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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모아 게시판   [잡담]
인생 계획에도 없었던 좌충우돌 미국에서의 20년 삶 5

용벅 | 2023.07.16 20:59:57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어느정도 일하면서 멘탈도 강해지고, 그들의 구사용어도 많이 배운 나는 얼굴을 찌뿌리며 젊은친구의 인사말(?)에 대한 반응을 했다. 

 

"Excuse me, what did you just call me Bro ?"

 

당시의 20대초반의 주체할수 없는 젊은 혈기와 체육학과 출신이었던 나는 아무리 South Central 이라는 동네에 있었어도 별로 무섭지 않았고 두려움 같은게 없었다. 그렇다고 내가 덩치가 크거나 하진 않았다. 키는 178cm에 몸무게는 60kg 초반이었지만 예의를 모르는 거만한 손님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면 계속 우습게 보았었기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라고 하는게 나을듯 싶다. 만약 지금 그런 상황에 있다면(?) 무조건 호호 웃으면서 대답했을듯 하다. 가족이 있으니 무조건 몸사리는 걸로...

 

젊은 친구 왈 "You heard me." 라며 짧고 굵게 답을 했고...한번 더 담배를 달라고 명령조로 얘기를 했다. 예의라곤 개나줘버려 라는 말투로....

그러면서 Register Wall 을 발로계속 차기 시작한다....

안그래도 하늘로 쭉쭉 뻗어있던 헤어스타일을 하고 있던 나는, 가슴속에서부터 머리 카락 끝까지 터질듯한 분노가 느껴지고 팔이 떨리기 시작했다.

옆에 있던 동료는 버릇없는 손님을 설득시키려고 하지만, 우리보다 훨씬 더 젋고 혈기 왕성했던 그 친구는 당연한 듯이 우리의 말을 무시해 버리고 더더욱 세게 차기 시작했으며, 그 행동을 끊으려고 내가 한마디를 한다. 

 

"At least, let me see your ID please", 라며 아주 공손하게 Customer Service 차원겸 말을 했다. 그랬더니 자기는 여기 항상 오는 Regular 손님이라며 오늘은 안 가져왔으니 다음에 가져오면 흔쾌히 보여 주겠다는 식으로 말을 한다. 당시에 사장님께서 해주시던 트레이닝 중 하나가 Regular 손님인척 하고 오는 Undercover 경찰들(?) 또는 Inspector 들이 있으니 상당히 조심을 해야한다면서 주의를 주시곤 했었다. 정말 Regular 손님중 아이디를 안가져오는 손님이 있었지만, 같이 일하는 동료들은 오래 일하면서 손님들을 얼굴을 대부분 아는 사이였기에 동료들이 오케이 하면 예의상 통과(?) 시켜주곤 했었다.

 

하지만 이 젊은 친구는 동료들도 일면식이 없었을 뿐더러 있다고 해도 상대하고 싶지 않게 행동을 했다. 

계속 발로 차면서 담배를 달라고 요구를 했고, 우리는 계속 아이디를 보여달라고 요구를 하였다. 이 젊은친구는 뒤에 줄서서 기다리고 있는 손님은 무시한채 자기 요구사항만 얘기하고 있었다. 우리의 대응에 이 젊은 친구도 열이 받았는지 Register 앞에 설치되어 있던 방탄유리벽을 자기가 아는 모든 욕을 하면서 있는 힘껏 손바닥으로 친다. 방탄유리벽뒤로 디스플레이 되어 있던 몇십개의 담배패키지들과 함께 조그마한 아이템들이 한꺼번에 모두 쏟아지고 Register 주변이 난장판이 되어 버렸다.....

 

그 모습을 본 나는 폭발하듯이 반응했고, 마치 100미터 스프린터 육상선수들이 출발선에서 튀어 나가는 듯한 스프링같은 모션으로 레지스터의 철문을 열고 그 젊은 친구에게 달려가 풋볼 선수들이 수비할때 사용하는 태클 동작으로 그 젊은 친구를 단숨에 넘어뜨리고 말았다. 그 이후로 몇초간은 기억이 나지 않았는데, 동료와 손님들이 우리 둘을 말린후에야 알아 차리게 되었다. 우리 둘다 얼굴 특히 코에서 피가 흐르고 있었고. 다행이 어디가 부러지거나 큰 상처는 나지 않았었다. 

다행히(?) 그 누구도 경찰에 리포트 하지 않았었고, 젊은 친구와 나와의 싸움은 그렇게 간단히(?) 끝나고 말았다. 코피는 잠시후에 멈췄으며, 그 젊은 친구는 아무말없이 쓸쓸히 퇴장을 하고 그 이후로는 가게에 나타나는 일이 없었다. 그렇게 싸움을 끝낸후 Register 에 돌아와 담배와 떨어진 물건들을 정리할때 기억나던게 팔이 아직도 부르르 떨리고 있었다. 

 

그 싸움을 본 직원들과 손님들의 소문으로 인해 평소에 나를 약간 무시했던 손님들은 그 이후로 나에게 쓸데없는 농담(?)이나 나를 무시하는 말투를 쓰지 않았으며, 가끔 모르는 사람들이 와서도 그 젊은 친구와의 싸움 얘기를 꺼내며 나를 자랑스러운 듯한(?) 눈빛으로 쳐다보며 말을 걸기도 했었다. 

이런 사건 사고들이 매일 일어나지는 않았지만, 나를 처음보는 손님들에게 피부색이 틀리다고 무시당하고, 영어를 못한다고 무시당하고, 차가 없다고 무시당하고 했던 에피소드는 몇편의 글을 써도 모자를것 같다. 

 

그렇게 2년정도를 일하면서 동시에 학교를 다녀야 했기에 몸과 마음이 너무나 지치고 힘들어졌고, 다른 일을 찾고 싶었다. 

때마침 그녀에게 연락이 와서 레스토랑에서 "Tip" 을 받는 일을 해보는 것은 어떠냐며 나에게 일식집에서 일하는 것을 추천해 주었다. 

그후로 LA Koreatown / Burbank / West Hollywood / Beverly Hills 등 학교수업이 없을때 그리고, Liquor Store 쉬는 날 이력서를 넣어보고 인터뷰를 보러 다닌다. 서버 경험이 없던 나는 결과가 좋지 않았지만 계속 도전했고 마침내 Beverly Hills 에 위치한 스시집에서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차가 없었지만, 출퇴근은 문제 없다고 말씀 드렸고, 첫 출근날짜를 잡고 사장님과 성공적인 미팅을 마친다. 

 

하늘이 도우신 것인지 때마침 내가 다녔던 대학부 교회 목사님께서 나에게 공짜로 차를 주신다. 내 인생의 첫차. 1985년형 Nissan Sentra 였다. 

라디에이터가 고장이나서 차가 멈춰서 있으면 Temp Gauge 가 계속 올라갔었고, 에어컨은 물론 작동을 하지 않았던, Shock Absorber 가 고장이 나서 Bump 를 넘을때마다 Spring 이 줄어들었다가 쭈욱 늘어나는 것처럼 위로 튀어 오르곤 했었게 마치 Lower Rider 를 타는 느낌이었던, 그리고 창문은 수동으로 돌려 올려야만 하던 차였다. 그리고 Wheel 은 물론 파워스티어링이 아니었기에 자동으로 팔근육 운동이 되던 차였다. 

 

길고 길었던 2년의 Liquor Store 알바를 마무리 하고 그렇게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게 된다. 

(이날 쓰는걸 깜박했었네요. 일하는 2년동안 리커스토어 주변에서 총격전으로 8명이 사망했으며, 저에게 밤근무 끝나고 롸이드를 해주었었던 Stock 하는 친구 사촌동생이 등에 샷건을 맞아 피를 철철흘리며 도망왔었던 순간이 눈앞에 생생합니다...너무 Violent 한거 같아서 본글에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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