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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모아 게시판   [잡담]
미국의 코로나가 잡히지 않는 이유...

참울타리 | 2020.06.27 06:48:18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어젠 제가 본 케이스입니다.

 

 84세 할아버지가 몇 일째 기운이 없고 입맛도 없어서 힘들게 지내시다가 침대에서 굴러떨어지셔서 응급실에 내원하셨어요. 호흡기계 증상도 하나도 없고 흉부사진도 깨끗한데 코비드 검사에서 양성이 나왔어요. 휴식시 산소포화도도 정상이라서 응급실에서 퇴원시키려다 코비드 검사가 양성 나오고 도보시 산소포화도가 급격히 떨어지는 것을 보고 입원 결정이 난 케이스예요.

 

 코비드 감염은 특히 80대에서 사망률이 30퍼센트가 넘어가기 때문에 기관삽관과 심폐소생술 유무에 대해 미리 할아버지가 자신의 치료 방향에 대해 결정하실 수 있을 때 미리 여쭤봤어요.

 

할아버지 : "그래서 그거 하면 사는 거야 죽는 거야?"

나 : "살 수도 죽을 수도 있지요. 정답은 없어요. 할아버지가 결정하셔야 할 문제예요."

 

 때론 예후가 극히 안 좋아보이면 적극적으로 심폐소생금지 기관삽관금지가 좋은 선택 같다고 말씀드리지만 최종 선택은 언제까지나 환자 몫이라 함부로 말씀드리기는 곤란할 때도 많아요.

 

할아버지 : "딸래미랑 이야기 해보고 결정해도 될까?"

나 : "네, 그러세요. 할아버지..."

 

 어려운 결정입니다. 대다수가 내원 전에 생각해 보지 못한 내용이니까요. 할아버지께 시간을 더 드리기로 하고... 할머니께 연락합니다.

 

나 : "할머니, 남편분이 코비드 걸리셨어요. 최근 보름 사이에 가까이 접촉한분 있으세요? 혹 코비드 양성으로 판명되었거나..."

할머니 : "없어... 우리 딸래미만 왔다갔다 했지..."

나 : "따님 가족분 전부 그리고 할머니 코비드 검사 받으셔야 해요. 따님분과 가족분도요. 14일 정도 자가격리 하다가 도중에 너무 숨차거나 열이 많이 나거나 하면 병원 오셔야 해요. 검사 받으시러 가실 때 꼭 마스크 쓰시고요."

할머니 : "그래서 우리 영감이 코비드 걸려서 뭐가 어떻게 되는데? 검사는 어디서 받아?"

나 : ...

 

 병원이 코비드 때문에 난리고 락다운을 다시 하냐 마냐 해도... 일반 노인분들한테 코비드에 대한 아이디어도 제대로 홍보가 되지 않은 거 같네요. 물론 개개인의 지적 수준과 사회경제적 지위에 따라 이해도나 방역 지침을 얼마나 잘 준수할 수 있는지가 달라지긴 합니다. 사회경제적으로 힘든 노인들에게 이 행정부가 그들을 보호하기 위해 도대체 무엇을 했나 싶어요.

 

 한쪽에서는 무지함 또는 다른 한쪽에서는 무시로 일관하는 사회 구성원의 행태 속에서 오늘도 코비드는 무럭무럭 자라납니다. 가끔 한식당에 투고하러 가면 용감하게 안에서 식사하시는 분들이 계신데... 지금 미국 상황에서 안에서 식사하는 건 자신이 바이러스 걸리던 말든 상관 없다 생각하시는 건지 아니면 코비드가 끝났다고 생각하시는 건지 저는 잘 이해가 안 되는데요... 부디 음식은 투고하셔서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해주시기 바랍니다. 안에서 밥을 먹는 행위는 아직도 '극히' 위험합니다.

 

 제대로 된 컨트롤 타워의 부재로 현재 미국 상황으로서는 코비드가 꺽일리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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