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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모아 게시판   [잡담]
직장에서의 job conflict 어떻게 대처해야할까요 (군대이지만 특수한 상황)

김철슈철슈 | 2023.05.27 13:04:06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중간 관리자 포지션을 맡은지 두 달 됐는데 너무 힘드네요 

 

 

저는 어떤 조직의 A팀 중간 관리자입니다 

그런데 기존 제 포지션에 있던 사람이 저한테 너는 A팀이지만 B팀의 스킬셋이 있으니 그것도 하지 않겠냐고 묻더라고요 자기도 여지껏 그렇게 해왔다고요 

 

저는 이제 막 커리어 체인지를 해서 여기로 온 참이라 의욕에 불타있었고 영어도 완벽하지 않은 제가 관리자로 와서 다들 마뜩찮게 여기는 분위기에 어서 나를 증명해보이겠다는 조바심도 나서 그러겠다고 했습니다 

 

이게 아주 큰 실수였지요... 물론 후에 벌어질 사태를 예상하고 미리 거절했어도 지금과 같은 저항에 부딪쳐서 어차피 맞을 매를 미리 맞는 거였겠지만요 

 

제가 비록 B일을 assist 하겠다고 했지만 저는 엄연히 A팀의 관리자고 당연히 A팀 업무를 우선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나 그런데 B팀 관리자가 자꾸 제 스케쥴을 맘대로 B일에 배정하는 거예요 그래서 저는 내 스케쥴은 내가 정하는 거고 A와 B가 겹치면 당연히 A를 우선할 거라고 얘기했습니다 그랬더니 아니래요 B팀의 스케쥴에 맞춰서 저는 제 시간을 secure 해야 하고 누가 저한테 b팀 스케쥴 시간에 a일을 하기를 요구한다면 자기가 가서 얘기하겠다는 겁니다 얘는 b일 해야 하는 사람이라 a일 스케쥴는 딴 시간에 잡으라고요 

 

저는 일단 저 B팀 관리자와 직책이 동급이고 조직 내 A팀과 B팀의 비중도 같습니다 그런데 저를 마치 자기 팀의

subordinate 처럼 취급한다는 생각과 A/B 바운더리를 확실히 해야겠다는 생각에 매니저와 B팀 관리자 저 이렇게 셋이서 미팅을 했습니다 

 

일단 저 두 사람은 아주 강경하게 B일도 제 일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제가 그랬죠 아니다 규정에 있는 job description 봐라 B일은 내 일이 아니다 B일이 내 일이라면 내가 왜 A 관리자겠느냐 내 일은 A다 더군다나 나는 A팀의 관리자다 A가 B에 우선하는 게 너무나도 당연하다 

 

그 두 사람이 너무 황당해하면서 무슨 소리냐고 지금까지 그래왔대요 그러면서 규정은 모르겠다며 볼 생각도 안 합니다 그리고 규정에 B일 안 하란 말은 없지 않냐면서 규정에 있는 건 최소한을 규정한 거니까 자기는 보스로서 저한테 조직을 위한 어떤 일이든 personally 지시할 수 있고 어쨌든 그 일을 처음에 하겠다고 동의하지 않았느냐면서 저를 비난했습니다 

 

저는 다시 말했습니다 안 하겠다는 게 아니다 구분하겠다는 거고 priortize 하겠다는 거다 그랬더니 prioritize 하겠다는 말조차 말이 안 된답니다 지금보다 B일을 더 하면 더 했지 덜 해서는 안 된답니다 

 

(저는 지금 B일의 비율이 시간상으로는 30% 정도 됩니다 그리고 B일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어마어마해서 일상생활이 안 되는 정도고요 게다가 저희 팀이 총 5명이어야 하는데 지금 저 포함 3명 뿐이라 없는 2명 분의 일을 제가 커버하고 있습니다) 

 

제가 이건 더하고 덜하고의 문제가 아니라고, prioritization 문제라고, B일을 얼마나 어떻게 할지에 대해 그 누구도 저에게 푸쉬할 수 없다고 저는 이미 내가 해야 할 일 이상의 일을 volunteer 한 거고 이건 volunteer 이기 때문에 내가 철회해도 저에게 b일을 시킬 근거가 없다고 했습니다 

 

저의 잡 타이틀은 A이고 앞으로의 제 커리어도 A로 나갈 거기 때문에 나는 내 개인의 커리어 디벨롭을 위해서라도 B를 해야 할 이유가 없다 오히려 A에 집중하는 게 훨씬 나에게도 이로운 일이다 그런데도 팀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발런티어 한 거라는 걸 분명히 해줬으면 한다 

 

하니까 보스가 일축하고 제가 되도 않는 소리를 한다면서 b는 확실히 너의 duty이며 저는 a와 b 같은 비중으로, 아니 b를 더 비중있게 소화해야 하며 평가도 그렇게 할 거라는 말로 미팅을 끝냈습니다

 

제가 supporting document 다 보내겠다고 다시 미팅 잡자고 했는데 답이 없고요 규정이든 뭐든 보내봤자 안 읽을 게 분명합니다 제가 여기서 두 달 있으면서 a일 관련해서 보고한 파일을 단 한 번도 열어본 적이 없거든요 저 보스는 

 

저희 조직의 마인드셋이 이렇게 형성된 건 저에게 b일도 하라고 권유했던 전임자 탓이 큽니다

 

그 전임자는 b일을 좋아하고 잘하고 얼른 이직해서 b일을 하기를 원하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a일보다 b일을 열심히 했습니다 그럼 b팀에서는 이 사람을 싫어할 이유가 없죠 그러니 조직 내에서 평판이 아주 좋고요 보스도 이 사람을 전적으로 신뢰합니다 보스는 원래 b팀 출신이라 b팀에 대해서만 잘 알고 a팀에 대해서는 이해도가 0입니다 과장해서 하는 말이 아니라 그냥 0이에요 그러니 제 전임자가 a팀에서 성과를 내든 말든 관심도 없고 대충 나 잘한다 둘러대면 그런가보다 알았겠죠 실제로 정말 제가 여기 와서 놀란 게, 제 전임자가 b일에 대해서는 진짜 유능하고 빠삭하거든요 그런데 a팀 관리자로 해놓은 일이 하나도 없더라고요 그리고 그 사람이 그렇다는 걸 아무도 모르고 관심없고 조직에서는 그저 찬양하고요 

 

이런 와중에 영어도 잘 못 하는 아시안 여자가 와서 깽판을 치고 있는 거죠 그냥 제 전임자가 하던대로 하면 다들 편한데 

 

저는 전임자와 네 달 동안 있으면서 인생에서 받을 수 있는 스트레스란 스트레스는 다 받으며 사사건건 부딪쳤습니다 그리고 당연히 전임자는 제가 저 이야기를 꺼내자마자 제가 첨에 assist 하겠냐는 제안에 yes 한 이상 두 사람 말에 따르는 게 맞다고 하더군요 b일을 더 늘리라고 하면 더 늘리면 되는 거 아니냐고요 당연히 그렇겠죠 제가 문제를 제기하고 보스가 이게 왜 잘못인지 제대로 이해하는 순간 자기가 안 좋게 재평가 될 테니까요 

 

여기서 저는 어떤 액션을 취해야 할까요? 

 

1. Leverage higher leadership

이건 불가능합니다 왜냐면 조직 구조와 제가 하는 일의 특성상 higher leadership이 사실상 없어요 저를 evaluation 하는 사람은 저 보스와 제가 서포팅하는 클라이언트 쪽의 관리자인데 둘 다 제가 하는 일에 대한 이해가 없고 알려고도 안 하고요 특히 클라이언트 쪽 관리자는 채널이 제 보스 하나라 제가 가서 뭘 얘기하고 자시고 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에요 백퍼센트 어쩌라는 거냐 나는 모른다 너네 쪽에서 판단할 일이다 하고 말겁니다 

 

실제로 저랑 비슷한 상황이었던 동종 직종의 누군가가 그런 식으로 여기저기 호소하다가 오히려 단단히 찍히고 공식적으로는 paid leave, 비공식적으로는 쫓겨났습니다

 

2. Leaverage colleague support

A팀 관리자 네트워크가 있긴 있습니다 job description 있는 규정 같은 것도 저 네트워크 통해서 구한 거고요 그리고 다른 조직의 a팀 관리자들이라면 모두 b팀 스킬셋이 있기 때문에 그 중에도 b 일을 하는 사람이 있긴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많이 해도 10% 미만을 할까 말까지 저처럼 30%씩 하는 사람은 저밖에 없고 제가 그렇게 한다고 하니까 다들 놀라면서 당장 self-advocate 해야 한다고 a일 다 하면서 b일을 그렇게 많이 하는 건 불가능 하다고 하더군요 (말했듯이 저는 지금 3명 분을 커버치고 있는 상태입니다 그리고 보스는 그래도 문제가 안 된답니다 그 사람 머리 속엔 b도 primarily 제 일이고 오히려 a보다 중요한 일이니까요) 

 

저희는 모두 한 회사 소속이고 그렇기 때문에 다른 조직의 a팀 관리자들과 저는 포지션에서 요구하는 duties & responsibilities가 완벽하게 같습니다 물론 그 듀티에 b일은 일절 없고요 

 

제가 저런 식으로 얘기했을 때 제 보스는 아주 upset 해서 왜 쓸데없이 다른 데 가서 mentorship 요구하고 다니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너는 여기 사람인데 다른 데서 어떻게 하든지 뭔 상관이냐고 했습니다 

 

그나마 제 보스한테 a팀 듀티에 대해서 clarification 해줄 수 있는 a쪽 사람이 위쪽에 새로 온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그게 10월입니다 그 때까지 제가 버틸 수 있을지도 모르겠고 그 사람이 저를 선뜻 도와줄지도 모르겠네요 일단은 그 사람의 존재가 실낱같은 희망이긴 합니다

 

3. 이직 

이건 불가능하고 그럴 생각도 없습니다 계약상 저는 무조건 여기서 3년 일해야 하고 보스는 저를 이직시킬 수도 fire 할 수도 없습니다 평가를 계속 나쁘게 줘서 제 커리어에 악영향을 미치고 저를 bullying 하는 팀 컬쳐를 방조해서 저를 심적으로 지금보다 더 괴롭게 할 수는 있겠죠 이미 그건 시작되고 있는 것 같고요 

 

4. 조직 내 규정 해석 ?? 부서에 리포트 

이건 사실 최후의 수단인데... 먹힐지 모르겠습니다 말했듯이 어쨌든 처음에 b일을 Assist 하라는 제안에 오케이 한 건 저니까요 제 이슈를 저기다 리포트 하는 게 적절한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다음 주 미팅 요청이 받아들여지면 제가 지금 하고 있는 a일에 대한 briefing 을 자세히 하고 봐라 이게 내가 메인으로 해야만 하는 일이다 확실히 설명하고 (이전에도 여러 번 해보았으나 소용없었습니다) 규정 하나하나 끼고 앉아서 읊을 예정인데 (이미 규정에 대한 보스의 태도가 확고합니다 말했듯이 자기는 저한테 규정이 뭐든 personally asking 할 수 있다는 입장) 이거 말고 대체 어떤 논리로 설득을 할 수 있을까요? 

 

너무 기본적인 전제 (b일은 a팀 관리자의 일이 아니다) 부터가 씨알도 안 먹히니 그저 막막합니다 I'm very concerned about your level of understanding on my duties and responsibilities... 로 시작해서 내가 b일을 하고 말고를 떠나서 당신이 리더라면 당신 팀이 무슨 일을 하고 있고 해야 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 라고 말할 생각이긴 합니다만 지난 번 미팅할 때 보스가 내뱉는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너무나도 큰 충격을 받아서 저는 지금 매우 아주 많이 비관적인 상태입니다 한 마디로 내가 뭔 말을 하든 귓등으로나 듣겠어? 싶습니다 

 

두루뭉술하게 조직이니 팀이니 했는데 사실 이건 군대 얘기입니다 그런데 제가 현재 속한 조직이 일반적인 군대의

chain of command 로 돌아가는 조직이 아니라 그런 식으로 풀 수가 없습니다 army 이신 분들이 보면 쟤가 대체 무슨 소리를 하나 싶으실 겁니다 그런데 그게 그렇습니다

 

저는 새로 런칭한 프로그램에 새로 만들어진 포지션에 속한 상태라 조직관리에 근본이고 뭐고 없고 이 조직에 대해 포지션에 대해 제대로 아는 사람이 하나도 없고 제 보스라는 사람은 군대 경험이 없는 gs13 civilian 입니다 그렇다고 사기업 식으로 해결할 수도 없어요 어쨌든 여긴 군대니까요 

 

누군가는 그러더군요 군대니까 그냥 까라면 까면 되는 거 아니냐고요 그런데 제 포지션이 또 그게 아닙니다... 아무리 군대가 까라면 까는 곳이라고 해도 덴탈 하이진 스킬셋이 있는 컴뱃 메딕 퍼툰 서전한테 퍼툰 서전 일 젖혀두고 하루에 몇 시간씩 덴탈 클리닉 가서 일하라고 하면서 그것도 네 일이다 둘 다 해야한다 할 수는 없는 거잖아요 저는 군대 고작 가라로 8년 째라 잘 모르지만, 그렇지 않나요? 

 

솔직히 너무 막막하고 혼란스럽고 답답하고 돌아버리겠어요 그러니 매일 술입니다 일상이 완전히 망가졌습니다 이것 말고도 골치아픈 문제들이 두 달 동안 한두 번 벌어진

게 아니에요 이건 빙산의 일각인데 빙산의 일각이 이 정도입니다

 

문제는 제 조직에 제 편이 하나도 없다는 겁니다 있을 수가 없어요 모두가 편한 판을 흔들면서 모두가 신뢰하는 전임자가 아직도 사무실에 출근하면서 보스 및 다른 모든 팀 동료들과 하루종일 친목하는 상황에서 혼자 그 전임자한테 대놓고 반기를 들고자 하는 상황이니까요 이제 일을 시작했는데 이런 식으로 척을 지는 게 과연 나한테 도움이 될까 싶기도 하고요 저한테는 그걸 나중에라도 만회할 인간적인 매력이나 사교성이 없고요 하지만 이것부터 해결하지 않으면 정말 제대로 폭발할 것 같아서 기왕 들이받은 거 끝은 내야 합니다 

 

이렇게 궁지에 몰린 상황일 때 마모에 계신 인생 선배님들은 어떻게 대처하셨는지 어떻게 대처하실 건지 조언을 구합니다 술먹고 몽롱한 상태에서 장황하게 지껄여서 제 상황이 제대로 전달됐을지 의문이지만...

 

아 모르겠습니다 너무 힘들고 괴롭네요 외롭고, 지치고, 왜 제가 이렇게까지 악다구니 치면서 살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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