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이 Elementary 시절 이야기다.
당시 딸아이가 좋아하던 과자중에는 오뚜기에서 나온 '뿌셔뿌셔'라는 과자가 있었다.
아이는 이 과자를 무척 좋아했는데... 피자맛, 불고기맛, 치킨맛 등등
맛 종류도 다양해서 한인마켓에 장을 보러가면 언제나 서너봉지씩 장바구니에 담곤했다.
값도 한 봉에 99센트, 세일할 땐 두 봉에 99센트였으니.. 아이들 간식으로는 참 저렴했다.
내 경험에 의하면 나 어릴때는 라면땅을 먹었으며, 중학교 시절에는 삼양라면을 봉투째 부셔서
라면스프를 뿌린후 오도독 오도독 씹어 먹는 맛이 제법 일품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오뚜기에서 이러한 역사에 기인한 제품을 만들어 냈는데 그것이 '뿌셔뿌셔' 다.
한인마트에서 장을 보고 집으로 오는 차안에서 벌써 한 봉은 딸아이가 오도독 오도독...
차마 내 손이 갈 여지가 없었다.
딸아이는 급기야 이 뿌셔뿌셔를 학교 간식으로도 들고 갔는데...
수업시간 막간에 오도독 오도독 뿌셔뿌셔를 먹는 딸아이를 본 학급 친구들이
"얘, 그거 뭐니?"
"응? 이거 뿌셔뿌셔야"
"잉? 뿌쉬어~ 뿌쉬오?"
첨 보는 과자앞에 아이들이 우루루 몰려들었다.
원래 먹을것 없는 동네엔 뻥튀기 가진 놈이 장땡인 법이다.
"한 입 줄까?" "엉" 엉" 여기 저기 이구동성에 한 봉지는 금방 바닥을 드러냈다.
다음날도 또 그 다음날도 뿌셔뿌셔 때문에 '인싸'가 된 딸은
매일매일 뿌셔뿌셔를 들고 등교했다.
"너 이거 어디서 샀니?" "응. 한인타운 마켓에 가면 블라블라...."
초등생들이 한인타운 어쩌고를 알 리가 없었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법이다.
어느날 딸아이가 학교에 가보니 어떤 아이가 이치방 라면을 들고 왔단다.
"야! 너 그거 뿌셔뿌셔 아냐!" "상관없슴.. 맛있으면 됨"
딸아이는 그게 뿌셔뿌셔가 아니라고 항변을 했지만
학교에 이치방 라면을 들고오는 아이는 하나둘 늘기 시작했다.
미주알 고주알 말하길 좋아하는 딸아이는 학교가 끝나고 집으로 오는중
나에게 이런 스토리를 들려줬다.
사실 좀 안타까왔다. 뿌셔뿌셔가 영업을 잘 한다면 월마트나, 크로거 같은
미국 그로서리에 당당히 한 자리를 차지 할 텐데 하는....
그날 저녁 나는 컴퓨터 책상에 앉았다. 그리고 오뚜기 웹사이트를 찾았다.
스토리는 충분하니 이 소식을 오뚜기에 알리자 라는 사명감을 가지고....
게시판 글쓰기를 하려니 회원가입을 해야했다.
이름, 전화번호, 이메일, 로그인 아이디를 만들고..
아이의 학교에서 있었던 해프닝을 글로 남겼다.
그리고 해외 마케팅에 이런 아이디어가 있을수 있다는 말을 적었다.
그후 나는 그 내용을 잊었다.
어느날인가 저녁에 셀폰이 울렸다. LA 지역번호였다.
모르는 번호였지만, 당시 LA쪽과 하는 일도 있던터라 전화를 받았다.
한국인이 나왔다.
내 이름을 확인하더니, 급 공손모드로 지난번 내가 홈페이지에 올린 내용을 말하는게 아닌가.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고 통화를 하는데.. 이 분은 LA지역의 영업본부를 맡고 계신 분이시라고.
내 글이 본사 기획본부에 보고가 되어 잠시 소동이 있었단다. ^^
그리고 자신에게 답이 오길 반드시 이 분께 상응하는 보답을 하라는...
나는 극구 사양을 하였으나, 전화거신 분은 자신도 본사 명령이라 실행하고
보고를 해야 한다는 말에 어쩔수 없이 집주소를 알려주었다.
그로부터 사나흘 뒤, 아이를 픽업해 집으로 오니 아이 키보다 더 큰 소포가 두박스나 배달이 되어왔다.
열어보니 라면에, 참치에, 리조또, 캐첩, 참기름 등등 오뚜기에서 나오는 거의 전제품이
몇 개씩 들어있었다.
와이프는 그 모습에 기함을 질렀고...
몇 해가 지난후 한국방송을 보니 '갓뚜기'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https://youtu.be/hHfTnqNzI-c
와우 이거 어디 올려야 하는거 아닌가요? 너무 재미있고 감동인데요?
어쨋든 뿌셔뿌셔 사서 애들 학교에 보내면 공짜 우뚜기 제품을 언젠가는 먹을수 있다는 말씀이시죠?
갓뚜기가 갓뚜기 했네요 ㅎㅎㅎ
뿌셔뿌셔 고유의 고소함이 있어서 딴 라면들은 못따라올텐데 따님이 맛잘알이시네요
전 요즘도 가끔 부셔먹습니다. 달라진점은 스프를 부리기전에 전자렌지에 아주 살짝 돌린다는 점과 스프를 마치 스파게티에 파슬리 뿌리듯이 간하듯이 솔솔뿌리고 설탕도 약간 뿌린다는 점요??
어머! 역시 오뚜기네요! 믿고 사는 제품 *^^*
아직까지 뿌셔뿌셔를 먹어본 적이 없지만 다음에 보게 되면 꼭 하나 사먹어봐야겠어요~
네. 그 후로 사실 오뚜기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확~ 늘어난게 사실이예요. 즉석밥을 사더라도 요즘은 햇X 보다 오뚜기 제품을 산다는... 아! 이러다 저 오뚜기 홍보사원으로 찍혀서 강퇴될지도..... ㅎㄷㄷ
재밌네요. 저희 아이들도 한국 과자중에선 가장 좋아해요. 마켓에 이거사러 밤에 갔는데 다른 아는집 부모도 이거 사러 왔더라구요.. ㅋ
아. 역시 아이들은 모두 좋아하는 군요. 밤에 야식처럼? ㅎㅎ
제가 짐작컨데 초이님이 워낙 글솜씨가 뛰어나서 가능했던일 같습니다.
같은 사건을 제가 썼으면 이멜 감사 인사로 끝났겠지 싶어요 ㅎㅎ
저도 담에 한국장 가면 뿌셔뿌셔 사와야 겠네요.
글솜씨가 쵝오십니다!! 저도 참 뿌셔뿌셔 좋아했었는데.. 역시갓뚜기네요.
한참 나중에 갓뚜기라는 말이 나와서.. 제가 속으로 역시! 했지요..
세상에~갓뚜기가 달초이님을 제대로 알아봐 주었네요. 따님이 얼마나 행복했을까요.아빠 최고!라면서 으쓱했을 모습이 그려집니다.
네. 딸보다는 P2님께 으쓱~ ㅎㅎ
뿌셔뿌셔 대체품이 '이치방'인게 좀 쓰리긴 하네요. 그래도 그게 아이들 눈에는 그게 그거 였던 것, 그래도 맛있었다는 것 그래서 여러 아이들이 라면땅 하나씩 들고 학교 나타났다는 것, 그 그림이 그려지는 학교 풍경에 미소가 지어져요. 우리 아이들도 가끔 생 라면으로 뿌셔뿌셔 만들어 먹는다고 수선을 떠는데요.. '뽀빠이' '자야'와 함께 라면땅으로 기억하는 그 과자가 이제는 뿌셔뿌셔가 되었다는 것, 그렇게 한 세대가 지났다는 걸 느끼게 합니다.
오뚜기의 고객에 대한 응대가 그렇게까지 직접적으로 오는 것은 신기했고, 그게 또 아이 키만한 박스 2개라니 따님과 함께 가족 여러분 모두 한동안 오뚜기에 갇혀 즐겨우셨을 것 같아요.^^ 잘 봤습니다.
뽀빠이까지는 생각했었는데.. 자야라니...ㅋㅋㅋ 아무튼 아날로그 감성은 오하이오님을 따라가려면 제가 더 분발해야겠는데요. ^^
"아~~ 난생 처음 먹어 봅니다 뽀빠이, 라면땅, 자야, 자야~~" 라는 가사가 생각이...
근데, 자야는 저도 본 적이..ㅠ.ㅜ
이 노래는 생각 못했는데, 저도 기억이 나네요.
뽀빠이를 알고부터 뽀빠이를 알고부터 라면땅을 알았습니다.
라면땅을 알고부터 라면땅을 알고부터 자야를 알았습니다.
난생처음 먹어봅니다. 뽀빠이, 라면땅, 자야.
역시 갓뚜기!! 한국에서는 종종 리뷰를 올려주는 고객에게 선물을 보내 준다는 글을 본 적이 있는데 미국까지 이렇게 보내준건 처음 보네요! ㅎㅎ
아빠의 따님의 멋진 콜라보네요!
네. 오래전이었어요. 나중에 그 회사의 선행에 대한 소식을 많이 들었지요. 사실 딸이 모든 스토리를 제공하고 저는 글올린것 밖에는...ㅎㅎ
갓뚜기가 그런걸로 유명하기는 하죠. 개선방안이라던가 문제 이야기 해주면 감사하다고 전화도 하고 물건도 보내주고, 그래서 팬이 더 늘고 말이지요. 근데 그걸 미국에서도 할줄은 몰랐네요 ㅎㅎㅎ
훈훈하네요. 글솜씨에 단숨에 읽어 내려갔어요. 역시 갓뚜기요.
한국 있을 때, 지금 SPC불매로 유명한 파리바게뜨에서 플라스틱 칼 조각이 두 번 연속 나왔어요. 한 번은 케잌, 한 번은 식빵. 케잌은 본사에서 지점으로 보내주는 것으로 들었거든요. 신고하니 10만원 상품권 제안하고 끝, 결국 안 받았습니다. 주변에 알리는게 다였는데요. 대비됩니다.
저도 갓뚜기 제품 좋아하고 미담이 많아 호감이에요. 근데 마모까지 경험담이 있을 줄은요ㅎㅎ 주부로서 오뚜기 두박스 받은 p2님의 신남이 상상되네요ㅋㅋㅋ 비행기에서 기내식으로 나온 반으로 짜먹는 오뚜기딸기쨈 미군이 감탄해하든데, 글솜씨 좋은 누가 써보세요^^
오뚜기 다운 미담이네요.. 그리고 역시 달라스초이님!! 정말 글들 하나하나 너무 좋습니다!!
오늘도 글 읽고 따봉을 누르고 싶었지만 따봉 기능이 없어서 아쉬워하는 1인 여기 있습니다 ㅎㅎ
하하하....
한국에서도 이렇게 답이 오는군요
전 카스코 C,E,O 한테 아들보고 편지 영작해달라구 해서 손편지로 보내서 키클랜드 본사까지 방문한 영광이...ㅎㅎ
회장님은 못뵙고 담당 임원이 나와서 차한잔 마시고 간단한 저의 P.T..
이게 실행 되었으면 지금은 성공시대에 나왔을 텐데...
10년전 일입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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