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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모아 게시판   [정보-호텔]
휴양지 인생호텔 Top 5

nonfiction | 2020.12.25 09:39:26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차분한 크리스마스 이브입니다. 6주 전에 오른쪽 엄지손가락을 다치고 나서 고생을 많이 했는데, 어느덧 회복이 많이 되어서 이제 양손타이핑이 되네요.

 

제가 가본 호텔 중 잊혀지지 않는 몇 곳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제목에 거창하게 Top 5라고 적었지만, 아무런 객관적 기준 없이, 순서 없이, 분수에 맞지않게 좋았던 곳 다섯 군데입니다. 소개글이라고 하기에는 정보가 너무 부족하기도 합니다. 사진은 각각 호텔사이트에서 두 개, 제가 찍은 것 한 개 씩 첨부했습니다.

 

평소에 셀폰으로 사진을 엄청나게 많이 찍으면서 다시 보지도 않을 이 디지털 쓰레기를 왜 계속 생산하는 걸까 라고 가끔 생각하기도 합니다. 셀폰에 사진만 1만 9천장, 150기가 정도 있네요. 그런데 iOS 14이 나오면서부터 과거의 사진들이 매일 랜덤하게 보이고, 팬데믹으로 과거를 돌이키는 횟수가 많아지다 보니 갑자기 수많은 사진에 가치가 생겼습니다. 매일 새롭게 디스플레이되는 여행 사진을 보며 그날, 그 지역, 그 나라의 사진들을 계속 훑어보고 마음속으로나마 여행을 떠나봅니다. 막상 여행을 가면 좋지만, 평소에는 여행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타입입니다. 집에 있는 게 가장 좋은 타입, 일하는 게 마음이 편해지는 타입인데.. 이제는 여행이 그립네요.

 

 

1. Perivolas Hideaway

 

그리스 산토리니에 Perivolas라는 호텔에 4-5박 정도 지낸 적이 있습니다. 페리볼라스도 좋았지만, 이 호텔에서 운영하는 Hideaway 호텔이 정말 잊혀지지 않습니다. 이곳은 규모나 비용 때문에 1박도 한 적은 없고요,, 호텔 매니지먼트에서 하루만 오전부터 오후까지 지낼 수 있게 해줘서 경험해봤습니다. 산토리니와 마주 보는 작은 섬에 유일하게 있는 건축물이고, 한 가족 혹은 한 단체만 묵을 수 있는 곳입니다. 이 호텔을 예약한다 함은 이 빌딩 전체, 이 섬 전체를 예약하는 거죠. (수정: 4년 동안 매우 작은 개인 섬에 이 호텔만 있다고 알고 살았는데, 지금 찾아보니 아니네요..산토리니에서 바라보이는 뷰에서는 절벽과 이 호텔만 보입니다.)

 

Private island이기 때문에 (수정: 절벽 바닷가에 있기 때문에) 호텔에서 제공하는 보트나 헬기 없이는 들어갈 수도 나갈 수도 없습니다;; 저희가 이용할 때 보니 조타수가 보트를 대놓고 작은 건물에서 무한정 기다리더라고요. 필요할 때 부르라고 하고요. 산토리니 관광이 아니라 정말 휴양 목적의 호텔입니다.

 

배 타고 들어갈 때 멀리서 이 호텔이 보이지 않습니다. Hideaway라는 이름에서 눈치채셨듯이 자연에 숨겨져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가까이 가면서 형체가 점점 보이기 시작하는데 이 경험이 가장 감동이었습니다. 바닷물이 들어오고 나가는 수영장이 하나 있는데, 바닥에 바다식물이 살 수 있도록 해서 울퉁불퉁한 바다의 바닥면을 그대로 구현해 놨습니다. 마지막에 있는 사진입니다. 수영을 잘 못해서 바다에서 수영한 적은 없는데, 잔잔하고 짠 바닷물에서 수영하던 그 순간도 잊혀지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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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source: Perivolas Hidea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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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source: Perivolas Hidea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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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source: writer

 

 

 

2. Four Seasons Firenze
 

출장 때문에 그동안 다양한 포시즌스 호텔을 가봤는데, 피렌체 호텔은 정말 특별하더라고요. 원래 고풍스러운 곳보다는 모던한 곳을 매우 선호하는데, 고풍스러운 이곳이 주는 느낌은 정말 달랐습니다. 로비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뮤지엄에 온 느낌이 들고, 객실, 화장실, 등등 모든 공간이 전부 뮤지엄 같습니다. 모든 공간의 정교한 천장 벽화도 인상적이고요.

 

첫날 화장실을 들어가 보고 내뱉은 말이 1. 이방 맞아? 2. 내가 있을 곳이 아니구나. 였네요. 아래 사진은 방 크기만 한 화장실입니다. 반신욕을 안 할 수 없는 환경입니다. 왼쪽 창문으로는 가든이 보이고요. 공간이 너무 커서 정신적 안정이 안되는지 잠은 잘 못 잤습니다. 현실은 시내에서 marvis 치약 싼 곳에서 사재기하는 동양인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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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source: writer

 

아래 호텔 로비처럼보이는 사진은 로열스위트 거실이랍니다. 호텔투어 받을때 매 공간마다 눈동그래져서 구석구석 살펴봤습니다. 사이트에 있는 사진들입니다. 호텔 가든도 정말 잘 정돈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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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source: Four Seasons Firen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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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source: Four Seasons Firenze

 

 

 

3. Royal Mansour Marrakech

 

모로코 마라케시에 있는 호텔입니다. 제가 입이 너무 짧고 낯선 향신료가 들어간 음식은 거의 못 먹어서 가고 싶은 여행지는 아니었어요. 하지만 P2가 가자면 열심히 준비해서 가야죠. 호텔 내에 위치한 Fine dining가서도 하나도 못먹고 샐러드와 디저트만 먹고 나오기도 했네요. P2가 다 먹었으니 아깝지는 않았습니다.

 

이곳은 객실 하나가 작은 건물(riad)이고 세 개의 층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런 riad가 30-40개 정도 있는, 대지가 매우 넓은 구조에요. 객실 1층에는 정원과 수영장도 있고요. 처음에는 와 3층이나 되네? 하며 놀라다가, 곧바로 그게 얼마나 불편한 건지 깨달았습니다. 뭐 하나 가지러 가려면 계단을 오르고 내려야 하는게 쉽지 않더라고요. 특이한 점은 세 개 층이나 되는데, 각 층마다 일하시는 분들이 드나드는 문이 별도로 있습니다. 건물 내부에 투숙객이 접근할 수 없는 별도의 계단과 뒷문이 있는 형태입니다. 아래 사진 중 마지막 사진이 저희가 묵었던 riad 대문입니다. 아침을 룸서비스로 시키면 옥상에 준비해 주는 것도 특별했네요.

 

제가 음식이 하나도 안 맞을까봐 emergency food로 컵라면 두 개를 가져가서 싱크에 올려두었는데, 그걸 보고 asian cup noodles를 다양하게 말도 없이 준비해서 옆에 쌓아놓더라고요. 가장 감동한 포인트에요. 그리고 시내에 생로랑 뮤지엄 왕복 라이드 해준다고 해서 로비 앞에 나가봤더니.. 롤스로이스 고스트를 태워주더라고요. 울뻔했습니다. 우린 그런 사람들이 아닌데.. 

 

마라케시 여행에서 가장 좋았던 건 호텔 내에서 요가수업 받은 것과 호텔 밖 사막 한가운데에서 고사양 천체망원경으로 별을 올려다보는 거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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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source: Royal Mansour Marrke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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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source: Royal Mansour Marrke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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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source: writer

 

 

 
4. Sugar Beach, A Viceroy Resort
 
세인트 루시아에 위치한 호텔입니다. Luxury Beachfront Bungalow에 묵었는데 전면을 전부 개방하고 아침에 일어나서부터 바닷바람을 맞으니 기분이 너무 좋더라고요. 그런데 저녁이 되어 문 닫으니 습기가 또 어마어마합니다.. 아래 사진 중 하나가 저희가 묵었던 객실이에요. 저는 이 호텔의 테니스장이 가장 감동이었습니다. 보통 호텔 골프장은 절경에 위치한 곳이 꽤 있는데 (Four Seasons Hualalai 같은 곳) 호텔 테니스장은 경치 좋은 곳이 잘 없더라고요. 새벽 일찍 혼자 깨서 바로 앞 바닷가를 거닐며 들이마신 공기의 냄새가 기억에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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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source: wri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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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source: Sugar Bea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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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source: Sugar Beach

 
 
5. Rosewood Mayakoba
 
멕시코 마야코바에 위치한 호텔입니다. 재작년 크리스마스 이브를 지냈던 곳이라 기억이 많이 납니다. 숲속을 자전거로 달리고, 따뜻한 물속에 들어가 위스키 한 잔 마시던 게 그립네요. 오늘, 2020년 크리스마스 이브는 집에서 인스턴트 우동을 먹었습니다. 냉장고에 남은 게 별로 없어서 초이스가 없었습니다.
 
Lagoon Suite에 묵었는데, 상위 스위트는 단계가 많고 어마어마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배 타고 다니며 보니 특히 레지던스가 너무 좋아 보였어요. 누군가의 별장은 이렇구나 하고 상상해 봅니다. 스위트마다 물가에 자쿠지가 있어서 그곳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냈어요. 화장실 뒤로 야외에서 샤워를 할 수 있는 공간도 있는데, 점심 식사 전에 인생 순위로 꼽을 수 있는 샤워를 했습니다. 그래서 기억이 많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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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source: Rosewood Mayako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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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source: Rosewood Mayako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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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source: writer

 

 

이브에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이제 크리스마스 당일이 됐네요. 

모두들 행복한 크리스마스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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