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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모아 게시판   [잡담]
Jury Duty 경험 - 스테이트 코트

| 2022.10.13 22:20:30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지난달 즈음에 쥬어리 듀티를 다녀 왔습니다. 한국에 다녀와서 얼마 안되었는데, 배심원으로 불려가서, 추가로 일주일을 더 일을 못했습니다. 

 

쥬어리 듀티콜은 다른주에서 학생일때 한번, 영주권일때 한번 받았었는데, 두번 모두 자격이 안되어 반려 했습니다. 

이번에는 얄짤없이 가야 해서, 어떻게 보면 (우영우 볼때라 더) 설렘을 안고 참여했습니다. 뭐 갔다 오신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기다림의 연속이죠. 

 

여전히 팬데믹으로 인한 실내 마스크 쓰기가 시행되고 있었구요. 특히, 배심원이 코로나에 걸려서 재판중에 못나오게 되어서 재판이 나가리 된 경우가 많아서, 더욱더 강하게 시행한다고 합니다. 그와 더불어 Alternate을 무조건 뽑아서 만약에 사태에 대비도 하구요. 

 

아침에 출근(?)하면, 배심원제도에 대한 비디오를 시청하고, 뭐 대략의 일어날 일을 가르쳐 줍니다. 법원 직원이 나와서, 대략 이번주에 배당된 사건이 몇개인데... 자기 경험에 의하면 아마 수요일 정도까지 다 결정이 될것이며, 수요일날 뽑히지 않으면 끝이다 등등등.... 법원 경찰도 나와서 뭔가 디렉션을 줬던것 같습니다. 

 

한 120명 정도가 모여있었고, 그룹이 Group A, B, C, D, E, F, G이렇게 있는데, 월요일날은 A, B, C, D만 출근 했습니다 (대략 그룹당 30명?). 그룹 A, B가 심사를 받으러 가고, 점심 전에 이제 집에 가서 대기하라고 합니다. 저도 하루에 이 셀렉션이 다 끝나고 선택받지 않으면 끝인줄 알았는데, 내일 또 출근하라고 하더군요 (저녁 5시에 온라인으로 확인). 저녁에 확인해 보니, 제가 속한 그룹은 화요일에 오지 않아도 되는데 저녁에 수요일에 올지 말지 확인하라고 나오더군요. 

 

수요일날또 주법원으로 출근하여, 똑같이 contactless로 첵인하고, 앉아서 하염없이 기다립니다. 이날은 저를 포함해서, 다들 랩탑가지고 일을 하더군요. 셀렉션이 길어지는지 점심 시간 한시간 30분 밥도 먹으러 나갔다 왔습니다. 오늘도 이렇게 끝나고 집에 가나보다 했는데, 제가 속해 있는 그룹이 드뎌 배심원 셀렉션하는데 들어갑니다. 들어가게 되면, 한사람씩 번호표를 주는데, 판사와 변호사, 검사가 보이게 들고 있어야 했구요 (소개하는데 검사가 있으니, criminal case임을 짐작은 했습니다).

 

자리에 들어가면, 판사가 간단하게 감사를 표하고, 돌아가면서 자기소개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아이엠 그라운드여?). 앞에 화면에, 이름, 직업, 가족관계, 사는곳... 이렇게 답하라고 쓰여 있었던것 같습니다.

 

배심원 후보자들 소개 이후에 사건에 대한 설명 없이, 배심원들에 대한 질문을 검사측부터 물어 봅니다. 가장 먼저 물어 보는것들을... 뭐 대략, law enforcement에 반감을 가지고 있거나, 아니면 반대고 가족이 경찰같은 일을 하거나, 본인이 법적인 지식이 있거나 뭐 이런것들을 물어보는데, 해당사항이 있으면 안 뽑는것 같았습니다. 이런 질문에 해당사항이 있으면, 자기 번호를 들면됩니다. 그러면 질문자 (검사든 변호사든), 번호를 보고, 이름을 확인하여 호명하면서, 어떤식으로 관련이 있는지 개인적으로 물어 보더군요. 여기에, 범죄 경력도 물어 봅니다. 어떤 범죄인지 밝히고 싶지 않으면 개인적으로 이야기 해도 된다고 하는데, 다들 거리낌 없이 이야기하더군요. 제가 있던 그룹에서는 폭행치사 두분, 미성년자 알코홀 소지죄 한분 이렇게 3명이 있었습니다. 미성년자로 술가지고 계셨던 분은 정말 그 껀으로 기소 되었냐고 물어보기도 하더군요 (그 분 나이를 보아 한 80년대 즈음일?). 어쨌거나, 여러가지 재미있는 질문이 많았는데 그런걸로 배심원의 성향을 어느정도 알아 보려는것 같았습니다. 심지어 자동차 범퍼에 스티커 붙인 사람.. 해서 있는 사람은 어떤 스티커 인지 물어보기도 하더군요. 마지막으로, 정말 하기 싫은 사람.... 그리고, 너무너무 하고 싶은사람도 번호표 들라고 하는데, 둘에 해당되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저는 이때 해당되는 질문이 하나도 없었는데.... 딱 하나 마지막에 "군대"경험이 있는 사람에 뽑혀서 일어나서 뭐 했는지 이야기 했습니다. 

 

어쨌거나, 질의가 다 끝나고 나면 변호사랑 검사측이 배심원을 고릅니다. 영화에서 봤던것 처럼 멋있게 하는건 아니었고, 법원 직원분이 종이를 변호사-->검사, 검사-->변호사, 변호사-->검사, 검사-->변호사 무한 반복으로 왔다갔다하면서 선택을 했습니다. 거의 이 과정만 30분이었는데... 의외로 아무도 불평을 하는 사람은 없더군요. 마지막으로 배심원이 다 뽑히면, 다시한번 감사하다고 하면서, 호명되는 배심원(번호) 이외에는 다 가도 좋다고 이야기 하고, 번호를 하나하나 부릅니다. 30명중에 7명 뽑았는데..... 제마지막으로 제 번호가 딱 뽑히더군요.  ㅋㅋㅋ. 사실, 여기에서 안뽑히고 집에가면 미국살면서 한번 해볼만한 재미있는 경험했다치고 딱 좋은데.... 배심원 들어가면 사실 많이 귀찮긴 한것 같습니다. 뽑힌 저를 포함한 7명은 배심원석으로 이동해서 선서하고, 대략의 배심원의 명심해야 될것에 대한 설명을 판사에게 들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배심원실로 이동해서, foreman을 뽑았던것 같은데... 이날했는지, 다음날 아침에 와서 했는지 기억이 오락가락 하네요. 어쨌거나, 재판중에는 배심원끼리도 재판내용에 대해서 대화하는걸 금지 한다고 해서 배심원들끼리는 그냥 사적이야기만 하고 있었습니다. 

 

배심원으로 뽑힌 수요일은 너무 늦어서, 일단 재판을 시작하지 않고 다들 집으로 보냈구요. 다음날 아침에 다시 법정앞에서 모였습니다. 전원이 출석하면 직원을 따라서 배심원실로 이동해서, 판사가 부를때까지 기다리죠. 그리고 재판장 뒤쪽문을 통해서 배심원석으로 이동해서 재판에 참여했습니다. 재판은 형사소송이었구요 (조지아주 대 피고인 인거죠), 법원의 접근금지 명령을 어긴 케이스 였습니다. 검사의 모두발언을 들으니, 법원명령이 있었고, 이후에 전화/문자등으로 계속 접촉을 하여 명령을 어겼으니 당연히 "유죄" 라고생각을 했었는데, 변호사쪽에서 파고드는 몇가지 문제들을 들으니 "무죄"가 날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특히, 변호사 측에서 주장하는 법원명령이 proper하게 전달이 되었느냐라는 부분에서, 검사측 증인의 약간의 실수, 그리고 더 중요한 증인확보 실패가 꽤나 뼈 아팠습니다. 

 

경찰의 bodycam이 증거물로 나왔는데, 와이프가 남편이 명령을 위반했을때 신고한것만 있고, 경찰이 법원명령을 남편한테 전달할때의 bodycam이 없었습니다. 증인으로 나온 경찰은 와이프가 사는 카운티의 경찰인데, 명령전달은 남편이 사는 카운티의 경찰이 해야 하는것이었고. 둘이 같이 가기는 했는데 처음에는 증인으로 나온 경찰이 전달을 했다고 했다가, 같이간 남편 카운티에 사는 경찰이 읽어주고 전달을 했다고 말을 바꾸었습니다. 같이 간 남편 카운티의 경찰은 증인으로 확보하지 못했고, 설명할수 없는 이유로 그당시 바디캠도 없다고 하더군요. 법원의 명령도 TOP로 temporary protection order 이고, 법원명령 전달후 일주일 뒤에 hearing 이 있는 상태였죠. 

 

재판 중간중간에 배심원은 들어서는 안되는 (?) 판사-검사-변호사간의 이야기때 퇴정과 돌아오는걸 반복해서, 사실 배심원실에서 엄청나게 오래 기다렸습니다 (뽑혀도 기다림의 연속). . 처음에는 판사석으로 부르고, 무슨 스피커로 노이즈가 나오게 했었는데, 본인들도 안들리던지, 배심원을 물리더군요. 결국 별 진전 없이 점심을 한시간 반 먹고, 재판을 계속 하다가 오후 4시가 되어서, 다시한번 휴정을 하고 배심원들을 집으로 보냈습니다.

 

금요일날 아침에 closing을 하고, deliveration으로 넘어갔는데, 너무 오래걸려서 점심은 샌드위치를 배달시켜 먹었습니다. 배심원 의견도 반반으로 갈렸는데... 배심원 평결은 만장일치어야 하기 때문에 배심원실에서 deliveration을 엄청 오래 하였습니다. 결국, 어쨌거나 명령 위반이다와 법원명령전달이 proper하지 못했다 두 의견으로 나뉩니다. 이런 의견에는 아무래도 gender/race 등의 factor가 많이 작용하는듯 보였습니다. 어떻게 보면 지역 배심원에게 평결을 맡기는게, 당신이 사는 지역의 평균적인 사람들의 common sense를 이용해 판결을 내리겠다라는 것처럼 보였는데, 배심원으로 참가하는 저에게는 큰 부담이 되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미국 사법체계에 대한 불신만 더 키웠던(?) 경험이 되었네요. 

 

어쩌면 법원 명령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2살짜리 애기 아빠는, 법원출두전에 와이프와의 화해 혹은 settle을 위해서 그렇게 많은 text를 보냈고, 와이프는 이후에 있을 이혼소송및 양육권을 위해서 이번 TPO viloation에대한 승소를 레버리지로 사용하려고 했을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남편이 명령을 제대로 인지하고도, 계속적인 스토킹을 한것일수도 있고, 강하게 처벌을 해서, 이번 한국에서 일어난것같은 (지하철공사) 사고를 미연에 방지를 해야 하는것이 맞는것일수도 있죠. 하지만 배심원은 다른 사안들을 감안해서는 안되고, 법정에서 보여지는 증거만으로 평결을 내려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게 가능한가?).

 

Deliveration 에는 세네시간 정도가 걸렸고, 결국에는 법원명령전달에 프로시져상의 문제는 있었으나, 전달이 되었고 그것을 어긴것은 "유죄"로 평결을 전달하였습니다. 평결을 foreman이 전달하면, 판사가 배심원 한명한명에게 이 평결에 아직도 동의하냐고 물어보고, 전부다 동의했다고 하면.... 판결전에 배심원들을 퇴정시켰습니다. 저희는 결국 이번 유죄판결로 어떤 판결을 받는지는 모르는 거죠. TPO를 어긴게 큰 중죄(?)는 아닐꺼라고 다들 이야기하는걸 보면, 어쩌면 누군가에게 유죄를 내린 우리들의 무거운 마음을 조금 가볍게 하려고 다들 노력했던것 같습니다. 

 

판결이 다 끝나면 판사가 배심원실로 직접 찾아와 고마움을 표시하고, 법원직원이 일당(?)과 배심원 certificate을 전달해주면서 배심원의 굴레를 다 벗어날수 있었습니다. 웃긴건, 이후에 재판장 앞에서 검사와 변호사와 이야기 할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었는데요. 검사측에서는 자기네 어떤 부분이 effective했는가 뭐 이런 이야기를 물어 보더군요. 이리저리 검사측과 이야기를 마치는데, 피고의 어머니께서 저희에게 울면서 읍소를 하셔서, 저희가 서둘러 엘레베이터를 타는 작은 헤프닝이 있었습니다 (작은 사건이라고 배심원 너무 보호를 안해주는듯...). 타인의 행위에 유무죄를 결정했다는 것때문이었는지, 몇일동안은 이 재판일이 머리에서 떠나질 않더구요. 부디 우리의 결정이 올바른것이었다고 생각하고 싶네요, so help you God.

 

짧게 경험을 공유하려고 했는데, 쓰다보니 말이 길어졌습니다. 그냥 퇴고없이 한숨에 쓰는글이라서 아마도 맞춤법도 많이 틀리고, 비문도 많을텐데, 이해해 주시기를... 

(좀 고쳐보려고 위로 올라가 보니, 엄두가 안나는군요) 재판중에는 마치 미드가 눈앞에서 펼쳐지는것 같아서, 재미(?)있었는데, 평결을 내릴때 그리고 그 사안의 엄중함을 생각하면 다시하고 싶은 경험은 아니라고 결론 내리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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