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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모아 게시판   [잡담]
이렇게 황당한 아카데미 시상식은 없었다

rlambs26 | 2022.03.28 14:41:57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이미 많은 분들이 아시겠지만, 윌 스미스가 크리스 락을 폭행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크리스 락은 윌 스미스의 아내 제이다에 대하여 농담을 날렸습니다.

그녀의 짧은 머리를 보고 "GI Jane 2에 출연을 준비 중이지?"라고 말이죠. 

문제는 제이다가 머리가 짧은 이유는 그녀의 탈모증으로 인한 결과였고, 그녀의 질병으로 인해 갖게 된 외모를 조롱한 크리스 락의 농담은 윌 스미스가 충분히 열 받을만한 것이었습니다. 

윌 스미스는 이를 참지 못하고 무대로 올라가 그대로 크리스 락의 뺨을 때립니다.

 

윌 스미스의 마음은 충분히 이해가 가지만, 그렇다고 이런 폭력을 정당하다고 볼 마음도 없으니... 

제 3자인 제 입장에서는 이게 뭔... 이라는 생각 밖에 안들더군요.

 

크리스 락의 저 농담은 이미 이전에도 종종 선을 넘는 사고를 쳤고, 오늘도 선을 제대로 넘었고.

윌 스미스의 마음을 백번 이해 한다고 해도...그리고 어쩌면 저도 그 상황이었으면 같은 행동을 했을 수 있다 하더라도, 그래도 결코 용납되어서는 안되는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좌우간...이 유명한 사건도 사건인데..

 

영화적으로도 이번 영화의 수상 내역도 황당하기 그지 없습니다.

 

저도 CODA라는 영화를 참 흐뭇하게, 재밌게 봤습니다. 누가 물어본다면 좋은 영화라고 말해줄겁니다. 아름다운 영화라고...

그런데 이 영화가 작품상과 각색상을 받습니다. 하지만, 이건 도무지 이해가 안갑니다.

 

먼저 이 영화는 감독상, 촬영상, 편집상에 전혀 후보로도 오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작품상을 받았죠.

그러니 아카데미의 논리라면, 감독이 디렉팅도 특별하지 않고, 편집도 별 것이 없으며, 촬영에도 특별한게 없지만...영화는 최고다. 라는건데 대체 이게 말이 되는 이야기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2014년 프랑스에서 나왔던 한 영화가 있는데 이 영화의 내용이 이겁니다.

한 여자 아이가 청각 장애인 부모와 오빠와 한 농장을 꾸리며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 소녀는 가족의 통역사 역할을 항상 해야하는 고된 삶을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여자 아이는 노래에 아주 엄청난 재능이 있고, 이 여자 아이의 학교에는 매우 열정적인 음악 선생님이 있습니다.

그래서 여자 아이는 자기의 꿈을 위해 노래를 하려고 하지만, 이로 인해 가족들과의 갈등이 벌어지고...

 

네. CODA는 바로 이 영화를 영어로 옮긴 것입니다. 설정의 대부분은 그대로이고, 무대만 농장에서 어촌 마을로 옮겼습니다.

마지막 감동적인 아빠와의 장면도 아예 그대로 똑같이 있죠.

 

다시 말하면 이 CODA의 대본은 이 프랑스 영화의 대본을 영어로 바꾼 것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가 각색상을 받습니다.

 

소설을 영화로 잘 각색하여 그 긴장감을 극도로 오르게 한 The Power of the Dog, 또는 하루키의 단편 소설 여러개와 하나의 연극까지 합쳐서 한 편의 영화로 재창조한 Drive My Car 같은 각색을 놔두고, 번역 극본을 최고의 각색 극본으로 뽑는 것은 대체 무슨 생각입니까? 이건 말 그대로 투표하는 사람이 이 극본의 원작이 어디있는지 관심도 없이 영화를 보고 이야기가 이쁘니 그냥 "아 좋다"하고 투표했다는 반증일 뿐이라고 봅니다.

 

오늘 이 결과를 보고나니, 봉준호가 "로컬 잔치"라고 비웃었던 장면이 다시 생각나네요. 

CODA라는 영화를 좋아했는데, 아카데미 때문에 오히려 나서서 열을 내며 불만을 토해야 하는 상황이 되니...이거 참 우습네요.

 

좌우간 참 이상했던 시상식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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