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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찐잡담] 포닥 세미나 망친 썰?

네사셀잭팟 | 2023.04.15 15:40:02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안녕하세요!

얼마전 있었던일이 좀 계속 생각이나서 한 번 글을 적어봅니다. (위로받고싶어서가 더 큰거같아요 위로해주세요ㅠㅠ)

 

개인적으로 포닥을 나오면서 연구분야가 동물에서 식물급으로 바꼈고 사실 2년정도되서 엄청난 데이터는 없지만 연구주제가 너무 좋아서 빅페이퍼를 기대하고 있고 연구실사람들 너무너무너무 좋아서 엄청 만족하면서 연구를 하고있습니다.

 

제 영어실력은 스스로 한 60점? 연구실 애들은 한 70점이라고 하는데 보너스점수 더 준거겠죠ㅋㅋ

평소에 영어로 하고싶은 말을 못한적은 없지만 상황에 딱맞는 단어를 몰라서 못쓰는 레벨이랄까...

중학교때 잠깐 1년 미국에 살았어서 발음이나 인토네이션은 그렇게 나쁘지 않....을꺼에요ㅋㅋㅋㅋ

거의 정말 어려운 발음의 단어 몇개 빼고는 괜찮다고 스스로 생각하는데... (연구실에서도 뭐 소통이 안된다거나 그런적은 없고 미국에 오래산애들도 발음'만' 좋다고...)

가끔 당황하면 단어를 제대로 배치하는 문장력이 좀 떨어져서 문제라고 종종 생각하는 레벨입니다.

 

얼마전에 세미나 발표가 있었고, 학과에서 하는 세미나라 교수/학생들이 많이온 자리였습니다.

Work In Process라고 하죠. 뭐 하는 중인지 발표하는, submit한 논문은 발표할수 없는? 뭐 암튼 이런걸 발표를 했어요

 

포닥와서 연구주제 크게 바뀌고, 연구실에서 하는 발표야 서로 뭐 하는줄 다 아니 인트로덕션도 크게 신경안쓰다가 

첫 정식 발표니 나름 슬라이드 하나하나 공을 들여 만들었습니다.

특히나 실험과정들은 옆귀퉁이에 깔~ 끔~ 하게 다 정리를 했구요.

 

근데 한교수가 분명 실험과정을 말도 다하고, 심지어 슬라이드 모퉁이에 다 적어둔걸 질문을 하더라구요.

슬라이드 하나보여주고 설명하고 넘어갈려고 하면,

질문으로 어떻게 했다고? 그래서 언제 뭘했고 뭘했어??? 하더라구요.

슬라이드 하나하나 그러니까 거의 마지막에는 너무 지쳐서 거의 마지막에 future plan에 관한 20분짜리 톡을 한 10분?만에 넘어간거 같아요.

 

연구발표다 마치고나서 연구실애들이 오더니 엄청 잘했다면서 슬라이드 너무이쁘다.

그 질문한 교수가 미쳤다면서 위로해주더라구요.

자기들도 속으로 (She just said it!!!! It's on the slides!!!!)라고 엄청 생각하고 제 발표동안 서로 얼굴 쳐다보면서 어이없다는 식으로 (자기들끼리 작게) 말했다고...

 

한국에서 박사학위를 할때 꼰대교수들이 하나하나 꼬투리를 잡아서 진빠지게 하는 교수들이 있긴했지만,

말하지 않은 내용을 질문하면서 하나 걸리면 그때부터 탈탈털리지 이렇게 말한 내용을 흐름을 막고 터는 경우는 없었던거 같은데

 

미국에 와서 연구실 사람들이 너무 좋아서 (진짜 best of best) 너무 내가 여려졌나

미국에서도 이런일이 있을줄을 예상을 못했어서 더 맘이 상한거 같기도 하고

저에게 영어는 머리에 저장된 내용/착한거/좋은말 말고는 잘 못해서 겉보기에 엄청 착해진 느낌이랄까

 

그분이 할머니 교수인데 원래 엄청 꼬투리잡는 꼰대 교수라고 하긴하는데 저한테 한거만큼은 안한다고하더라구요.

발표때 했던말 한 세번째 물어봤을때

"Didn't I just say that??? Is my English not good enough for you???"

할껄 그랬나 그래서 망신좀줄껄

그리고 보통 발표때 했었을꺼같은 말을 다시 물어보면 "Sorry I might miss that but" 하면서 공손히 물어보는게 맞지않나요?

할머니교수이다보니 은근 racist였나 싶기도하고... 

 

사실 이렇게까지 슬라이드 적어둔거나 말하지않은걸 묻는경우는 없었지만

한국이었으면 애초에 처음 질문나왔을때 "어? 제가 방금말씀드렸는데, 모든 실험 과정은 슬라이드 구석에 제가 잘 정리해두었습니다^_^" 라고 했을꺼같아요.

이 말이 처음 그교수가 질문했을때 자연스럽게 영어로 나왔었어야 했었는데 싶기도하고

 

진짜 생각해보면 미국와서(4년차) 저한테 그렇게까지막 Rude(?) 했던 사람은 없었던거 같더라구요. 다들 친절한듯?

제가 백점만점영어를 쓰지 않는 게 가끔은 제 속마음을 드러나지 않아서 사실 좋은면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냥 일상에서도 Rude한 사람을 만나면 망신을 주면서 내 체면은 안깎이는 그런 방법을 연습을 해놔야겠다 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근데 그 방법으로 어떤게 있을까요?  한국에서는 어떻게 했더라...;;

 

서른살이 넘어도 부끄러운일은 쌓이고 완벽하지 않네요 인생이 참...

 

근데 제가 이 학계에만 오래 있어서 회사가 어떤지 잘 모르는데 회사도 이런가요?

디스커션이 아닌 이런 일방적인 까임이 이제 너무 싫네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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