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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모아 게시판   [잡담]
의료체제가 한계에 다다르고 있는 거 같습니다.

참울타리 | 2021.01.07 03:35:20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최근 화이자 이차 백신을 맞고 (01/04/21) 발열 반응과 오한/근육통이 꽤나 심하게 와서 고생했습니다. 코로나에 비할 것은 아니지만 전체적으로 16퍼센트의 확률로 나타난다는 발열이 참 힘들더군요. 최근 급격한 환자 수 증가로 제가 일하는 병원 병상 점유률은 항상 신기록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요 이틀 간은 정상적으로 일하는 날이 아닌 백업으로 등록이 되어있었는데... 신기록을 기록한 병원 환자 수로 인해 출근하게 되었습니다. 백신 접종 다음날 열이 꽤 심하게 나서 (39.3'C) 병원 admin에게 상황을 알렸습니다.

 

 저희 디렉터가... 당근 백신으로 인한 발열 반응이니 나와서 일하고 병원 입구에 설치된 발열 체크를 거부하고 그냥 나와서 일하랍니다. 충분히 이해할만합니다. 유래가 없는 엄청난 환자 수에... 모두가 압도 당하고 있으니까요. 

 

 아무리 면역 반응이라고 해도 정말 심한 열감기를 앓고 난 거 같이 힘들더군요. 이부프로펜과 타이레놀 최대 용량을 먹고 주차장에 앉아 체온이 떨어지기를 기다리는 내 자신이... 참 뭐랄까 안쓰러웠습니다. 나보다 더 힘든 환자들이 누워있는 병상으로 가야 한다는 자기 주문이 아니었으면... 꽤나 힘든 과정이었을 것 같습니다.

 

 자영업자는 자영업자대로 피고용인은 피고용인대로 저 같은 healthcare worker대로 이 코비드가 가져오는 엄청난 변화를 체험하고 있는 거 같습니다.

 

 엊그제는 제가 중환자실로 전원시켰던 70대 할아버지가 돌아가셨고 오늘은 또다른 70대 할아버지가 제 서비스에서 투병하시다 오늘 심폐소생술을 받다가 돌아가셨습니다. 매일매일 이 상황을 보는게 정신적 육체적으로 정말 힘에 부칩니다.

 

 저도 여행 좋아합니다. 마일모아님과 이 게시판 덕분에 정말 아직까지도 기억에 남는 좋은 추억들을 많이 쌓았습니다. 제발 마모님들은 이 상황이 답답하시겠지만 사회적 거리 두기를 열심히 하셔서 이 코비드 팬데믹 상황에서 가족들과 친구들과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잘 넘기시기 바랍니다. 이젠... 정말 한계에 다다르는 거 같습니다.

 

 의료체계가 붕괴되면 이건 코비드 환자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간단한 병으로도 환자가 도움 받을 수 있는 의료기관이 더 이상 그 기능을 하지 못 한다는 이야기이고... 이는 사회의 근본적 필요가 더 이상 충족되지 않는다는 이야기입니다. 다시 말해 우리가 믿고 의지하고 있던 시스템이 붕괴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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