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숭아의 철이 이제 끝나가네요. 6월부터 이런저런 종류의 복숭아를 먹느라 참 행복했었는데, 이제 그 즐거움은 내년까지 기다려야 하네요ㅠㅠ
복숭아 먹다가, 한창 철때 맛있던 복숭아가 그리워서ㅠㅠ 복숭아 얘기를 해보려 합니다.
저는 남가주에 살고있고, 먹는 복숭아들은 대부분 북가주에서 옵니다. 보통 파머스 마켓에서 복숭아를 삽니다. 시기별로 나오는 아이들도 다르고, 종류도 제가 본것만 40가지도넘는거 같아요. 여기에선 제가 잘 먹는 아이들만 얘기해 보려구요. 황도와 백도로 나눠져 있구요, 복숭아들이 저희동네에서 나오는 시기별로 정리해봤습니다.
복숭아 좋아하시는 분들 마모에도 많이 계신거 같은데, 어떤 아이들을 드시는지 너무 궁금해요. 기후에 따라 종류들이 달라질텐데, 어떤 맛있는 녀석들이 있을지 궁금합니다.
황도
Gold Dust
제가 먹는 복숭아들 중에 제일 먼저 나오는 아이에요. 6월 중순-말 정도에 볼수있는데, 이렇게 일찍 나오는 복숭아들은 꽃피고 열매가 맺어서 익는 기간이 길지가 않아서, 7-8월쯤에 나오는 복숭아들보다 크기가 작고 맛이 조금 덜한 경우가 많아요. Gold dust 같은 경우에는 그걸 감안하더라도 꽤 훌륭한 맛을 내는 복숭아에요. 달달하고 살살 녹는 과육을 가진 저에겐 복숭아 철의 시작을 알리는 아이입니다.
Winblo
얘가 제 최애 황도입니다. North Carolina에서 1958년도에 만들어진 복숭아입니다. 과육도 연하고 과즙도 많아서 입에 넣으면 살살 녹아버려요. 씨가 쏙 빠지는 free stone 종류입니다. 정말 집에다 얘를 사다놓고 후숙을 시키면 온 집안에 복숭아 향이 퍼지는데, 너무 좋아요. 단맛과 신맛의 밸런스도 제 입맛에는 딱 맞구요. 얘는 혹시 만나실 일이 있으시다면 꼭 먹어보세요.
Kaweah
Zaiger에서 1998년에 O’Henry와 Fantasia yellow nectarine을 교배해서 만든 아이입니다. 얘도 씨가 쏙 빠지는 free stone이구요 꽤 크기가 큽니다. 과육은 단단하지만, 과즙도 많고 달콤한 정말 클래식한 황도입니다.
백도
Galaxy
도넛 복숭아, 납작 복숭아 종류의 복숭아 입니다. 복숭아 향은 그렇게 강하지 않은데, 단맛이 강한 아이입니다. 복숭아 고유의 맛보다는 단맛이 더 강해서 저는 엄청 선호하는 아이는 아닌데, 6월 중순에서 말 정도에 사실 다른 백도들이 별로 나오질 않아요. 그래도 잘 익은 아이를 먹으면 복숭아 향도 꽤 나고 달달합니다.
Babcock
겨울이 춥지않은 Southern California에서 키우기 위해 만들어진 복숭아 입니다. 이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교수인 E.B. Babcock의 이름을 따서 Babcock이라고 복숭아 이름을 지었다고 하네요. 털이 별로 없고 단단한 과육을 가지고 있지만 과즙이 많고 산미가 덜한 백도에요. 익지 않은 아이는 꽤 신맛이 날 수 있어요. 멍이 잘 드니 다루실 때 조심하셔야 합니다.
Silver Logan
제가 참 좋아하는 백도 입니다. Cedar Ridge, California의 Marbel Logan이란 사람한테서 발견된 아이래요. 7월 중순-말 정도에 나오는, 모양은 동그랗고 과육이 무르지 않지만 입에서 그래도 녹는 맛이 정말 좋은 백도에요. 단맛과 신맛의 발란스도 정말 잘 잡혀있고, 꿀같이 달달한 향을 마구 뿜어내는 아이입니다. 집에서 후숙 시킬때 뿜어내는 향이 정말 너무 좋아요.
Sierra Blanca
Silver Logan이 끝날쯤에 나오는 백도입니다. 얘는 Silver logan보다는 조금 더 산미가 있어요. Silver logan이 꿀향을 뿜어낸다면 얘는 조금 더 꽃향기같은 향을 뿜어냅니다. 입에서 살살 녹는 과육을 가진 아이에요.
Goldline
참 애정하는 백도입니다. 얘의 특징은 이름처럼 껍질과 과육에 골드라인이 보입니다. 껍질에 털도 별로 없어서 저는 껍질 벗기기 귀찮은 날엔 그냥 껍질채 먹어요. 잘익었을땐 그냥 껍질을 손으로 벗겨내면 싹 벗겨집니다. 살이 매우 연하고 입에서 녹는 과육을 가지고 있어요. 앞에서 말한 Silver Logan이나 Sierra Blanca만큼 후숙할 때 향이 강하진 않지만, 맛은 엄청 좋습니다. Lady Nancy라는 이름으로 1989년에 patent된 아이입니다. 동부에서는 병에 약해서 크게 성공을 못했는데, 캘리포니아 기후에서는 훨씬 더 잘 자란다고 하네요. 멍이 너무 잘 들어서 운송이 쉽지않아 찾아보기 힘든 아이입니다. 근데, 혹시라도 만나게 된다면 꼭 드셔보세요. 잘 익은 Goldline은 제가 여기 써놓은 어떤 백도들 보다 좋아합니다.
Indian Free/Black Blood
얘는 참 특이하게 생겼어요. 보송보송 털도 좀 긴편이고, 껍질 색깔도 어둡고 껍질에 수박처럼 무늬도 있습니다. 과육도 안에는 하얀색이지만 껍질에 가까워질수록 빨갛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얘는 베리향도 좀 나고 베리맛도 나요. 복숭아치고는 생김새도 조금 다르고 맛도 조금 다른 재밌는 아이입니다. 이렇게 과육이 빨간 복숭아는 17세기 프랑스때부터 기록이 있었다고 합니다. 스페인 사람들이 미국에 가져와서, 네이티브 인디언들과 식민지 개척차들이 키웠다고 하네요.
제가 아는 정도로만 정리해봤는데, 혹시 틀린정보가 있다면 알려주세요!
사진들은 대부분 구글에서 검색해서 가져왔습니다. 찍는건 항상 잊어버려요ㅋㅋ
향과 맛 표현을 더 잘하면 좋을텐데 쉽지가 않네요. 분명 먹어보면 다른맛인건 아는데, 그 차이를 참 표현하기가 쉽지가 않아요ㅠㅠ
다른분들은 어떤 맛있는 복숭아들을 드시는지 진짜 궁금하네요. 댓글로 복숭아 추천 부탁드릴게요!
@복숭아 님 생각이 나네요 ㅠㅠ
저도 복숭아님 말씀인줄알고 들어왔슴돠ㅠ
읍읍
+111 복숭아님 군대 가신건가요?
그러게요... 요즘 @레몬복숭아 @지지복숭아 등 다른 복숭아 분들이 등장하시던데... 혹시 하는생각.
결혼해서 오손도손 잘 살고 계시겠죠?
그립읍니다..
아 이 댓글 봤었는데 저 생각해주셔서 너무 감사했어요.. :)
저는 결혼하고 아기도 생겨서 잘 지내고 있습니다. 앞으로 게시판에서 자주 뵈어요 :)
복숭아 킬러 여기 있습니다.
그렇다고 종류를 알고 뭐 그런건 아니고, 복숭아는 다 좋아해요.
과일은 코스코에서 주로 사는데요,
전 White nectarine 좋아해요
최근에 저저번주에 사먹었는데, 그때 batch 가 안좋았는지, 끝물인지, 단 맛이 덜 하더라구요.
이제 다음 여름을 기대해봐요.
"간스메" 좋아하시던 선친 생각이 납니다
조지아에는 복숭아 철이 되면 복숭아 투어 버스가 있어서 저희 할머니께서는 매년 지인들이랑 투어 버스를 대절해서 조지아 남쪽에 있는 복숭아 농장에 다녀오시곤 했습니다. 복숭아 수확도 하시고 공장 견학도 하시고 마지막에 원하는 복숭아들 박스에 담아서 돌아오시곤 하셨죠. 잘 익은 것들로 골라오셔서 나누어 주신 복숭아들 매년 잘 먹었는데 연세가 있으셔서 못 가시게 된 후로는 맛있는 복숭아 먹어본 지 좀 된 것 같네요. 다음에 파머스 마켓 가게 되면 눈여겨 봐야 겠습니다.
저희 동네는 황도만 있어서 슬프네요 ㅜㅜ
오레건엔 백도가 없나요...?ㅠㅠㅠ
하지만 오레건엔 맛있는 사과들이 많다고 들었어요!
저도 복숭아 앉은자리에서 서너개는 뚝딱이였는데, 그러고 보니 올 해는 복숭아를 많이 즐기지 못하고 찬바람을 맞게 되었네요. 저도 백도 황도 킬러였습니다. 마지막에 Black Blood도 어느해엔가 굉장히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나네요. 복숭아하니 복숭아 알러지 때문에 못먹던 동료가 생각나네요. 멀리서 나무만 봐도 알러지가 뿅뿅 올라온다고 하더군요. 내일은 홀푸즈를 뒤져서라도 사라지기전에 몇개 집어와야 겠습니다. 덕분에 오랬만에 복숭아 먹게 되었네요. 감사합니다.
우와 Black Blood 흔하지 않은 아이인데 아신다니 너무 반갑네요ㅋㅋ
저도 일주일에 복숭아는 몇십파운드씩 혼자 다 먹어요ㅋㅋ
홀푸즈에서 꼭 맛난 아이들 찾으셨길 바래요!
복숭아도 사과만큼이나 이렇게 다양하군요... 전 그동안 황도 백도 이렇게 두 종류만 있는줄 알았어요..ㅠㅠ
저도요 ㅎㅎㅎ 원글님 덕분에 새로운 복숭아의 종류를 알게 되었네요!
저도요! ㅎㅎ
(그나저나 @도깨비 님, 혹시 peach와 nectarine의 차이도 아시면 지식 좀 공유해주세요!)
도깨비님은 아니지만, peach는 겉이 부들부들한거(털이 있는거), nectarine 은 겉이 맨질맨질 한 것으로 알고 있어요. 우리나라말로는 천도 복숭아요.
저도 넥타린을 더 좋아합니다. 그런데 어떤때는 반 갈랐을때 씨가 깨끗하게 빠지고 어떤때는 안그렇길래 그냥 숙성도의 차이인지 알았는데 종이 조금씩 다른거군요. 피치, 넥타린, 황도, 백도 정도만 알았지 이렇게 다양한지 몰랐네요. 감사해요. 역시 사람은 배워야해요. ㅎㅎ
씨가 쏙 빠지는 아이들은 freestone 안빠지는 아이들은 clingstone이라고 합니다ㅋㅋ
마켓에서 보통 볼수있는 복숭아보다는 넥타린이 향도 강하고 단맛도 강해서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으신거 같아요.
미니멀라이프님이 잘 답해 주셨네요ㅋㅋ
Nectarine은 껍질에 털이없고 매끈합니다. 보통 복숭아보다 크기가 조금 더 작고, 향과 단맛이 더 강한편이에요 :)
Nectarine까지 같이 글에 넣으면, 글이 너무 길어질거같아서 뺐어요ㅋㅋ
제가 좋아하는 녀석들은, Rose Diamond, Pegasus, Freckle Face, Silk Road 정도가 생각나네요.
ㅋㅋ네 아주아주 많습니다. 글 쓰려고 아는 애들 이름만 나열했다가 거의 40개가 되는걸 보고 저도 깜짝 놀랐어요. 다들 맛도 향도 생김새도 조금씩 달라서 찾아 먹는 재미가 있어요.
와 복숭아가 이렇게 종류가 많다는걸 이제야 알았네요. 저희가족다 복숭아를(특히 달달하고 과즙이 많은 백도) 무척좋아해서 여름마다 즐겨먹는데 올해는 집에서 같이 있는시간이 많아서인지 더욱 많이 먹은거 같아요. 벌써 여름이 다갔네요. 내년 여름엔 종류별로 다 먹어보고 싶어요. 소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달달하고 과즙많은 백도 제가 엄청 좋아합니다ㅋㅋ 복숭아종류들도 어마무시 다양해요. 내년 여름에는 종류별로 다 드셔보시길 바랄게요! 혹시 맛있는 녀석을 찾으면 꼭 알려주세요 :)
곧 남캘리로 이주하는데 복숭아 킬러인 저한테 너무 유익한 내용이네요. 감사합니다!
오! 곧 이사를 오시는군요. 6월말부터 9월초까지는 복숭아들이 많이 나옵니다. 오셔서 꼭 맛있는 아이들 만나시기를 바랄게요. Goldline이나 Winblo는 만나게 되신다면 꼭꼭 드셔보세요 :)
품종 이름이 한국식이긴 하지만 이런 인포그래픽도 있네요.
우아! 감사합니다. 다음에 복숭아 철에 한국가게되면 꼭 참고해서 찾아봐야겠어요!!
복숭아 종류가 이리 다양했군요. 좋은 정보 감사해요
네! 골라먹는 재미가 있어요 :)
복숭아 알러지 있는 분에겐 미안하지만
미국서 그나마 한국 과일과 견줄만한 과일 중 하나가 복숭아 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종류가 이렇게 많은지 몰랐네요 @@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여기 제가 올린것보다 종류들이 훠어얼씬 더 많습니다. 진짜 잘 익은 복숭아들은 미국도 너무 맛있어서, 한국 복숭아는 딱히 생각이 안나더라구요!
제 눈에 다 비슷해서 그냥 냄새 맡아보고 사는데 달고 주시한 복숭아는 정말 맛있는거 같아요. 그리고 보니 이번년도엔 별로 못먹어 봤네요. 내년까지 기달려야겠네요.
따로 이름을 붙여주지 않으면 저도 구분은 힘들어요ㅋㅋ 얼핏보면 다 고만고만하게 생겼으니까요ㅋㅋㅋ
내년에는 꼭 달고 주시한 복숭아 많이 드시길 바랄게요 :)
제가 먹었던 가장 맛있었던 복숭아는 태양아래서 갓 따낸 뜨끈한 복숭아 였습니다.
피치 피킹가서 나무에 달려서 뜨겁게 달궈진 복숭아의 당도는 정말 복숭아 주스 보다도 훨씬 더 달았죠.
그런데 이상하게 코스트코 가서 복숭아 사서 냉장고에 넣어 놓고 먹으면 맛이 영.... 복숭아가 문제인지 너무 차가운 온도에 보관하는 게 문제인지...
맞아요 복숭아는 잘 익은 아이를 나무에서 바로 따 먹는게 제일 맛있어요.
복숭아는 사실 차게해놓으면 맛이 떨어집니다. 사오시자마자 냉장고 넣지 마시고, 후숙을 조금만 해주세요. 후숙 후에 냉장고에 보관하더라도 먹기 전에 상온에 조금 꺼내두시면 조금 더 맛있게 즐기실 수 있을거에요 :)
제가 먹으본 제일 맛있었던 복숭아는 어느 Farmers market에서 뭉구러져서 상품으론 못 파는 조지아 피취. 정말 꿀맛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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