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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모아 게시판   [잡담]
코비드의 계절...

참울타리 | 2020.10.15 16:22:24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이제 완연히 2nd wave가 왔나 봅니다. 비교적 중/경증 환자가 조절되는 시기를 지나서 최근 응급실을 내원하는 코비드 환자가 급격히 늘어나는 것을 봅니다. 사람들 대부분이 코비드는 이미 지나간 것인냥 행동하는 것을 보다 보면 어느 정도는 예상되는 측면이지요. 어제 중환자실 담당의랑 엘레베이터를 타면서 서로의 안부를 묻는데. 예상대로 참 씁쓸한 대답입니다.

 

나 : 우리가 중환자실로 이송한, 기관삽관이 필요했던 환자 중에 몇이나 살아남는 거 봐?

중환자실 의사 : (고개를 저으면서) very rarely, 90퍼센트에서 95퍼센트는 다 죽어... 에크모 달고 다 해도 소용 없어. 죽을 사람은 죽어.

나, 그 분 : (침묵...)

 

 의술이라는 것은 반복을 통한 기술 습득이 있다는 점에서 기나긴 1st wave를 지내고 다들 경험치가 높아진 상태입니다.

 

 어제 루마니아어를 하는 할머니, 당뇨 고혈압 비만 등 고위험군에 속하는 분이 응급실에 오셨습니다. 코비드 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에도 가슴 사진과 랩이 의심스러워서... 내려가서 폐 청진 해보니 전형적인 코비드 수포음이 들려옵니다.

 

나 : 할머니, 지금 코비드 검사 결과는 아직 안 나왔는데요. 임상적으로 아주 의심스러워요. 우선 코비드 혈장치료부터 시작하는게 좋을 거 같아요. 이건 다른 사람 항체를 모은 혈액 성분이라, 치료가 괜찮으시다면 수혈동의서에 동의해주셔야 해요.

 

할머니 : 나... 폐렴이랬어. 다른 의사가. 코비드가 아닌데 왜 코비드 치료를 해?

 

나 : 검사 결과 없인 코비드 폐렴인지 세균성인지 아님 다른 바이러스 폐렴인지 누구도 이야기 못해요. 임상적으로 크게 의심스러운 상황이니 빨리 치료받는게 좋으세요.

 

할머니 : 나 코비드 아니야...

 

나 : ?!...?!!!! (보다 못한 랭귀지 라인 통역사가 자기가 더 길게 풀어 설명해 주갰다 하심... 그러나 할머니 말 안 들으심.)

 

 몇 시간 뒤에. 결국 코비드 양성 나오고 결국 수혈동의 받고 혈장 치료 들어갔는데. 할머니가 시간 지체한터라 항체가 많은 혈장이 다 떨어져서 못 드리고 low titer로 확인된 혈장을 드리게 되니 찜찜하네요.

 

 잔인하지만 현실입니다. 코비드 환자를 가까이 지켜보며 치료해 보니 이것이 정말 치료제와 백신으로 없어질 수 있는 질환인지 회의감마저 듭니다. 결국 코비드는 변이를 계속하게 될꺼고 수 많은 subtype들을 백신이 커버할 수 있을 거 같진 않습니다. 그렇게 되면, 독감마냥 그 해 유행할subtype을 예측해서 조합해서 접종하는 백신이 최선일테고. 독감 백신 맞았다고 독감 안 걸리지 않듯이 (백신과는 다른 subtype의 유행) 백신 맞았다고 마스크를 벗고 다닐 수 있는 상황은 오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코비드 백신과 또 독감 바이러스에 효과적인 타미플루만큼의 효과적인 코비드 치료제, 두 가지의 조합 없이는 전 세계의 봉쇄가 풀릴 수 있을까도 회의적입니다.

 

 결론은 이미 전쟁은 다시 시작되었습니다. 독감 백신 안 맞으신 분은 꼭 맞으시고 전쟁에 대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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