해서
기술을 익히는 쪽으로 인테리어 쪽으로 관심을 돌렸어요.
처음에는 시행착오도 있었으나ㅡ기술 배워 익히는 일은 결국 내 평생 자산을 일구는 일과 같은 거라 생각하고
열심히 배우고 익혔답니다.
그리고 이 년여의 세월이 흘러
요즘은 그 때 짤렸던게 신에 한수가 아니었겠냐... 안도하고 잘 지내고 있습니다.
코비드 시국이 시작되면서
예전 일했던 서비스 직종은 제일 먼저 해고가 시작된 반면
새로 시작한 인테리어 쪽 일은 이 시국에서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있어
여전히 일거리가ㅡ끊이지 않고 있거든요.
그동안 열심히 살아 오셨고,
또 한 일년을 죽도록 고생하던 터 였으니 ' 엎어진 김에 쉬어 간다고 '
말씀처럼 사진 정리도 하고 애랑도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돈 버는 일은 언제든 기회가 있지만
일 생에 아이랑 할 수 있는 시기는 딱 그만큼 그시기 뿐이라.....
그렇게 지나고 보면
아마도 이 때가 가장 행복했던 시기라 회상 하실 수 있을 겁니다.
조금 더 살았다고... 말이 길어졌습니다. 아무쪼록 힘내시고 화이팅 하세요.
덕분에 코비드도 피해가고 아이랑 교감도 더 많이,하실 수 있으니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귀한 시간 입니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
저랑 같은 처지시네요~ 저도 2018년 잘다니던 회사가 넘어가는 과정에서 그만두게되고 이런저런일을 알아보다 Contrator로 일년을 일하게 되었습니다. 여러가지 사정으로 정말 매일 그만 두고 싶었지만 풀타임으로 조만간 hire 될거라는 말에 그리고 높은 연봉으로 인해 일년을 엄청난 스트레스속에 살았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코로나로 인해 하고있던 프로젝트가 완전히 중단되게 되었고 전 그렇게 lay off 되었습니다. 조금 쉬어가자는 의미로 이시기에 한국행으로 결정하였고 이주 자가격리후에 가족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생각에 들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전부터 있었던 어깨통증으로 가볍게 찾은 병원에서 암의 의심된다는 소견을 받았고 지금 서울에 있는 큰병원에서 암 4기 진단까지 받게 되었습니다.
제가 드리고 싶은 말은 죽음 앞에서는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깟 직장 물론 상심이 크시겠지만 별거 아니라는거죠... 이 참에 하고 싶었던거 하면서 재충전에 시간을 가져보세요... 그러면서건강도 챙겨 보시구요...
아이쿠... 정말 이지, 전화위복, 세옹지마... 뭐가 되었든....
이렇게나마 병을 알게,되었으니
초 긍정의 마인드로
암 따위 거뜬히 이겨 낼 수 있기를 온 마음을 다해 바라겠습니다.
힘 내세요.
아.. 어떻게 응원의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네요
힘든일들 잘 이겨내시고 꼭 좋은일만 더 많이 생기시길 기도합니다!
곰탱이님, 어려운 마음의 시기이겠지만 힘내시기를 기도합니다. 꼭 이겨내실거라 믿습니다.
이겨내시길 기도하겠습니다. 가족과 사랑의 시간 보내시길 바랍니다.
힘내세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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