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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모아 게시판   [잡담]
빠샤~

달라스초이 | 2022.12.27 06:59:01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평일 오후 5시 이후 가게문을 열고 들어오는 이들은 대부분 무척 힘든 표정을 지니고 있습니다.

"It's long day!" 라며 푸념하는 그들의 얼굴엔 피곤이 잔뜩 묻어있죠.

 

그럴때 내가 고안해 낸 방법 하나가 바로 "빠샤~" 입니다.

양 손을 무한도전 모양새로 모아서 고객에게 "빠샤~" 라고 외치며 일종의

기운을 불어넣어 주는 것입니다.

 

이 막무가내에 가까운 행위에 고객들은 대부분 웃으며, 힘을 얻어 나갑니다.

몇 번 "빠샤"를 받은 이들은 마치 중국영화속 장풍을 맞았을때 처럼 리액션을 하기도 합니다.

 

하루종일 일해야 하는 날의 경우는 나도 오후 5시, 지치는 시간입니다.

하지만 가만히 역지사지해서 그들의 심정을 잠시나마 돌아봅니다.

오후 5시, 내 가게를 찾은 고객은... 긴 하루를 마감하며 없는 주머니에 맥주 한 캔,

싸구려 보드카 한 병을 사가지고 가서 긴 하루의 회포를 풀려하는 것입니다.

 

히스패닉 호세는 힘든 공사판에서의 하루를 십장(?) 집에 모여 피자 한판 안주삼아

흥겨운 멕시칸 음악과 더불어 맥주 한 잔을 하려는 것이고....

Mall에서 일하는 68세 리쳐드 아저씨는 맥주 2캔을 저녁삼아 혼자 사는 아파트에서

적적함을 달래려고..

IHOP에서 일하는 메리는 팁으로 모은 잔돈으로 담배 한 갑에 보드카 한 병으로

손님맞이에 지친 하루를 마감하려 하는 것입니다.

청소차 운전기사인 소니는 매일 사는 복권 한 장으로 내일의 보다 나은 삶에 대한 꿈을 꿉니다.

 

 

그들 모두 오늘 하루를 열심히 살았고, 저녁시간 지친 얼굴과 몸으로 내 가게를 찾은 것입니다.

장삿속이 아닙니다.

그저 그들에게 그런식으로라도 위로를 하고 싶었고,

그래서 그들이 웃으며 내 가게를 나갈때 나 또한 즐겁습니다.

 

"빠샤~"에 중독된 일부는 내가 하기도 전에 내게 "빠샤"를 외쳐달라고 요청하기도 합니다.

오늘 나 너무 힘들었다고...

 

 

"빠샤~"

한 해를 힘들게 보내온 당신께도 힘을 넣어드립니다.

올 한해 당신은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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