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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 크리스마스의 악몽 - 드디어 집에 가나봐요!!

도매니저 | 2021.12.26 14:11:57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업데이트 - 12/26

응원 감사합니다!!

 

저는 지금 SEA 공항 게이트에 앉아있습니다. 분명 어제 벨링햄을 탈출 할때는 시애틀 공항은 눈이 그닥 내리지 않아서 옵션을 늘려보자 탈출했던것이었는데 이제는 시애틀도 눈이 몰아 칩니다. 딜레이와 캔슬이 보이네요.

 

결과적으로 잘한거 같습니다. 오늘 아침 뉴스에 벨링햄은 최저 온도 11도에 눈보라, 바람은 55mph로 불고 있다고 하더라구요. 어제 쫄쫄 굶은 지라 와이프는 각종 과자와 스낵을 챙기고 만반의 준비를 했네요. 

 

제 친구들이 저와 제 와이프가 여행하면 비구름을 끌고다닌다고들 놀립니다. 하와이 신행때도 스톰으로 인해 호텔방에서 독서한 전력이 있으며, 작년엔 타호에서 눈폭풍으로 발이 묶였고요. 

전 오늘밤 LA로 가려고 합니다 이제 엘에이 지역은 눈과 비를 기대하셔도...

 


 

25일까지 밴쿠버에서 머물다가 차로 국경을 넘어 워싱턴주 국경근처 Bellingham(BLI)에서 렌트카를 리턴후 항공편으로 돌아오는 일정이었어요... 모든게 순조로운 여행이었지요...

 

크리스마스이브에 밴쿠버에는 눈이 내렸어요. 밤이되고 함박눈이내리기 시작하면서 서부촌놈인 저는 좋다고 사진을 찍어대고 친구들한테 자랑을 하며 돌아갈 준비를 하고있었어요.

 

아침이 되고 비행기 시간에 맞쳐 출발을 했습니다. 함박눈이 펑펑 오고 국경까지 캐나다 프리웨이가 제설작업을 안하는건지 못하는건지 4Runner인데도 미끄러지고 브레이크도 안잡히고 해서 조심조심 30마일로 기어가며 국경도 넘어오고 공항에 제시각에 잘 도착했지요.

 

렌트카도 리턴하고 짐도 붙이고 작디작은 공항을 둘러보니 비행기 몇 편은 캔슬이거나 딜레이고 제가 탈 비행기는 다행히 on time이라 안도하며 시간도 남아 이어폰 꼽고 공항 atc 라디오를 앉아서 듣고있었어요.

 

다른 항공기가 먼저 착륙하고 브레이킹과 시야에 대한 내용을 관제사와 공유 하더라구요. 제가 탈 비행기가 관제사에 랜딩 클리어런스를 받았으니 이제 들어오겠네 하면서 창문 밖을 바라보는데 아무리 봐도 비행기가 안보이는데 그 순간 라디오에서 미스어프로치라는 말이 들리고, 아 이거 느낌이 싸한데... 다시 시도하겠지 하면서 창밖을 본지 어느덧 5분정도 흘렀는데 

활주로앞에 대기중이던 소형 비행기는 이륙을 했고, 스노우팀이 활주로 넘어가도대냐 하는 말에 관제사가 넘어가도대, 스노우팀이 그 사우스웨스트는 안 들어와?라고 되묻자 관제사가 응 시애틀로 갔어.를 끝으로 그 비행기는 오지 않았죠.

 

비행기가 들어오질 않으니 나갈수도 없게되었고, 싸웨에서 문자가 옵니다. 비행기 캔슬되서 월요일날로 리스케쥴 되었어.

 

응? 오늘 토요일인데? 게이트 직원에게 왜 월요일로 리스케쥴이냐 묻자. 비행기들이 들어오질 못해 나갈 비행기가 없고 나가려는사람은 많아서랍니다. 당연히 날씨때문이니 호텔도 바우쳐도 없고. 재빨리 공항 바로 앞 유일한 호텔을 체크해보니 풀북입니다. 렌트카로 뛰어가니 하루 180불 근데 차도 없고 원웨이는 안된답니다. 망했다. 근처 10마일 정도 떨어진 호텔엔 방이 있는데, 우버 리프트 다운전자가 없닶니다. 크리스마스에 눈폭풍중이니까요. 옐로우캡에전화하니 음 한시간 반 뒤에나 가능하고 150불을 부릅니다... 갈곳도 갈수도 없게 되버린거죠.

 

와이프 눈치를 쓰윽 한번 봅니다. 이어폰 꼽고 눈 감고 계십니다.

월요일날 출근해야하는데... 그레이하운드 타고 시애틀까지 가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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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 하운드를 검색하니 밤 10시20분 차가 나옵니다. 와이프의 허락을 받고 우선 티켓을 구입하고 우버와 리프트를 검색하고 와이프는 택시회사를 전화해봅니다. 차가 없다 눈이 너무 위험하다로 거절당하다가 겨우 7시에 9시반에 픽업해 주겠다는 개인택시 기사를 찾았습니다.

 

공항도착이 한시였으니 8시간 반만에 드디어 공항을 탈출했습니다. 택시기사는 여자분이었고 4x4 트럭을 몰고 나타나셨죠. 미안하다 짐은 뒤에 실어라 길이 위험해서 일반 차로는 못올거 같아서 이거 끌고왔다고, 더 안전한거 같아 팁까지 두둑히 챙겨드리고 15분만에 그레이하운드 스테이션에 도착.

 

하얀눈밭을 밭갈듯 캐리어 두개를 질질 끌고 건물 문 앞까지 가서 문을 열려고 하니... 문이 잠겨있습니다... 택시기사는 갔고 문은 잠겨있고 아직 버스오려면 40분이나 남았는데... 우리밖에 없는데... 15분을 덜덜 떨며 그레이 하운드를 검색하니 30분 딜레이... 이런 컨디션에 제시각에 올거라는 생각을 하다니... 주변엔 호텔도 없고.... 아니 문을 왜 닫은거냐고 이 날씨에 죽으라는건가 ㅠㅠ 911에 전화를 심각히 고민하는 찰라 검은색 후드를 뒤집어쓴 남자가 주차장에서 걸어옵니다...

 

흠칫. 와이프와 저는 경계의 눈초리로 바라보는데 저희에게 너네 그레이하운드로 시애틀가?라는 질문이 날아왔습니다. 응! 근데 여기 문이 잠겨서 밖에서 기다리는중이야 하니 불쌍하단 눈빛으로 말합니다. 알아 차에서 너네 봤는데 너무 추워 보여서.. 코로나고 해서 불안하긴 하지만 내 파트너와 너희 지켜보다가 안되겠다 싶어서 우리차로 와서 히터키고 같이 있자고... 괜찮으면 그렇게 하고 싶다고 했더니 흔쾌히 오라고 합니다.

 

차에 타니 몸도 녹고 경계심도 사르르 녹습니다. 그와 그의 파트너 저희 부부는 그 작은 소형차에서 마스크를 쓰고 이야기를 나눠보니 둘이 너무 추워보이는데 코로나라 불안해서 안물어보려다 크리스마스라 좋은일 하고파서 고민하다 차에 같이 있자고 물어본거라드라구요. 난 줄게 없는데 내가 무례하지 않다면 개스비를 주어도 될까 하니 그런걸 바란게 아니라고 넌 너대로 선행을 다른곳에서 배풀라고 해주네요. 참 아직 인류애는 따뜻한데 저만 때묻은듯한 창피함과 감동이었습니다. 그렇게 40분가량 크리스마스 캐롤을 같이 들으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버스가 왔고 그렇게 저희 부부는 악몽같은 하루를 보내며 시애틀 호텔로 겨우 들어왔네요.

 

코로나로 날씨로 힘든 여행길 조심하시고 즐거운 여행 되세요.

힘든 여정 힘내시라고 올려보아요!

메리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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