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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모아 게시판   [금요스페셜]
내 인생은 시트콤 (10): 손톱깍기는 무서운 흉기입니다 part. 3 후일담

bn | 2021.06.12 09:30:30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1편: https://www.milemoa.com/bbs/board/7212330

2편: https://www.milemoa.com/bbs/board/7453113

 

요약: 아가는 잘 크고 있습니다. 손가락은 아직 좀 부어있지만 천천히 가라앉는 중입니다. 

 

작년에 글을 쓰고 마무리를 안 지은 것 같아서 생각 난 김에 작성을 시작합니다. 이제는 기억이 희미해져 가네요. 

 

파트2 그후

 

회사에 애기 ER 감 근데 지금 들어간 사람만 보호자로 있을 수 있어서 1주일간 일 못할 것 같아 이메일만 딱 보냈는데 다행히 매니저가 코로나로 인한 상황이니 휴가도 병가도 쓸 필요 없고 애기의 퇴원을 기원한다고 전해왔습니다. 회사님 매니저님 충성충성충성.

 

다행히 세번째 입원 때 추가한 약을 주사로 맞으니 하루 지나니까 바로 염증이 가라앉는게 보입니다. 교수님이 확연히 나아졌다고 조금이라도 반응이 없으면 바로 수술방으로 끌고갔을 거라고. 며칠 더 지켜보더니 퇴원하자고 하시더군요. 감염내과 소관으로는 약 반응을 봤을 때 두번째 입원에서 발견된 균이 원인이 맞는 것 같고 완전히 감염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약이 끊어져서 감염이 다시 진행된 것 같다. 세번째 입원할 때 추가된 약은 장기복용해도 그나마 안전한 항생제이니 그걸 좀 오래먹어보자. 

 

그리고 지난 글에는 안 적었는데 그 당시에 병원에 의료품이 ration 되고있던 상황이었던 것 같습니다. 마스크도 없으니 하나씩만 나눠주기도 했고요. 당시에 드레싱을 하는데 레지던트들이 엄청 두꺼운 4인치 붕대를 가지고와서 끙끙대면서 묶더라고요 (심지어 교수님들도...). 아니 교수들이 드레싱도 못하나 싶었는데... 저희집에서 가져온 예전에 병원에서 잔뜩 받은 1인치 거즈를 보더니 반색을 하며 프로페셔널하게 감으시더라고요. 뭐랄까 진짜 필수품은 그래도 들어오는데 약간 사치스러운 용품들은 좀 부족한 모양이더라고요. 그러면서 중국에서 물품들이 안와서 이지경이 됬다고 한소리 하시던... 

 

매주 체크업

 

이번에야말로 소아과 선생님과 핸드클리닉이 노심초사하면서 돌아가면서 매주 경과를 지켜 봅니다. 2주에 한번씩 엑스레이도 찍으면서 병원을 다녔습니다. 그래도 병원 갈 때마다 철통방어를 뚫고 가는 느낌이라 코로나가 무서웠지만 그래도 어느정도 안심하면서 다녔습니다. 

 

한달뒤에 감염내과 핸드클리닉 합동 진료를 합니다. 어느때 처럼 엑스레이 찍고 들어왔는데 선생님이 경과가 안 좋아졌다는 얘기를 합니다. 엑스레이 상 뼈가 살짝 희미해졌고 확실한 bone infection. 빼도 박도 못 하는 Osteomyelitis 확정이라고 .

 

"다음 수술방 여는날... 목요일이. 내일이네? 내일 뼈 염증 긁어 내는 수술을 하자."

 

수많은 Second Opinion

 

이지경이 되니까 아무런 말도 믿음이 가지 않습니다. 수많은 곳에 전화를 돌려 봅니다. 아산병원에 계시는 아버지 친구분 통해서 소아정형외과에도 연락을 넣어보고. 저희 소아과 선생님께도 상담을 해보고. 애기가 최초로 갔던 정형외과에도 연락을 돌려봅니다. 지금은 사이트에 언급이 금지된 그런 곳에서 만난 간호사 분들께도 연락을 돌려봅니다. (이자리에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ㅠㅠ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 경우에는 하는게 맞다고. 뼈 감염이 무서운게 감염이 계속 진행 되면 손가락 절단까지도 갈 수 있다고. 모든 분들이 자기 애가 그러면 지금 당장 수술방 열거라고 의견이 모이더군요. 

 

후일담이지만 한국이랑 시차가 벌어져서 급하게 한국쪽에서는 소견 받기가 어려웠는데... 나중에 의사이신 친구 아버님이 "아니 1주일 약 먹으면 끝날 껄 이지경을 만들어 놨어???" 라고 하셔서.. ㅠㅠㅠ 3월에 코로나 아니었으면 바로 한국 들어갔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다시 병원으로

 

또다시 병원으로 갑니다. 이번에는 응급실이 아니라 병원으로 바로가는데. 병원 입구에서 내가 이름을 아는 사람을 만날 정도로 너무 병원을 오래 다녔습니다. 입원 1/2/3을 같이했던 레지던트 친구. 간단히 인사를 합니다. "설마 입원하는거니...?" 그렇단다 얘야.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화기애애 했던 것 같습니다. 

 

바로 수술 대기 하는데 먼저 코로나 검사부터 하더군요. 다행히 음성이 나왔고. 수술 하시는 저희 선생님 (알고보니 치프설젼)이 좀 늦게 오셔서 늦어진 거 외에는 순조롭게 진행되었습니다. 

 

마취 깨어나고 회복하는데 티비좀 보여주고. 공복이니까 주스부터 시작하자고 애플주스에 물을 좀 섞어서 한통을 줬는데 애기가 한통 다 마셔 버린 사건 정도 기억나넹요. 회복실 간호사분이 병동간호사에게 인수인계 전화를 하는데 주뼛주뼛 눈치를 보시면서 얘는 벌써 다섯번째 입원이고 구구절절 스토리가 길어집니다. 

 

아는 사람 너무 많아

 

병동으로 갔더니 간호사 로테이션이 두번째 입원때 그 로테이션입니다. 병동 입구에서부터 아빠는 그대로인데 애기는 이렇게 컷네 해주는 간호사. 근데 어 저 간호사 일 좀 못하는데 쟤가 우리 담당이야? 아 피곤하겠다... 

 

그리고 저녁에 보고야 말았습니다. 애기를 안 깨우고 혈압과 주사를 바꿔주는 스킬을 가진 간호사. 그런 간호사가 있을줄 꿈에도 몰랐.

 

입원은 드레싱 풀고 항생제좀 맞고 금방 퇴원했습니다. 감염의 근원을 긁어냈으니 invasive했지만 확실한 치료라고. 

 

회복

 

아직 손가락은 좀 부어있습니다. 그래도 몇달에 한번씩 생각 안하고 있다가 보면 조금씩 줄어있는게 보입니다. 처음엔 완전히 가라앉는데 6개월 보자 1년 보자 하더니 아마 아주 천천히 크면서 가라앉을 거라는 얘기가 되더군요. 한국에 게시판 같은데도 물어보니 2차 재감염까지 진행되고 뼈까지 진행됬는데 바로 가라앉는게 이상한 거라고 하더라고요. 그래도 손가락 크면서 나아질 거라는 얘기가 많아서 어느정도 마음은 쓰이지만 너무 걱정은 안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계속 엑스레이도 찍어봤고요 손가락발달에 문제 생길까봐 occupational therapy 진단도 받아보고 했는데 아직까진 development milestone 잘 찍어가면서 크고 있습니다. 

 

의료비 정산

 

모든 비용은 in-network 보험 적용 되었고요. 제 부담금은 in-network out of pocket max를 내고 끝났습니다. 살떨려서 짤리면 바로 극빈층이 된다는 각오로 열심히 회사 댕겨야 할 것 같아요. 

 

어전케어/소아과/정형외과

응급실

1차입원

2차입원 (엑스레이 + 째고 긁어내는 시술)

응급실 + 3차입원 (MRI) 

세기도 힘든 소아과 체크업 + 핸드클리닉 체크업

응급실 + 4차입원

소아과/핸드클리닉 체크업 (엑스레이 등)

5차 입원 및 debridement 수술

소아과 핸드클리닉 체크업 처음엔 1주 단위로 하다가 2주 한달 세달로 늘어났습니다

손 발달 지연이 보일 수도 있으니 occupational therapy 클리닉

 

병원에서 보험사로 청구한 금액: $429K

보험사가 인정한 금액: $196K

제가 지불한 금액: $5.2K 

 

코로나 아니었으면 엄빠도 침도 맞고 카이로 맞고 다니면서 뽕을 뽑아야 했을 텐데 아쉽네요. 

 

이것으로 손톱깍기 시리즈는 여기서 마무리 해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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