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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모아 게시판   [잡담]
“사과”님의 “조기은퇴 대열에 합류하기 위한 준비”를 읽고난후, 제 얘기를 하고싶어졌습니다.

지빠 | 2024.02.08 16:07:30 | 본문 건너뛰기 | 댓글 건너뛰기 쓰기

끄적거림

 

1. “사과”님과 같이, 혹은 조기은퇴하신 다른 분들과 달리 저는 조기은퇴에 대한 준비가 전혀되어있지 않습니다.

 

2. 제가 주로 하는 일은 device fabrication and characterization 입니다. 제가 만든 device 들을 보면서, “아이고… 예쁜 내새끼들…” 하면서 좋아했었습니다. 방진복을 입고 Cleanroom 에 들어가서 일을 하면 행복했었습니다. 그런데, 2년전부터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3. 현재 보스는 미국에 와서 만난 박사과정 지도교수입니다. 현재까지 23년이상 같이 일하고 있습니다. 약 1년전부터… 그동안 쌓였던 분노가 감당할수 없는지, 원수같은 사이가 되었습니다.

 

4. 지난 50년이상을 살면서 단 한번도 “18” 같은 욕을 해본적이 없었습니다만, 요즘엔 “F” 욕도 하고 다닙니다.

 

5. 아내가 말했습니다. “당신은 nice 하고 sweet 한 사람이었는데, 그 좋은 장점을 잃어버린것 같아. 차라리, 일 그만두고 한국가서, 부모님과 여행도 하고, 부모님 식사도 좀 챙겨드리고 하는게 어떄?”

 

6. 작년 12월에 한국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아버지가 심정지로 갑작스럽게 돌아가셨다고… 무녀독남인 제가 한국에 도착할때까지 아버지 빈소도 차려지지 못했습니다.

 

7. 미국으로 돌아온 이후에, 시도때도 없이 그냥 눈물이 났습니다.

 

8. 아내와 상의했습니다. 일을 그만두고, 홀로되신 어머님과 시간을 보내려고 합니다.

 

9. 일단 계획은, 2월 29일로 일을 그만두려고 합니다. 2월 17일에 보스에게 이메일을 보내서 통보하려고 합니다. 난리가 나겠지요. 통보후 마지막날까지 힘든 시간이겠지요. 그러나… it’s OK.

 

10. 예전에 마지막날에 하려던 것이 있었습니다. 하나는, 보스 오피스 앞에서 “만세 삼창” 하기. 두번째는 보스에게 “I am very happy I don’t need to see your grumpy face anymore!” 라고 말하기. 제가 과연 이것들을 실행에 옮길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계획

 

1. 준비없는 조기은퇴가 되겠지만, 지금부터라도 열심히 공부하려고 합니다.

 

2. 아버지가 남겨주신 유산이 조금 있습니다. 당분간은 괜찮을거 같습니다.

 

3. 어머니와 좋은 시간을 많이 가지려합니다. 후회하지 않도록…

 

4. 다시 Nice 하고 Sweet 한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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