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합을 거치면서 경기장에 나선 횟수가 많아진 1호는 주로 우익수로.
큰 점수 차로 이기던 마지막 이닝에는 2루수 자리에 서보기도
1호가 야구를 하면서 따라나서게 된 원정 경기
근사한 입구와 달리 경기하는 곳은 아직 도로와 주차장이 마련되지 않은 '오프로드' 야구장
후보로 출전 기회를 가늠하기 힘든 1호가 막상 타석에 섰지만
구경을 놓친 2, 3호, 의자를 책상 삼아 그리고 책 읽으며 시간을 보냈기에.
가장 멀리 갔던 원정 경기
대도시 학교라 그런지 고등학생 경기장 시설은 언뜻 프로경기도 해 낼듯한
그 옆 조금 작긴 하지만 중등시합 경기장도 지금껏 본 최고 시설
시합이 끝나고 외야 자리에서 종례를 갖는 선수와 코치
마지막 원정 경기는 더블헤더
담장 주변 자리 잡고 앉은 홈팀 가족들
첫 경기가 끝나자 동네 분들이 준비한 다과 테이블로 모여드는 선수들
시설은 소박해도 다른데서 볼 수 없었던 넉넉한 마을 인심에 선수들은 소풍 온 듯 시난 표정
싸온 도시락 대신 친구와 음식 테이블을 들락거리는 1호.
첫 경기 건너고 둘째 경기에 좌익수로 선발 출장한 1호
시즌이 끝날 무렵이 되니 가끔이라도 쳐 내는 1호, 두달 사이 꽤 는듯
두 경기 모두 승리로 마친 마지막 원정경기 종례.
시즌 첫 경기를 원정경기로 시작해 훌쩍 지난 두달
나는 나대로 이 학교 저 학교 야구장을, 야구를 보며 느낀 것도 많았던
어디나 참 많은 야구장. 주소 들고 찾아가도 막상 어느 야구장인지 찾아봐야할 만큼.
덕아웃에 줄줄이 걸린 야구 가방도 내겐 진풍경. 비슷한 모양 축구 가방에는 없는 고리가 있는 이유.
야외 의자는 필수품. 팝업 텐트도 캠핑 때문에 필요한 게 아니었다는.
1루수가 주자와 부딪혀 쓰러져 일어나지 못하자 무릎을 꿇고 쾌유를 비는 선수들
타석에 들어선 타자와 덕아웃의 상대 선수들도 무릎 꿇고 기다리기는 마찬가지.
시작도 끝도 없는 것 같은 미국 학교에서 경기를 마치면 각자의 덕아웃 외야에서 종례를 갖는 모습도 인상적
원정 경기에서 큰 점수 차로 이겼다면 더더욱, 바로 경기장을 나서지 말자는 1호
배우기엔 상대 팀에 대한 예의로 경기장에 조금 더 머물다가 가는게 좋겠다기에.
이번주 홈경기 4경기를 남겨둔 올 시즌. 연일 내린 비로 3 경기가 취소되어 1호 기대감이 더 컸던 마지막 시합
하지만 파티처럼 여겼던 마지막 경기도 취소. 이렇게 시즌을 마칠 수 없다며 궁리하는 코치와 부모들. "난, 뭐든 찬성!"
중등 고등 스포츠는 부모가 보는 재미가 있을 것 같아요.
우리아이들은 부모를 쏙 빼 닮아서 스포츠에는 소질이 너무 없었어요. 귀여운 맛에 농구, 축구, 야구를 시켰는데 흥미를 못찾고 스트레스를 받더라구요. 우리 삼형제가 소질이 다 달라서 정말 키우는 재미가 아주 좋네요. 덕분에 지켜 보는 재미도 좋구요.
저렇게 한 쪽 무릎 앉은 자세가 그런 의미가 있는 지는 오늘 처음 알았습니다.
오하이오 님 덕분에 모르고 있던 미국 문화를 배우고 갑니다.
마지막 비내린 사진은 참 따뜻해 보이네요.
실력만 놓고 보면 한숨이 나올 것 같은데 제 자식이 뛰는 팀이라 그런지 보면 재미는 있습니다. 그게 초 중 고건 비슷하지 않을까 싶어요.
우리아이들도 스포츠엔 정말 재능도 취미도 없습니다. 아이들이 그간 잠시라도 렛슨받거나 팀에 들어가 봤던게 농구, 축구, 골프, 테니스, 스케이트, 수영 이렇습니다. 그런데 뭐하나 흥미를 보이지 않아서 다 포기했습니다. 그나마 막내가 좀 시키면 할 것 같은데 도무지 하려고 하지 않아요. 제가 야구 욕심이 있어서 큰 애도 초등학교 들어가면서 부터 야구 글러브를 껴 보게 했는데 흥미를 느끼지 않는 것 같아서 그만 두고 진작 포기했어요. 그런데 큰 애가 체육 필수과목으로 크로스컨트리와 수영, 그리고 야구 정도에서 골라야 했나봐요. 보니 어릴때 부터 하던 잘 하는 아이들이 모인 대표팀은 또 있고 큰 애가 하는 건 일종의 2부리그 격이더라고요. 말이 길어졌네요. 줄이면, '아이들은 어디로 튈지 모른다'네요. 실력은 일천해도 매일 아이들과 공받기라도 할수 있는것만으로도 꿈인가 싶어요.
사진이 함께있는 essay 를 읽는것같아 너무 기분이 좋습니다. 항상 사진과 글 감사드립니다!
기분 좋게 봐주셔서 제가 더 감사합니다. 글재주가 없어 사진으로 보충하려는 속셈인데 먹힌(?) 듯 해서 뿌듯하기도 하네요.^^
오랜만에 이런 모습들보니 참 좋네요
코로나가 끝난것 같기도 하고 아이들이 이렇게 웃고 자유롭게 뛰어놀아야 하는데
지난 1년은 모두에게 힘든 시간이었죠 ㅠㅠ
그러게요. 몸을 오히려 놀릴일이 적어서 역설적이게 참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 아이들이 힘들었을 것 같은데, 오히려 적응하고 일상이 줄여 사는게 안타깝기도 하더라고요. 요즘은 아이들 따라 야구장 다니면 코로나 사태를 잊게 됩니다. 야외 운동이고 관중이 많이 모이는 것도 아니다 보니 마스크 쓴 사람을 보기도 힘들어서 그런것 같습니다.
프린스턴에 다녀가셨군요. 코스코 갈 때마다 지나가는데, 학교 정말 크더라구요.
아, 바로 보고 아시네요^^ 정말 크고 멋지더라고요. 시골 아이들이 주눅들줄 알았는데 잘 해서 이겼어요.
이제 곧 batting cage 자주 가시겠군요 ㅎㅎㅎ
그다음에는 bat 과 glove....
아, 그렇지 않아도 좀 찾아봤는데 근처에 갈만한 배팅케이지가 없더라고요. 전에 동네 골프장 옆에 있는걸 봤는데 지금 보니 골프장이 문을 달았더라고요. ㅠㅠ 대신 한국가면 다 같이 갈 곳이 하나 생겼습니다! 가자마자 동전 잔쯕 바꿔 놔야겠습니다.
자녀가 생기기전 저의 로망중 하나였는데.. 부럽습니다 오하이오님!
그렇죠. 저도 그렇고 아마도 야구 좋아하시는 분들은 비슷한 꿈을 갖고 계셨을 것 같아요. 그래서 초등학교 들아가면서 부터 글러브를 주면서 유도했는데, 잘 안되더라고요. 포기했는데 자기가 하겠다고 해서 이렇게 꿈을 이루네요^^
제 큰애가 1호랑 비슷한 나이 인가 봅니다. 우리 애는 축구를 해서, 여기 저기 참 많이 돌아 다니는데. 둘째는 축구에는 관심이 없어서, 어떤 운동을 시킬지 고민 입니다.
아 그런가요. 우리 큰 애가 곧 8학년이 됩니다. 여긴 중학교 없이 초등학교 6년 마치고 '주니어하이' 들어가는 7학년 되서야 체욱활동을 하게 되서 좀 늦은 감이 있긴 합니다만 스스로 선택한 만큼 열심히 하긴 하네요. 둘째가 정말 야구엔 관심이 없던 아이인데 곧 7학년 되는 다음 학기에 야구 하겠다고 합니다. 참고로 둘째는 바느질을 선택과목으로 들을 만큼 큰 애와는 또 다른 성격이긴 한데, 그랬던 아이도 뭔가 찾아 가는 거 보면 남쪽님 둘째도 때되면 원하는게 운동을 찾지 않을까 싶기도 하네요.
1호가 중등이었군요! (너무 커서 고딩인줄 ㅎㅎㅎ).. 무릎꿇고 예의를 지키는 모습이 참 보기 좋네요. 제 아들 시합에서도 공에 맞아 애가 쓰러졌다가 다시 일어나서 1루까지 걸어갈 때면 원정팀이든 홈팀이든 다같이 격려의 박수를 치더군요. 제 아들녀석도 오늘 또 시합이 있슴다. 오늘은 제발 안타라도 하나 치길 바래봅니다. ^^; 1호도 홧팅임다~!!
지금쯤이면 시합을 하고 있겠네요. 잘 치루고 있길 바랍니다!
큰키는 아닌데... 야구하는 걸 보면서 또래 학년 아이들과 비교할 기회가 생겼는데 키는 중간쯤 되는 것 같아요.
저도 이번에 야구장을 따라 다니면서 왜 미국 사람들이 그렇게 운동을 중시하는지, 이왕이면 단체 경기를 하라고 권하는지 체감할 수 있었어요. 방구석에 박혀 책 보는게 제일 큰 낙인 큰 아이가 야구실력 보다 사회를 더 많이 배우게 된 것 같아 뿌듯합니다. 부상 선수를 응원하고 격려하는데는 자타가 없게 배우더라고요. 이긴다고 흥분해서 자칫 상대에게 모욕감을 줄 수 있겠다 싶으면 코치들이 바로 자제시키고 경기 마치고는 상대팀에 서로 인사하며 존중하는 것도 배우고. 두루 그런 것을 보면서 메이저리그에 대해 가졌던 몇가지 불만 요소도 싹 가시기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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