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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권 받았어요!

rlambs26 | 2020.11.10 13:22:26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미국에 온게 1999년이니까. 21년만에 미국 시민이 되었네요.

영주권을 받은게 2010년이라 시민권은 진작에 가능했지만, 미루고 미루다 이제야 받았습니다.

 

저는 작년 10월에 LA에서 신청해서, 11월에 인터뷰를 했으니 1년 1개월이 걸렸네요. 신청 할 때부터 트럼프의 강경정책 때문에 신청자가 많아서 대기 기간이 길어진다고 하더니 팬데믹이 오면서 훨씬 더 길어질 줄 알았지만, 그래도 때가 되고 인터뷰를 했습니다.

 

 

인터뷰는 지난 목요일이었습니다. 제 와이프는 오전 7:50분, 저는 10:15분에 인터뷰가 잡혀서 시간이 좀 애매했습니다. 아내를 건물로 먼저 들여 보내고, 저는 그냥 건너편 몰의 야외 테이블에 앉아서 전화기를 보며 놀고 있었습니다.

 

와이프가 9시 30분 좀 넘어서는 인터뷰 패스를 했다고 연락이 오더군요. 영어에 자신감이 없어서 불안해 했는데, 백인 아주머니가 좀 딱딱하기는 했지만, 그냥 약간의 잔소리(신청서에 잘 못 표기한게 있었다네요)외에는 별 다른 문제없이 통과시켜줬다고 합니다.

 

그러고는 바로 선서를 기다리고 있다고 하는 이야기를 듣고는 저도 이민국 건물로 들어갔습니다.

 

들어갈때 시큐리티 체크는 하지만, 그 흔한 발열 체크도 안하더군요.이 많은 사람이 들락거리는 곳에 대체 무슨 깡인지.

 

8층의 이민국 사무실로 가서 접수를 하고 기다리고 있으니, 아내가 선서 마쳤다고 내려가 있겠답니다. 저보다 먼저 미국인이 되었네요.

 

조금 기다리니 한 아시아인 그리고 나름 젊은 축으로 보이는 남자가저를 부르더군요. 이름을 보니 베트남 사람 같았어요. 인상도 좋아 보이고, 그닥 까다로운 사람은 아닐 것 같았습니다. 인사하는 동안에도 계속 미소를 짓고, 말투도 부드러웠구요.

 

사실 저는 이때부터 좀 불안한 것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게 뭐냐하면, 이 다운타운 지역과 또 이민국 빌딩에 티모빌 전화 신호가 약해서인지, 전화시 배터리가 무지하게 빨리 줄어들더니, 인터뷰 시점에서는 15%정도 밖에 남지가 않았던 것입니다. 인터뷰 끝나고 결과도 알려줘야 할테고. 또 선서까지 기다리는 동안 심심도 할 것 같고 불안해 하는 중인데, 이 이민국 직원은 열심히 저에 대한 데이터를 서버에서 뽑아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제 눈에 들어온 것으 그의 책상위에 충전하고 있는 아이폰과에어팟. 잠시 꽤 고민을 하다가 물었습니다. "인터뷰도 전에 좀 황당한 질문 일 수 있는건 아는데... 혹시 내 전화기 충전 좀 해줄래?"

 

하핫. 이 친구 살짝 당황한 표정을 짓더니 "오 걱정마. 갈 때 잊어버리고 가지만 마"라고 하며 충전기에 연결을 해주었습니다. 어찌나 마음이 편안해지던지...????

 

그러고는 인터뷰를 시작했습니다. 미국에 대한 Civil question을 10개 물어보는데 앞의 6개를 바로 답하니 거기서 끝. 그러고는 간단한 문장을 읽어 주고는 제 앞에 있는 아이패드에 따라 적으라고 하더라구요. 그걸로 영어 시험 끝. 

 

그러고는 제 어플리케이션을 쭉 흩어가는데, 제가 "군대 훈련 받은 적이 있다"에 아니라고 답을 했더군요. 그래서 "한국에서 훈련 받았다"고 했더니 그 부분을 수정. 이에 따라 그 뒤에 나오는 "무기 훈련을 받은 적 있는가"도 예스로 수정.

 

뭐 중간 중간 농담도 해가면서 아주 분위기 좋게 재밌게 인터뷰를 하고, 제 전화기는 35%까지 충전해서 나올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인터뷰를 패스하고 다음 방으로 가니 이미 앞 팀이 선서를 하고 있더군요. 10명씩 되는대로 일단 선서를 해서 내보냅니다. 그 팀이 지나고 한 30분쯤 되니, 또 10명을 부르는데 제가 포함 되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거기서 하는 말을 기다렸다가 "I Do"하고 시민권 증서를 받으니, 미국인이 되어버렸습니다.

 

빌딩을 내려와서 아내를 만나 미국인으로서 먹는 첫 점심으로 타이 음식을 사 먹었습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이런저런 서류도 준비해갔는데, 전혀 필요없었어요. 영주권도 만료가 되었었고, 심지어 여권도 만료 되었는데 뭐 아무 문제 없더군요.

 

이제 여권도 만들어야 하고, 소셜 시큐리티 카드도 바꾸러 가야하고.상황봐서 면허증도 리얼 아이디로 바꿔야겠네요.

 

코비드19덕에 인터뷰까지 대기 시간은 좀 길어진 듯 한데, 덕분에 전반적인 인터뷰 프로세스는 좀 더 빠르게 그리고 쾌적하게 진행된 느낌도 있습니다. 

 

작년에 신청해 둔 것이 이렇게 마무리가 되니 어찌되었건 큰 짐 하나를 벗어던진 기분입니다. 올 해의 큰 숙제 하나가 이렇게 마무리가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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