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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모아 게시판   [잡담]
한국병 그리고 역이민 고민 넋두리

erestu17 | 2022.11.05 11:02:00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혼자 넋두리 형식으로 글을 쓰느라 존댓말이 아닌점 죄송합니다. 과거나 현재에 혹시라도 비슷한 고민을 한분들이 있을까 해서 한번 적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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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학교의 가을 방학 동안 가족과 함께 한국에 다녀왔다. 코로나 여파로 3 반만에 방문한 고국이었다. 날씨도 좋았고 환율 효과로 금전적인 여유도 느끼면서 하고싶은거 먹고싶은거 가고싶은곳 다니며 3주를 보냈다. 오랜만에 만난 가족들과도 소중한 추억을 만들고 정말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렇게 3주를 보내는 동안 친구들과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1년전 역이민 친구가 유독 좋아보였다. 좋은 직장에 다니면서 자신이 꿈꾸던 한국생활을 하는걸 보고 몇가지 물어봤고 친구도 내가 관심있어하니 자신의 경험들을 이야기 해주었다.

 

 

 

미국에 돌아와서 다시 리프레쉬된 상태로 출근을 하고 열심히 일하려 했는데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시차적응도 힘들고 오히려 리프레쉬가 다시 필요한 느낌적인 느낌을 받았다. 한국에서 너무 좋은 시간들을 보내고 와서 인지 문득 한국에 가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원래 미국에서 생각이 없었다. 어린나이에 유학와서 살다보니 어찌 어찌 이렇게 아직도 여기 있다. 한국에 돌아가고자 하는 마음이 항상 있었지만 나같은 흑수저는 미국이 좋을 느껴졌고 미국에서 나름 커리어를 쌓아가며 한국에 간다는건 점점 생각하기 힘든 일이 되어갔다

 

 

 

친구가 말해준 한국 취업 앱을 깔고 그냥 가지고 있는 영문 이력서로 분야에 맞는 회사 몇군데에 지원을 했다. 충동적인 행동이었다. 생각보다 쉽게 인터뷰가 잡혔고 인터뷰가 아주 인상적이었다. 나를 원한다는 느낌을 받았고 나도 사람과 함께 일한다면 한국의 직장생활에 대한 선입견들이 적용되지 않을것만 같았다. 결국 계속 인터뷰를 진행했고 임원면접까지 봤다

 

 

 

위의 문장속 일들이 한국에서 돌아온지 3주만에 일어났고 나의 머릿속은 한국에 돌아가고자 하는 열망과 미국에 남는게 좋지않을까 하는 현실적 생각들로 소용돌이 치고 있다.

 

 

 

한국에 가면 점점 연로해 지시는 부모님을 자주 있다. 미국서 이렇게 살다가 부모님 돌아가시기 전 10번은 볼까? 한국에 가면 많은 사람들과 어울리고 소통하며 적극적으로 인생을 영위할 있지 않을까? 한국도 요즘은 연봉도 많이 주고 회사 분위기도 많이 프리해 진거 같다. 한국에선 의료나 다른 일처리가 빠르고 편리하다. 해외생활에 지쳤다. 한국에서 옛친구들과 수다떨며 마음맞는 사람들과 부대끼며 살고 싶다.

 

 

 

미국에서 이제 20여년을 살았는데 한국사회에 적응 할수 있을까? 미국에서 자유스럽게 일하고 좋은 환경속에서 지냈는데 한국에 가는건 바보짓인가? 아이들이 과연 한국에 가서 적응할까? 한국에 갔는데 우리가족이 불행해지면 어쩌지? 나만의 한국에 대한 환상으로 행복한 우리 가족에게 너무 변화를 강요하는건 아닐까? 한국가서 살려면 미국집을 팔아야 보증금이라도 마련할텐데 이게 맞나? 영주권을 포기하게 되면 나중에 미국 돌아오기 힘들어서 어쩌나? 지금이라도 시민권 신청해야 하나? 시민권 신청해놓고 한국가면 잠깐씩 와서 지문찍고 선서만 하면 되나?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이제 며칠 후면 한국에서 돌아온지 한달이다. 주변 지인이 처음 고민을 듣고 한국다녀오면 누구나 겪는 한국병이라고 했다. 미국돌아와서 한달 지나면 저절로 낫는 병이라고도 이야기 했다. 한국에 가기로 마음이 좀 기울땐 어느정도 연봉만 맞춰주면 가야지 생각했다가도 사실 지금은 오퍼가 와도 미국에 남아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지인의 말대로 난 한국병에 걸렸었나? 막상 매력적인 오퍼가 오면 거절할까? 

 

 

 

내가 타주에서 캘리로 올때 다들 왜 남들 하는거 반대로 하냐고 물었다. 코로나 이후 많이들 캘리를 떠난다는데 넌 왜 캘리로 가냐고. 사실 이전 지역에서 보다 캘리에서 행복하냐고 묻는다면 내 대답은 아니다. 하지만 날 제외한 우리가족은 캘리에 완벽 적응해서 잘 살고 있다. 해보고 후회하는게 낮다는데 한국가는것도 결국은 해보고 후회할 일일까 겁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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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서 없는 글이지만 저처럼 해외생활 하고 계시는 분들과 생각을 나누고 싶어 씁니다. 거시 경제 상황이랑 다른 자잘한 것들 하나하나 생각하면 내가 왜 괜히 일을 벌이려 하나 느껴지면서 역이민을 포기? 하게 되네요. 그러면서도 지금 시기를 놓치면 아이들이 고학년이 될거고 아예 시기를 놓쳐 은퇴해서나 한국갈수 있을까봐 두렵기도 합니다. 한국가고 싶으면서도 한국생활이 겁이나고 미국에서 누리는 것들을 포기하기 힘들고 또 이 모든 결정이 나 하나가 아니라 가족 구성원들에게 엄청난 변화를 초래하니 도무지 판단이 서질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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