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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은 시트콤 (9): 왜 Bn이 집 사는 이야기는 또다시 한편의 시트콤이 되었는가

bn | 2021.03.12 08:03:40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1. 발단

 

사람 셋에 고양이 둘이 아파트에서 복닥거리며 살던 20년 가을, 부모님께 약간의 원조를 받으면서 시트콤은 시작합니다. 듣기로는 다운페이로 20%가 없어도 집을 살 수 있다던데, 그러면 집을 알아보자? 하고 리얼터에게 연락하게 되었습니다.

 

리얼터: 안녕하세요. 버짓은 어느정도 되시고 어느 동네를 선호하시나요? 

bn: 어... 대충 이정도 대출 받을 수 있지 않을까요 (실제로 이후 이보다 예산은 25% 이상 깍이게 됩니다.)

리얼터: 네 그럼 렌더랑 통화해보시고 론이 얼마 나오는지 버짓이 어느정도인지 파악하시고 알려주세요. 

 

렌더: 안돼 돌아가. 그러나 근속기간 부족으로 퇴짜를 맞고 다시 육아전선으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2. 재점화 

 

한국귀국과 미국 잔류 사이에서 고민하던 끝에 미국 잔류로 기울어지게 되면서, 연휴기간 한적해진 p2가 갑자기 레드핀을 키게 됩니다. 

 

p2: 윗동네에 신축이 있대. 우리가 살았던 동부 시골같이 한적하고 좋대. 가보자 (다짜고짜 예약)

bn: ????? (리얼터에게 전화)

 

다행히 리얼터님이 시간을 맞춰주셔서 주변에 몇개 집을 더 모아서 구경하는 신정을 보내게 됩니다.

 

 

3. 그렇게 찾아간 페닌술라 윗동네

 

리얼터: 집 바로 오른쪽이 제일 큰 8차선 고속도로고 왼쪽은 칼트레인인데 괜찮으시겠어요?? 

bn: 어.....

리얼터: 여기서 직장까지 30마일인데 괜찮으시겠어요? 아기는 직장 데이케어라구요?

p2: 어............죄송합니다 ㅠㅠㅠ

 

이 날 우량아 99퍼센타일를 들고 2-3층을 오르내리느라 몸살이...

 

 

4. 드라마속 모델하우스 + 렌더 실종사건

 

다운페이만 가지고 역으로 계산해서 자꾸 버짓으로 생각하다보니 정확하게 계산이 안되서 정식으로 렌더와 밑작업을 시작합니다 (보통은 이 단계를 거치고 집을 알아보기 마련입니다...) 온갖곳에서 서류x100 보내고 3주간 며칠에 한번씩 전화를 했지만 돌아오는 답은 아직 검토중이에요. 검토중이에요... 

 

그사이에 집을 계속 보러다니다가 건축가 셀러가 돈 생각 안 하고 자기가 살 생각으로 바닥, 조명, 부엌 커스텀 캐비넷까지 최고급으로 전부 손을 댄 집을 발견합니다. 다른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고 가족이 있는 다른 도시로 가게되어 파는 집. 타운 홈인데도 1층 문을 열면 잔디정원이 펼쳐지는 멋진 집이었습니다.

 

리얼터: 이건 10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 한 집이다. 지르자?

bn/p2: ㄲ!

 

그렇게 첫 오퍼를 쓰는데 렌더가 사라져버렸습니다. 리얼터에게 렌더가 사라졌다고 이르자 본인이 잡으러 가게 됩니다.

 

리얼터: 렌더 1, 허튼수작 말고 당장 프리어프루벌 레터 내놔

렌더 1: 근데 실제로 언더라이팅에서 태클 걸 수도 있어요 난 책임 못짐

 

그렇게 미적미적 거리는 바람에 최종 2-3명이서 붙어서 비딩 워를 하는 과정에서 떨어지게 됩니다. 이후 p2님이 며칠 주무시다 벌떡벌떡 깨고 어마어마하게 화를... 

 

그 후로 렌더2를 소개받고 며칠안에 언더라이팅 과정까지 모두 마치는 걸 보고 렌더가 안맞는거 같으면 즉시 갈아타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으면 시트콤이 아니쥬? 

 

 

5. 선빵필승

 

그 이후 시무룩하게 집을 계속 보았습니다. 아무래도 베이는 동네마다 특성이 너무나도 다르다 보니 주말은 기본이고 가끔은 평일에도 나갔고, 나가면 여러 동네를 돌며 한번에 3-4채씩은 보았습니다. 그러다가 괜찮은 동네의 스테이징이 좀 부족한 집 발견하게 됩니다. 처음에는 잘 모르는 동네고 사진이 별로여서 꺼려졌는데, 막상 도착하고 나니 왠지는 모르지만 내 집같은 느낌이 듭니다. 그렇게 disclosure을 열어보게 되는데...

 

bn: 리얼터님 여기 HOA document에 따르면 동물 한 마리 밖에 못 키우는데, 우리가 고양이가 두마리... 어쩌죠?

리얼터: 그래? 고양이 컨틴전시 넣으면 되지 뭐.

 

그렇게 집이 마켓에 나오자마자 고양이 컨틴젼시만을 걸어서 오퍼가 승낙 되었습니다.

 

 

6. 미워도 다시 한번??? ㄴㄴ!

 

리얼터: 렌더 2는 한달간 HOA 심사가 필요해서 오래걸림. 렌더 1은 좀 더 빠른데 글로 가는 게 낫지 않겠니? 이제 그쪽도 서류 검토 끝났잖아? 프리어프루벌 레터 갖고 사고는 더 못치겠지 뭐.

렌더 1: 어... 저기 내가 서류를 잘못 봐서 숫자를 잘못 넣어서 대출승인이 거절됬어. 일단 내가 최대한 숫자를 맞춰 볼께, 잇힝.

bn: 리얼터님, 렌더1이 또 저러는데.... 이거 괜찮은가요?

리얼터: 뭐어어어라고? (이하 생략). 최대한 빨리 렌더를 새로 찾아보는게 좋겠다. 

 

 

7. 마모 열심히 하면 복이 와요

 

스트레스로 흰머리가 나다 못해 잠도 못 자고 울화병이 도질 때 그 때 지역 방에서 제 이율보다 0.5% 낮게 해줄 수 있다는 렌더를 소개 받게 됩니다 (그분은 사고가 터진 것도 모르고 계셨음). 전화를 한 결과 문제없을 것 같다는 말을 듣게 됩니다. 하지만 여러곳에서 시달린 바, 가드를 내리지 못하고 초조하게 기다리는데....

 

D-20: 대출 승인 나셨어요... 근데 왜 포인트를 1.5 사라고 나오죠? 다시 한번 볼께요

D-15: 아 언더라이팅 놈들이 소득을 잘못 카운팅 했어요. 수정할께요

D-3: 드디어 최종 승인되었어. 근데 집 보험은 어딨니? 지금이라도 당장 보험 가입해서 가져와

D-2.5: 보험 처리됬는데 왜 못받았지? 뭐 우편으로 보낸다고???? 안되!!

D-2: 아 그 인컴 카운팅하는데서 문제가 수정 안 된걸 어제 발견해서 아직 수정중이야. 수정 끝나면 바로 사인하는 노타리 보낼께.

D-0.05: 9시까지 무슨 일이 있어도 싸인을 받아야 해서 저녁 7시반에 배가 꼬르륵 거리는 노타리가 옴. 초광속으로 서명하고  끝나자마자 바람과 같이 사라짐

D-0: 잔금 및 공식 빚쟁이 확정

 

교훈: 맞으면서 배우는 재밌는 집구매? + 마모를 열심히 하면 복이 와요?

 

제가 이곳저곳에 징징거리면서 많이 물어봤는데 챙겨주시고 알려주신 여러분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베이지역에 계시다면 아는대로 많이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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