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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투자구좌는 안전할까? : 넷플릭스 제작 버니 메이도프의 다단계 투자사기 다큐 추천합니다.

잭울보스키 | 2023.01.16 03:26:17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며칠전 미국 역사상 최악의 증권투자사기를 저질렀던 버니 메이도프의 다큐멘타리를 넷플릭스에서 보고 내 투자금은 안전할까 ? 하는 생각이 문득들어 시청후기겸 질문을 올립니다. (제목은 “MADOFF: The Monster of Wall Street’ 로 4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있는데 저 사기 행각이 언제 탄로나서 잡혀들어갈까 ? 하며 긴장을 늦추지 않고 보았습니다. 제 글에 스포가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메이도프가 저지른 다단계 투자사기, Ponzi scheme은 아주 간단합니다. 고액의 수익을 보장한다며 투자자들을 모은다음 실제로 투자는 하지않고 거래를 한 척하며 약속한 투자배당금만 지불하거나 간혹 인출을 원하는 고객들에게는 쌓아 놓은 현금중에서 일부를 지불을 하는 방식입니다.  피라미드 구조로 되어있어 현금을 들고 신규 가입한 투자자들이 많으면 많아질수록 총 투자금액은 천문학적으로 불어납니다. 이런 사기가 망하거나 발각이 되려면 더 이상 신규 투자자가 없어 점점 현금이 고갈되거나 모든 투자자가 한꺼번에 인출을 요구하여 지급불능이 되는 경우입니다.  이 다큐는 메이도프의 사기행각과 그로 인해 파멸되어가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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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니 메이도프는 1938년 유태인 부부의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아버지가 증권 브로커였지만 별다른 재능이 없어 생활이 풍족한 편은 아니었고 메이도프는 어려서부터 부자가 되고 싶은 욕망이 있었습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13세 시절  중학생때 만났던 여자친구와 결혼을 한다음  회계사였던 장인의 사무실 한 구석에 책상을 들여놓고 정식 인가를 받지도 않은 메이도프 투자회사를 차립니다.  장인의 도움으로 투자자들을 모으고 실적이 좋다고 소문이 나서 점점 많은 투자자들이 몰려들고 메이도프의 명성도 높아집니다.  그가 사기행위를 벌인 시기는 90년대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60년대인 이때부터 사기를 친걸로 알려져있습니다.  일부 투자자들이 그의 투자방식에 의문을 제기할 경우 "원한다면 투자금액을 당장 다 돌려주고 어카운트를 클로즈 해주겠다"고 해도 그의 경이적인 실적과 수익에 눈이먼 투자자들은 마음을 바꿔 그대로 남아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큰손들을 끌여들여 점점 회사의 몸집을 불립니다.

 

그당시만 해도 NYSE 에서 주식거래를 하려면 전화와 우편을 통해 길게는 3개월까지 걸리던 시절이었는데 메이도프가 나스닥이라는 새로운 증권거래소를 설립하고 컴퓨터를 이용하여 2-3일만에 거래가 완료되는 혁신적인 방식을 도입합니다.  그리고 본인은 나스닥 이사회의 이사장으로 취임하여 마켓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됩니다. 뛰어난 실적과 명성으로 그의 회사는 폭발적으로 성장을하여 뉴욕에서도 성공의 상징인 립스틱 빌딩으로 사무실을 이전하게 됩니다.

 

립스틱 빌딩의 19층은 정상적인 투자를 하는것처럼 화려하게 위장해놓고 실제로는 17층에서 사기를 치게됩니다. 가짜 거래내역이 담긴 서류를 위조하는겁니다. 이들은 어제의 주식들중에 주가가 오른것들만 골라 자신들이 투자한것처럼 속이니 실적이 좋을 수밖에 없습니다. 19층에서 근무하는 아무도 이런 사기행위가 이루어지는 것을 몰랐고 심지어 회사에 근무하는 두 아들들도 모르게 은밀히 진행되어왔습니다.

 

하지만 2000년대에 닷컴 버블이 터지며 주가는 바닥을 향해 내리꽂고 많은 투자자들이 더 이상 손해를 보기전에 투자액을 회수하려고 합니다만 메이도프는 이들 모두에게 돈을 지불한만큼 현금이 넉넉치 않은 위기가 닥쳐왔습니다.  증권가 4대 큰손중의 하나인 제프리 피카워가 부족한 돈을 메꿔주었고 위기를 넘길수 있었습니다.  닷컴 버블의 대규모 인출사태를 무사히 넘긴 메이도프 회사를 보고 투자자들은 더욱 더 신뢰감을 보였습니다.  

 

그리고 그당시 다른 회사들도 메이도프의 경이적인 실적을 보고 따라하려고 애를 썼습니다. 그중에 Rampart 투자회사에 Harry Markopolos 라는 수학자가 있었는데 위에서 메이도프회사와 같은 모델을 만들어보라고 들볶았지만 아무리 봐도 사기가 아니고서는 달성할수 없는 실적이라 30개의 의문점을 적어 증권 감독위원회에 조사를 해줄것을 요청하는 편지를 보냅니다.  

 

하지만 SEC 에서는 달랑 초짜인 두명의 인스펙터를 보내고 그들 마저도 메이도프가 차기 SEC 의장이 될 수있다는 사실에 주눅이 들어 형식적으로 조사만 하고 끝냅니다. 이들의 허위거래내역은 DTC 라는 증권거래 Central System 에 접속해보면 그 즉시 알 수있었는데 조사관들은 그마저 하지 않은겁니다.  이들이 이때 발견하고 막았더라면 피해금액이 그리 커지지는 않을거라고 합니다.   사실상 SEC 로부터 면죄부를 받고 대량의 인출사태를 해결한 메이도프에게 투자자들은 아낌없는 신뢰와 함께 오히려 천문학적인 투자금액이 몰려듭니다. 메이도프 부부는 유럽에 별장을 사고 개인 비행기와 요트로 휴가를 다니는등 초호화 생활을 합니다.

 

그 이후에 Harry 는 7차례나 더 SEC 에 편지를 보내 메이도프의 사기행각을 조사할것을 요청하지만 번번히 무시당합니다.   그리고 드디어 2008년 리먼 브라더스로 야기된 시장붕괴가 시작되었습니다.  공포에 질린 투자자들은 남은 금액이라도 건지려고 전액 인출을 요구합니다만 메이도프에게는 내어줄 돈이 없었습니다. 15억불에 달하는 인출요구에 메이도프가 보유하고 있던 자금은 불과 3억불.   다급해진 메이도프는 이전처럼 큰손들에게 도움을 요청하지만 아무도 나서는 사람들이 없습니다.

 

메이도프는 모든게 끝났다는걸 알고 남은 3억불이나마 투자자들에게 돌려주는 대신 주위사람들에게 보너스로 다 나누어 주려고 합니다.  이때까지 아버지의 사기행각을 모르고 있던 두 아들은 사태의 전모를 알게되고 아버지가 3억불도 다 나눠주려한다는 사실에 어쩔줄 몰라하다가 큰아들 마크가 변호사인 장인에게 조언을 요청합니다.  장인은 자네가 그 사실을 알면서 입을 다물고 있으면 공범 및 방조자로 처벌을 받게된다는 사실을 얘기해주자 아들은 어쩔수없이 아버지를 FBI 에 고발을 하고 그 즉시 SEC 와 FBI 가 사무실에 들이 닥칩니다. 메이도프는 자택에서 체포되었고 보석도 불허되었습니다.

 

그의 전재산은 몰수 되었고 그는 종신형이나 다름없는 150년의 형을 받게 됩니다.  재판정에서 그리고 의회 청문회에서  Harry 는 SEC 의장을 앉혀놓고 그의 무능함을 신랄하게 비난합니다.  자기말을 듣고 2000년도에 조사를 제대로 했었으면 피해액이 30억불에 그쳤을텐데2008년 당시 총 사기규모는 680억불로 늘어나 있었습니다.  실제로 투자자들이 투자한 원금은 190억불정도로 알려져 있습니다. 정부에서는 이 돈을 환수하기위해 Irving Piccard 라는 변호사를 임명합니다. 그리고 그는 140억불 정도를 환수하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사람이 돈을 환수하는 방법이 무자비하였습니다.  다단계 사기의 특성상 처음 투자한 초기 그룹들은 제법 많은 돈을 벌었으며 투자구좌를 자식, 손주들에게 물려준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Irving 은 원금을 제외한, 할아버지때 부터 받은 투자수익을 추징하는 바람에 집을 팔아야하거나 파산을 하는 경우도 있었고 투자를 하여 배당으로 생활을 하려던 은퇴자들이 순식간에 돈을 날려 자살하거나 비참한 생활을 하는 경우도 부지기수였다고 합니다.  이와중에 Irving Piccard가 수수료로 챙긴돈은 10억불 정도로 알려졌습니다.  

 

버니 메이도프가 저지른 사기의 대가는 일반 투자자들에게 끝나지 않았습니다.  유펜 와튼스쿨을 나와 아버지을 돕던 큰아들 마크는 아버지가 체포된지 정확히 2년되던날  2010년에 모든 사람들의 비난을 견디다 못해 맨하튼의 자택에서 목을 매어 자살합니다. 끝까지 아버지를 용서할 수 없었던 아들의 메시지라고 사람들은 생각합니다.

 

그리고 암을 극복했던 둘째아들 마크가 사망한지 2년이 된 어느날 재발한 암으로 세상을 하직하게 됩니다.  그리고 버니의 아내 Ruth는 재산도 없이 집에서 쫒겨나 아들 마크의 전처와 함께 살다 지금은 플로리다의 리타이어먼트 홈에 살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그리고 버니 메이도프는 2021년에 감옥에서 생을 마칩니다.  한사람의 사기행각이 순진한 투자자들은 물론 자기의 가족들을 파멸로 몰아넣은 비극적인 사건이었습니다.

 

다큐중에 SIPC 라는 용어가 등장합니다. FDIC가 은행이 파산할 경우 예금주를 보호해주는 보험이라면 SIPC 는 증권회사가 망하거나 사기를 쳐서 투자자들이 손실을 볼 경우 50만불까지 보상해주는 보험이라고 합니다. 일인당이 아니라 어카운트당 보상을 해준다고 하는데 메이도프 사건의 경우 워낙 피해액이 커서 보험으로도 해결이 될 수 없었다고 합니다.

 

저도 피델리티를 통해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만 다큐를 보다 문득 이런생각이 들었습니다.  “ 내가 온라인으로 접속하는 피델리티가 실제 피델리티 웹사이트일까 ? 혹시 어느 해커가 내 컴퓨터에 프로그램을 심어 마치 내가 피델리티에 접속하고 있는 것 처럼 속이는건 아니겠지 ? “  별별 생각이 다 듭니다만 저는 직접 로컬 브랜치도 방문하고 어드바이저와 만나기도 했으니 괜찮을거라고 마음을 다독입니다.  그리고 SIPC 에서 구좌당 50만불까지 보호해준다니 구좌를 쪼개야하나 뭐.. 이런 실없는 생각도해봅니다.

 

4부로 구성된 최신작인데 인간의 탐욕과 비극, SEC 의 무능, 그리고 증권거래의 역사 등등 흥미있게 잘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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