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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모아 게시판   [후기]
무경험자의 무모했던 콜로라도 로드트립 후기 (부제: EV는 로드트립으로 꽝..)

Fender | 2023.01.05 22:42:11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안녕하세요,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2023년에는 더욱 건강히 목표하시는 바를 이루시길 소망합니다!

 

연말 가족 여행을 계획하던 중 작년에 계획만 세워놓고 못갔던 콜로라도를 테슬라를 이용해 로드트립을 가기로 결정했습니다. (달라스 - 콜로라도)

제 차와 와이프 차 모두 테슬라인지라 테슬라에 익숙해지기도 했고 무엇보다도 오토파일럿이 너무 편해 충전이야 슈퍼차저를 이용해서 하면 될 것이라 생각하고 허츠에 모델Y를 예약 했습니다. 크레딧 써야 할게 있어서 일부러 렌트를 했습니다. (콜로라도 방문 경험 없음) 계획을 세우려 테슬라 홈페이지에서 여행 계획을 입력해보니 제 집에서 글렌우드 스프링스까지 6번 충전이면 도착한다고 나옵니다. 구글맵에서 14시간 30분이면 간다고 나오는게 충전 때문에 테슬라 홈페이지에서는 18시간 좀 넘게 나왔구요. 그래도 쉬엄 쉬엄 간다 생각하고, 또 이 번 기회에 겨울철 전기차 여행은 가능할지 알아볼겸 그대로 진행하려 했습니다. 그런데 여행 출발 며칠 전 부터 뉴스에서 겨울철 전기차 효율이 엄청나게 떨어진다고 기사가 나오기 시작합니다. 테슬라 운용한지 1년 되었는데 겨울에 확실히 빨리 배터리가 닳긴 하지만 그래도 슈퍼차저 믿어 보려 했습니다. 출발 바로 전 저녁에 심각하게 고민을 했습니다. (진짜 테슬라 타고 갔으면 조난 당했을꺼에요)

 

로드트립을 위한 테슬라 장점: 오토파일럿, 그리고...음...없나..?

단점: 추워지면 히터 및 보조장치를 사용해야 하고 그래서 배터리 빨리 소모되고, 기온이 떨어질 수록 배터리도 빨리 소모되고, 고속에서 항속주행으로 달리면 또 배터리 소모 빨리되고..

 

여러모로 배터리가 빨리 소모되는 조건밖에 없는듯 했습니다. 혼자 가는 것도 아니고 와이프랑 딸 데리고 가는데 시골 도로에서 차 멈추면 어쩌나 싶어 안되겠다 싶어 예약한 테슬라를 일반 내연기관 차로 변경신청합니다. 프레지던트 써클 있으니 업그레이드 될거라 믿고 준중형 코롤라 사이즈 클래스로 예약을 바꿉니다. 예약 당일 허츠에 가니 비행기 사태로 차가 부족한 상태고 업그레이드는 절대 안된답니다. 이 것 말고 다른 가능한 차도 아예 없다네요. 그래서 받은 차가 기아 포르테 K3였습니다. 처음에 너무 막막하더라구요. 14시간 넘게 가야 하는데 저거 타고 갈 수 있으려나. 그리고 산길이라는데 눈은 안오려나.. 체인도 없는데.. 당일 달라스 온도가 60도를 조금 넘는 날씨였기에 콜로라도도 이렇게 선선하니 좋겠지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렌트카 받고 나오는길에 와이프가 그래도 혹시 모르니 바로 옆에 있는 DSW 신발 매장가서 방수되는 등산부츠 같은거 있으면 하나 사오라고 합니다 혹시 어떻게 될지 모르니.. (등산, 하이킹 경험 없음) 그래서 매장에 가보니 100불인 부츠를 40불에 세일하길래 신을일 없겠지만 혹시 모르니 사보자 싶어 구입하고 짐 챙겨서 저녁 7시45분에 달라스에서 출발을 합니다. (구글맵에는 다음 날 오전 9시 23분 도착 예정이라고 나옴) 아마 이 때 와이프말 안듣고 신발 안샀으면 락키 마운틴 못갔을듯 싶네요 아니면 동상에 걸렸던지 아찔..

 

오 생각도 못했는데 기아 포르테에 좋은 기능이 있었습니다. 자동중앙차선유지? 오토파일럿 비슷한 그런 기능이 있습니다. 제가 핸들 조향하지 않아도 알아서 차선 중앙에 맞춰 잘 갑니다. 크루즈 연동하니 뭐 거의 오토파일럿이네요. 덕분에 너무 편하게 갔습니다. 그런데 연비도 꽤 좋아서 한 번 더 놀랍니다. 처음 써보는 안드로이드 오토 역시 편합니다.

 

콜로라도에 진입하고 새벽 동이 틀 무렵 게스를 넣기 위해 한 주유소에 진입했는데 주변 차들이 이상합니다. 죄다 눈길을 헤쳐지나온것 마냥 눈에 뒤덥혀있어요. 뭔가 느낌도 싸해지고..차에서 하차하니 너무 춥습니다. 기온 보니 생각지도 못했는데 28도까지 온도가 떨어져있더라구요. 이때부터 서서히 테슬라 타고 왔으면 어떻했을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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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산길에 들어서기 시작하니 도로가 빙판이 되어 있습니다. 눈도 내리기 시작하고.. 언제부터인가 주변에 세단은 보이지 않고 온통 SUV 혹은 트럭 엄청나게 많은 수바루 가끔 보이는RAV 4, 로그 조차 모두 AWD라고 되어 있고...속도는 낼 수 없어 아무리 달려도 네비게이션에 나오는 도착 시간이 줄어들지를 않습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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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대관령 한계령 수준이 아니더라구요 ㅠ 저렇게 달리는 중간에 차 사고나있고.. 오르막도 심한데 오르막이 끝나고 나오는 내리막은 또 그 경사가 얼마나 심하던지 운전하는 내내 손에 땀이.. 기온은 15도까지 내려가있고 8도 까지 내려간걸 보기도 했습니다.  

 

글렌우드 호텔에 도착하니 오후 1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고 일부러 테슬라 슈퍼차저가 바로 앞에 있는 호텔로 예약한건데 아무 소용이 없었네요. 슈퍼차저에 테슬라는 한 대도 없고..

 

3일째 되는 날 콜로라도 스프링스에서 락키 마운틴을 가기 위해 새벽 일찍 출발 했습니다. 락키 마운틴에 가까워질 무렵 날씨가 이상합니다. 보울더? 불더?까지만해도 따뜻해보이던 날씨였는데 눈이 조금씩 내리더니 눈보라가 치고 아예 폭설이 내리기 시작합니다. 락키 마운틴 입구에 도착하니 공원 레인저?가 차량 검사를 합니다. 타이어 검사하고 저희 차를 보고서는 비웃는건지 그냥 어이가 없어서 웃는건지 알 수 없이 웃다가 지금 대단히 위험하니 운전 조심하라고 경고를 합니다. 그리고는 입장료를 지불하는데 직원도 지금 매우 위험하니 조심하라고 신신당부를 합니다. 목표했던 지점은 Bear Lake trail이었고 가는 내내 이거 지금 가는게 맞는건가 싶을 정도로 눈이 내립니다. 이 차 이거 여기 올라갈 수 있나 아니 어떻게든 가는데 내려올 때 어떻하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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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ep, 4 runners, other subarus..등등 수 많은 SUV 그것도 오프로드용 SUV 대부분이였던 파킹랏에 당당히 입장한 포르테입니다. 내리는데 사람들이 이상하게 쳐다봅니다. 그냥 누가 봐도 "쟤네 뭐지.."라는 표정. 

 

차에서 내렸는데 사람들이 모두 이상한걸 장착하기 시작합니다. 스키는 아닌데.. 이름은 뭔지 모르겠고 다큐멘터리에서 본적 있는듯한데.. 뭔가 눈길에서 걸어야 할 때 쓰는 그런 것 같았습니다. 어떤 사람을 작은 스키 같은걸 하기도 하고..양손에 폴대? 지팡이? 그런걸 다 가지고 있고.. 저희만 그냥 부츠에 와이프는 청바지 저는 나이키 면 트레이닝 팬츠 ㅋㅋㅋㅋㅋ딸아이만 스키바지를 입혀서 다행이었죠.(필자는 스키 경험이 없습니다. 스키장도 안가봤어요..) 트레일 입구부터 눈보라 너무 매섭게 몰아칩니다. 다른 아이들은 입구부터 울고 불고 안간다고 난리가 났습니다. 그래도 5살 우리 딸 힘들어도 그 매서웠던 눈길 잘 걸어서 저희는 아무 장비도 없이 베어 레이크 까지 가서 사진찍고 왔습니다. 목표지는 에메랄드 레이크였는데 거기까지 갔다가는 딸아이 잡을 듯 해서 베어 레이크만 보고 돌아왔습니다. 파킹랏에서 출발해 산에서 내려오는 길에 결국 차가 한 번 크게 미끄러졌습니다. 중심을 잃고 갑자기 확 차가 도는데 다행히 뒤에 차도 없었고 금방 다시 자세를 잡아 사고 없이 잘 넘어갔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REI에 들러 딸아이 플라스틱 눈썰매를 사줬습니다. 집에 가기 전 기회가 되면 눈썰매를 태워주고 싶었거든요. 그리고는 마지막 날 집에 돌아오는 길에 와이프가 great sand dune에 들러보자고 합니다. 오 갔는데 1월 1일이라 그런지 입장료를 받지 않네요. 딸아이에게 모래 썰매를 태워주면 되겠다는 생각에 썰매를 꺼내서 모래 시작되는 부분에서 딸아이를 태우고 썰매를 끌어보는데 썰매가 잘 끌리지가 않습니다. 모래라서 그런지 푹푹 패이고..모래 언덕까지는 생각보다 꽤 많이 걸어가야 했습니다. 그래도 언덕에서 썰매 타면 눈썰매마냥 내려가겠지 싶어 제가 먼저 타봤는데 아얘 아래로 내려가지도 않습니다. 홈페이지에 나온 안내가 맞아요. 플라스틱 썰매는 안된다고 나와있더라구요. 딸아이는 가벼워서 그래도 제가 밀어주면 꽤 빠르게 내려가서 재미있게 타긴 했는데 다시 언덕으로 올라오는게 폐가 터질정도로 힘들었습니다. 모래라서 발이 푹푹 빠지다보니 걷는게 꽤 힘들어요. 너무 추웠구요.. 한 번은 갈만하지만 두 번은 안갈 그런 곳이었네요.

 

집근처 도착할 때 쯔음 보니 온도가 어느새 60도까지 올라가있네요.

 

렌트카 반납 전 주행거리와 평균연비 보니 41이 넘네요. 진짜 출발 전 포르테 받아서 여행온건 신의 한 수 였습니다. 와이프가 여행 내내 너무 잘했다고 궁댕이 팡팡을 몇 번이나 해주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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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집 근처에 있는 쉴스라는 아웃도어 매장에 구경을 갔습니다 등산화 같은거 보러...ㅋㅋ반팔입고.. 74도 였구요. 참 날씨가 극과 극을 달린 여행이었네요.

 

이번 여행 하면서 느낀건데 아 왜 사람들이 등산용품을 많이 사는지 느꼈습니다. 등산화도 필요하고, 이번 같은 눈길에선 아이젠 같은 것도 필요하고, 가벼운 전용 백팩도 필요하고, 땀 흡수 잘하는 티셔츠나 방수 바지 등 전용 물품들이 필요하겠더라구요. 때 맞춰서 아멕스 플랫에는 머렐 이라는 브랜드 오퍼도 들어와있고..ㅋㅋ

 

아무튼 등산 용품들도 장비병 걸리기 좋은 부분이다 싶었습니다. 장비병 걸리기 좋은 카메라 생활도 해봤고, 장비병 걸리기 최고 좋은 악기 분야인 기타는 직업이고.. 가지도 못하는 캠핑 로망이 있어 캠핑 장비도 너무 많은데 이젠 등산 용품도 많이 지르게 생겼습니다. 

(등산화 발목 있는거랑 없는거 둘 중 하나만 사라면 발목 있는걸 사야 하나요? 발목 보호를 위해?ㅋㅋㅋㅋ)

 

와이프랑 돌아오는 내내 생각한건 전기차 두대 있으니 로드트립 갈 때 너무 아쉬운 부분이 많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번에 포르테 타면서 게스비로 162불 들었어요. 테슬라 탔으면 포르테 렌트비용에서 216불 더 지불했어야 하고, 아무리 못해도 슈퍼차저 비용으로만 240불 넘게 나왔을거고 시간은 6시간 이상 엑스트라로 더 썼어야 했을거에요. 그래서 로드트립은 렌트해서 가려구요. 전기차는 일상용으로 좋고 여행 가려고 하기엔 아쉬운 부분이 많다 생각되네요 ㅎ

 

힘들고 고난한 순간이 많았지만 좋은 순간들만 남겨와서 좋은 추억으로 남은 2022년 마지막 여행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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